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 장자(莊子)를 만나는 기쁨
김태관 지음 / 홍익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장자를 만나는 기쁨: 보이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장자의 이름은 주이고, 송나라 몽읍 출신이다. 일찍이 몽의 칠원이라는 곳에서 관리 노릇을 했는데, 박학하여 모든 서적에 막히는 것이 없었다고 한다. 양나라 혜왕과 제나라 선왕과 같은 시대에 살았다고 하니 맹자와도 동시대 인물임을 알 수 있다. -8p-

 

고대 중국의 사상가로 잘 알려진 공자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논어>는 여러 권 읽어봤는데 장자에 관한 책은 많이 접하지 못했다. 오래전에 고전에 관심이 생겨서 찾아 읽었던 <논어>를 비롯해<장자, 도를 말하다>는 장자에 관한 책 중, 첫 번째 이자 마지막으로 읽어본 책인데 인도의 철학자 오쇼 라즈니쉬가 장자의 우화 열 한편을 골라 강의한 내용을 완역한 책으로 예하출판사에서 출간되었으며 1부 와 2부로 나뉘어졌다. 세월이 많이 흘러 1권은 사라졌고 2권만 오랜세월 나와 함께한 책으로 애장서를 모아둔 책장 한 켠에 잠자고있던 책을 꺼내와 , 2012년 홍익출판사에서 출간된 <보이는 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와 더불어 교차하며 읽어봤다.

 

 

 

두 권의 내용은 비슷하다. 예하에서 출간된 책은 장자의 우언 중, 열 한편이 실려있고 ,장자의 우언과  다양한 에피소드를 곁들여 친근하게 강의했던 내용을 담고 있는 반면, 홍익에서 출간된 <보이는 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는 장자의 가르침을 조금 더 많이 , 깊이 있게 파고들었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른 점이다. 예하의 책이 장자의 말씀을 독자에게 전할 때, 유대교의 율법학자인 랍비의 일화 와  일상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인용해 라즈니쉬의 강연으로 채워졌다면, 홍익의 책은 고전과 역사, 사실과 우화, 고대와 현대를 넘나들며 적절한 이야기를 곁들여 장자를 읽어갈 수 있게끔 깊이를 더 주었다는 점이 약간 다르다. 

 

 

장자를 알려면 우선 중국 전국시대를 살았다던 노자를 알아야 할듯하다. 장자는 노자의 학문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사마천의 <사기>에 의하면 노자는 초나라 고현 사람으로 성은 이(李) 이름은 이(耳) 이며 자는 담(聃)이다. 

 

-<노자도덕경>이라고 불리우는 <노자>는 제자백가가 상당히 발전한 무렵부터 한대까지의 도가 사상의 소산이다. <노자>의 중심 사상은 인의 등 도덕이나 지혜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인민을 지배하려고 하는 유가에 대하여 도덕.지혜를 버리고 지배의욕을 버리고 무위자연에 의하여 지배하려고 하는 정치사상과 동일하게 무위무욕으로 남에게 겸양하는 것에 의하여 성공.보신하려고 하는 처세술이다. 이들에 대한 근거로서,현상의 배후에 불가지의 실재인 도(道)로 부터 나오고 도에 의해 생성.사멸의 운동을 한다고 하는 객관적 관념론을 전개하였다. - 네이버 백과에서 발췌-

 

 

인생은 길이가 아니라 의미로 재는 것이라고 장자는 말한다.의미로 재면 하루가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고, 평생이 하루만도 못할 수도 있다고. 또한 삶은 불확실한 것이라고 말한다. 확실한 것은 요구하지 말라고,죽음만이 확실할 수 있을 뿐 살아 있다는 것은 곧 불확실하다는 뜻이라고. 당연하다 생각하여 지나칠 수 있지만 '하루를 천 일 처럼 살 것인가 천 일을 하루 처럼 흘려버릴 것인가 ' 우리의 척도가 우리의 인생을 결정한다는데 공감이 간다.

 

질그룻을 걸고 활쏘기 내기를 한다면, 질그릇은 흔한 물건이기 때문에 잘 맞힐 수 있다. 하지만 허리띠 고리를 걸고 내기를 하면, 귀한 것이기 때문에 맞히지 못할까 봐 마음이 켕긴다. 더구나 황금을 내기에 걸면, 눈이 침침해지고 손이 덜덜 떨린다. 활쏘기 기술은 똑같지만, 내기에 걸린 물건에 마음이 쏠렸기 때문이다. 밖의 물건에 마음이 기울면, 그 사람의 속은 졸렬해지게 마련이다 .

- <장자> 달생편-  <보이는 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130p -

 

이천 오백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장자의 삶을 ,생각을 엿본다. 소설 처럼 재미있고 빠르게 읽을수는 없지만 욕심과 욕망, 권력, 높은자리, 허세와 굶주림,상승과 하락, 모든 것을 알아버린 현대인들에게 장자의 가르침 한줄 한줄은 의미하는 바가 남다를수도 있으리라. 세상의 모든 희노애락에 달관한것 처럼 보이는 장자의 가르침은 굳이 어렵게 도(道)를 깨닫거나 따르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것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에서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며 고뇌는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를 짧막한 우언으로 남겨 후세까지 전해지고 있으니 우리는 고전을 통해 배우고 익힐 뿐이다.

 

끝으로 장자의 우언을 기록한 <장자>는 원래 52편이며 곽상이라는 사람이 정리한 33편만 전해지고 있으며 내편7편,외편15편,잡편 11편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그 중 <보이는 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는 존재론으로서의 도, 실천으로서의 무위,가치관으로서의 지락으로 크게 3부로 나뉘어져있으며 각 부에 알맞은 장자의 우언을 좀 더 쉽게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우화,이야기,역사,사실 등 수많은 이야기거리가 장자의 말씀을 뒷받침하기에 편안하게 읽어볼 수 있겠다.

 

-쓸모없음의 쓸모: 전체를 못 보기에 편견이 생기고, 미세한 것을 모르기에 오해가 생기는 법이다. 쓸모가 없다는 생각은 전체를 다 보지 못하는 인간의 단편적인 시각에 불과하다. 나무는 한철의 푸르름만으로 빛깔을 논할 수 없다. 한 그루의 나무에는 봄날의 생동도 있고, 가을의 조락도 있으며,겨울의 침잠도 있다. 무엇이 쓸모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직 쓸모를 알지 못한다는 말과도 같다. 그것은 쓸모를 헤아리는 안목을 갖추지 못했다는 자백이기도 하다.- 1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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