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지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열심히 사는데 왜 빚은 늘어만 가는가?
백정선.김의수 지음 / 미디어윌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빚지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열심히 사는데 왜 빚은 늘어만 가는가?">

이 책을 20대에 읽었더라면 참 좋았을걸 그랬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든다. 그랬다면 이렇게 돌고 돌아 현재에 이르지는 않았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며 우리 아이들이 20대에 접어들면 필독서로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어보라고 강력히 권해주어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중산층이 사라진 현재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빚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나라 가게의 60%가 빚이 있다고 한다. 다행이 빚이 없는 가정도 있지만, 언제 빚이라는 그늘 속으로 걸어들어갈 지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에 살고있는 것은 사실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정말 열심히 사는데 빚은 왜 자꾸만 늘어나는 걸까? 

 

-1990년대 초만 해도 우리 사회에서는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절반 이상이었다. 그러나 2012년에 현대경제연구소에서 2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스스로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50%에 육박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중산층 또는 고소득층으로 올라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무려 98.1%에 이르고 있다.- 43p-

 

지금이 저성장 시대라고는 하지만 경제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국내총생산 (GDP)와 자산가치는 올라갔지만 중산층이 무너지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노동가치의 하락 과 간접세금의 오름세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사회적 위치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이정도 쯤이야~" 라는 의식이 가게부채를 늘리는데 한몫을 하고 있으며 내집 마련, 자녀교육, 장기 보험 ,신용카드,자동차 등등 여러가지 원인이 빚지는 인생을 살게끔 유도하고 있으며 우리가 필요해서 구매했던 모든 제품들은 결국 대기업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결과를 초래하고, 그들이 만들어놓은 소비를 유발하는 광고에 현혹되어 반복된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는데 공감이 간다.

 

-개인과 가정의 재정구조가 나빠지는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빚이다. 그런데 이 빚은 대출과 같이 눈에 확실히 보이는 형태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보이지 않는 형태로 존재하기도 한다. 문제는 바로 이렇게 숨어 있는 빚이 나중에 더 큰 화근이 된다는 점이다. 이런 예로는 카드값,할부금,전세보증금,마이너스통장 등이 있다.- 61p-

 

여기에 관한 내용은 본문 중 '빚이 아닌 척하는 빚들' 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고, 빚지지 않고 내집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높은 가격 때문에 당장은 현실적인 대안이 아닌듯 하지만, 결과적으로 출산률 하락은 집값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주택 공급과 수요는 변화할것이라 생각된다. 투기 목적이 아닌 내집 마련이 목적이라면 눈높이를 약간 낮추어 다세대 주택도 대안이 되겠다.

 

알뜰살뜰 아껴쓰고 열심히 일하는데 빚이 늘어날 때.  월급은 할부 대금 과 카드 대금으로 빠져나가고 또다시 다음 달 월급날까지 신용 카드로 살아야 하는 일이 반복될 때.  폭등하는 전세값에 대처하는 방법, 대출,강남 8학군,자동차, 결혼,무분별한 보험 가입, 투자, 남들도 다 시키는 사교육 등등 읽을거리는 넘쳐난다. 빚에서 탈출하는 전략은 통제 가능한 빚과 통제 불가능한 빚을 파악해 통제가 가능한 빚은 빨리 청산해야 하며 빚 청산 기한과 사채 (대부)->저축은행->현금서비스->카드론->마이너스 통장->신용대출->담보대출 의 순서로 우선순위를 정해서 단계적으로 빚을 줄여나가야 한다.  그리고 빚과 자녀교육, 자녀의 미래를 위한 계획 등등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이 빚과 연결되어 설명되어 있으니 빚에서 벗어나고 싶은 가정은 읽어볼만하고 사회 초년생이 읽어두면 좋을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능력자 - 2012 제36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최민석 지음 / 민음사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능력자>

2012년 36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작가 최민석.

