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키모 아푸치아크의 일생 지식 다다익선 1
폴 에밀 빅토르 지음, 장석훈 옮김 / 비룡소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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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키모는 캐나다 인디언들이 '날고기를 먹는 야만적인 인간'이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기 때문에 그냥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이누이트' 라고 불러야 옳단다. 이 책은 프랑스의 탐험가 폴 에밀 빅토르가 그린란드의 한 섬에서 에스키모들과 어울려 1년 2개월 동안 산 경험을 토대로 쓴 동화이다. 동화가 아니라 에스키모 아푸치아크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것 같다.

지구의 끄트머리에 사는 사람들, 에스키모. 그들의 피부색은 우리처럼 황색에 가깝고 곧고 검은 머리털에 검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이런 사실들로 미루어볼 때  역사학자들은 아시아인이 이동해 에스키모가 되었다고도 한다. 이들은 우리가 잘 아는 얼음집 이글루에서 늘 살 것 같지만 사실은 오두막이나 텐트에서 살다가 사냥을 떠났을 때만 잠깐씩 산다고 한다. 요즘은 그들도 사는 방식이 많이 현대화되어 현대식 주택에서 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단다.

싸움을 싫어하고 자연을 거스리지 않고 평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그들의 일생을 평범한 에스키모 아푸치아크을 통해 들여다보자. 작은 눈송이라는 뜻을 가진 아푸치아크가 엄마의 등에 업혀 있는 모습이 정말 귀엽다. 아빠가 사냥한 바다표범이랑 노는 아기 아푸치아크,  조금 자라 사촌들, 동네 아이들이랑 노는 아푸치아크의 모습은 여느 아이들이랑 똑같다.

열 살이 된 아푸치아크에겐 칼이랑 나무 작살도 생겼고, 자기만의 썰매와 개도 따로 생겼다. 이젠 혼자서 사냥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스무 살이 된 아푸치아크에겐 벌써 아내와 아이도 있다. 가족을 위해 지칠 때까지 흰곰 사냥을 한다. 그리고 여름이 오면 온 가족이 나무틀에다 바다표범 가죽을 씌워서 만든 우미악을 타고 사냥 여행을 떠난다.

아푸치아크는 나이를 먹어가고 그의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란다. 할아버지가 된 아푸치아크는 아들, 딸 ,며느리, 사위들을 거느리고 편안하고 행복한 인생을 보내다가 미소를 띠며 세상을 떠난다. 추운 나라여서 그런지 빨리 결혼을 하고 평균 수명도 좀 짧은 것 같다.  하늘 나라에 가면 원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믿는 에스키모들은 죽음까지도 편안하게 맞이하는 것 같다. 죽은 아푸치아크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 걸 보면.

글의 양이 많아서 한 번 읽어주고 던져놓았더니 아이들이 자꾸만 또 읽어 달라고 졸랐다. 아이들도 한 사람의 일생을 통해 본 에스키모의 삶이 더 친근하고 따뜻하게 느껴진 모양이다. 그린란드가 어디 붙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표지 뒷면에 지도가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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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프레이야 > [퍼온글] [스크랩]인터넷이 느려졌을 때 참고하세요

인터넷이 느려졌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1)
인터넷이 느려졌어요!

악성코드에 감염되었다면 인터넷도 느려집니다. 다른 컴퓨터로 악성코드를 퍼뜨리기 위해서 인터넷 자원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악성코드에 감염되어 인터넷이 느려졌는지를 확인하려면, 내 컴퓨터의 네트워크 연결 상황을 확인해 봐야 합니다.

네트워크 연결을 확인하는 방법은 차근차근 살펴본다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시작]-[(모든) 프로그램]-[보조 프로그램]-[명령 프롬프트]를 눌러 도스 창을 띄웁니다.

도스 창에다 "netstat -na"라고 입력합니다. (분량이 많을 경우 "netstat -na | more"라고 입력합니다.)



[정상적인 네트워크 연결 상태]

인터넷이 느려졌다면?

