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휴에 친정엄마 생신도 있고 해서 친정에 갔는데 그날 마침 모내기를 하셨다고 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모내기는 다 끝났고, 뜬모를 하러 가시려던 참이었다. 친정아버지께서 논구경이나 하라며 외손주들을 몽땅 데리고 가셨다.
나도 모내기를 하는 걸 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던 참이라 함께 따라 나섰다. 요즘 모내기야 모두 기계로 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모내기하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내가 우리 아이들 만했을 적엔 모내기철만 되면 결석하는 친구들이 여럿 있었을 정도로 바빴고, 학교에서 단체로 모내기 봉사를 나가기도 했는데...
염치없게도 나는 결혼하고 내내 친정에서 쌀을 가져다 먹었다. 밥을 먹을 때마다 아이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께 고마운 마음을 가지라 일렀지만, 논이 집에서 좀 멀다 보니 한번도 친정집 논에 데려가 본 적은 없었다.
친정아버지 혼자 뜬모를 하고 아이들은 논 끝에 옹기종기 앉아 놀고 있다. 뜬모란 기계로 모를 심으면 군데군데 모가 자리잡지 못하고 뜨는 경우가 있는데 그 부분에다 손으로 모를 심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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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 심기 전의 모판. 예전에는 집에서 볍씨를 뿌려서 모판 만드는 것도 큰일이었는데 요즘은 이렇게 자란 모판을 팔기도 하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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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판을 가져오라는 할아버지의 심부름을 하는 2학년 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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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논에는 못 들어가고 논둑에 앉아서 모를 심어보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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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이 바지를 걷어 올리고 용기를 내어 논에 들어갔다. 맨발에 닿는 진흙의 감촉에 깜짝 놀라고, 거머리가 나와서 꽉 물을 거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놀라고...
할아버지의 뜬모 심는 기술을 전수받아 열심히 모를 심는 중. 딸아이, "해보니 재미있어요." 그러자 할아버지의 말씀, "잠깐이니 재미있지 하루 종일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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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끝에 앉아 놀던 우리 아들과 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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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격려에 논으로 들어간 아들, 생각보다 발이 깊이 빠져서 깜짝 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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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를 심어보니 할 만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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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 시간 정도 할아버지랑 논에 있다 온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고생하는 걸 조금이라도 느끼고, 그동안 먹은 쌀밥이 그냥 밥상 위에 올라오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길...
*** 읽어보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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