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일, 지금만큼은 사랑이 전부인 것처럼 - 테오, 180일 간의 사랑의 기록
테오 지음 / 예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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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사랑이 전부 같았지만 그 전부였던 사랑을 몽땅 버린다고 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나이를 먹고 나니, 사랑에 아픈 사람의 책을 읽으면서 내게는 멀어졌던 감정들을 불러 왔던 며칠이었다.

 

 

 

900일 동안 사랑했던 그녀와 이별을 하고, 이별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했지만 180일 동안 서로 못 다한 사랑을 하기로 한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인 [180일, 지금만큼은 사랑이 전부인 것처럼]의 책은 구구절절한 에피소드들이 녹아있지는 않다. 워낙 감성 사진을 많이 찍는 걸로 유명한 작가 테오의 사진 속에 그저 그의 쓸쓸함을 떠올리거나 두 사람의 대화를 읽으며 그들의 울고 있는 모습을 그려보는 볼 뿐이다.

 

 

 

 

 

사실 두 사람의 연애는 그냥 어떤 연인들의 사랑과 다를 바가 없다. 단지, 그가 사랑했던 그녀가 조금 특별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드라마에 나오는 절대 이 결혼은 허락할 수 없다는 그런 분위기의 사랑, 이겠구나 짐작은 할 수 있겠다. 너무도 특별한 유명한 대학을 나오고 유명한 대기업을 다니는 그녀는 그녀를 끔찍하게 사랑하고 특별하게 대하는 부모님이 있고, 결국 그 둘은 부모님의 반대에 이별을 하게 되는 단막 드라마 극장에서는 이제 쓰지도 않는 흔한 이별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별이나 사랑은 남에게는 상대적이겠지만 나에게는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상투적인 그의 이별을 뭐라 할 수 없다. 어찌 보면 이별은 모두 같은 모습은 아닐까.

 

 

 

이별을 하고 죽을 것 같은 그를 구해내는 것은 그녀였다. 900일의 사랑을 이별로 맞이하기 어려웠던 그를 구해 줄 수 있었던 것은 특별한 가족애를 가진 그녀밖에 없는 것이고 결국 그녀는 180일 동안 못 다한 사랑을 하기로 결정한다. 그는 다시 그녀와 사랑을 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이별은 있지만, 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만남에 이유가 없듯 이별에도 이유는 없습니다. 이별하게 되어 이별할 뿐 달리 이유가 있는 건 아닙니다. 사람들이 붙이는 이유들은 모두 필요해서 만든 것일 뿐. 사실 그런 이유 따위 없어도 결국 이별하게 될 사이인 것입니다.” P 35

 

 

 

 

간혹 사랑했던 어떤 이들의 이별을 떠올려 본다. 내가 왜 그와 헤어졌을까. 사랑이 시들해져서, 성격이 맞지 않아서, 그의 지독한 습관이 너무 힘들어서, 누군가 자꾸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와서 어려 이유가 있었지만 어쩌면 그의 말처럼 때로는 이유 없는 이별이었던 적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와 그녀는 이유가 있는 이별이 아니었나. 가족의 반대를 저버릴 수 없는 그녀가 선택한 것은 결국 900일 동안 사랑했던 그와의 이별이었고, 그와의 이별에는 분명 이유가 있었다. 그러니 그가 말했던 이유 없는 이별은 어쩌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표현이 있는 페이지를 마주할 때도 있었지만, 나는 그의 애잔한 사랑에 이런 말들이 떠오르곤 했다. 세상엔 지나고 보면 괜찮지 않은 일들이 없었던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은 일들도 있더라. 나는 20년이 훨씬 지난 내 동창의 잘못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으며 그녀가 준 상처는 때론 잠을 자다가 벌떡 일어나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잘 지내다가도 그녀의 상처 한마디가 떠오르면 그날 하루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더라. 그게 20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그대로였다. 지나고 나니 다 괜찮다고 하는 그런 일들은 분명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일도 있다는 것.

