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해야 한다‘고 여기는 일들에 쫓기느라, 내가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떻게 살 수 있는 사람인지 너무 오래잊고 지낸 건 아닐까.
이 세상에서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면 그건 다른무엇이 아니라 한 번뿐인 이 삶을 조금 더 기쁘게 사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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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와 별이란 단어 사이에도 그렇게 걸어야만 하는 험난한 광야가 있습니다. 그래서 삶의 자리에서 이 두 단어를 연결하는 일은 마치 길 없는 광야를 헤매는 일과 같았습니다. 바른길을 찾았다기보다 그른 길에서 얻는 깨달음이 더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상처가 별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문장은 저희에겐 간절한 꿈이면서도 여전히 난감한 화두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화두를 풀어내보려고 탈출기를 세세히 읽었습니다. 저는 길을 찾고 싶었습니다.

신앙의 깊이란삶의 깊이일 수밖에 없고 삶의 깊이란 결국 질문의 깊이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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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왕절개야 그럴 수 없겠지만, 자연분만을 할 경우, 좁은 산도를 통과하기 위해 태아는 기를 쓰고 몸부림을 쳐야 했다. 그런 고투 끝에 마침내 세상에 왔을 때, 갓난아기의 마음은 어떨까? 천지가 이토록 넓다니! 오, 경이로워라! 하지 않을까? 그걸 표현할 수있는 길은 오직 소리뿐이다. 그래서 운다! 갓난아기는 목소리와 눈물로 우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로 운다. 주먹을 쥐고 발을 구르지 않는가. 몸을 하나의 ‘울림통‘으로 쓰는 것이다. 탄생의 환희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그것뿐이므로,

생물학적 이치도 그러하다. 태아는 처음 소리를 통해 세상을 만난다. "귀는 자궁 속에 거꾸로 있는 태아와 매우 닮았다. 실제로 귀에 침을 놓는 자리를 보면자궁 속에 거꾸로 있는 태아의 머리와 장기의 위치와정확히 일치한다."(서정록, 『잃어버린 지혜, 듣기, 39쪽ㅣ 토마티에 의하면, 4~5개월된 태아는 소리와 음악의 자극에반응한다. 즉, 태아의 의식의 중추를 이루는 것은 눈이 아니라 귀다. 귀를 통해 엄마의 심장박동 소리를 듣고 엄마가 말해 주는 이야기를 듣는다. 태아에게세상은 소리와 진동이다. 그러니 탄생하자마자 크게울어 젓힐 수밖에, 소리로 세상과 마주쳤으니 자신도소리로 화답하는 것이다. 고로, 탄생은 소리다

호모 큐라스의 세 가지 구호!
낭랑하게 낭송하라!
필사적으로 필사하라!
글로벌하게 글쓰기하라!

공부의 달인으로 이끌어 줄 실전 지침!
친구들과 함께 걸으면서 낭송하라!

가족들은 왜 매일 똑같은 말만 주고받는가?
하루에 한 구절이라도 고전을 낭송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데이트코스는 왜 천편일률적일까?
연인에게 고전의 구절을 들려주면 훨씬 매혹적이지 않을까?
의미 있는 날의 예식이나 파티는 왜 화려하게 꾸며야만 할까?
그곳에서 고전의 문장을 듣게 되면 최고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
얼마 전에 나온 신문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혁명의 주역인 스티브 잡스는자기 아이들한테는 인터넷이나 아이패드를 쓰지 못하게 했고,대신 매일 저녁 식탁에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왜? 그것이 삶을 훨씬 윤택하게 해주니까. 연인끼리도 마찬가지다.늘상 비슷한 말만 주고받지 말고 서로 고전의 구절들을 들려줄 수 있으면 훨씬 ‘매혹적인‘ 존재들이 될 것이다. 예전에는 파티장에서도 낭독을 했고,친구들을 불러 일부러 낭송파티를 열기도 하지 않았는가?
또 생일파티나 결혼식도 그렇다. 화려하고 럭셔리한 물량공세만 생각할 뿐그 공간을 고매한 말과 소리로 채울 생각은 하지 않는다.
친구의 생일파티에 가서, 혹은 직장 동료의 결혼식장에 갔다가 니체나 스피노자,공자나 연암의 문장을 듣게 된다면 그야말로 최고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
그런 경험을 하게 되면 분명 그 친구나 동료를 대하는 태도가달라지게 될 것이다. 우정을 나눌 준비가 된 것이다.
그게 바로 신체와 소리의 힘이다.

