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레타가 이뤄 낸 가장 중요한 변화는 동물성 식품 안 먹기와 비행기 안 타기를 실천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정상적인 생활이 곧바로 재앙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모든 게 정상인 것처럼 행동하기를 당장 멈춰야 한다는 걸 세계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이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비상 행동에 나서게 하고 싶다면, 이런 비상사태를 반영하는 행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 열다섯 살 그레타는 모든 게 정상인 상황이라면 모든아이가 마땅히 해야 하는 일, 어른이 되어 맞이하게 될 미래를 준비하는 일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바로 학교 가는 일을 거부하기로결심했다.

얼마 안 있어 미래가 사라질지도 모르는데, 어째서우리는 그런 미래를 위해 공부를 해야 할까? 정치인들과 사회가 학교 시스템의 최상에 있는 과학자들이 확인해 주는 가장 중요한 사실들을 무시하는 마당에, 그런 학교 시스템 안에서 사실들을 배우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새 학년이 시작된 2018년 8월, 그레타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학교 대신에 손수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라고 써서 만든 표지판을들고 스웨덴 의사당 앞으로 갔다. 아이는 금요일마다 의사당 앞에서한나절을 보냈다. 처음에는 양 갈래로 땋은 갈색 머리에 중고 옷가게에서 산 파란색 후드 티셔츠를 입은 소녀에게 아무도 눈길을 주지않았다. 스트레스에 찌든 사람들이 자신의 양심을 휘저어 놓을까 무서워 걸인을 외면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레타의 돈키호테식 1인 시위는 차차 언론의 주목을 끌었고, 몇몇 학생들과 어른들이 손수 만든 표지판을 들고 그레타가 있는 곳을찾아오기 시작했다. 얼마 후에는 연설 요청이 이어졌다. 그레타는처음에는 곳곳의 기후 집회에서 연설했고, 다음에는 유엔 기후 회의, 유럽연합 의회, 테드 스톡홀름 강연장, 바티칸의 광장, 영국 의회에서 연설했다. 심지어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도 초청받아 부와 권력을 쥔 사람들 앞에서 연설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후 위기는 대중의 상상 속에서, 심지어는기후 붕괴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조차 특이한 자리를 차지한다. 우리는 곤충 대량 멸종 소식을 다룬 기사와 바다 얼음이 녹으면서 쉴 곳을 잃은 바다코끼리들이 절벽에서 떨어지는 동영상을빠른 속도로 퍼 나르다가도, 순식간에 관심을 돌려 온라인 쇼핑에열을 올리고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스위스 치즈 이야기에열중한다. 우리는 공포감을 이용하는 오락물 좀비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내려받아 몰아 보기를 하면서, 어차피 미래는 파멸로 끝날 텐데 피할 수 없는 운명을 피하려고 아등바등할 이유가 없다는 무언의확신을 다지기도 한다. 돌이킬 수 없는 티핑 포인트가 우리 코앞에다가와 있다는 걸 충분히 이해하는 신중한 사람들조차 이 위기를 비상사태로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경솔하고 비현실적인사람이라고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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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매화, 개나리, 벚꽃, 진달래, 철쭉, 목련, 조팝나무…… 내가 출퇴근길에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꼭 보게 되는 꽃들이다. 그러나 강아지들과 산책하며 똥을 치우다 보면 눈높이가 땅에 닿게끔 낮아지는데, 그 순간 내 눈에 들어오는 작은 꽃은 민들레와 제비꽃이다. 금년엔 이놈들이제법 무리 지어 많이 피었다. 꽃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속여러 잡다한 생각들은 날아가고 마냥 바라보게 된다. 무릎을 꿇거나, 마음 자세가 아주 낮아져야만 눈에 들어오는 꽃들이다.

봄꽃을 닮은 젊은이들은 자기가 젊고 예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아마 모를 것이다. 나도 젊은 날에는 몰랐다. 그걸 안다면 젊음이 아니지. 자신이 예쁘고 빛났었다는 것을알 때쯤 이미 젊음은 떠나고 곁에 없다.

나는 또 질문했다. 방송을 그만두고 노년의 긴 세월 동안 무얼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전유성 선배는 대뜸 그냥 살란다.
"여행 다녀. 신이 인간을 하찮게 비웃는 빌미가 바로 사람의 계획이라잖아. 계획 세우지 말고 그냥 살아."
선배 덕분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나보다 몇 걸음앞서가는 선배가 계시다는 게 참으로 고맙다.