그러니 혹 당신의 그 이별이 시간이 지나도 아무렇지, 괜찮지 않더라도 놀라지 마라. 상처 받은 영혼이 아닌 사랑 받은 영혼이었고, 추억이 있었고 그로인해 당신의 그동안의 삶이 얼마나 반짝였는지 떠 올려 볼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그의 마지막 에피소드들을 읽으면서 피식 웃고 말았다. 타란툴라에게 물려 독을 빼기위한 방법이 춤을 추라는 것이라니. 그걸 정말로 따라했던 작가 테오의 모습을 보니 잘 살고 있구나.

 

 

세월이 지나면 너무 담담하게 받아들여지는 무뎌진 심장을 가지고 있고 싶지 않지만 간혹 아픈 일에 담담하게 마음을 숙이는 무딘 심장을 가지고 싶기도 하다. 문득, 그의 아름다운 그 900일의 사랑이 부러운 것은 어떤 마음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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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살아가는 힘 -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인생법
문요한 지음 / 더난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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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움직이는 힘_스스로 살아가는 힘 _ 문요한

[굿바이 게으름]을 읽는 동안 그동안 내가 반성했던 일들에 대한 면죄부를 받는 느낌이 들었었다. 뭔가 부족했던 시간들을 그저 게으름의 치부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하며, 그것을 통해 나를 만나는 일을 하게 되었던 [굿바이 게으름]의 저자의 책 [스스로 살아가는 힘] 또한 읽고 나니, 벌써 14년의 1분기가 사라져 버린 것에 화들짝 놀라며 정신을 차리게 했다.

 

 

 

“당신은 과연 자율적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고 있기 때문에 불편함을 가지고 책을 읽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저자의 걱정보다는 이런 자율성이 부족했구나, 발견의 시작이 되었다고 느낀다. [굿바이 게으름]을 통해 한 번 더 하면 좋았을 것들을 따로 적어 놓으며 실천해 보았던 이력들을 떠올리면, 이 책은 체크 했던 부분이 나 스스로의 자율성에 의해 실현했던 것인지 판단하는 과정이고 생각된다.

개인주의 시대로 점점 넓어지고 있는 요즘에 가장 중요한 “자율성”을 내가 얼마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하루가 수동적인지, 능동적인지도 판단할 수 있다. 물론 하루 종일 회사에 있고, 집에 돌아와 밀린 집안일과 멍 때리며 텔레비전 보는 시간을 빼고 나면 도무지 자율성을 가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시간이란 것이 존재는 할 것인가 생각이 들지만. 점심시간에 남들이 다 먹는 식당 밥을 멋을 것인가 혼자 점심시간에 차 한 잔과 샌드위치를 사서 책을 읽을 것인가 선택을 하게 되는 것도 어찌 보면, 자율적인 선택권이 없다고 생각되는 시간에 나의 자율성이 숨어 있기도 하다. 이런 부분에서 능동적인 삶을 탄력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되지만, 점심 한 끼 이렇게 선택한 것으로 나의 하루가 능동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요즘 재미를 붙이고 있는 취미 생활 중에 하나인 [옷 만들기]를 위해 원단 카페를 들락거리며 이야기들이 올라온 것들을 읽을 때가 많은데 간혹 비싼 물건인 재봉틀을 사야 할 때 “결정 장애”라고 말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을 위한 의견을 물어 보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공업용 오버록 재봉틀은 백만 원도 훨씬 넘으니 어떤 물건이 좋은지, 안 좋은지 사용후기들은 어떤지 궁금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결국에는 결정은 나의 몫이고, 선택이 이뤄져야 한다. 가끔 이런 비슷한 질문들, 자신이 만든 옷이나 소품을 누가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얼마 받아야 할지 질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던데 그런 질문의 요지는 너무 비싸게 받으면 안될 것 같아서가 아니라,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나 또한 결정을 하지 못하고 결국 구매를 하지 못했던 물건들이나, 여행 상품들에 대한 것도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것을 요즘 느끼곤 한다.

손해를 보더라도 나의 결정에 후회하지 않겠다는 확신이 없고, 지금이 아닌 다음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결정 장애를 겪었던 것 같다. 내가 선택한 것이니 후회는 하지 않겠다며 질러댔던 많은 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것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많이 없어졌다.

