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레타가 이뤄 낸 가장 중요한 변화는 동물성 식품 안 먹기와 비행기 안 타기를 실천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정상적인 생활이 곧바로 재앙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모든 게 정상인 것처럼 행동하기를 당장 멈춰야 한다는 걸 세계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이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비상 행동에 나서게 하고 싶다면, 이런 비상사태를 반영하는 행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 열다섯 살 그레타는 모든 게 정상인 상황이라면 모든아이가 마땅히 해야 하는 일, 어른이 되어 맞이하게 될 미래를 준비하는 일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바로 학교 가는 일을 거부하기로결심했다.

얼마 안 있어 미래가 사라질지도 모르는데, 어째서우리는 그런 미래를 위해 공부를 해야 할까? 정치인들과 사회가 학교 시스템의 최상에 있는 과학자들이 확인해 주는 가장 중요한 사실들을 무시하는 마당에, 그런 학교 시스템 안에서 사실들을 배우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새 학년이 시작된 2018년 8월, 그레타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학교 대신에 손수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라고 써서 만든 표지판을들고 스웨덴 의사당 앞으로 갔다. 아이는 금요일마다 의사당 앞에서한나절을 보냈다. 처음에는 양 갈래로 땋은 갈색 머리에 중고 옷가게에서 산 파란색 후드 티셔츠를 입은 소녀에게 아무도 눈길을 주지않았다. 스트레스에 찌든 사람들이 자신의 양심을 휘저어 놓을까 무서워 걸인을 외면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레타의 돈키호테식 1인 시위는 차차 언론의 주목을 끌었고, 몇몇 학생들과 어른들이 손수 만든 표지판을 들고 그레타가 있는 곳을찾아오기 시작했다. 얼마 후에는 연설 요청이 이어졌다. 그레타는처음에는 곳곳의 기후 집회에서 연설했고, 다음에는 유엔 기후 회의, 유럽연합 의회, 테드 스톡홀름 강연장, 바티칸의 광장, 영국 의회에서 연설했다. 심지어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도 초청받아 부와 권력을 쥔 사람들 앞에서 연설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후 위기는 대중의 상상 속에서, 심지어는기후 붕괴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조차 특이한 자리를 차지한다. 우리는 곤충 대량 멸종 소식을 다룬 기사와 바다 얼음이 녹으면서 쉴 곳을 잃은 바다코끼리들이 절벽에서 떨어지는 동영상을빠른 속도로 퍼 나르다가도, 순식간에 관심을 돌려 온라인 쇼핑에열을 올리고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스위스 치즈 이야기에열중한다. 우리는 공포감을 이용하는 오락물 좀비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내려받아 몰아 보기를 하면서, 어차피 미래는 파멸로 끝날 텐데 피할 수 없는 운명을 피하려고 아등바등할 이유가 없다는 무언의확신을 다지기도 한다. 돌이킬 수 없는 티핑 포인트가 우리 코앞에다가와 있다는 걸 충분히 이해하는 신중한 사람들조차 이 위기를 비상사태로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경솔하고 비현실적인사람이라고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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