사람의 한평생(개인별로 얼굴이 다르듯 기복이 다르겠지만)을 봉우리와 계곡처럼 그래프로 그린다면 아마 나도 여러 차례꺾여 있을 것이다. 그런 굴절을 겪으면서 나무의 나이테처럼 우리 마음속에도 테두리가 생겨나지 않을까.
느리게 살기를 시도하지 않아도 저절로 느려졌다. 빠른리듬을 몸과 마음이 따라잡을 수가 없다. 빈둥거리듯 지내면 바쁠 때와는 다른 그림들이 보인다. 다시는 쫓기듯 바쁘게 살고 싶지 않다. 그런데 이걸 알게 될 때면, 이미 바쁠일이 없게 된다는 사실에 허허로운 웃음을 짓게 된다.
세상일에 요령이나 지혜가 쌓이고, 하는 일이 무언지를
‘쬐꼼‘ 알 만한 때, 이미 일은 나를 떠난다. 내가 밀려난다.
그게 요즘 순리다.
노래가 무언지 ‘쬐꼼‘ 알 만한데 더 이상 노래할 기회가많지 않다. 그러니 할 만할 때 제대로 하려면 건강해야겠지.
즐겁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기,
이것이 꿈이다.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태산에 걸려 넘어지는 법은없다고, 뭐 엄청 대단한 사람이 우리를 위로한다기보다 진심 어린 말과 눈빛이 우리를 일으킨다는 걸 배웠다. 세상천지 기댈 곳 없고 내 편은 어디에도 없구나 싶을 때, 이런따뜻한 기억들이 나를 위로하며 안 보이는 길을 더듬어 다시 한 발짝 내딛게 해준다.

혼자 있으면서 가사 쓰고 반주에 맞춰 연습하는 시간들이 너무너무 좋다. 제대로 살아 있는 느낌이랄까. 잔잔한행복이 바로 이런 것인가 싶다. 그런데 사람들 앞에 서면그 잔잔함은 이내 깨진다.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마음이 편치 않다. 특히 공연이 시작되면 아무도 대신해줄 수없는 몫을 혼자서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

친한 사이도 아니고, 그저 일터에서 만난 단골손님(?)께큰돈을 신세지려니 송구스럽기 짝이 없었다. 별달리 드릴말씀도 없어서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나를 불러세우시는 거였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잠깐, 미스 양! 우리도 이자를 받아야겠어요."
나는 벼락 맞은 것처럼 놀라서 그 자리에 섰다.
"이자를 받고 싶어요."
신부님은 웃고 있었다.
"첫째, 미스 양의 웃음입니다. 이젠 웃을 수 있겠지요?
돈 때문에 그렇게 어두운 얼굴이었다면 돈을 갚은 후에는웃을 수 있는 것 아니에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이다음에어른이 되어 지금의 미스 양 같은 처지의 젊은이를 만나면스스럼없이 도와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두 가지가 우리가 받으려는 이자예요." 나는 웃었다. 눈물이 핑 돈 채로,
양희은 ‘그러라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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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탕은 컴퓨터 기술에 탁월한 엔지니어이지만 인문적소양도 뛰어나다. 인터뷰나 강연 중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시나 문학 작품, 음악을 통해 느낌과 생각을 곧잘 드러낸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으로는 캐나다의 싱어송라이터이자 음유 시인인 레너드 코언L.conard Cohen 을 꼽는다. 언젠가 팟캐스트에 초대 손님으로 나와 청취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명언을 들려 달라는 요청에 코언의 노랫말을 인용했다.

아직까지 울릴 수 있는 종은 울려라
완벽일랑 다 잊고
모든 것에는 깨진 틈이 있나니
빛은 그 속으로 들어온다.

Ring the bells that still can ring
Forget your perfect offering
There is a crack in everything
That’s how the light gets in.

Leonard Cohen ‘Anthem’

송가Anthem)라는 제목의 노래에 나오는 대목이었다. 여기에 그의 민주주의관, 나아가 인간관과 세계관의 핵심이 함축되어 있다. 키워드는 깨진 틈crack이다. 세상 만물은 어떤 면에서 모두가 불완전한데 바로 이것이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는 단초이자 동력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녀는 민주주의도 어떤 완성된 정체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함께 고쳐 나가는 과정으로 본다. 이것은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활동하는 시빅 해커의 정신과도 통한다. 이들이 볼 때 코딩이란 어떤 완벽한 설계를 구상한 후에 그것을 차례로 실행에 옮기고 끝을 맺는 과정이 아니다. 지금 당장 어떻게든 가능한 대로 시작해서 계속해서 더 낫게 고쳐 나가는 일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그것에 관련된 사람들이 모두 큰 문제 없이 사용할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 다만 이것은 언제라도 개선의 여지가 있는 잠정적 최선의 것일 뿐이다. 업그레이드는 계속되고새로운 버전이 이어진다. 개선의 기회도 특정한 사람이나 자격 있는 자에게만 열려 있는 것이 아니다.