악성코드에 감염되어 있터넷이 느려졌는지를 확인해 보세요. 내 컴퓨터의 네트워크 연결 상황을 확인하면 알 수 있습니다.
[시작]-[(모든) 프로그램]-[보조 프로그램]-[명령 프롬프트]에서 netstat -na를 입력하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MyV3SpyZero


TCP / UDP가 뭐죠?

자~ 이제 netstat -na를 입력한 것만으로도 우리는 보안전문가나 다름없습니다.

이 명령어의 출력결과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일단 "Proto"라고 표기된 부분은 프로토콜(Protocol; 규약)을 의미합니다.

간단히 설명해서 네트워크 상의 PC 들이 서로 통신하는 전송규약을 말합니다.

더 쉽게 설명하면, "내가 이렇게 보내면 이렇게 알아들어라~" 하고 미리 정의하는 약속을 말합니다.

어렸을 적에 친구들과 암호나 은어를 정해서 사용하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규약을 사용하면 남들이 우리가 무슨 이야기 하는지 알기도 힘들고, 우리는 많은 이야기 할 필요도 없이 몇가지 단어들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 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서로 알아듣기 위해서는 미리 정의를 해두어야 겠지요.


TCP라는 규약은 말할 때, 그 사람을 콕 찍어서 말하는 것입니다.

"철수야!"라고 먼저 그 이름을 부릅니다.

철수가 "왜?" 라고 대답하면 "내 말 좀 들어봐~" 하고 말을 시작하는 방식입니다.

UDP라는 방식은 그 사람 이름을 부르지 않고 그냥 이야기 해 버리는 방식입니다.

"철수야 놀자~"라고 그냥 철수쪽에다 대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이 방식은 확실성은 없습니다. 철수가 주목한 상태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므로 철수가 못 들을 수도 있습니다.

악성코드는 TCP방식을 사용합니다. 보다 확실한 전파를 이용한다고 할까요?

악성코드는 TCP방식으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철수야? 영희야? ..."등등의 이름을 쭈욱 불러댑니다.

그중에서 누군가가 "왜?"라고 대답한다면 그 사람에게 악성코드를 퍼뜨리게 됩니다.

때문에 이 TCP 부분만 주의깊게 보면 됩니다.


Local Address / Foreign Address는 뭐죠?

다음 줄인 Local Address 부분입니다. 이것은 내 컴퓨터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IP주소:포트번호"로 나타납니다.

그 다음 줄은 Foreign Address 입니다. 내 컴퓨터와 연결된 다른 컴퓨터입니다.


State는 뭐죠?

State를 보면 내 컴퓨터와 연결된 컴퓨터가 어떠한 상태인지를 알 수있습니다.

- LISTENING : 귀를 기울인다는 뜻입니다. 내 귀(포트)를 열어놓고 통신에 귀기울이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 SYN Sent : 이것은 "철수야~"하고 누군가를 부르고 난 후 그 대답을 기다리는 상태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악성코드에 감염되었을 때, SYN Sent 상태가 많습니다.)
- ESTABLISHED : 상대방으로 부터 "왜?"란 답을 듣고 통신이 맺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 Time Wait : 중간에 말을 쉬거나, 말을 다 듣고 통신을 끝내기 위해 잠시 기다리는 상태를 말합니다.


자~ 지금까지 "netstat -na"를 입력한 결과 화면에서 각각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알아봤습니다.

이제 이러한 결과 값이 어떤 상태일 때 악성코드 감염을 의심해야 하는지를 다음 편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인터넷이 느려졌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2)

네트워크 연결 상태가 어떤 형태일 때에 문제가 있는 건가요?

앞 편에서 악성코드에 감염되어 인터넷이 느려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내 컴퓨터의 네트워크 연결 상황을 확인하는 방법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그럼 네트워크 연결 상황이 어떤 모습이 때에 악성코드 감염을 의심해야 하는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앞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악성코드는 TCP 방식으로 "철수야? 영희야? ..."등등의 이름을 쭈욱 불러댑니다.



[악성코드에 감염되었을 때의 연결 상태]


위와 같은 형태가 악성코드에 감염되었을 때에 보여지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입니다.

