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좋다 -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삶
프란치스카 무리 지음, 유영미 옮김 / 심플라이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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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술과 혼 밥이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혼자 밥을 먹고 왔다고 하면 주변에서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본다. 아무 일도 없이 혼자 밥을 먹는 것은 아직 이상한 일일까?



이혼 후 혼자 살게 된 저자가 느낀 혼자가 주는 시간의 힘과 자유에 대한 이야기는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들이 열거 되어 있다.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혼자가 되어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꼭 한 두 시간은 필요 하겠지만 그 혼자만의 시간이 계속 영원하다면 그것이 행복할 것인가에 대한 화두의 답도 있다.





얼마 전 모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대가족일수록 행복지수가 높고 오래 산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궁금했다. 그와 반대의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은 이 기사를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라는 것일까? 남의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는 사회는 늘 혼자 있는 사람들을 혼자 두려고 하지 않는다. 결혼이 늦으면 왜 결혼이 늦는지. 애를 낳지 않으면 왜 애가 없는지, 한명만 낳으면 혹은 그 한명이 아들이라면 엄마에게는 딸이 있어야 한다며 딸을 낳기를 강요한다. 그렇게 딸을 낳으면 행복하다는 걸까? 결국 누구의 선택이 아닌 나의 선택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 선택의 옆에 놓인 참견은 때론 나의 행복을 갉아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


“통계를 믿지 말기를 권한다. 무엇보다 당신 자신의 생의 감정과 경험에 어긋나는 통계는 믿지 말라. 결혼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독신자들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하며 수명도 길다고 말하는 연구들이 있다. 그럴 수도 있다. 그것은 누구를 대상으로 조사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40대 후반에 불행한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난생처음으로 해방감을 누리며 오로지 자기 자신이 되어 살고 있는 중년 여성에게 묻는 것과, 그전까지 집안 살림을 온통 다 맡아 해주고, 온갖 자질구레한 일을 처리해주던 아내를 잃은 뒤로 냉동 피자와 담배로 연명하고 있는 중년 남성에게 묻는 것은 천지 차이다” 45쪽

저자는 혼자 있는 삶을 외롭겠다는 시선을 주지 말 것을 원한다. 혼자 있으므로 얻어지는 것이 많은데 혼자 있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알지 못하니 그 참견은 거둬 두시라. 둘이 있어 행복했다면 싱글만이 얻을 수 있는 행복 또한 많다는 것을 잊지 마시라.



“싱글이 된 지 오래되었든 얼마 안 되었든 간에, 자신이 무엇에서 해방되었는지를 의식하라. 외로움이 엄습하면 파트너 관계를 전반적으로 미화하고, 예전에 자신이 경험했던 관계를 그리워하게 된다. 하지만 기억은 속이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예전에 힘들었던 감정들을 떠올려보라.

헤어지고 난 뒤 어느 정도 지나면, 슬픔과 아픔이 다 물러가고 더 이상 과거를 동경하지 않는 시점이 온다. 대신에 안도감, 기쁨, 호기심이 솟아난다. 이 시가에 얻는 보물은 소중하다. 나는 다시금 온전히 나의 것이 된다.” 61쪽

그간 주도적인 삶을 살지 못했다면 혼자가 된 자신을 돌아보며 주도적은 삶을 살아 갈 수 있길 바란다. 그런 부분에서 저자가 하고 싶은 얘기가 참 많았지만 그 내용은 어쩌면 이 부분을 위한 얘기가 아니었나 생각되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독일인인 그녀도 혼자인 삶이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에 부담스러웠다는 얘기를 했다. 혼자 인 그녀가 마지막까지 혼자 있을 생각을 하며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개인이 주어진 환경에서 선택한 삶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세상이야말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주변의 참견이 없고 다름을 이해 할 수 있는 그 중요한 포인트를 서로 인정해주는 삶. 꼭 혼자가 아니더라도 둘인 삶, 혹은 더 많은 가족과 함께 하는 인생이라도 그런 차이를 이해해주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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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초 베트남에 다녀오고 힘들었다. 너무 더웠다. 더위에 크게 약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곳은 정말 더웠다. 두바이에서 느낀 더위와 너무 다른 동남아시아의 여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더 덥다고 한다. 호이안의 저녁이 너무 좋아서 또 가고 싶지만 여름은 피해서 가야 겠다. 체감 온도 40도는 견딜 수 없었다. 두바이는 그래도 몰에 들어가면 너무 시원하고 어디든 가면 에어컨 없는 곳이 없었는데 호이안은 가게도 대부분 에어컨이 없으니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 봉하에서도 더위를 먹고 왔다. 그런 상태로 나에게 찾아온 어지럼증은 나를 힘들게 했다.

