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탕은 컴퓨터 기술에 탁월한 엔지니어이지만 인문적소양도 뛰어나다. 인터뷰나 강연 중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시나 문학 작품, 음악을 통해 느낌과 생각을 곧잘 드러낸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으로는 캐나다의 싱어송라이터이자 음유 시인인 레너드 코언L.conard Cohen 을 꼽는다. 언젠가 팟캐스트에 초대 손님으로 나와 청취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명언을 들려 달라는 요청에 코언의 노랫말을 인용했다.
아직까지 울릴 수 있는 종은 울려라 완벽일랑 다 잊고 모든 것에는 깨진 틈이 있나니 빛은 그 속으로 들어온다.
Ring the bells that still can ring Forget your perfect offering There is a crack in everything That’s how the light gets in.
Leonard Cohen ‘Anthem’
송가Anthem)라는 제목의 노래에 나오는 대목이었다. 여기에 그의 민주주의관, 나아가 인간관과 세계관의 핵심이 함축되어 있다. 키워드는 깨진 틈crack이다. 세상 만물은 어떤 면에서 모두가 불완전한데 바로 이것이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는 단초이자 동력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녀는 민주주의도 어떤 완성된 정체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함께 고쳐 나가는 과정으로 본다. 이것은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활동하는 시빅 해커의 정신과도 통한다. 이들이 볼 때 코딩이란 어떤 완벽한 설계를 구상한 후에 그것을 차례로 실행에 옮기고 끝을 맺는 과정이 아니다. 지금 당장 어떻게든 가능한 대로 시작해서 계속해서 더 낫게 고쳐 나가는 일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그것에 관련된 사람들이 모두 큰 문제 없이 사용할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 다만 이것은 언제라도 개선의 여지가 있는 잠정적 최선의 것일 뿐이다. 업그레이드는 계속되고새로운 버전이 이어진다. 개선의 기회도 특정한 사람이나 자격 있는 자에게만 열려 있는 것이 아니다.
서른 개의 바살은 하나의 바퀴통에 모여 있는데, 바퀴통 속의 비어 있음에 수레의 쓸모가 있다. 진흙을 이겨 그릇을 만드는데, 그릇 안의 비어 있음에 그릇의 쓸모가 있다. 집에 구멍을 뚫어 창문을 내는데, 문틀의 비어 있음에서 방의 쓸모가 나온다. 그러므로, 있음의 유익함은 없음의 쓸모에서 나오는 것이다. - 도덕경 11장 -
여기서 핵심은 ‘비어 있음의 효용‘이다. 오드리 탕은 정부의 역할도 그런 것이라고 본다. 스스로 정책을 세워 시민에게 하달하고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 사회로부터 의견을듣고 증폭하고 숙고하는 과정을 지원하고 그것에서 나온 것을 다듬어 실행에 옮기는 거라고 보는 것이다. 다양한 민의를담아내는 그릇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보수적‘ 이라는 수식어는 무슨 뜻인가. 여기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삶이 지금까지 있어 온 방식을 존중한다는 뜻"이라고 답한다. 이 경우 ‘보수‘라는 말은 ‘보존‘이라는 뜻에 가깝다.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생성, 진화해 온 가치와 규범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전통은 어떤 이유에서든 한사회에서 한동안 지속되는 것이다. 아시아에서 최초이자 지금까지도 유일한 동성 결혼 합법화가 대만에서 이루어진 것도 급진적 변화와 전통 존중의 태도가 어우러진 결과였다. 구세대는 가족과 혈족 집단적 가치에 더 의지하고, 신세대는 보다 개인주의적 가치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동성 커플 당사자들에게만 이성 커플과 같은 결혼의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는방안을 택했다. 당사자들 이외의 가족이나 혈족 간에는 아무런 법적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함으로써 사회적 동요를 최소화한 것이다.
그녀는 기존 현실을 거부하거나 무너뜨리기만 해서는결코 바라는 진전을 이룰 수 없다고 말한다. 조금이라도 나은개선책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미국 건축가이자 발명가인 버크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의 말을 인용한다. "기존 현실과 싸워서는 결코 상황을 바꿀 수 없다. 무엇을 바꾸기 위해서는 기존 모델을 낡게 만드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라."
"내가 코드라고 할 때는 알고리즘을 말한다. 코드는 법과 같다. 하지만 법조문상의 법은 아니다. 사이버 공간의 물리법칙과 같다. 그 안에서 무엇이 일어날 수 있고 없는지를 코드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술적으로 결코 일어날 수 없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고가 필요하다. 전문적인 해커가 되어야만 가능하다. 대다수 사람에게는그런 일이 불가능하다. 코드에 의해 사전 규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투명성 여부도 코드가 규제한다. 가령, 코드는국가를 시민에게 투명해지도록 만들 수 있다. 지금 대만이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아니면 시민을 국가에 투명하게 만들수도 있다. 중국이 그렇게 하고 있다. 우리가 코드를 사회의일부로 받아들이고 실행할 때마다 사회의 규범을 설정하는
When we see ‘internet of things‘, let‘s make it an internet ofbeings. When we see ‘virtual reality‘, let‘s make it a shared reality. When we see machine learning‘, let‘s make it collaborativelearning When we see ‘user experience‘, let‘s make it about humanexperience. When we hear the singularity is near‘, let us remember: thePlurality is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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