웃음폭탄이 실려있다는 책 소개글이 무색하리만큼 내게는 웃음은 커녕 산만함으로 다가왔던 작품이었다. (중반 까지는 ..) 건성건성 책장을 넘기며 뭔가 하나는 있지 않을까?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하나쯤은 들어있어 내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중반을 넘어서면서 조금씩 느껴진다. 아니 느껴졌던게 아니라 보였다는 표현이 맞겠다. 초반부에 느꼈던 산만함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작가가 독자에게, 세상에게 하고자하는 이야기를 포착했다. 이거였구나~~ 이 메시지를 읽기 위해 책장을 건성으로 넘겨가며 , 건들거리며 먼길을 돌아왔었구나 싶은 느낌. 책장을 덮은 마지막 느낌이 그랬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이름 부터 독특하다. 독특한 이름 만큼 그들의 인생도 성공한 인생은 아니었다. 주인공 남루한의 아버지 남강호씨는 젊어서 몸담았던 주먹 세계를 떠나  사업을 시작했다.  오징어 건조 사업은 "세상에 씹어 먹을 놈이 너무 많아서 " 시작했지만 망해버렸고 , 뒤이어 과즙 사업은 " 세상에 갈아 마실 놈들이 너무 많아서 " 였고, 일명 뾱뾱이라 불리우는 에어캡 사업은 "세상에 터뜨려 죽일 놈들이 너무 많아서 " 였지만 모두 실패하고 지금은 양정팔이라는 무명 복서를 키우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남루한은 이름 처럼 남루한 삶을 어찌어찌 연명하고 있다. 순수문학의 꽃을 피워보겠다는 열정으로 시작된 작가의 길. 그러나 그 길은 멀고도 먼 길이었기에 통장에 남아있는 3,320원에 더해줄 자금을 찾아 틈틈히 야설을 쓴다.  

 

 

 

순수문학의 길을 열망했지만 문은 좁았고, 생계형 야설 작가로 남기에는 문학에 대한 갈망이 너무 컸던 남루한에게 여자친구의 아버지는 결혼을 하려거든 이천만원을 만들어 오라고 한다. 어떻게 그 큰돈을 마련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그에게 삼촌이라 불리우는 공평수는 자신의 자서전을 제안한다. 전직 WBA 밴텀급 세계 챔피언이었지만 현재는 정신 이상자요, 매미 애호가이며 매미의 기를 받아 초능력을 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 매미의 신령한 기운을 받아 제작된 조잡한 반창고를 붙이기만 하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여 케이블 방송에 출연한다.  한때는 세계 챔피언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잊혀진 챔피언은 매미로 인해 세상의 주목을 받고 다시금 재기를 꿈꾼다. 초능력은 과연 있는 걸까?

 

잊혀진 복서 공평수 와 아버지의 제자 양정팔은 시합을 하게 되었고, 그의 재기는 독자들에게 묘한 울림을 줄것 같다. 사람들은 언제나 목표를 정하고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한다. 노력하고 또 노력하여 이루어낸 성공이 평생 지속되면 좋으련만 인생은 언제나 굴곡의 연속이며, 때로는 가파른 낭떨어지로 떨어지듯 추락하기도 한다. 생의 마지막이 되어버린 그의 재기전을 지켜보며 ,다시 도전하려는 주인공 남루한을 응원하며 '나는 과연 내 삶의 주인공인가? 노예였던가?...'라는  물음표가 오랜시간 나를 따라다닐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소설 속의 공평수씨가 그랬듯 승부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이는 자는 세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는 것...그것이 비록 비루하고 보잘것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것을 <능력자>라는 소설 속에서 배워본다.

 

-우리가 결과 위주,성과 위주,경력 위주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야. 그 떄문에 우리 모두 각자의 능력을 기르고 있어. 물론 평범한 능력으론 살아남지 못해. 그건 동화일 뿐이야. 현실에선 피땀 흘려 챔피언이 된 나조차, 무능력하기 그지없잖아. 결국,능력의 세계는 끝이 없는 거야. 끝없는 자기 학대, 그래서 자신이 자기 삶의 주인인지 노예인지 알 수조차 없는 상태. 그걸 노력이라 포장하고, 극기라 부르지. 교묘한 말 바꾸기야. 그건 자신을 이기는 게 아니라, 자기 탐욕의 노예가 되는 거라고. 물론, 나도 그랬어. 하지만 그래서 얻은 건 세월의 바람에 다 흩날리고 말았어. 이젠 안 그럴 거야. 할 수 있는 만큼만 할 거라고.- 189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히치콕과 사이코
스티븐 레벨로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11월
절판


<히치콕과 사이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교과서 같은 책이라 불리우는 <히치콕과 사이코>가 북폴리오에서 출간되었다. 알프레드 히치콕...'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라고 중얼거리며 책을 읽다말고 곰곰히 생각해봤다. 지금은 시들해졌지만 우리 아이가 한때는 영화 감독의 꿈을 안고 중요한 시험을 앞둔 시점에서도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볼 정도로 존중했었는데 지금은 영화에서 살짝 비켜난 꿈을 꾸고 있는 중이다. 그 때 ,아이에게서 히치콕을 들어봤던가? 아니면 넘쳐나는 정보의 세상에 살고있다는 이유 하나로 들려왔던 이름일까? 영화를 본적이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어떤 이유건 간에 알프레드 히치콕이라는 이름과 <사이코>를 알고는 있었다.


