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의 남편이 차려준 맛있는 아침상.
후배 남편은 독일 시립 오페라 극단의 오페라 가수다. 공연의 시간에 따라 출 퇴근 시간이 달라진다. 오늘은 조금 일찍 출근을 하면서 밥상을 차려 놓고 갔다.
시차 적응이 안돼서 늦은 기상을 하였고, 후배는 덩달아 나와 같이 늦은 아침을 먹게 되었다.
장을 보지 못해 아침상을 허술하게 차려 놓아서 미안하다고 밤새 걱정을 했다는데, 서울 생활 아침중에 이런 훌륭한 아침을 먹어본적이 없다.
너무 맛있는 아침상을 먹으며 후배에게 너 이렇게 대우 받으며 사냐? 물었더니 그렇단다. 부러운 눈빛 쏴주고 아침 식사 완료
늦은 아침을 먹고 중앙역에 가기로 했다. 티켓도 끊어야 하고, 한동안 쓸 유심을 사야 했다.
비가 왔지만 우산을 쓴 사람들을 찾기가 어렵다.
다시 비가 그치고 또 내리고 반복적인 날씨였다.
이런 날은 그냥 우산을 쓰지 않고 맞는다고 한다. 기능성 좋은 고어텍스 소재의 방수 신발과 자켓을 입고 있으면 비를 맞으며 그냥 걸어 간다는 후배는 비가 오자
가방에 넣은 고어텍스 자켓을 꺼내 입고 비를 맞으며 걸어 갔다. 내츄럴한 삶이구나.
나는 아직 관광객이니 그럴수 없다며 우산을 꺼내 들고 길을 걸었다.
한달 교통권을 끊기로 했다.
트램과 버스, 짧은 구간의 기차를 탈 수 있는 이 티켓의 한달 가격은 55.50이다.
유심은 o2에서 1기가를 10유로에 구입했다. 한국에서는 한달에 2기가도 부족하지만 쓰고 충전 할 수 있다니 그냥 우선 1기가 사용을 해 보기로 했다.
이제 어디든 갈 수 있고, 와이파이에 목 말라 하며 카페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사기로 한 것들을 모두 끝내고 산을 잠시 올라 프라이버그의 시가지를 구경하기로 했다.
처음 후배 집에 도착했을때는 유럽을 온 것 같은 느낌이 없는 도시적인 곳이라 이곳이 맞는 것인가 생각했다. 잠시 밖을 나오니 이런 멋진 곳을 볼 수 있었다.
이곳도 참 좋은 곳이구나. 갑자기 따뜻한 바람이 가슴속을 휘몰다가 사라졌다. 독일로 오기 전 내게 일어났던 일들을 떠 올리며 울쩍했던 시간들을 떨쳐내고 싶었다.
너무 빨리 달라진 일상에 한동안 모르고 살다가 이렇게 밖을 보며 있으니 나의 삶이 조금 달라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드디어 독일 맥주!
필을 먼저 선택했다.
많이 씁쓸한 맛이다.
그리고 프랑크 소시지와 학센과의 만남.
고소하고 부드럽고. 참 이상한 녀석이네!
아직은 관광객 모드로 있는 나의 시간은 계속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