서른 개의 바살은 하나의 바퀴통에 모여 있는데,
바퀴통 속의 비어 있음에 수레의 쓸모가 있다.
진흙을 이겨 그릇을 만드는데,
그릇 안의 비어 있음에 그릇의 쓸모가 있다.
집에 구멍을 뚫어 창문을 내는데,
문틀의 비어 있음에서 방의 쓸모가 나온다.
그러므로, 있음의 유익함은 없음의 쓸모에서 나오는 것이다.
- 도덕경 11장 -

여기서 핵심은 ‘비어 있음의 효용‘이다. 오드리 탕은 정부의 역할도 그런 것이라고 본다. 스스로 정책을 세워 시민에게 하달하고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 사회로부터 의견을듣고 증폭하고 숙고하는 과정을 지원하고 그것에서 나온 것을 다듬어 실행에 옮기는 거라고 보는 것이다. 다양한 민의를담아내는 그릇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보수적‘ 이라는 수식어는 무슨 뜻인가. 여기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삶이 지금까지 있어 온 방식을 존중한다는 뜻"이라고 답한다. 이 경우 ‘보수‘라는 말은 ‘보존‘이라는 뜻에 가깝다.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생성, 진화해 온 가치와 규범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전통은 어떤 이유에서든 한사회에서 한동안 지속되는 것이다. 아시아에서 최초이자 지금까지도 유일한 동성 결혼 합법화가 대만에서 이루어진 것도 급진적 변화와 전통 존중의 태도가 어우러진 결과였다. 구세대는 가족과 혈족 집단적 가치에 더 의지하고, 신세대는 보다 개인주의적 가치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동성 커플 당사자들에게만 이성 커플과 같은 결혼의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는방안을 택했다. 당사자들 이외의 가족이나 혈족 간에는 아무런 법적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함으로써 사회적 동요를 최소화한 것이다.

그녀는 기존 현실을 거부하거나 무너뜨리기만 해서는결코 바라는 진전을 이룰 수 없다고 말한다. 조금이라도 나은개선책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미국 건축가이자 발명가인 버크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의 말을 인용한다. "기존 현실과 싸워서는 결코 상황을 바꿀 수 없다. 무엇을 바꾸기 위해서는 기존 모델을 낡게 만드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라."

"내가 코드라고 할 때는 알고리즘을 말한다. 코드는 법과 같다. 하지만 법조문상의 법은 아니다. 사이버 공간의 물리법칙과 같다. 그 안에서 무엇이 일어날 수 있고 없는지를 코드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술적으로 결코 일어날 수 없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고가 필요하다. 전문적인 해커가 되어야만 가능하다. 대다수 사람에게는그런 일이 불가능하다. 코드에 의해 사전 규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투명성 여부도 코드가 규제한다. 가령, 코드는국가를 시민에게 투명해지도록 만들 수 있다. 지금 대만이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아니면 시민을 국가에 투명하게 만들수도 있다. 중국이 그렇게 하고 있다. 우리가 코드를 사회의일부로 받아들이고 실행할 때마다 사회의 규범을 설정하는

When we see ‘internet of things‘,
let‘s make it an internet ofbeings.
When we see ‘virtual reality‘,
let‘s make it a shared reality.
When we see machine learning‘, let‘s make it collaborativelearning
When we see ‘user experience‘,
let‘s make it about humanexperience.
When we hear the singularity is near‘,
let us remember: thePlurality is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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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디지털 민주주의와 오드리 탕 - 국가 플랫폼에 민주주의를 코딩하다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62
전병근 지음 / 스리체어스 / 2021년 4월
평점 :
품절


