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고, 춤추고,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아이의영혼과 목소리를 해방시켜 주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아이가 말하도록 귀를 기울여 주고 격려하는 것이다.

돈키호테와 산초, 둘의 화법은 이렇듯 극단적으로대조된다. 이 둘의 교차 자체가 돈키호테』를 불후의명작으로 만든다. 서로 다른 화법들이 교차할 때 소통이 시작된다. 그리고 소통은 상생상극의 파노라마다. 같은 어조로, 같은 견해를 가진 사람끼리 하는 건소통이라 하기 어렵다. 동일성의 반복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르지만 뒤섞일 수 있는 것, 이것이 진정한 소통이다. 연암식으로 말하면, 서로의 이명을 감지하면서 상대방의 코골이를 일깨워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길 위에 나서야 한다. 길은 사건사고의 현장이다. 동시에 수많은 이야기가 탄생되는 무대이기도 하다

고전의 주인공들이 거의 모두 길 위를 떠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길 위에 있어야 낯선 사람, 새로운 환경을 만나고 또 싱싱한 말들과 충돌할 수 있다. 그것이 사건이고 곧 삶이다.해서 길을 가려면 누구든 먼저 귀를 열어야 한다.아니, 저절로 귀가 열린다. 호기심의 발로이기도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낯선곳에 가면 어떻게든 말을 알아들으려고 기를 쓰지 않는가. 귀동냥의 기술을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단지말을 알아듣는 것뿐 아니라 미묘한 뉘앙스, 독특한어조, 몸짓과 표정 등에도 다 귀를 쫑긋한다. 듣고 또듣고・・・・・… 그러다 보면 저절로 말들이 ‘헤쳐모여‘ 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그것을 나의 목소리로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 테크닉이나 잔재주도 필요없다. 내 몸을 통과하면서 모든 소리는 변주된다. 이것이 말의 향연, 곧 말잔치다.

"세상사도 연극과 다를바 없어. 세상사에서도 어떤사람은 황제 역할을 하고, 다른 사람은 교황을 하잖나. 연극 하나에 나올 수 있는 모든 인물상이 있지.그러나 종말에 가면, 생명이 끝나는 순간에는 모든사람에게 똑같이 죽음이 와서 그 사람들을 구분하던 의상을 벗기고 무덤 속에 똑같이 눕게 하지."

"참 멋진 비유입니다. (………) 저도 여러 번 많이 들어본 적이 있는 말이어서 크게 새롭지는 않사오나,그게 장기놀이 같은 거지요. 장기를 두는 동안은말마다 각기 자기 길, 자기 일이 있지만 일단 장기가 끝나면 모든 말을 섞고 합치고 흔들어 한 자루에 집어넣지 않습니까. 이건 꼭 인생이 무덤에 들어가는 것과 똑같지요."

"산초, 날이 갈수록 자네는 바보 같은 데가 줄고 사려 깊어지는구먼." "나리의 사려 깊음에 감화되어서 그런 모양입니다요. (・・・・……) 원래 메마른 불모의 땅이라도 자꾸 거름을 주고 가꾸면 좋은 결실을 맺지요. 나리와의 대화가 저의 메마른 지혜의 땅에 뿌려진 거름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나리를 모시고 접촉한 기간이 교육을 받는 시간이었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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