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아, 보고 싶구나. 완도를 떠올리면 많은 것들이 떠오르지만 바다와 몇몇 사람들은 잊을 수가 없단다. 그 몇몇 중 한 사람은 바로 너야. 넌 선우의 친구지만 난 네가 좋았단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말할 줄 알고, 뜻한 바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너의 쿨한 성격이 정말 좋았거든. 선우에게 그런 성격 좀 배우라고 잔소리도 많이 했단다. 너를 좋아해서 그랬는지 기분 나빠하지 않더라!!! 

얼마 전 너의 엄마 전화를 받았는데 역사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더구나. 6학년 사회가 장난이 아니지? 나도 선우 사회책을 보고는 깜짝 놀랐단다. 그동안 역사책 읽기를 게을리했다면 좀 힘들겠구나 싶었어. 선우는 그동안 사극 보기와 역사책 읽기를 즐겨하더니 지금은 물 만난 고기처럼 즐겁게 사회 공부를 하고 있어. 커서 역사학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정도로 역사가 재미있대. 요즘 선우는 되고 싶은 게 넘 많아~

지금 우리나라는 고등학교에 가면 국사를 선택해서 공부한대. 이건 정말 슬픈 일이야. 학교에서 내 나라의 역사를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가르치는 나라는 전세계 우리나라밖에 없지 않을까 싶어. 역사는 우리나라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부해야 할 의무가 있는 거야. 네가 어디 가서 무슨 일을 하고 살던 너의 뿌리는 대한민국이야. 우리 역사를 모르고 너를 지켜갈 수는 없어.  

내가 완도에서 지켜본 너는 역사책 읽는 걸 좀 싫어했는데... 이삭아, 역사를 공부로 생각하지 마. 역사를 단지 외워야 하는 공부거리로만 생각하지 말란 얘기야.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로 이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해봐. 어제 없이 오늘이 없듯, 오늘 없이는 내일도 없는 거야. 어제나 오늘의 일이 잘못되었다면 내일도 바르게 살 수 없어. 역사 하나하나가 내가 살고 있는 오늘과 이어진다고 생각해보면 더 의미가 있을 거야. 

역사를 공부하면서 무작정 외우려고 하지 마.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왜 그런 인물이 나타날 수밖에 없었는지 생각하다 보면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게 되고 결국 사회를 보는 눈도 넓어진단다. 세상에는 자기들 입맛에 맞게 역사를 해석하는 사람들도 많아. 바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역사를 왜곡하는 거지. 이렇게 이익을 위해 역사를 이용하거나 바른 역사관을 갖지 못한 이들이 지도자가 되면 민족을 고난에 빠뜨리기도 하고 역사가 퇴보하는 순간을 겪기도 해. 지금처럼 말이지.ㅜㅜ

나는 네가 바른 역사관을 갖고 어른으로 성장해갔으면 좋겠어. 그래서 내가 선우랑 함께 읽었던 책 몇 권을 골라보았어. 역사를 처음부터 통사 중심으로 읽으려고 하면 당연히 재미가 없어. 그래서 난 선우에게 인물, 유물, 사건 등 주변머리 책부터 읽도록 했어. 특히 5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역사 인물에 관한 책을 많이 읽도록 했단다.  

     

선사시대는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면서좀 허술하게 넘어가는 부분인데 얼마 전 이 두 권의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 6학년이 보기에는 좀 유치한 감도 있지만 신석기와 고조선 아이들이  쓴 일기 형식의 책이라 부담없이 읽으면서 당시 사회를 그림처럼 그려볼 수 있단다.     

 

 

강화도는 선사 시대에서부터 고려, 조선 시대, 근대까지 우리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동네야. 이 책은 강화도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을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으니까 꼭 읽어보도록 해. 

아직 강화도에는 못 가봤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더 가고 싶어지더라.  

 

  

 

 

 

 

 

   

노빈손 한국사 시리즈는 선우가 마르고 닳도록 보는 책이야. 신간이 나오면 사달라는 성화에 제일 먼저 사주는 책이기도 하지. 사실 이 시리즈는 깊이 있는 역사책은 아니야. 그런데 노빈손이라는 아~주 유명한 캐릭터를 통해 역사 속으로 들어가볼 수 있는데 순식간에 책 한 권을 다 읽을 수가 있어. 역사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이 책은 단숨에 읽어버리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책을 다 읽고 나면 더 깊이 있는 역사책이 읽고 싶어진다는 거야!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중에는 잘못된 것도 상당히 많단다. 의도된 역사 왜곡도 있고, 일제 시대에 일본 사람들 입맛에 맞게 기록한 역사를 지금까지 사실로 알고 있는 경우도 많아. 그래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책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 책도 바로 그런 책 중 하나란다.   