책 한권으로 시작된 히치콕 알아가기는 <히치콕과 사이코>를 완독 후 더 알아보고 싶어서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 헤메었고 꽤 많은 양의 히치콕 과 사이코 관련 글을 찾아 읽어봤다. 내가 읽었던 책 내용과 때때로 비교도 해보고, 새로이 알게된 내용도 있었기에 책 한권에서 비롯된 알프레드 히치콕과 영화 <사이코>를 더 자세히 알게된 계기가 되어주었다. 올해는 히치콕 탄생 113주년을 맞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사이코의 주 무대가 되었던 촬영장(사진출처:두산백과)



서스팬스의 거장이라 불리우는 알프레드 히치콕은 영화 <사이코>의 모티브로 1957년 11월 말. 위스콘신주의 궁핍하고 척박한 농촌에서 에드긴 이라는 사람의 끔찍한 범행이 신문 한 귀퉁이에 실렸고 , 위스콘신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던 로버트 블록은 신문기사를 읽음과 동시에 자신과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추악한 면모를 발견하게 되면서 희대의 살인마가 저지른 범행이 발각된 지 2년여를 앞둔 1959년 여름에 <사이코>가 완성되었다, 이러저러한 경로를 통해 로버트 블록의 소설은 히치콕 감독에게 전달되었고, 영화로 만들어지기 일보 직전까지 왔지만 ,많은 사람들이 영화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히치콕 감독은 로버트의 소설에서 무엇을 보았음인지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지만 패러마운트는 제작비 지원을 할 수 없다는 통보를 한다. 괜찮은 걸작을 예감했기에 호화로운 캐스팅을 염두해 두었던 <사이코>는 결국 히치콕의 사비로 저렴하게 만들어졌으며 , 영화 관련자들 모두 아니라고 외쳤던 작품이 최고의 흥행을 연일 기록하게 되었다.


히치콕 감독의 많은 작품들 가운데 <이창> 1954,<현기증>1958,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1959, <사이코>1960 ,<새>1963 는 이후의 영화에 그림자를 드리웠으며, <사이코>의 샤워 장면은 이후의 서스팬스 영화의 공포에 효시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 후 반세기를 지나, 2013년에는 <사이코>를 리메이크한 영화 <알프레드 히치콕과 메이킹 오브 사이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양들의 침묵>에서 한니발 렉터로 열연했던 배우 앤소니 홉킨스가 히치콕 감독 역, 헬렌 미렌이 히치콕의 아내로 , 스칼렛 요한슨은 마리온, 제임스 다시 는 노먼 베이츠 역할을 맡았다.

<히치콕과 사이코>는 히치콕 감독이 <사이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아주 세세하게 담고 있는 스티븐 레벨로의 논픽션이이며,히치콕의 손에서 <사이코>라는 영화가 만들어지기 까지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영화 한편이 만들어지기 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갔으며 조율하는 과정, 에피소드가 현장감 있게 그려지는데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이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 장자(莊子)를 만나는 기쁨
김태관 지음 / 홍익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장자를 만나는 기쁨: 보이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장자의 이름은 주이고, 송나라 몽읍 출신이다. 일찍이 몽의 칠원이라는 곳에서 관리 노릇을 했는데, 박학하여 모든 서적에 막히는 것이 없었다고 한다. 양나라 혜왕과 제나라 선왕과 같은 시대에 살았다고 하니 맹자와도 동시대 인물임을 알 수 있다. -8p-

 

고대 중국의 사상가로 잘 알려진 공자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논어>는 여러 권 읽어봤는데 장자에 관한 책은 많이 접하지 못했다. 오래전에 고전에 관심이 생겨서 찾아 읽었던 <논어>를 비롯해<장자, 도를 말하다>는 장자에 관한 책 중, 첫 번째 이자 마지막으로 읽어본 책인데 인도의 철학자 오쇼 라즈니쉬가 장자의 우화 열 한편을 골라 강의한 내용을 완역한 책으로 예하출판사에서 출간되었으며 1부 와 2부로 나뉘어졌다. 세월이 많이 흘러 1권은 사라졌고 2권만 오랜세월 나와 함께한 책으로 애장서를 모아둔 책장 한 켠에 잠자고있던 책을 꺼내와 , 2012년 홍익출판사에서 출간된 <보이는 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와 더불어 교차하며 읽어봤다.

