책을 쌓아 둘 뿐 읽지는 않는 츤도쿠(つんどく; 積讀)와, 새침하고 퉁명스러운 것을 의미하는 츤츤(つんつん) 밎 부끄러움을 나타내는 데레데레(でれでれ)의 합성어인 츤데레(つんでれ)의 연관성을 찾다가 새 사실을 발견.

데레데레란 말은 부끄러움을 의미하기보다 이성 특히 여자에 대해 헤픈 것을 의미하기도 하니 좋은 의미는 아니다.

츤이란 일본어가 어떤 단독 의미가 있는지 모르나 츤도쿠와 츤츤에서 드러나는 공통점은 무언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츤도쿠에서 츤은 쌓아둔다는 것이지만 이는 그렇기에 읽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츤츤에서는 새침하고 퉁명스러워 접근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된다.

어떻든 관련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 싶어 아즈마 히로키의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을 읽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알렉산더 코제브의 주요 개념 중 하나가 스노비즘(속물주의)이다. 이는 주어진 환경을 부정할 실질적 이유가 없음에도 형식화된 가치에 입각해 그것을 부정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이 개념은 지젝에게 이어져 냉소주의로 발전한다. 히로키는 냉소주의 = 스노비즘의 정신은 세계에서나 일본에서나 유효성을 잃었다고 진단한다.

히로키는 잘 만들어진 이야기에 대한 욕구를 새로운 경향으로 꼽았다. 독자나 시청자를 일정 시간 지루하지 않게 적당히 감동시키며 적당히 생각하게 하는 ‘잘 만들어진 이야기에 대한 욕구‘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코제브가 말한 동물적이란 말은 역사의 종언 이후 기념비나 다리, 터널을 지어도 새가 집을 짓고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것과 같은 것, 개구리나 매미처럼 콘서트를 여는 것, 새끼 동물이 노는 것처럼 놀며 짐승처럼 성욕을 발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 대학 신문에서 길이가 적당하고(또는 짧고) 재미가 있어야 소비상품은 말할 것도 없고 교재까지도 인기를 누린다는 기사를 읽었다.

나도 잠시 재미를 탐하는 대열에 합류해볼까? 소설도 쓰는 철학자 아즈마 히로키의 장편 ‘퀀텀 패밀리즈‘를 읽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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