 

 

앉아도 누워 있어도 어지러워 걷지를 못 했다. 괜찮아져서 병원에 안가고 나면 다음날 너무 힘들고를 반복해서 게으름을 피우다 병원을 찾았다. 사실 가고 싶지 않았다. 병원에서 나의 병명을 듣고 싶지 않았다. 듣고 나면 우울할 것 같았다. 하지만 새벽에 잠들다가 벌떡 일어나 이렇게 있다간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신을 차리고 병원에 갔다. 내가 아프면 혼자 남을 우리 집 돼지 고양이는 누가 키우나 걱정이 앞서서 정신을 차리기로 했다.

 

 

 

아픈 날을 보내고 나니 한 달 동안 책을 한권도 읽지 못했다. 책을 읽으면 밀려오는 현기증에 책상에 앉아 있다가 이내 바닥으로 누워버렸다. 잠을 청해도 어지러워 잠을 잘 수도 없었다. 책을 읽을 수도, 잠을 잘 수도 없는 현기증은 약을 먹으면서 점차 나아지고 있다. 살 것 같다. 물론 다 괜찮아 진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앉아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책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울적해졌다.

 

 

다행이다. 정신없는 이 와중에 책을 읽을 생각도 하고 읽고 싶은 책 목록들을 만들 여유가 생겨서. 건강이 먼저라는 생각은 늘 하지만 막상 이렇게 나에게 닥쳐봐야 그 절실함을 실감한다. 어리석은 인간이라서 그런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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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6-02 2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통풍 때문에 무릎이나 손에 통증이 오면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움직이기 싫어요. 뭘 하고 싶은데 아파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게 괴로웠습니다.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정말 제대로 아파봐야 건강의 중요성을 느낍니다.

오후즈음 2018-06-04 16:09   좋아요 0 | URL
통풍도 정말 아프다고 하던데...고생하셨네요..지금은 좀 어떠세요?
저는 약을 먹고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오랫동안 앉아 있는 일은 힘들어서 거의 병자처럼 누워 있습니다. ㅜㅜ 봄날을 이렇게 다 보낼것 같아 속상하네요...
 

 

 

 



지난밤 비가 너무 많이 왔었다. 혹 그 비가 다음날까지 내내 이어질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비는 새벽녘에 그쳐 있었다. 새벽 일찍 차비를 마치고 영등포역으로 갔다. 작년에도 갔었던 그곳에서 나와 같은 마음으로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게 됐다.


 

내 자리는 창가 자리였다. 작년엔 혼자 오신 분과 함께 앉았었는데 올해는 어떤 분이 내 옆에 앉을까 궁금했는데 여러 명 단체로 오신 분들 중 짝수가 아닌 홀수 지원으로 혼자 남게 되신 분과 함께 앉았다. 잠깐의 인사를 하고 기차 출발도 전에 내 두 손에 삶은 달걀이 올려졌다. 유정란이라며 먹으라던 달걀을 창가 모서리로 껍질을 깨고 먹었다. 아침에 삶아 오셨다던 달걀은 아직 따뜻하고 고소하며 맛있었다. 기차 안에서 우리 언니 짝꿍이라며 챙겨 주셨던 일행 분들과 봉하에서 소머리국밥까지 함께 하고 따로 일정을 즐겼다.