특징을 뽑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포트"라는 말은 통신이 이루어지는 통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1. TCP 포트의 연결이 많다. (여러 사람을 동시에 부른다는 의미입니다.)
2. Local Address의 포트가 순차적으로 보인다. (내 컴퓨터의 포트가 많이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3. Foreign Address의 IP주소가 순차적으로 보인다. (여러 사람을 주욱 나열한다는 의미입니다.)
4. Foreign Address의 포트번호는 대부분 135, 139, 445, 6667 포트 등으로 일정하다.
(악성코드의 일반적인 특징입니다.)


위의 그림을 보고 현재 이 컴퓨터의 상황을 설명하자면, 어떤 프로그램이 내 컴퓨터의 모든 수 많은 통로를 열어 다른 임의의 사용자의 135번 포트로 신호를 보내고 그 신호에 대한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쉽게 말하면, 내 컴퓨터는 이미 악성코드에 감염이 되어 있고, 이 악성코드가 내 컴퓨터를 이용해서 다른 컴퓨터에 마구 접속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정도면 인터넷 속도는 매우 느려지게 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개념이 있습니다. "방향이 어느 쪽인가?" 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이렇게 네트워크 연결이 많은 경우 외부에서 내 컴퓨터로 마구 접속을 시도하는 것인지, 내 컴퓨터에서 외부로 접속을 시도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 부분은 오히려 간단합니다. "포트가 다양한 쪽에서 포트가 일정한 쪽으로"가 화살표의 방향입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면 내 컴퓨터의 포트는 다양하고 연결된 외부 컴퓨터들의 포트는 일정합니다.

이것은 데이터가 내부 →외부로 나가는 것이고, 외부로 무언가를 퍼뜨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 "외부 →내부" 일 때에는 악성코드에 감염된 것이 아닌가요?

그럼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자, 위에서 정리한 악성코드 감염시의 특징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1. TCP 연결이 많다. →맞습니다
2. Local Address의 포트가 순차적으로 보인다. →아닙니다
3. Foreign Address의 IP주소가 순차적으로 보인다. →맞습니다
4. Foreign Address의 포트번호는 대부분 135, 139, 445, 6667 등으로 일정하다. →아닙니다


2번과 4번의 경우가 다릅니다. 그럼 데이터가 움직이는 방향을 살펴봅시다.

"포트가 다양한 쪽에서 포트가 일정한 쪽으로"가 화살표의 방향이므로 이것은 외부 →내부로의 수많은 접속이 이루어 지고 있는 경우입니다.

때문에 이것을 악성코드에 감염된 경우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악성코드는 수많은 임의의 사용자에게 접속을 시도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는 내 컴퓨터가 일종의 서버로 사용되어 여러 사용자들이 내 컴퓨터에 접속해서 어떤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 발생하는 결과입니다.

그림을 보면 내 컴퓨터에서 80번 포트가 열려있습니다. 80번 포트라는 것은 주로 인터넷을 할때 사용되는 포트입니다.

따라서 이 결과는 내 컴퓨터가 웹서버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포탈 사이트의 웹서버에서 netstat 명령어를 입력한다면 위와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될것입니다.


자세히 살펴봤지만 정상인 것 같은데요?

네트워크 연결상태가 정상임에도 인터넷 속도가 느려졌다면 다른곳에서 원인을 찾아봐야 합니다.

프록시 서버 설정 때문에 인터넷이 느려질 수도 있습니다.

"프록시 설정 검색중..." 이라는 문구가 인터넷 익스플로러 왼쪽 아래부분에 나온다면 프록시 설정도 확인해 봐야합니다.

프록시 서버라는 것은 기업체나 관공서 같은 곳에서 사용하는 설정입니다.

개인 사용자인데도 이러한 메세지가 나온다면 프록시 설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있지도 않은 프록시 서버를 찾느라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는 것입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도구]-[인터넷 옵션] 항목에서 프록시 서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연결탭을 누르고 버튼을 누릅니다.



체크가 되어있는 것이 있다면 모두 해제합니다.


그래도 마찬가지인데요?

만약 프록시 설정과도 관련이 없는 경우라면, 인터넷 회선 제공업체로 문의하시는 게 좋습니다.

간혹 네트워크 유지보수 공사로 인해 속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네트워크 장애가 있다면 인터넷 회선 제공업체에서 해결을 해줄 것입니다.