몇 달 전에 있었던 일이다. 일 년에 한 번만 세일이 있는 맥 에어 노트북을 살 것인가 작년부터 고민하다 놓쳤었다. 올해도 있었던 단 하루 있었던 세일 시간에도 윈도우의 노예로 살고 있는 내가 맥 에어를 사는 것이 좋을까 하루 종일 결정 장애의 절정을 달하다가 지금 그 노트북을 사지 않아도 좋을 점과 나와 맞지 않는 노트북이라는 점을 몇 가지 쓰면서 결심을 하게 되었다. 윈도우의 노예로 사는 나에게는 허세 노트북이라는 결론. 한글 파일이 필요한 나에게 맥은 그저 뚜껑만 예쁜 노트북이라는 것. 그렇게 결정을 내리니, 내년에 다가올 단 하루의 세일 기간에는 고민이 없어졌다. 스스로의 단념보다는 사실적인 나열을 적어 놓고 보니, 머릿속의 고민보다 훨씬 깨끗해졌다. 결정 장애로 고민을 하게 된다면 이렇게 적어 놓고 비교 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내가 신중하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신중해서 겪은 결정 장애는 머릿속으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잘하게 되고, 안하면 안 할수록 점점 더 힘들어진다. 결정도 마찬가지다. 자꾸 결정을 피하고 미루게 되면 점점 더 중요한 결정은 물론 사소한 선택도 못하게 된다. 누군가 대신 결정해주기를 바라거나 한사코 결정을 미루고 변화를 피한다. 이는 다른 사람이 자신의 삶에 개입하도록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자내는 것과 같다.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결정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P93

 

저자의 스마트 실천법중에 선택 일지를 쓰라는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든다. 일기가 아닌 일지이다. 오늘 내가 스스로 선택한 일은 어떤 것, 그 느낌과 평가를 적어 놓는 것이다. 매일이 똑같은 직장 생활 속에 내가 선택해서 한 사소한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적어 보는 것으로 나를 일으켜 세우는 작은 힘, 자율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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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처럼 반론하라 - 원하는 대화를 하고 싶다면
우에노 마사루 지음, 김정환 옮김 / 끌리는책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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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변호사처럼 반론하라._무엇이든 사람 나름이더라.

조용하고 부드럽게 내 의견을 말하는 53가지의 반론의 기술을 얘기하겠다는 이 얇은 책을 다 읽고 나면 그간 스쳐 지나갔던 사회생활에서 얻어진 몇몇의 경우들을 대입해 보고 싶어진다. 이런 상황에 이렇게 나도 얘기했었다면 굴욕적인 느낌으로 집에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되었을 것이고 할 말은 다 해서 속은 시원했을 것이다.

 

 

 

원래 남에게 훈수를 두는 일은 쉽기 마련이다. 나는 이런 상황에 대처를 못했지만 타인의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그때는 이런 말을 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는 훈수는 누구나 다 둘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본다면 이 책은 타인의 실수에 훈수를 둘 수 있는 좋은 지적들의 예시들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은 무엇이든 사람 나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꽉 막힌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 인성이라고는 어디에 붙어 있는지 알 수 없는 사람, 뭐 그렇게 잘났는지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사람, 자신의 할 말만 하고 소통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이 모든 예를 대입해 보더라도 결국 그들이 원하는 것으로 결론이 이뤄지고 마는 것이 갑과 을의 세계의 쓸쓸한 모습일 때가 훨씬 많았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위와 같은 사람들을 대할 때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것으로 그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읽었는데, 수박 겉핥기식의 얘기들이 많아서 다소 실망스러웠던 부분이 여러 부분 있었다. 하지만 실용적인 부분도 꽤 많이 얻었다.

