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간에 세계자연 유산에 대해 배운 딸아이가 제주도에 만장굴이 있느냐고 물은 지 어~언 1년 만에 드디어 만장굴(홈페이지 바로가기 클릭)에 다녀왔다.
유네스코에서 탁월하게 아름다운 지역이나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의 서식지 등을 자연유산으로 지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최초로 제주도의 화산섬과 용암 동굴이 세계자연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한라산 천연 보호 구역과 거문오름용암동굴계(거문오름,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성산일출봉 응회구 등 제주 면적의 10% 나 세계자연 유산으로 지정되었다네. 제주 며느리로 살면서도 난 딸랑 만장굴만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줄 알았는데 이렇게나 여러 곳이었다니 놀라워라!
만장굴은 거문오름 용문동굴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일하게 공개된 동굴. 20~30만 년 전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해안까지 이동하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폭이 5 미터, 높이가 5~10 미터, 길이는 7.4 킬로미터인데 입구에서 1킬로 지점까지만 개방하고 있었다.
아이들 또래도 비슷하고 마음이 맞는 형님 덕분에 제주에 가면 구경을 잘 하고 온다. 별로 표현한 적은 없지만 늘 감사한 마음이다. 주차를 하고 매표소 쪽으로 올라가고 있는 큰집 식구 다섯 명과 우리집 식구들.
매표소 옆에 붙어 있는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사진. 입장료가 어른 2천원, 아이들 천원이었지만 세계 자연유산 지정 2주년 기념으로 한 달간 무료라고 했다. 음, 무료라니 더 기분이 좋아~
동굴 입구에서 12살에서 7살까지 아이들이 차례로 줄을 서서 모두 점퍼 하나씩 더 입었다. 이유는 몇 발짝 옮기지 않아서 바로 알게 되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고 한참 걷다 보니 너무 추워서 소름이 오싹오싹. 한여름 피서 가기에 딱 좋은 장소가 아닐까 싶다. 만장굴에 갈 계획이라면 겉옷 하나쯤은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하이힐을 신은 사람은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 모르고 온 사람들을 위해 매표소에서 편한 신발을 빌려주는 듯했다.
굴 양쪽으로 작은 전등을 밝혀 놓았지만 그래도 엄청 컴컴한 걸 보니 동굴이 맞네!
만장굴의 명물 돌거북이다. 용암이 떨어져서 남은 흔적인데 제주도 모양을 닮았다고... 이 앞을 지나갈 때 자동 음성 안내기에서 나온 말씀이다.
용암이 흐르면서 남긴 줄무늬 흔적. 자연만이 할 수 일이지 싶다.
용암이 흐른 흔적.
상어 이빨처럼 생긴 용암 종유.
거대한 용암 석주가 서 있는 곳이 1킬로 지점인데 더이상 들어갈 수 없다. 공개하지 않는 동굴에서는 현재도 계속 변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보호가 필요하단다.
사진을 찍어주신 아주버님만 빼고 모두 스마일!
가족 사진 뒤로 보이는 거대한 용암 석주.
돌아 나가는 길. 아들과 아빠가 오랜만에 다정하게.
만장굴의 입구 모습. 만장굴은 근처 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을 데리고 체험 학습을 나왔다가 처음 발견했다고 한다. 아마 아이들이 뚫려 있는 구멍이 신기해서 우르르 들어가 본 건 아닐까?
동굴 밖으로 나가느라 계단을 올라가는 아이들. 밖으로 나오니 따뜻하게 느껴질 정도로 동굴 안의 기온이 서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