 

작년에 못 샀던 기념 티와 손수건 분청 화분을 고르고도 추도식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작년과 많이 대조적으로 한산했다. 그렇다고 사람이 적었던 것은 아니었다. 작년에 유독 사람이 많이 몰려 힘들었기 때문에 올해 한적해 보일 뿐이었다.

 

추도식에선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침 이슬을 불렀다. 학교 다닐 때 그렇게 많이 불렀던 노래들을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부를 수 있다는 것이 가슴에 벅차올랐다. 작년처럼 나는 결국 자리를 잡지 못하고 추도식 1시간 동안 내내 서 있었다. 나만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추도식 내내 서 계셨다. 하지만 아무도 추도식 동안 자리를 변경할 뿐 자리를 벗어나신 분이 없었다. 그리고 모두 함께 노래를 불렀다. 유독 내 옆자리에 서서 노래를 부르셨던 아저씨의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 깊은 울림소리가 어찌나 좋은지 얼굴을 한번 보고 싶었지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그냥, 그 소리가 좋아서 또 마음이 울컥했다.

 

 

 

 

문득 같은 노래를 한 마음으로 부르는 것을 생각해 봤다. 대학 내 동아리에서 노래를 부르며 그들과 함께 공연을 했었던 그 시절을 떠 올리며 내게 그런 시간이 있었다는 것이 고마웠다. 그리고 함께 같은 노래를 부르며 있다는 것이 행복했던 순간이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랬다. 그날 나는 행복했다. 비록 우리가 모인 이유는 그의 추도식이었지만, 우리를 이렇게 만나게 하고 한 시간 동안 서서 그를 추도 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그를 그리워하는 그 순간이 행복했다. 옆 사람의 노래 소리를 듣는 것에 가슴이 떨리며 벅차올라 나는 노래 끝마디는 다 부르지 못했다. 간혹 나와 비슷한 분들은 뜨거워진 눈시울을 닦아 내며 부르셨다. 십주기가 다가오지만 여전히 어제 같은 그와의 이별이었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내 짝꿍이셨던 분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진양에서 서울까지 5시간,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을 함께 하며 우리는 이 기차 안에 모인 사람들과의 연대를 나누며 그간의 이야기를 공유했다. 우리는 왕복 10시간동안 서로 이름도 물어보지 않았다. 그리고 나이도 물어보지 않고, 어떤 일을 하는지도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냥 단지 같은 이유만으로 이 기차를 탔다는 것으로 친밀도가 높아졌다. 그리고 각자가 내려야 할 역에서 헤어지면서 마지막까지 그 어떤 것도 궁금해 하지 않았다. 다만 올해 8월에 열리는 봉하 음악회에서 만날 것을 약속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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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비행기 안에서 더위를 먹어 보기는 처음이었다. 오렌지 항공 타고 베트남 중부, 다낭으로 가는 도중에 더위를 먹었다. 왜 그런 건지 알지 못하겠지만, 도착하는 5시간동안 약한 에어컨으로 너무 힘든 비행이었다. 나만 그런 건줄 알았지만 같이 동승한 지인도 함께 비행기 안에서 더위에 지쳐 갔다. 비행기에서 내려 나올 때 그 베트남의 더위가 당황스럽지 않을 정도로 너무 더운 비행이었다. 미식거리는 속을 달래고 싶었지만 할 일이 너무 많았다.

 

 

 

 

돈 단위가 너무 큰 베트남의 환전에 정신을 차려야 했다. 유독 베트남은 환전소도 돈을 속인다는 글을 많이 봐서 속지 않으려고 정신을 차리며 계산기를 들고 미친 듯이 그들이 계산한 돈이 맞는지 나도 맞춰보고 땀을 뚝뚝 흘리는 나를 밖에서 기다리는 픽업 기사는 지연된 비행기로 시간이 많이 갔다며 안달이 났다. 우릴 빨리 데려다 주고 또 픽업을 가야 하는데, 돈 계산 하느라 내가 안 나오니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는 지인의 얘기에 미안했지만 비행기 지연은 내 잘못이 아니니 이해해 주겠지. 아저씨 미안요. 나도 아직 정신이 차려 지지 않아서 힘들어요. 자꾸 환전소 유리창에 붙어 발 동동 거리면 내가 빨리 나갈것 같지만, 내가 좀 신중한 여자라 빨리 안나가요.