 

 

 

두 권의 내용은 비슷하다. 예하에서 출간된 책은 장자의 우언 중, 열 한편이 실려있고 ,장자의 우언과  다양한 에피소드를 곁들여 친근하게 강의했던 내용을 담고 있는 반면, 홍익에서 출간된 <보이는 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는 장자의 가르침을 조금 더 많이 , 깊이 있게 파고들었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른 점이다. 예하의 책이 장자의 말씀을 독자에게 전할 때, 유대교의 율법학자인 랍비의 일화 와  일상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인용해 라즈니쉬의 강연으로 채워졌다면, 홍익의 책은 고전과 역사, 사실과 우화, 고대와 현대를 넘나들며 적절한 이야기를 곁들여 장자를 읽어갈 수 있게끔 깊이를 더 주었다는 점이 약간 다르다. 

 

 

장자를 알려면 우선 중국 전국시대를 살았다던 노자를 알아야 할듯하다. 장자는 노자의 학문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사마천의 <사기>에 의하면 노자는 초나라 고현 사람으로 성은 이(李) 이름은 이(耳) 이며 자는 담(聃)이다. 

 

-<노자도덕경>이라고 불리우는 <노자>는 제자백가가 상당히 발전한 무렵부터 한대까지의 도가 사상의 소산이다. <노자>의 중심 사상은 인의 등 도덕이나 지혜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인민을 지배하려고 하는 유가에 대하여 도덕.지혜를 버리고 지배의욕을 버리고 무위자연에 의하여 지배하려고 하는 정치사상과 동일하게 무위무욕으로 남에게 겸양하는 것에 의하여 성공.보신하려고 하는 처세술이다. 이들에 대한 근거로서,현상의 배후에 불가지의 실재인 도(道)로 부터 나오고 도에 의해 생성.사멸의 운동을 한다고 하는 객관적 관념론을 전개하였다. - 네이버 백과에서 발췌-

 

 

인생은 길이가 아니라 의미로 재는 것이라고 장자는 말한다.의미로 재면 하루가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고, 평생이 하루만도 못할 수도 있다고. 또한 삶은 불확실한 것이라고 말한다. 확실한 것은 요구하지 말라고,죽음만이 확실할 수 있을 뿐 살아 있다는 것은 곧 불확실하다는 뜻이라고. 당연하다 생각하여 지나칠 수 있지만 '하루를 천 일 처럼 살 것인가 천 일을 하루 처럼 흘려버릴 것인가 ' 우리의 척도가 우리의 인생을 결정한다는데 공감이 간다.

 

질그룻을 걸고 활쏘기 내기를 한다면, 질그릇은 흔한 물건이기 때문에 잘 맞힐 수 있다. 하지만 허리띠 고리를 걸고 내기를 하면, 귀한 것이기 때문에 맞히지 못할까 봐 마음이 켕긴다. 더구나 황금을 내기에 걸면, 눈이 침침해지고 손이 덜덜 떨린다. 활쏘기 기술은 똑같지만, 내기에 걸린 물건에 마음이 쏠렸기 때문이다. 밖의 물건에 마음이 기울면, 그 사람의 속은 졸렬해지게 마련이다 .

- <장자> 달생편-  <보이는 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130p -

 

이천 오백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장자의 삶을 ,생각을 엿본다. 소설 처럼 재미있고 빠르게 읽을수는 없지만 욕심과 욕망, 권력, 높은자리, 허세와 굶주림,상승과 하락, 모든 것을 알아버린 현대인들에게 장자의 가르침 한줄 한줄은 의미하는 바가 남다를수도 있으리라. 세상의 모든 희노애락에 달관한것 처럼 보이는 장자의 가르침은 굳이 어렵게 도(道)를 깨닫거나 따르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것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에서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며 고뇌는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를 짧막한 우언으로 남겨 후세까지 전해지고 있으니 우리는 고전을 통해 배우고 익힐 뿐이다.

 

끝으로 장자의 우언을 기록한 <장자>는 원래 52편이며 곽상이라는 사람이 정리한 33편만 전해지고 있으며 내편7편,외편15편,잡편 11편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그 중 <보이는 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는 존재론으로서의 도, 실천으로서의 무위,가치관으로서의 지락으로 크게 3부로 나뉘어져있으며 각 부에 알맞은 장자의 우언을 좀 더 쉽게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우화,이야기,역사,사실 등 수많은 이야기거리가 장자의 말씀을 뒷받침하기에 편안하게 읽어볼 수 있겠다.