자~ 지금까지 작업관리자 창시작프로그램, 그리고 nestat 명령을 통해 인터넷이나 시스템이 느려졌을때 악성코드로 인한 현상인지를 확인하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이 정도만 확인한다면, 어느 누구의 컴퓨터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라도 악성코드로 인한 현상인지 아니면 일반적인 컴퓨터의 오류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상증상이 악성코드로 인해 발생한 것이 분명할 때에는 바로 백신프로그램을 실행시켜 악성코드를 치료해야합니다.

또한 악성코드와 관계가 없을 때에는, A/S를 받아보거나 프로그램의 제조업체로 문의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가장 빠르고 현명한 방법입니다.

 

출처 : Tong - Ŀøυё 진이님의 ☆*PC의 모든것*☆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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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이 간 거울 창비아동문고 231
방미진 지음, 정문주 그림 / 창비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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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등 학생 시절을 늘 오빠의 그늘에 가려 살았다. 동네에서도 학교에서도 아무개의 동생일 뿐이었다. 더구나 공부도 잘하고 늘 학교 임원을 도맡는 오빠에 비해 난 정말 눈에 띄지 않는 아이였다. 공부를 아주 못한 것도 아니었건만  집안의 주인공은 항상 오빠였다. 성인이 된 후 친정엄마 말씀이 둘째인 나는 정말 있는 듯 없는 듯 키웠다고 했으니 나에 대한 대우가 어떠했을지 알 만하다. 그런데 그 시절 난 그런 상황을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속으로 불만이야  있었겠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사는 대가족 사이에서 계집애인 내가 목소리를 높일 기회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이 간 거울>에 나오는 수현이는 누나이면서도 동생 때문에 상처를 받는 경우이다. 수현이는 잘하는 것도 못 하는 것도 없는 지극히 평범하고 착한 아이다. 하지만 동생 재현이는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척척 박사에 변호사가 되는 꿈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른들의 관심은 당연히 동생에게만 쏠린다. 집에서도 동생 중심으로 생활이 돌아가고 심지어는 선생님들까지도 수현이가 아닌 재현이 누나로 인식해준다. 수현이는 점점 외로워질 수밖에 없다.

어른들이 재현이를 들먹일 때마다 상처를 받는 수현이, 그때마다 우연히 문구점에서 훔친 거울에 금이 간다. 자기도 당당해지고 싶고 따뜻한 관심을 받고 싶지만 어른들에게 지극히 평범하고 착한 아이는 눈에 띄지 않는다. 수현은 부모와 친구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고 느껴질 때마다 도둑질을 하게 된다. 도둑질을 하면서까지 관심을 받고 싶어했지만 아무도 수현을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도둑질이 반복되고 거울에 금이 가득해질 때까지 수현은 상처만 받는다. 사랑받고 싶은 수현의 마음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결국 수현은 일부러 선생님 지갑을 훔침으로써 자신의 도둑질을 만천하에 고한다. 들키고 싶어서 도둑질을 한 아이. 결국 자신이 범인으로 지목되자 수현은 자신을 짓누르던 답답함이 날아가버렸다며 엉엉 소리내어 운다. 수현의 "드디어 들켰다!"는 한마디가 가슴을 저리게 한다.

이 책에는 표제작 <금이 간 거울>을 비롯해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오늘은, 메리크리스마스>를 제외하고 모두 가족 관계에서 상처받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오빠의 닭>은 오빠가 학교 앞에서 사온 병아리가 커가며 성가신 존재가 되자 오빠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잡아 먹어버린다. 이로 인해 생기는 죄책감과 갈등을 여동생의 눈으로 보여준다.

<삼등짜리 운동회 날>은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술만 좋아는 경비원 아버지가  창피해서 운동회 날 못 오게 한다. 딸의 마음을 알고 있던 아버지는 골목 근처에서 딸을 기다린다. 일부러 늦게 오는 딸과 친구 은경이에게 자장면을 사주러 간다는 이야기에 아버지 김만득 씨가 슬그머니 좋아졌다. <기다란 머리카락>도 우울한 가족 관계 이야기이다. 가족간에 서로 관심이 없다. 아무도 서로 눈을 맞추고 얘기를 하거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집안에는 알 수 없는 긴 머리카락이 늘어난다. 다행스럽게 모두 손에 손을 잡으면서 화해는 이루어진다.