 

 

 

 

픽업 나온 기사는 우리에게 자신은 한국이 너무 좋다고 얘기를 해줬다. 특히 한국 여자들 너무 예쁘다고. 피부 좋고 예쁘고 친절하다고. 미안해 기사님아...우린 글렀어. 우리 보면서 얘기 안하는것 다 알고 있잖아.

 

 우리에게 너희 내일은 어디 가냐고 물어서 우리 rent 신청 했다고 하니 잘했다며 그럼 다음 날은 뭐해? 영업력이 좋으신 기사님과 깨끗한 중부 도시 다낭의 첫 호텔에 도착했다. 우리가 첫날만 숙박 할 호텔은 옆 호텔이었는데 다른 곳으로 우릴 놓고 가신 기사님, 그래도 한국을 좋게 생각하시니 화는 내지 않으리라...무거운 캐리어 다시 들고 갈 생각에 아찔했는데 다행히 잘못 찾아 온 호텔 직원분이 옆 호텔이라며 우리 캐리어를 모두 들고 안내 해 주셨다.

 

그때부터였나? 베트남에 대한 인상이 좋았다. 늘 글에서는 소매치기 많고 (그건 유럽은 더 하잖아. 정말 유럽에서는 가방에 열쇠 안 잠그고 다니지 않은 날이 없었다. 독일 빼고) 오토바이 많아 매연 많고 환전소의 돈 속임수 많고, 택시 기사들 미터기 사기부터 많이 안 좋은 얘기들을 듣고 왔지만 무더운 오후 2시에 비행기 안에서 더위를 먹고 환전소에서 미친 듯이 모든 경비를 환전하며 어마어마하게 큰 돈 단위에 놀라서 정신줄 잡으며 온 이 호텔이 우리 호텔이 아니라는 것에 픽업 기사에게 화가 났었지만, 순박한 청년이 점심을 먹다가 말고 우리 짐을 들고 옆 호텔로 수십 개의 계단을 올라 가져다 줬던 그 친절에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고마웠어요. 청년. 우린 갑자기 베트남이 좋아 졌다우.

 

 

별3개짜리 호텔, 하룻밤에 25000원의 다낭의 호텔에 들어갔는데 역시 더웠다. 룸키를 꼽고 30분을 앉아 있었는데도 영 안 시원했다. 리모컨이 별 반응이 없어 데스크로 전화를 했다. 우리 리모컨이 이상하니 와서 봐 달라고 했더니 새로운 건전지를 가져와 바꿔 주자 시원한 소리가 나며 바람이 방안을 휘감았다. 아, 드디어 시원한 바람을 베트남에 와서 처음으로 맞아 본다며 둘이 힘들게 침대에 누웠는데 어찌나 고단하던지. 다낭에서는 하룻밤 밖에 안자서 오늘 모든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데 더위 먹은 우리들은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싶었다. 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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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입실후 삼일째부터 사료도 하나 남김없이 냠냠 다 먹고 있는 우리집 돼지녀석.

ip 카메라로 실시간으로 볼수 있어서 루키의 하루를 염탐하고 있다.
여행이 여행 아닌 느낌이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니 어쩔수 없다.

어제는 관리 해주시는 분께 골골송도 들려주고 있다는 얘기에 웃었지만 한편으론 서운한 느낌이다.

아침에 관리해주시는 분이 들어오자 그분 다리에 꼬리를 감고 앵기고 애교를 부리는 모습에 황당했다. 나한테도 안해주는 애교를 부리다니 ㅠㅠ

그래도 아프지않고 잘 있으니 다행인데 이 서운한 마음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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