 

 

 

“협상이나 토론 중에 ‘반론’이 성공하더라도, 그것은 자신에게만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고 타당한 결론을 얻음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상대의 이익으로 연결되는 반론이어야 한다. ‘토론에서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서로의 오래를 풀거나 고집스러운 생각 혹은 느낌에 숨구멍을 뚫어 정보의 소통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서로에게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P6

 

 

 

간혹 지난날의 일들을 생각해 보면, 내가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것이 훨씬 많았었다. 그러니까 상대를 이기고 나의 의견대로 결론을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이 훨씬 많았다.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어쩌면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 이런 부분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만이 아닌 함께의 중요성이 더 많이 있는 부분인데 그동안 같이 아닌 혼자의 이익만을 앞세웠던 것은 아니었을까 고민하게 된다.

 

 

“내가 틀렸습니다. 당신이 옳을지도 모라겠네요.”라고 말한다면 우선 상대도 날선 칼끝을 거두게 된다는 저자의 말처럼 상대를 인정해주는 진정성이 내게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어 그간 나의 얘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상대의 소통 방법이 부족하다며 욕했던 몇몇의 날들을 반성하고 말았다.

우리가 나만이 아니라 타인의 생각도 옳다고 한번쯤 생각해 본다면 복잡한 분쟁은 훨씬 줄지 않을까. 변호사처럼 반혼을 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그들을 대변한다고 생각하고 나의 생각을 한번쯤 뒤로 물러나 생각해 보는 것이 더 필요한 일이겠다.

 

 

 

“ 반론은 토론에서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서로의 오해를 풀기 위해 하는 행동이며, 상대의 고집스러운 생각과 느낌을 뚫어 정보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반론은 협상이나 토론에서 자신에게만 이익이 되는 결과를 얻는 것이 아니다. 서로가 수긍하고 올바르고 타당한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한다. 반론은 서로에게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한다.”

 

 

위와 같은 내용만 인지한다면, 분쟁의 뜨거운 시작에서 서로를 생각을 존중하는 마음이 들어 불기운이 사그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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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낸다는 것 - 칭화대 10년 연속 최고의 명강, 수신의 길
팡차오후이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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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낸다는 것_ 수신_자신을 직시하여 한계를 깨우는 힘.

얼마 전 동료가 책을 읽으면서 그런 얘기를 했다. 왠지 책을 많이 읽으면 성품이 좋고 인성이 좋을 것 같지만 책을 많이 읽는 것과 실 경험이 훨씬 많아 그 속에서 모난 마음을 갈고 닦은 사람과는 천지차이다. 책을 좀 많이 읽어서 남에 대한 배려와 인격을 갖췄을 것 같지만 오히려 전혀 그런 사람들보다 책과 거리가 있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가 훨씬 깊은 사람들이 있다. 그런걸 보면 지금 책을 읽는 것보다 마음을 다스리는 일을 스스로 터득해 나가는 것이 인격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 고민이 된다는 것이다.

 

 

갑자기 뭔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물론 다른 방법들로 삶을 행복하게 하기위해 나 또한 많은 생각을 했었지만 책을 통한 자아 성찰을 제일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떤 사건에 닥치면 본연의 인성을 숨길 수 없다는 생각을 여실하게 느끼고 있다. 그 성찰과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은 책을 통한 얻는 것은 역시 한계가 있는것 같다.

 

 

“차분한 인성과 마음은 길러지는 것이다.”

나를 갈고 닦는 수신의 길을 일러주는 [나를 지켜낸다는 것]을 통해 책이 주는 성찰이 어디까지 일까 궁금하기 그지없다. 책을 통한 인격 수양은 어쩌면 지극한 한계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 읽고 나면 어려운 말로 점철된 책은 아니라는 생각은 든다.

저자가 마음을 다스리고 인격을 수양하며 나를 다스리기 위한 총 9가지의 이야기를 풀어 놓고 있다.

 

 

1. 수정 : 고요히 앉아 마음을 들여다보는 힘.

2. 존양 : 마음을 살펴 하늘의 뜻을 찾는 힘.

3. 자성 : 패러다임을 깨고 한계를 허무는 힘.

4. 정성 : 고난의 압박에서 자신을 지키는 힘.

5. 치심 : 양심을 지켜 자유를 누리는 힘.

6. 신독 : 철저하게 자신과 마주하는 힘.