국가적으로 일대 홍역을 치른 후에야 정부는 다음 감염병을 대비한 대대적인 개선에 들어갔다. 사스 당시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었던 점은 방역 통제 중심의 부재와 소통 창구의 분산이었다. 그 후 정부는 대응에 필요한 조치를 뒷받침할 법을 정비했다. 오드리 탕 디지털 장관은 크게 세 가지 개선을 꼽았다. 첫 번째로 질병통제본부CECC를 신설하고 지휘체계를 통합했다. 이곳과 통하는 직통 전화도 설치해 국민 누구나 질본으로 곧장 연락할 수 있게 했다. 두 번째는 마스크공급 체계의 개선이었다. 비상시 마스크 구매 폭증을 감안해하루 생산량을 200만 개에서 2000만 개로 대폭 늘렸다. 세번째는 IC 카드를 통한 의료 체계의 일원화(단일 요금 체계 국민건강보험)와 디지털화였다. 개개인의 소득 수준에 맞춰 일정액을 의료비로 일시 납부하고 진료를 받을 때는 기금에서지급되도록 했다. 그러면 부담이 분산되어 치료비가 크게 낮아지면서 시민들이 몸에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스스로 병원에 연락하거나 찾게 되고, 국가로서는 감염자를 일찍 포착해안전한 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게 된다는 구상이었다.

해외 언론의 관심이 쏟아졌을 때도 그랬다. 성공의 비결을 묻는 말에 그녀는 3F로 명쾌하게 정리해서 답했다. 3F란 핵심 전략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Fast(신속), Fair(공정), Fun(재미)의 머리글자를 일컫는 말이다.

2020년 4월 어느 날이었다. 한 초등학생 소년이 전화를 걸어 왔다. 마스크 배급제로 분홍색 마스크를 받게 되었는데 그걸 학교에 쓰고 가면 친구들에게 놀림당할까봐 두렵다는 하소연이었다. 다음 날 질본 기자 회견장에는 관계자 전원이 분홍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타났다. 본부장은분홍색 마스크를 가리키며 자신의 어릴 적 영웅이 핑크 팬서였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이 장면이 TV 등 각종 매체를 통해전국에 중계되었다. 전날 제보 전화로 하소연했던 소년은 이날 학교에서 ‘인기짱‘이 되었다. 대만 국민들의 젠더 인식 문화에도 또 한 번 긍정적인 계기로 작용하는 순간이었다고 오드리 탕은 말했다. 그 후로 갖가지 색과 디자인의 마스크가 등장했다. 색상도 무지갯빛 중에서 마음대로 골라 쓸 수 있게 되었다. 투표 연령에도 이르지 않은 어린 시민의 의견에도 정부가 민첩하고 현명하게 대응한 결과가 시민과 정부 간의 신뢰를 한층 더 높인 사례였다.

오드리 탕은 "분노는 관심의 표현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것을 배척하지 않고 끌어들이는 쪽을 택한다"고 말한다.14 그렇게 해보니 불평한 사람들 대부분이 정부의 참여 초대에 응하고 공동 창작의 결과도 좋더라는 것이그녀의 체험담이다. 자신의 의견이 무시당하지 않고 경청되었다는 사실에 당사자는 정부를 신뢰하게 되고, 이런 사실이공개되고 널리 알려질수록 추후 정책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파마와 염색을 동시 시술하는 미용사에게 정부가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거짓 뉴스가 갑자기 온라인상에서 퍼졌다. 이런 루머는 애써 막거나 정색하고 해명을 하려다가는자칫 더 넓게 퍼져 나갈 우려가 있었다. 대만 정부 내에서는온라인 감성에 맞게 유머를 섞어 대응하자는 내부 방침이 섰다. 마침 쑤전창蘇貞昌 행정원장이 대머리인 점에 착안해 그의 얼굴을 넣은 포스터를 만들어 온라인에 올렸다. 대만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눈길을 줄 사진이었다. 포스터의 얼굴 사진옆에는 "파마와 염색을 동시에 진행해도 벌금은 없습니다. 다만, 저처럼 대머리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라는 문구를넣었다. 이 유머러스한 포스터는 국민들 사이에 빠르게 퍼지면서 앞서 문제가 되었던 거짓 뉴스는 이내 불길이 잡혔다.