자라면서 자신의 모습을 쉽게 드러내려 하지 않는 아이들과 멀어져가는 가족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섬뜩했다. 아직은 어리지만 내 아이들도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도 있고,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이야기 좀 들어 달라고 비명을 지르기 전에 많이 안아주고 함께 해주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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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7-01-29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누구나 한번 쯤은 겪어본 직 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내가 이 집 아들이 맞을 까? 하는 의문부호. 하지만 수현이의 생각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네요. 열손가락 깨물어서 안아픈 손가락이 없을 텐데 어릴 때야 많이 서운 한 것이 사실이지요.

씩씩하니 2007-01-29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온전히 자기로 인정받지 못하구 누군가를 통해 자기 존재를 알아주는 세상 속에서 사람은 늘..외롭고 쓸쓸하지요....
많은걸 느끼게하는 동화인듯해요...
님의 솔직한 리뷰가 마음에 꽂힙니다.....

소나무집 2007-01-31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벽이라는 것이 성격이 내성적이고 소심한 아이들에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인가 봅니다.
 
 전출처 : 프레이야 > 불멸의 연인

 

제법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인데 다시 보았다. 연기파 배우 게리 올드만이 베토벤으로 열연했다. 괴팍해 보이고 섬세하면서도 열정 가득한 표정을 주름 하나까지도 잘 지어냈다. 역사적 인물을 영화화할 때면 인물의 모든 면을 다루기엔 제약이 있다. 어느 곳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조금은 달라지겠거니 하고 보게 된다. 베토벤의 작품들을 영화 전반에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볼륨을 높여서 보았다. 특히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의 선율이 듣기에 참 좋았다. 오케스트라는 헝가리의 유명한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가 담당하고 요요마가 첼로 협연을 했다고 한다.


베토벤이 병으로 죽은 1827년에서 시작하여 절친한 친구 쉰들러에 의해 그의 과거를 회상하며 격변의 시대, 격정의 인물에 빨려 들어간다. 유서에 남긴 ‘나의 천사, 나의 모든 것, 나의 분신’ 이라는 여성을 찾아 헝가리까지 가는 쉰들러에 의해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 과정에서 세 명의 여인이 드러나고 바로 그 정답의 연인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귀족의 여인이 아니라 가구제조공장의 딸이다. 어느 정도 복선이 깔려있었지만, '희극은 이제 끝났다'는 베토벤의 마지막 말이 쓴 웃음을 남긴다. 사랑의 오해와 질투와 끓어오르는 정염이 안타까웠다.


베토벤은 음악가로서 가장 민감해야 할 부분의 장애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극복하고 인간 승리의 본보기로 존경 받는 인물이다. 공화주의자였던 그가 나폴레옹이 황제로 즉위한 걸 보고 그에 대한 음악적 헌사를 지워버리고 그냥 ‘영웅’으로 제목을 달았다는 사실을 비롯해, 그의 혁신적이며 과감한 사상도 특기할 만하다. 베토벤은 아홉 가지 교향곡 모두 귀족들만이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다는 점에서도 새로운 시대정신을 지녔던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베토벤의 1802년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 전문을 읽고 가슴이 울렸던 기억이 있다. 비엔나로 온 이탈리아 백작의 딸 줄리에트와 헤어진 후가 이 유서를 썼을 즈음인데 영화에서는 이 유서가 나오지 않았다. 그랬다면 베토벤의 인간적인 고뇌와 숨겨진 고통 그리고 드러내 보이지 않으려했던 그의 다정함과 인간애를 좀 더 엿볼 수 있었을 것이다. 비장함 뒤에 감겨 있었던 폭풍의 소용돌이가 느껴지는 글귀들.

 



영화는 그런 면모보다 지나치게 격정적인 성격과 유년의 아픈 기억과 신체적 장애로 인해 형성되었음직한 부정적인 성격을 부각하는 듯 했다. 그가 언제부터 청력을 잃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하는데 줄리에트와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동기도 그의 장애였으니 대략 짐작은 할 수 있다. 그가 월광소나타를 연주하며 피아노 뚜껑에 귀를 갖다 대고 음파를 느끼는 장면과 그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당신의 아이를 가졌어요.’라는 연인의 말을 전혀 듣지 못하는 장면이 가장 안쓰러웠다.


