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낯선 도시에서 잠깐 삼사십분 정도 사부작 걷는데어디선가 불어오는 미풍에 복잡한 생각이 스르르 사라지고,
인생 별거 있나 잠시 이렇게 좋으면 되는 거지.
그 삼사십 분 같아, 도우 씨 보고 있으면"

하루하루가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고, 마음의 여유를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갖게 된 습관 하나가 있다. 누군가와 만날 약속을 했을 때 무조건 삼십 분 일찍 그곳에 가는 것이다. 삼십 분 일찍 도착하면 이상하게도 마음에 여유 같은 게 생긴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 동네 골목골목을아무런 목적 없이 걸어 다닌다. 가게들을 구경하고 그곳에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들여다본다. 바쁠 때는 고개 젖힐 여유도 없어 보지 못했던 하늘도 쳐다보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주는 곡선의 여유도 느껴본다. 그렇게 삼십 분을 둘러보다 약속장소로 가면 그날 만나는 사람이 달라 보인다.
고등학교 때 마음이 답답할 때면 아무 버스나 타고 종점까지 가곤 했다. 물론 지금이야 버스 종점이 종점이라는단어에 걸맞지 않은 동네인 경우가 많지만, 그때는 버스종점이 있는 마을은 진짜 끝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도시에서 벗어나 인적이 드문 낯선 종점에 내려 아무 생각 없이 걷다 보면 그간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픈 기억들을 온전히 기억하면서 살아가는 건 불가능할 게다. 실제로 너무 아픈 상처들은 트라우마로 남아 지워지지 않고, 그렇게 망각되지 않는 기억은 그 사람조차무너뜨린다. 나이들면서 삶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실감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기억은 우리의 삶에서 고통보다는 행복했던 시간을 기억에 남기는 마법을 발휘한다. 그래서 우리는 힘들 걸 알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니 지금의 괴로움이나 고통 또한 지나고 나면 아마도 웃을 수있는 어떤 것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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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그대가 그대의 자식이나 아내, 친구들이 언제까지나살아있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왜냐하면그대에게 달려 있지 않은 일‘을 그대가 통제하기를 바라고남의 것‘이 그대의 것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노예가 실수하지 않기를 바라는 자 역시 어리석다. 왜냐하면 그것은 ‘잘못된 것을 잘못된 것이아닌 것, 다른 무엇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이 실패하지 않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가능하다. 그러므로 그대가 할 수 있는 일,
바로 그 일에 전념하라.
《엥케이리디온 제14장

하지만 타인은 내가 어떻게 컨트롤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님을잊지 말아야 합니다. 타인의 일은 타인의 몫입니다.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오로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에 한해야 합니다. 태도가 나쁜 상사를 바꿀 수는없지만, 그를 대하는 나의 태도는 바꿀 수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지금 무언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내 힘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는 문제인가를 먼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남에게 무언가를 바라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힘쓰는 것이야말로 인간관계로 인한 소모적인 고민을 덜고 평온한마음을 가지는 좋은 방도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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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 싶다면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은 일‘에마음 두지 않아야 한다

유명한 사람, 권력 있는 사람 혹은 높은 평판을 지닌 사람을바라볼 때 ‘저 사람은 행복하겠구나.‘라고 믿으며 그러한심상에 마음을 사로잡히지 않도록 주의하라. 왜냐하면 그좋음의 실체가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에 속한다면 선망이나 질투가 생겨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대는 장군이나의원, 총독이 되고 싶다고 바랄 것이 아니라 차라리 자유인이기를 바라야 한다.
그리고 자유에 이르는 유일한 길은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에 신경을 쏟지 않는 것이다.
《엥케이리디온》 제19장

세상에는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과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은것‘ 두 가지가 있다. 판단, 의욕, 욕망, 혐오처럼 무릇 우리(마음)의 움직임에 의한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에 속하지만,
육체나 재산, 타인으로부터의 평판, 지위 등 우리의 움직임에의하지 않은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달려 있는 것은 원래 자유롭고 방해받지 않으며, 타인에게 간섭받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은 취약하고 예속적이며 방해받고, 자신의 것이 아니다.