7. 주경 : 나라는 생명을 사랑하는 힘.

8. 근언 : 언행을 삼가 군자에 이르는 힘.

9. 치성 : 지극한 정성으로 자신을 완성하는 힘.

 

 

총 9가지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가 중국인이다 보니 많은 중국 고전의 예문이 들어가 있다. 채근담, 역경, 중용, 논어, 맹자등 성숙한 자아를 만드는 힘을 위해 많은 고전들의 예문들이 때로는 긴 설명보다 가슴 치는 구절들이 많았지만, 역시 대부분의 설명들은 때론 어렵게 느껴지는 독자의 한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인생의 길 위에서 온종일 자아의 특별함에 도취되어 있다면 자연히 진정한 자아 반성은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신만이 옳다고 하는 심리의 지배를 받게 되면 자신이 갖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진정으로 인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P76

 

 

어쩌면 나 또한 나 자신에 도취되어 스스로의 반성은 없었는지 모르겠다. 대부분은 나에게는 관대하지만 남의 실수와 잘못에는 그러지 않고 인색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하다보면 더 많이 느끼는데, 상대방의 작은 실수 하나로 자신의 실수는 없었던 것으로 치부하려는 사람들의 언행에 뒷목 잡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부분을 본다면 자신의 거울에 비췬 나의 모습만 보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를 지켜낸다는 것은 나의 한계를 알아가는 것이고 그 한계점에 도달했을 때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일수 있겠다. 저자의 말은 잘 알겠는데, 이게 어떻게 실천이 될지 고민스럽기는 하다. 나 스스로도 극한의 정점에 오른 감정을 눌러 내리는 시간이 오면 좀처럼 눌러지지 않는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저자의 여러 지침 중에 하나인 명상을 통해 얻을 수 있다면 하루에 몇 번이라도 하겠는데, 참 쉽지 않은 실천이다. 그것보다 자신을 수양, 수신을 하는 일중에 가장 먼저 할 일은 내 둘레에서 벗어나 나를 살펴보는 일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는 나를 스스로 어떻게 평가 하는지, 그것을 통해 남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며 나는 어떤 사람인지 객관적으로 나를 거울 속에 비춰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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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 30년 직장 생활 노하우가 담긴 엄마의 다이어리
유인경 지음 / 위즈덤경향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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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직장 생활 고수가, 엄마였어. _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수다스럽게 웃으면 얘기하는 그녀를 본적이 있었는데 책을 통해 기자가 아닌 작가도 아닌 그저 한 딸의 엄마인 그녀의 마음속을 함께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한 기분이 든다. 늦은 퇴근으로 집에 떡 실신으로 들어와 침대 모서리에서부터 쓸어져 아침 일찍 일어나 어제 열어 보지도 않았던 가방을 다시 끌며 출근하는 딸을 응원하는 엄마의 모습을 통해, 그녀가 전해지는 응원의 목소리가 따뜻하다.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에서 그녀는 세상 앞으로 나가는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했었다. 이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도 공지영의 책과 다르지 않다. 이미 세상을 먼저 살아온 엄마가 딸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해주는 것, 그것이 자유직인 작가의 엄마가 아니라 상하 수직 관계에 30년 동안 갈고 닦아 온 엄마라는 것이 다를 뿐이다. 엄마가 전해주는 노하우라기보다 앞서 살아온 삶의 지혜를 나눠주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훨씬 좋을 것 같다. 그녀가 자신의 딸을 비롯한 젊은 여성들에게 여왕이 아니라 여신이 되라고 말해주고 싶고, 진정한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응원하는 이 간절한 마음이 책속에 잘 녹아 있다.