   

 

지금까지의 우리 역사는 남자들의 역사라고 할 정도로 역사 속에서 여자들의 역할은 부각된 적이 많지 않아. 하지만 여성들이 없었다면 우리 역사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는 거 다 알고 있지? 선사 시대부터 현재까지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야. 이삭이도 여자니까 이 책은 꼭 읽어보도록 해. 여자로 태어난 것에 대한 자부심이 팍~ 생길 거야.   

 

 

  

이 책은 KBS 역사 프로그램인 <역사야 놀자> 제작팀이 쓴 책인데 역사 속 우리 임금, 과학 기술, 인물 등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해볼 수 있도록 해줘서 아주 흥미롭게 읽었어. 특히 패륜의 군주로 알려진 광해군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해준 점도 좋았어.

   

 

 

<한국사 편지>는 우리 역사를 선사 시대부터 현대까지 다룬 통사야. 처음부터 이런 책을 읽으면 재미없지만 앞에서 말한 인물이나 유물, 유적에 관한 책을 많이 읽고 나면 이런 통사를 읽으면서 정리하고 싶어져. 선우는 6학년 올라가더니 사회 시간에 배우는 시대에 맞춰가며 여러 번 반복해서 읽더구나.

어제는 선우가 역사 공부를 꼼꼼하게 하다 보니 <한국사 편지>에 없는 내용이 많다며 좀더 자세하게 나온 책을 사 달라고 하더구나. 역사란 알면 알수록 더 궁금해지는 분야라서 그런가... 그래서 요즘 좀더 깊이가 있으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역사책을 찾고 있는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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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7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0 0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6-18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한테도 도움되는 페이퍼네요. 감사의 추천~ 꾹!
사계절 역사일기 참신한 역사공부책이라 좋았어요. 리뷰는 아직 안썼지만...
명탐정, 세계 기록 유산을 찾아라, 이번 여름방학에 역사논술 교재로 선택했어요.
창비 사이트에 논술자료가 나와 있어 부담없이 선택했어요.^^

소나무집 2010-06-20 09:05   좋아요 0 | URL
이번 방학에도 역사 논술 하시는군요.
님의 열정적인 수업이라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6학년 사회는 역사 공부 제대로 안 하면 큰일 나겠더라구요.
울 딸은 젊은 담임이라서 역사 신문도 만들고 연극도 하고 역사 속 인물 인터뷰 같은 것도 하면서 재미있게 수업을 하더라구요.

순오기 2010-06-22 20:18   좋아요 0 | URL
방과후학교는 방학이 아니면 아이들 오는 시간이 제각각이라 논술수업 하기 힘들어요. 이번엔 4,5,6학년이 같이 수업하려고 기록문화유산을 선택했지요.^^

꿈꾸는섬 2010-06-18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좋은 편지글이에요.^^ 정말 많은 도움이 되겠어요.^^

소나무집 2010-06-20 09:07   좋아요 0 | URL
이삭이는 완도에서 저랑 같이 논술 공부를 했던 선우 친구예요. 재주가 많은 아이인데 역사를 싫어해서 엄마가 걱정을 많이 하더라구요. 집에 있는 책만 올렸는데 삼국시대랑 고려 시대가 부실해요.

세실 2010-06-20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준별 역사에 관한 책이군요. 이삭이가 참 행복하겠네요.
음 한국사 카페 추천합니다^*^

소나무집 2010-06-22 06:42   좋아요 0 | URL
한국사 카페는 장콩 선생님의 역사관이 마음에 들어서 한 번 봐야지 하고 있었어요.

같은하늘 2010-06-22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에 관심없는 우리 아이도 앞으로 봐주어야할 책들인것 같아서 저도 찜해고 갑니다.

소나무집 2010-06-22 06:42   좋아요 0 | URL
역사에 관한 책은 어려서부터 수준별로 꾸준히 읽어야 커서도 거부감 없이 읽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