모차르트와 같은 신동으로 유명세를 타게 하려던 아버지의 뜻에 잘 따르지 않자 모질게 학대 받던 장면은 정말 가슴 아프다. 어느 밤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맨발로 잠옷을 입은 채 달아나 캄캄한 호수에 몸을 누이고 하늘을 보고 누운 루드비히는 보석처럼 반짝이는 수많은 별빛 속에 잠겨있었다. 슬프면서도 황홀하리만치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이 장면은 ‘환희의 송가’와 함께 나오는데, 1824년 그의 교향곡 9번 합창을 지휘하며 초연을 하였을 때의 일화는 유명하다.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끝나자 우레 같은 청중의 박수소리를 못 듣고 계속 오케스트라 쪽을 보고 서 있는 그를 한 연주자가 돌려세워 주었고 청중들 중에 많은 사람이 젖은 눈가를 닦았다고 한다. 영화에서는 청중이 모두 기립박수를 보내고 나이 든 베토벤은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지휘를 하며 베토벤은 별빛 속에 누워있었던 그 때를 회상하며 감격스런 표정으로 눈시울이 젖어든다.


베토벤의 실제 불멸의 연인은 사촌이라고 하는데 영화에서는 좀 다르게 나온다. 그 역할을 한 배우, 개성 있는 얼굴이었다. 요한나 테르 슈테게 라는 배우였다. 이사벨라 로셀리니는 쉰들러가 추적해간 두 번째 연인으로 나온다. 아름다운 얼굴로 회고하기를 자신은 진정 루드비히를 사랑했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전원의 눈부신 풍경, 고풍스러움과 화려함을 보여주는 실내장식과 가구 등, 하나하나 볼거리가 많았다. 무엇보다 전편에 깔리는 베토벤의 음악을 듣는 게 덤이다.


슈베르트는 베토벤을 무척 존경했다고 한다. 그가 누워있을 때 찾아오기도 했고 베토벤이 죽은 후 이듬해 그도 슬픔을 못 이기고 죽음을 맞았다. 베토벤이 쉰들러에게 하는 대사에 그의 경탄스러운 음악철학 같은 게 담겨있다. 음악은 위험한 것. 음악은 작곡가의 그때 그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에 음악을 듣는 사람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작곡가는 들을 사람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곡을 쓴다고. 그러니 고스란히 작곡가의 마음에 빠져야하고 그렇게 되어야 그 음악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음악은 사람에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 이 말은, 음악적 야망을 꿈꾸었던 쉰들러가 그걸 접고 베토벤을 존경하며 평생 비서역할을 자청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진정한 예술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게 했다.


문득 드는 생각, 글은 어떤 것인가. 글은 음악만큼 위험한 것일까. 글을 쓰는 사람은 글을 읽는 사람을 염두에 전혀 두지 않고 쓰는가. 베토벤의 음악처럼 위험할 정도로 매료되는 강한 중독성의 글이면 정말 위험한 것인가. 독자의 취향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고 독자의 눈치를 살피며 다듬느라 '위험한' 글 한 편 쓰지 못하니, 베토벤 같은 영웅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 되지 싶다. 영화 제목 ‘불멸의 연인’은 고통 속에서도 불멸의 음악을 낳은 Ludwig Van Beethoven(1770-1827) 에게 바쳐도 좋을 이름이다.



- Immortal Beloved / 1995 / 버나드 로즈


- 2007년 내가 본 아홉 번 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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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옛 서울 - 진경산수화 3 보림한국미술관 10
박정애 지음 / 보림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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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서울은 학교를 다니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10년 이상을 머물렀던 도시이다. 지금 사는 곳도 과천이다 보니 여전히 서울의 그늘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복잡한 곳을 싫어하다 보니 서울의 장점보다도 단점들이 더 많이 보이고 종종 떠날 궁리를 하곤 한다. 그리고 서울이 여러 면에서 편리하긴 하지만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아름다운 옛 서울>은 이런 나의 생각을 잠시 접어두게 만들었다. 책을 다 보고 난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2, 3백 년 전 서울과 그 주변으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현대 도시로 탈바꿈한 서울 속에 숨어  있는 옛 서울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고 정이 갔다. 그리고 갑자기 서울이 좋아지면서 구석구석 찾아다니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단지 몇 장의 옛 지도와 그림 속에서 서울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된 것이다.

