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127시간>에 대한 기대가 무척 컸다. 우리 가족이 미국 여행을 할 때 잠시 들렀던 캐년랜드 국립공원이 배경이었기 때문이다. 배우의 연기라든가 재미를 떠나 우리가 걸어왔던 낯설고 아름다운 풍경들을 다시 한번 볼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 때문에. 하지만...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너무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간 탓도 있겠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아름다운 영상을 담아내지는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너무 주인공 한 사람에게만 집중했음.
캐년랜드 국립공원은 미국의 국립공원 중 그다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국립공원은 아닌 듯했다. 영화에서처럼 사람이 조난을 당해도 며칠씩 구조조차 될 수 없을 정도로 인적이 드문 곳이니까. 그러니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딱인 곳이 캐년랜드라는 생각도 든다.
여행을 다녀온 지 2년이 다 되어가니 가물가물하다. 여행 정리를 하다 중단한 아쉬움(이제라도 다시 써볼까 싶기도 하고)이 내내 있었는데 오랜만에 사진을 보니 미국의 낯선 지형에 신기해하고 감탄하고 지루해했던 기억과 함께 새삼 힘들었던 기억도 떠오른다. 4~5시간을 가도 내내 비슷비슷한 풍경에 신물이 나서 힘들게 운전하는 남편에게 "여길 꼭 가야 하느냐고" 짜증을 내기도 했다.
우리는 캐년랜드에서는 협곡 트레일 같은 건 하지 않았다. 단지 뷰포인트(전망이 아름다운 곳) 몇 곳을 둘러보고 왔을 뿐이다. 협곡 트레일을 하기 위해서는 국립공원 사무소에 신고도 해야 하고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는데 영화 속 주인공은 너무나 가볍게 떠나더라. 영화를 보고 얻은 교훈은 여행을 떠날 땐 반드시 주변 사람들에게 행선지를 알리고 미련하리 만큼 준비를 철저히 하라는 것!!!
캐년랜드 가는 길에 만난,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흔적인 뉴스페이퍼락. 역사 유적지로 보호 관리하고 있었다.
캐년랜드 국립공원 사무소 앞에서.
영화 속 주인공 아론도 정보를 얻기 위해 이런 곳에 들렀다.
캐년랜드를 상징하는 바위들.
드넓은 캐년랜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가는 중.
협곡이 얼마나 많으면 국립공원 이름 자체가 캐년랜드일까?
발 밑은 바로 낭떠러지. 겁 많은 우리 딸, "엄마, 앞으로 가지 마세요."
아마 <127시간>에 나오는 아론은 저 멀리 어디쯤에 있는 말발굽 협곡에서 조난을 당한 게 아닐까 싶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그다지 안 넓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차로만 돌아도 며칠이 걸리고, 지평선 가늠조차 안 될 정도로 넓은 지역이었다. (2009년 4월 26일에 찍은 사진들)
사실 처음엔 영화 감상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했는데 알라딘에서는 영화 검색은 안되고 책만 있어서 옆길로 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