그녀는 딸이 블로그에서 자신을 이웃으로 받아주지 않고 거절해서 상처 받는 엄마였지만 30년 넘게 직장 생활을 통해 직장 내에서 꼭 지녀야 할 덕목들, 친구 관계, 부당한 업무를 계속 내리는 직장 상사를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 거절의 중요성,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려준다. 또한 불평만 하는 일은 미래를 위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고 직장 상사의 잔소리를 대처하는 법도 알려준다. 그녀의 친절한 가르침 속에 직장 상사는 칭찬에 목말라 있다는 부분에서 나도 모르게, 아 정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앞으로 나는 상사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고민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부끄러운 얘기를 잘 못한다. 재미있는 얘기는 잘하지만 부끄러운 얘기는 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그 부끄러운 얘기는 “부장님, 오늘 타이 색깔 너무 멋져요!”, “김대리 오늘 화장 너무 예쁘다.” “누구씨 어제 타준 커피 진짜 맛있더라. 등등 이런 빈말처럼 들리는 얘기를 못하겠다는 것이다. 뭔가 이런 얘기를 하면 내가 아부하는 것처럼 들리고, 남에게 그렇게 보이는 것같아 하지 않는 편이다. 사석에서 만나면 엄청 시끄러운 사람이지만 공적인 자리에서는 입을 닫고 있는 참 과묵한 사람인데 그녀의 말들을 듣고 나니, 이런 빈말이 그렇게 아부와는 다르게 들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는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쩜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언젠가 동료가 바른 립스틱 색이 예쁘기에, 정말로 예뻐서 어디 것이냐고 예쁘다, 얼굴이 하얀 사람이라서 더 잘 받는다는 말을 한마디 했더니 그녀가 브랜드를 보여주며 발색이 좋다고 설명을 해줬다. 손등에 테스터도 해보라고 해서 살짝 당황했었는데 몇 달 후 내가 예쁘다고 했다는 말이 생각이 나서 자기 것을 하나 사면서 내 것도 사왔다고 전해주었다. 물론 그녀가 남들에게 좀 친절한 사람이고 선물을 잘 해주는 사람이긴 하다. 그래도 나의 칭찬 아닌 말을 허투로 듣지 않고 좋아했던 그녀가 나를 챙겨준 그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니, 앞으로 상사에게도 칭찬을 해줘야 할까.

“ ‘상사들은 스테이크’란 말도 있다. 겉은 센 불에 구워져 단단하지만 속은 부드럽고 연약하다는 거다. 겉모습은 무뚝뚝하고 견고해 보이지만 정작 속은 연약해서 살짝만 건드려주면, 특히 자신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해주는 칭찬을 해주면 아이스크림 마냥 녹아내린다. 그러니 어른들에게 화낼 일은 잠시 혀 깨물고 참아도 찬사를 건지고 싶은 충동은 절대 참지 말아야 한다.”P86

 

 

 

속이 느글거리고 손발이 다 없어질 것같이 오그라들어도 너무 자주 천박하게 하지 않는 정도에서는 충분한 칭찬을 해주라는 그녀의 말에, 아...내가 그동안 뭔가 풀리지 않았던 것은 이런 면이 없었기 때문은 아니겠지만 분명 내 삶의 기름칠정도는 해주지 않았을까.

그녀의 큰 가르침 속에 일부러 인맥을 만들지 말라는 말과 비난을 충고로 날 잘못을 지적하는 친구와 결별하라는 얘기에 밑줄을 몇 개 그었다. 간혹 회사에서의 에피소드들을 얘기하면 그 속에서 나의 잘못만 지적하는 친구가 있었다. 나는 늘 그 친구를 만나면 나의 잘못된 부분만 듣고 와서 내가 그렇게 형편없는 사람인가 생각하게 될 때가 많았는데 결국 그녀와 결별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그녀를 만나지 않으니 나는 지적과 질타를 하는 사람이 없어졌고 나를 응원하는 사람만 남게 되었다. “당신의 잘못만 깨우는 사람들과는 결별하라”는 <<내성적인 당신의 강점에 주목하라>>라는 책에서도 말했다고 하듯, 잘못만 얘기하는 친구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응원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아마 이 책을 좀 더 일찍 읽었다면 나는 나의 잘못만 지적하는 그녀와 좀 더 일찍 헤어졌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늙음이 아니라 녹스는 삶이다. 인간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P 224

법정스님의 말처럼, 하루하루 나이 먹는 것에 한숨 쉬지 말고, 녹슬지 않게 아주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며 행복하게 내일도 출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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