 

-쓸모없음의 쓸모: 전체를 못 보기에 편견이 생기고, 미세한 것을 모르기에 오해가 생기는 법이다. 쓸모가 없다는 생각은 전체를 다 보지 못하는 인간의 단편적인 시각에 불과하다. 나무는 한철의 푸르름만으로 빛깔을 논할 수 없다. 한 그루의 나무에는 봄날의 생동도 있고, 가을의 조락도 있으며,겨울의 침잠도 있다. 무엇이 쓸모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직 쓸모를 알지 못한다는 말과도 같다. 그것은 쓸모를 헤아리는 안목을 갖추지 못했다는 자백이기도 하다.- 189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것도 아닌 인생이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별것도 아닌 인생이>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즐거운 사라> 로 잘 알려진 마광수 교수는 예전 부터 사회적 이슈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책을 한 권도 읽어본적 없다. <즐거운 사라>는 도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간행물윤리위원회의 제재를 받아 금서 목록에 까지 올라왔으며 , 어떻게 외설스럽기에 검찰에 의해 구치소에 수감까지 될 수 있었을까 뒤늦은 호기심이 생겨버렸다. 그러나 호기심은 극히 미약한 정도로 그쳤고 이제와서 다른 작품을 애써 찾아 읽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는 것이 <별것도 아닌 인생이>를 읽은 후 생긴 문제라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11월에 출간된 그의 새로운 작품이라 생각되었던 이 책 <별것도 아닌 인생이>는 같은 제목으로 1999년 11월 부터 2000년 9월까지 문화일보에 연재된 내용을 해냄 출판사에서 2005년에 <로라> 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별것도 아닌 인생이>라는 원래 제목으로 재출간 했다고 한다.

 

나와 맞지 않는 책 한권을 두고 몇일동안 끙끙거리며 앓듯이 읽기를 마쳤는데 작가 약력을 보니 참 다채로운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마광수라는 사람을 알지도 못하고 그의 작품을 한 권도 읽어본적 없는 내게, 독특한 제목으로 출간된 이전 작품들이 먼저 들어왔다. 위에서 밝혔듯 외설스럽다는 이유로 수감까지 되었던 <즐거운 사라> 이외에도 <가자,장미여관으로>,<패티시 오르가즘>,< 성애론>,< 빨가벗고 몸 하나로 뭉치자>,< 나는 헤픈 여자가 좋다>,< 모든 사랑에 불륜은 없다>,< 발랄한 라라>,< 돌아온 사라>,< 나는 찢어진 것을 보면 흥분한다>등 약력에서 본 독특한 제목을 살펴봤다. 원초적인 사랑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인가 , 인간의 내면에 내재된 본능에 충실한 사람인가 하는 면에서 인간적으로 약간은 그가 궁금하기도 하다. <마광수의 뇌 구조>라는 책도 있다는데 이 책은 한번 읽어보고 싶어진다.

 

이 책은 사실 별 내용이 없다. 별것도 아닌 인생을 별것 처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삶의 근원적인 물음을 제시했다고는 하지만 그 이면을 파악하고 독서를 진행시키기에는 큰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묘한 매력을 지닌 로라와 그녀의 억만장자 남편. 삶의 권태로움에 허우적대며 주변 인물들과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로라. 그녀의 주변을 서성이는 여러 명의  인물들. 로라를 비롯한 여러 인물들이 합쳐 우리네 평범한 삶을 대변하기에는 특별했고, 소설 속에서 타인의 삶을 내 안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뭔가 이질적인 감정이 솟구쳐 서로 상반된 결과로 나타나 독서의 흐름을 방해하는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각설하고 별것도 아닌 인생이 이렇게 힘들수가 없다는 마무리 시가 소설 한 권의 내용 보다 더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별것도 아닌 인생이 이렇게 힘들수가 없네/ 별것도 아닌 사랑이 이렇게 어려울 수가 없네/ 별것도 아닌 돈이 이렇게 안 벌릴 수가 없네/ 별것도 아닌 섹스가 이렇게 복잡할 수가 없네/ 별것도 아닌 시가 이렇게 수다스러울 수가 없네/ 별것도 아닌 똥이 이렇게 안 나올 수가 없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