오드리 탕에 따르면, 정신을 오염시키는 인포데믹은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통해 퍼지기 때문에 직접 퇴치하기가 어렵다. 백신이 몸에 항체를 형성해서 방어력을 갖게되는 것처럼, 정신의 백신 투여를 통해 사람들이 진위 여부를숙고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거짓에 저항력을 갖게 하는 것이중요하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말을 세심하고 깊이 듣는 숙의의 태도는 악성 정보라는 바이러스의 전파를 차단하는 면역 체계와 같다. 반대로 다른 생각에 대한 비방과 비난은 오히려 거짓 정보가 자라나는 온상이다. 진실된 정보가가짜나 거짓보다 더 빠르고 쉽게 전파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인생의 첫 12년 동안은 잠을자고 다음 날 일어날 수 있을지, 불확실함 때문에 이런 생각을하곤 했다. ‘오늘 내가 무슨 일을 하든 뭔가에 기여하는 것이나을 거다. 내가 잠에서 깼을 때 또 하루가 없을 수도 있으니까. 지금도 합리적으로는 내가 잠들어도 다음 날 깰 수 있다는것이 확실하지만, 예전의 느낌이 남아 있다. 나는 이것이 나로하여금 중재자 같은 행동을 하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속담에 ‘물을 마실 때 수원을 생각하라‘가 있다. 우물에서 물을 마실 때 우물을 판 사람의 수고를 생각하라는 뜻이다. 내가 내 생각을 온라인에 무료로 올리는 이유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다.
내가 배운 것을 가져가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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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집단에서 이탈될경우 생존 확률이 떨어진다. 생존하기 위해서 인간은 본능적으로 집단에 속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어떤 영화를 천만 명이 봤다고 하면 관객들이 더욱 쏠리게 되고, 시청률이 20퍼센트가 넘는 드라마라고 하면 사람들은 더 본다. 그래서 정치가는 자기네 정당의 지지율이 더 높다고 광고한다. 이런 현상은 약자에게 더 나타난다. 뉴욕에는 ‘뉴욕 메츠’와 ‘뉴욕 양키스’ 두 개의 야구팀이 있다. 백인을 지칭하는 ‘양키‘라는 이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민자들은 뉴욕 양키스 팬이 되는경우가 많다. 심리학자들은 그 이유가 사회적 약자인 이민자들이 더크고 강한 조직인 양키스에 속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 장소에 모을 수 없게 되었을 때 종교는 다른 방법을 찾았다. 중동의 유목 민족인 이슬람교도들은 같은 장소에 모일 수 없으니 대신 하루 다섯 번 메카를 향해서 기도드렸다. 이 방식으로 이슬람은 종교권력을 키울 수 있었다. 한 장소에 모일 수 없다면 시간이라도 맞추고 한 방향을 보아야 한다는 원리다. 이 원리를 수업에 대입해 보자.
온라인 수업을 하면 같은 모니터 영상을 보기 때문에 한 방향을 보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생방송이 아닌 녹화 영상을 보게 되면같은 시간에 맞추지 못해서 선생님의 권위와 권력은 약해진다. 온라인 강의가 아무 때나 필요할 때 들을 수 있느냐, 아니면 생방송이냐에 따라서 선생님의 권위는 차이가 난다. 그래서 요즘 온라인 컨퍼런스를 진행하는 학회들은 자신들의 협회 행사의 권위를 위해서 강연을 실시간 온라인으로만 송출한다. 아무 때나 볼 수 있을 때와 이때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마치 ‘한정판 제품(리미티드 에디션)’과 같은 개념이다. 온라인 데이터를 한정판으로 만드는 방법은 실시간 중계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교권을 유지하기 위해 실시간 온라인 수업으로 지금의 학교를 대체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일까?
코로나 위기를 통해 학교를 더 진화시킬 방법은 없을까?

초상화를 실물과 똑같이 그리는 사람이 대접받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사진기가 나오면서 그 직업은 사라졌다. 대신 화가는 사물을 똑같이 그려 내는 능력 대신 자신의 머릿속 생각을 그리는 것으로 작업의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이후에 동영상

수업이 보편화가 되면 처음에는 기존의 시공간적 제약으로 만들어지는 권위가 사라지는 데 집착할 것이다. 교사들이 불필요하게 되는 게아닌가 걱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아 선생님의 역할이새롭게 만들어질 것이다. 이제 화가는 어느 누구도 사진기와 경쟁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선생님은 온라인 수업 동영상 속 일타강사와경쟁하면 안 된다. 지식 전달의 기능은 일타강사나 유튜브상의 각종동영상 자료로 해결 가능하다. 하지만 교육은 지식 전달이 전부가 아니다. 선생님은 지식 전달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해답은 ‘대화‘에 있다. 교육이라는 것이 선생님에서 학생으로 일방향으로 전수되는 흐름이 아닌, 학생과 대화를 통해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대화를 통해서 학생들 내면의것들을 밖으로 드러나게 하는 것이 선생님의 역할이 될 것이다. 학생들 각자는 깊은 우물과도 같다. 선생님과의 대화는 두레박이다. 학생들 속에 깊이 내재되어 있는 잠재력을 긴 줄에 매달린 두레박으로 길어 내는 것이 선생님의 역할이 되어야 한다. 21세기 선생님들은 20세기 화가들이 했던 고민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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