기억하라. 그대가 욕망에 담는 것은 원하는 것을 얻을 수있으리라는 소망이며, ‘혐오‘에 담는 것은 꺼리고 피하고자하는 것을 맞닥뜨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므로욕망하는데도 갖지 못하는 사람은 불우해지고, 혐오하는데도 맞닥뜨리는 사람은 불행해진다.
만일 그대에게 달려 있는 것 중에서 자연에 반하는 것만피하고자 한다면 그대가 피하려는 그 어떤 것과도 마주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병이나 죽음, 가난을 피하고자 한다면 그대는 불행해질 것이다.
그러한즉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은 혐오의 대상에서모두 제외하고, 우리에게 달린 것 중에서 ‘자연(섭리)에 반하는 것‘으로 혐오의 대상을 바꾸라.
《엥케이리디온 제2장

다만 우리가 자신의 바람을 진실보다 우선하며, ‘보고 싶지않은 불편한 진실을 무의식중에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에 에픽테토스는 불편한 진실에서 눈을 돌리지 말 것을 권하고 있지요. 건강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말하는 게 아닙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고 해도 근본적으로피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라는 것이지요. 평소 그런자각이 전무한 채 갑작스레 중대한 병에 걸린다면 심리적 충격까지 더해져 더욱 깊은 무력감과 고통을 겪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완벽하게 계획을 세우고 여행에 나선다 한들, 여행지에서는 예상치 못한 일을 만나기 마련입니다. 계획대로 되는것이 당연하다고 믿는 사람은 돌발적인 상황에 직면했을 때 임기응변으로 신속하게 대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에픽테토스가 일관되게 전하는 메시지는 자기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을 애초에 바라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 삶에서예기치 않은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평소 염두에 두는 것이, 갑작스러운 재난 앞에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회복력을 발휘할 수 있는 비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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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참 이상해." 소피아가 말했다. "사랑은 줄수록 돌려받지 못해."
"정말 그래." 할머니가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하지?"
"계속 사랑해야지." 소피아가 위협하듯이 말했다. "더욱더 많이 사랑해야지."
할머니는 한숨을 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머니." 소피아가 말했다. "가끔은 내가 이 고양이를 미워한다는 생각이 들어.
더 이상 얘를 사랑할 힘이 없는데, 그래도 계속 얘 생각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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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를 이해하려면 그곳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는지 보면 된다. 오랑 사람들은 기후탓인지 모든 것에 열정적인 동시에 무덤덤하다. 관습에 얽매인 이들은 권태에 젖어 있으며, 오로지 부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오랑에 사는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는 사업이다. 그들은
‘장사하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라 말한다.

사람들이 자기 생각만 하지 않고 주변을 둘러본다면 쉽게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오랑 사람들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고 자기 문제에만 골똘했다. 재앙을 믿지 않는다.
는 점에서 그들은 휴머니스트였다. 재앙은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다. 따라서 사람들은 재앙을 비현실적으로 여기거나, 꿈에서 깨어나면 사라질 악몽 쯤으로 치부해 버린다. 그것은 지나갈 때도 있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악몽이 진행됨에따라 사라지는 쪽은 사람들, 특히 낙관하느라 아무런 대비를하지 않은 휴머니스트들이다. 오랑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잘못한 것이 더 많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단지 보잘것없는 존재임을 잊고 있었을 뿐이다. 재앙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낙관할 수 있었다. 그들은 사업을 계속 진행했고, 여행 계획을 세웠으며, 저마다의 견해도 가지고 있었다. 미래, 여행,
토론을 앗아 가는 페스트를 그들이 어찌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그들은 자유롭다고 믿었지만, 재앙이 발생한 이상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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