아, 그렇다고 비판할 필요는 없다. 동양사상은 이런 식의 카오스를 오히려 생명의 전제조건으로 보안다. ‘살아 있는 혼돈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라." (장자)그렇다. 중요한 건 낙관도 비판도 아니고, 이 카오스를 매끄럽게 통과하는 것이다. 카오스는 혼돈이다.
하지만 이 혼돈은 방향이 없는 것이 아니라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 혼돈 속에서 특정한 시공간적 영토를 만들어 내는 것이 리듬이다.
새들이 노래를 통해 자기 영역을 확보하고 사자가 냄새를 통해 구역을 정하는 것처럼, 이것을 일러 ‘카오스-리듬‘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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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고, 춤추고,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아이의영혼과 목소리를 해방시켜 주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아이가 말하도록 귀를 기울여 주고 격려하는 것이다.

돈키호테와 산초, 둘의 화법은 이렇듯 극단적으로대조된다. 이 둘의 교차 자체가 돈키호테』를 불후의명작으로 만든다. 서로 다른 화법들이 교차할 때 소통이 시작된다. 그리고 소통은 상생상극의 파노라마다. 같은 어조로, 같은 견해를 가진 사람끼리 하는 건소통이라 하기 어렵다. 동일성의 반복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르지만 뒤섞일 수 있는 것, 이것이 진정한 소통이다. 연암식으로 말하면, 서로의 이명을 감지하면서 상대방의 코골이를 일깨워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길 위에 나서야 한다. 길은 사건사고의 현장이다. 동시에 수많은 이야기가 탄생되는 무대이기도 하다

고전의 주인공들이 거의 모두 길 위를 떠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길 위에 있어야 낯선 사람, 새로운 환경을 만나고 또 싱싱한 말들과 충돌할 수 있다. 그것이 사건이고 곧 삶이다.해서 길을 가려면 누구든 먼저 귀를 열어야 한다.아니, 저절로 귀가 열린다. 호기심의 발로이기도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낯선곳에 가면 어떻게든 말을 알아들으려고 기를 쓰지 않는가. 귀동냥의 기술을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단지말을 알아듣는 것뿐 아니라 미묘한 뉘앙스, 독특한어조, 몸짓과 표정 등에도 다 귀를 쫑긋한다. 듣고 또듣고・・・・・… 그러다 보면 저절로 말들이 ‘헤쳐모여‘ 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그것을 나의 목소리로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 테크닉이나 잔재주도 필요없다. 내 몸을 통과하면서 모든 소리는 변주된다. 이것이 말의 향연, 곧 말잔치다.

"세상사도 연극과 다를바 없어. 세상사에서도 어떤사람은 황제 역할을 하고, 다른 사람은 교황을 하잖나. 연극 하나에 나올 수 있는 모든 인물상이 있지.그러나 종말에 가면, 생명이 끝나는 순간에는 모든사람에게 똑같이 죽음이 와서 그 사람들을 구분하던 의상을 벗기고 무덤 속에 똑같이 눕게 하지."

"참 멋진 비유입니다. (………) 저도 여러 번 많이 들어본 적이 있는 말이어서 크게 새롭지는 않사오나,그게 장기놀이 같은 거지요. 장기를 두는 동안은말마다 각기 자기 길, 자기 일이 있지만 일단 장기가 끝나면 모든 말을 섞고 합치고 흔들어 한 자루에 집어넣지 않습니까. 이건 꼭 인생이 무덤에 들어가는 것과 똑같지요."

"산초, 날이 갈수록 자네는 바보 같은 데가 줄고 사려 깊어지는구먼." "나리의 사려 깊음에 감화되어서 그런 모양입니다요. (・・・・……) 원래 메마른 불모의 땅이라도 자꾸 거름을 주고 가꾸면 좋은 결실을 맺지요. 나리와의 대화가 저의 메마른 지혜의 땅에 뿌려진 거름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나리를 모시고 접촉한 기간이 교육을 받는 시간이었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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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든 작든 어떤 윤리적 딜레마에 봉착할 때마다 자신에게 묻도록 우리 삶의 총체적 난국을 다음 네 가지 질문으로 요약하고자 한다.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왜 그렇게 하는 것일까?

더 잘할 수는 없을까?

그것은 왜 더 나은 행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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