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즘 팔자에 없는 주경야독을 하느라 쪼~매 힘들다. 원주에 와서 시작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국어지도사가 올해로 3년차가 되었다. 작년까지는 한국어 선생의 자격이 관련 학과를 나온 사람이었는데 올해 국어기본법 시행령이 바뀌면서 한국어교원 3급 이상 자격증을 가지고 있거나 한국어교원양성과정 120시간을 이수하고 정부기관이나 시민단체에서 교수 경력 120시간 이상인 사람으로 강화되었다.
그 결과 지금 한국어 선생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도 120시간 교육을 받지 않으면 재계약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지침이 내려왔다.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국가에서 인정하는 한국어교원양성과정을 들은 사람만 한국어 선생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3월부터 거금(수강료만 100만원)을 내고 지역 대학교에서 한국어교원양성과정을 듣고 있다.
낮에 세 시까지 수업을 마치고 들어와서 집안일이랑 저녁 준비 간단하게 해놓고 월화수 연달아 하루 세 시간씩 밤에 가서 수업을 듣는데 수요일이 되면 아, 힘들다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형광등 불빛 아래 눈이 빠지게 ppt 강의안을 쳐다보며 필기를 하는 게 장난이 아니다. 늘 밤늦게까지 일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그나마 난 대학에서 전공도 했고 편집부에서 일한 경력이 있어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강의는 어렵지 않았는데 관련 없는 일을 했던 분들의 한숨 소리가 강의실 이쪽 저쪽에서 터져나온다. 물론 나도 음운론이나 언어학, 문법론 같은 건 어렵긴 마찬가지. 교수님은 예습 복습을 하라는데 집에 들어오면 틈틈이 신경 쓸 일 투성이인 아줌마 처지에 그게 어디 쉬운 일이라야 말이지.
한국어교원 3급 국가자격시험은 6월에 교육 과정이 끝나면 9월에 필기, 11월에 면접... 최종 합격률이 10% 대라고 한다.1, 2차 모두 서울에 가서 봐야 하는데 강의 시간마다 교수들이 겁을 잔뜩 주니 시험에 대한 부담이 장난이 아니다.
*** 혹시 한국어 선생님을 하고 싶은 분은 전국 웬만한 대학교(수강료는 대학교마다 조금씩 다른 듯)에 개설되어 있는 과정이니 미리 이수해놓고 한국어교원자격증까지 따시길...
*** 요즘 젊은이들에게 외국에 나가 한국어 교사를 하는 게 인기가 있는지 같이 강의를 듣는 대학생도 꽤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