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지    

                             박경리  

 

원주는 추운 곳이다. 

겨울이 아닌 때도  

춥다. 

어깨 부빌 거리도 없고 

기대어볼 만한 언덕도 없다. 

 

원고지 이만장 십일만원 

안다고 하는 사람한테 사고 

다음 날 문방구에서  

원고지 이만장  

육만원에 샀을 때 

진정 나는 추워서 떨었다. 

 

그러나 

서울 갔다 오는 날 

서원대로 들어서면  

고향을 돌아온 듯 

마냥 마음이 놓인다.

  

***  단구동 박경리 선생 옛집에 걸려 있는 이 시를 읽으면서 원주가 객지인 나도 백배 공감을 했다. 나도 원주가 춥다. 봄이 왔는데도 어깨 부빌 언덕도 거리도 만들지 못한 나의 원주는 여전히 춥다. 겨울에도 상록수가 무성하던 남도에 익숙해진지라 앙상한 원주의 겨울 나무들이 나를 더 춥게 만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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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0-04-27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곳은 이곳보다 더 춥군요.
올봄은 정말 왜 이리도 추운지.. 아직도 가끔 보일러를 켠다니까요.
박경리 옛집도 가보고 싶어요.

소나무집 2010-04-27 16:23   좋아요 0 | URL
올봄 정말 춥지요? 부산도 추웠나 보네요.
오늘도 원주는 바람에 비에 엄청 춥네요.
언제 한번 원주 오셔서 박경리 선생 옛집에도 꼭 가보세요. 선생의 손때가 묻은 유품들이 많아요.

노이에자이트 2010-04-27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서지방이 영동지방보다 더 춥습니다.원주 영월이 매우 춥지요.충북도 춥고요.

소나무집 2010-04-28 08:50   좋아요 0 | URL
가장 따뜻한 남도에 살다 와서 그런지 원주가 유난히 춥더라구요.

순오기 2010-04-30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8월에 단구동 옛집과 토지문화관 옆 주택도 살짝 기웃거리고 왔어요.
객지는 어디든 춥겠지만 원주는 더 추운 곳이군요.
어여 부빌 언덕도 만들어 보셔요.^^

소나무집 2010-04-28 08:52   좋아요 0 | URL
순오기 님, 원주에 한번 더 오세요.
제가 박경리 선생 옛집은 공부해두었다가 꼼꼼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객지는 서러워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적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더 많이 걸리는 것 같아요.ㅠㅠ

2010-04-28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30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10-05-05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옆동네로 이사가는 것도 버거워 엄두를 못내고 있는데... 남도에서 사시다 원주까지 정말 먼 여정이네요. 소나무집님 말씀처럼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 만나는것도 힘들고 적응하는것도 힘든것 같아요.

소나무집 2010-05-07 11:23   좋아요 0 | URL
이제 멀리 다니는 이사는 하고 싶지 않네요. 새로운 내 자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넘 힘들어서리... 님도 이사를 하시려면 이래저래 신경 쓸 것도 많고 힘들겠어요.

꿈꾸는섬 2010-05-06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쓸쓸해요. 가슴에 한바탕 바람이 쓸고 지나가니 더 춥네요.
마석도 엄청 추워요. 올봄엔 유나히 더 추웠구요.
한해두해 정이 쌓이면 덜 추워지겠죠.^^ 힘내세요.

소나무집 2010-05-07 11:24   좋아요 0 | URL
그죠. 객지 와서 얼마나 쓸슬했을까 시에서 다 느껴지죠?
지난 겨울 봄 내내 유난히 추웠고, 사람 사귀는 걸 힘들어 하니 더 추운 것 같아요.
님은 마석 떠나지 말고 계속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