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로 ‘의심Zweifel‘은 숫자 ‘2zwei‘와 ‘접falten‘에서 나왔습니다. 무언가가 이중으로 접힌 것이라고 보면, 의심은 "두 가지 가능성 앞에서 드는 불확실함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의심에 관해 묵상하면서 우리는 인간 존재의 근본적 체험과 마주합니다. 즉 모든게 이중적이라는 사실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빛과 어둠, 하늘과 땅,남자와 여자, 믿음과 불신처럼 우리 삶에는 이원성이 존재합니다.이와 동시에 우리는 일치, 즉 하나 되기를 갈망합니다. 이러한 갈망은 특히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매우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의심은 우리를 인간 실존의 본질로 이끕니다.

-에밀 시오랑은 의심이 많은 철학자였습니다. 루마니아 출신인그는 베를린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한 뒤 프랑스에서 살았습니다. 그는 모든 것을 의심했고 삶의 의미도 의심했습니다. 그러나한 가지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음악의 힘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아포리즘"에서 그는 이렇게 기술합니다. "의심이 곳곳에서 덮친다. 그런데 예외가 하나 있다. 회의적인 음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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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카를 향해서 떠날 때
모험과 발견으로 가득한기나긴 여정이 되기를 기원하라.
라이스트리곤과 키클롭스,
성난 포세이돈을 두려워 마라.
그런 무리는 결코 너의 길을 가로막지 않으리
네 생각이 드높고
드문 흥분이 네 영혼과 육신을 뒤흔든다면.
라이스트리곤과 키클롭스성난 포세이돈과 마주치지 않으리
너 스스로 그들을 마음에 끌어들이지만 않는다면
네마음이 그들을 눈앞에 소환하지 않는다면.

콘스탄티노스 P. 카바피스, <이타카>・

프리모 레비가 《주기율표》에서 ‘칼륨‘을 다룬 부분에 이렇게 쓴 것처럼요.
나는 또 다른 도덕률을 떠올렸다………… 강성 화학자라면 누구나 이 말에 동의할 것이다. 즉 거의 같은 것(나트륨은 칼륨과거의 같지만, 만약 나트륨이었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실질적으로 동일한 것, 유사한 것, ‘또는‘이라는 단서가 붙는 것, 모든 대용품, 짜깁기한 것을 결코 믿어서는 안된다. 그 차이가 미미하다 하더라도 판이하게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기차의 선로분기점을 떠올려보기 바란다. 이러한 차이를 인지하고 면밀히 살피며 그 효과를 예상하는 것이화학자가 하는 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화학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적용된다.

규소는 화학적 성질 면에서 탄소와 유사합니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완전히 다르기도 합니다. 이산화탄소는 꼭 필요한 기체인반면에 이산화규소는 석영입니다. 공상과학 팬들에게는 죄송한말씀입니다만, 규소에는 본질적으로 생화학적 특성이 없습니다.
하지만 규소는 생물학적 진화가 아니라 문화적 진화의 세계에서반격에 나섰습니다. IT는 탄소가 아니라 규소 silicon에 기반을 두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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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로 여기부터가 우리가 도티와 갈라져 ‘나의‘ 좋은죽음을 고민할 지점이다. 앞서 말했듯 ‘좋은 죽음‘이란 결국 살아있는 자들이 그들의 기준에 의해 판단하는 것이다. 역시 앞서 말했듯, 그것은 용기 있는 시도이다. 하지만 이 시도는 우리가 절대로 알 수 없는 고인들의 사정을 임의로 고정시켜버릴 위험또한 크다

그러면서 알게 된 새삼스러운 사실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거의 모든 경험이 책이나 글로 나와 있지만, 그럴 수 없는 단 하나의 소재가 있다면 ‘죽음의 순간‘, 말하자면 ‘죽음의 실체‘라는 것이었다. 세상에 필자들이 이렇게나 많지만 죽어본 필자는 없고,
고스트 라이터는 있지만 ‘고스트‘ 라이터는 없기 때문이다. 죽음그 자체는 죽어보지 않은 자들의 상상의 영역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죽었다 살아난 ‘임사체험‘ 기록은 굳이 따지자면 믿음의 영역에속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 영역을 인정하고 싶은 생각은 아직 없다.) 어떤고인도 불쑥 나타나 "죽어보니 병원 냉동고 속에 들어가 있는 게그렇게 싫더라", "난 집보다 병원이 훨씬 마음 편하던데?", "난 방부처리해주는 거 좋아. 한쪽 얼굴이 썩어가는 모습보다는 TV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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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것과 소중한 것을 구분하는 일은 비단 물건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었다. 쓸모없는 물건을 비우면 꼭 필요하고 소중한 물건만 남듯이, 사람들과 나와의 관계를 돌아보며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미니멀라이프와 동시에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나는 ‘미니멀라이프 = 버리다’가 아님을 깨달았다. 미니멀라이프는 ‘비움’이다. 100L 쓰레기봉투부터 준비할 게 아니라 먼저 중고판매도 해보고, 지인 나눔도 해보고, 기부도 해본 후…

진정한 미니멀라이프는 단순히 물건을 더 적게 가지는 게 아니다. 경쟁하듯 누가 더 빨리, 더 많이 비우느냐도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떻게 비우는지가 정말 중요하다. 필요 없는 물건을 모조리 쓰레기통에 집어넣고, 당장 내 눈 앞에서 치우기만 하면 괜찮은 건가? 쓰레기산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든 말든 우리 집만 깨끗해지면 되는 건가? 우리 집 앞에 쓰레기산이 없으니 나와는 상관없는 문제인가?

밤 시간을 포기해야 새벽을 얻을 수 있다. 정말 간절해서 잠을 줄이고 새벽과 밤을 모두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나는 밤 시간을 포기하고, 새벽 시간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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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의 통찰 - 국제질서에서 시대의 해답을 찾다
정세현 지음 / 푸른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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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국제정치와 남북관계에 대한 전문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그건 국민의 세금으로 봉급을 받으면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일종의 공공재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그걸 다시 세상에 내놓아야 한다고 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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