그동안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드나들면서 수없이 보아왔던 옛 지도와 그림들, 난 그때 무엇을 보았는지 모르겠다. 정선이나 김홍도 같은 유명한 화가의 이름과 작품 제목에 눈도장만 찍고 지나쳤던 게 틀림없다. 정선이나 심사정, 임득명의 그림에서 서울의 모습을 본 기억이 없으니 원....

보았으되 기억에 없는 것은 잘못 보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도를 포함한 옛 그림을 제대로 읽는 법을 가르쳐준다. 작품에 담긴 옛 사람들의 생각과 삶을 하나하나 풀어 보여줌으로써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미술사학을 전공한 저자가 구어체로 쉽게 그림을 설명해주니 누구나 친근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다.

옛 지도는 대부분 회화체로 아름답게 그린 것이 많아 그림 대접을 받는다. 특히 산이나 숲을 진경산수화법으로 표현한 지도는 그림 같은 지도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준다. 대부분 나라에서 필요에 의해 궁중 화가들을 동원해 제작한 경우가 많아 김정호의 지도를 빼면 작가 미상인 경우가 많다.  정조 때 제작된 <도성도>는 회화식으로 그려진 서울 지도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산을 활짝 핀 꽃처럼 사방으로 펼쳐놓은 점이 재미있다.

작가 중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사람은 단연 정선이다. <인왕제색도>는 시커먼 바위와 수목의 진한 먹색이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정선의 <목멱산도>는 애국가에 나오는 '남산 위에 저 소나무'를 연상시킨다. 목멱산은 남산의 옛 이름으로 당시 사람들이 세속의 출세나 번잡함에서 벗어나는 공간이었단다. 남산 그림에는 꼭 소나무가 등장한다는 걸 보면 남산은 옛부터 소나무 숲이 무성했던 모양이다.

옛 사람들은 임금이 계신 궁궐의 모습도 많이 그렸다.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작자 미상의 <동궐도>는 조선 시대 궁궐의 모습을 속속들이 보여준다. 그 크기가 세로 3미터, 가로 6미터의 대작이다. 왕 이하 2천 명 이상이 살고 날마다 수백 명이 드나들던 궁궐의 위엄을 느낄 수 있다. 기회가 된다면 꼭 직접 찾아가 보고 싶은 그림이다.

임득명의 <가교보월>은 청계천 광통교에서 행해진 다리 밟기 장면을 그린 것이다. 기와집 사이로 흐르는 청계천이란 뜻의 그림 제목 그대로이다. 2005년에 복원된 청계천의 모습을 실어놓아 비교해 볼 수 있다. 현재의 빌딩 숲과 당시의 기와집이 대조적이다. 아마 이런 그림들을 참고해서 현재의 청계천도 복원하지 않았을까 싶다. 

맨 뒤엔 이 책에 실린 화가들을 시대별로 간단하게 정리해놓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고, 어려운 미술 용어 풀이도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장정 또한 아주 고급스러워 책이 더 돋보인다.

이젠 미술관에서 만나는 옛 그림들이 살아서 다정하게 말을 걸어올 것만 같다. 나도 그냥 스쳐 지나치지 않고 반갑게 다가서서 주절주절 이야기를 나누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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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7-01-26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에 대한 이해를 통해 서울을 더 사랑하게 되는 책일듯한걸요?
저는 시골사람이라 높은 건물 즐비한 서울 가면,,왠지 답답해요,,,서울서 사는 4년...넘 싫었던 기억나요,,,ㅋㅋ
근대 서울분들은 시골 오면,,서울이 그립다고 하든대....ㅋㅋ

소나무집 2007-01-26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 떠나면 큰일 나는 줄 아는 사람들도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