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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 꽃들아 - 최병관 선생님이 들려주는 DMZ 이야기
최병관 글.사진 / 보림 / 2009년 5월
평점 :
주말에 딸아이가 통일 관련 그림을 그린다며 법석을 떠는 걸 보니 6월이 왔구나 싶다. 해마다 같은 주제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데 우리 딸의 주제는 한결같다. 북한의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다.
올해는 8컷짜리 만화를 그렸는데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져 있고 남북을 상징하는 두 사람이 흥~ 하고 등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 기억난다. 그리고 서로 조금만 이해하면 평양중학교 학생과 자신의 중학교 아이들이 만나서 함께 놀 수 있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림 사진을 찍어놓을껄~)
딸아이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동안 난 DMZ 의 사계절이 담긴 이 책을 꺼내 들었다. 서쪽 임진강에서 동해 고성까지 이어지는 철조망의 길이가 249.3 킬로미터라고 한다. 이 철조망은 산과 들을 둘로 나누어놓고 벌써 60여 년 세월을 보내고 있다. 그 덕에 사람의 흔적이 닿지 않은 비무장 지대의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그리고 평화롭다.
하지만 끊어진 철길, 녹슨 탱크와 포탄, 지뢰 표시 등 외면할 수 없는 전쟁의 흔적을 보며 우리는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북한 쪽 초소에 걸려 있는 월북 환영 포스터 사진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멀어지고 있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만큼이나 생경스럽다.
사실 나도 언론에서 북한 관련 뉴스가 나올 때 아니면 북한이나 통일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는다. 그런 면에서 보면 학교에서 6월에 한 번씩 하는 통일 관련 행사가 아이들에게 한국전쟁을 상기시키고, 통일과 평화의 중요성을 생각해볼 기회를 주니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도 있겠다.
이 책은 사진과 짧은 글로 이루어져 있어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기에 아주 좋다. 그리고 책말미에는 비무장 지대와 민통선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나와 있어 한국전쟁과 현재 북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볼 수 있다.
빨리 철조망을 걷어내고 풍경에서 느껴지는 그 평화가 그대로 이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