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핸드폰을 바꾸고 말았다.




2월 6일 오사카 출국을 이틀 앞두고 핸드폰이 말썽이여서 바꾸고 갈까 하다가 한번 해외에서 핸드폰을 분실하여 고생한 기억 때문에 새 핸드폰을 가져가 부정타 분실하지 말고 그냥 며칠은 버텨보자며 떠났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시차도 없건만 내 구형 스마트폰은 시차를 겪고 있었다. 자기는 절대로 지금 이 나라에서는 얼굴을 보여 줄 수 없다며 계속 꺼지기를 반복하더니 귀국 하루 전날 전자하셨다. 자기 혼자 켜졌다 꺼졌다 반복하면서... 사실은 아주 애를 쓰고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간헐적인 신호음을 보이더니 이내, 여기에서 자신의 생은 끝이라며 긴 효과음과 함께 더 이상 켜지지 않았다. 아니 사실은 그냥 더 이상 켜려고 하지 않았다. 2년 약정의 시간을 지내고 그 약정의 절반의 시간을 보낸, 3년 동안 바닥에 10회 정도 떨어뜨리며 썼더니 핸드폰이 자신의 수명은 딱 이만큼이라며 그간의 사진, 음악, 기록들까지 모두 집어 삼키고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



서울에 돌아와서 시체가 된 핸드폰과 하루 살아보고 다음날 가장 적당한 가격의 스마트폰의 2년 노예계약을 맺었다. 2년 약정 노예계약을 맺으면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요금 부분에서 나를 갈등시켰던 것은 요즘 시리즈로 나오고 있는 책들이었다. 좀 더 싼 기기로 변경 한다면 그 일 년치 차액으로 박완서 작가의 산문집 세트와 현암사에서 나오는 나쓰메 소세키 시리즈, 무엇보다 지난 11월 20일 이전에 사지 못해 억울했던 로베르토 볼라뇨 컬렉션 17권을 살 수 있을 텐데.

 

 

 

 

 

 

 

 

 

 

 

 

 

 

 

 

 

 

 

 

 

 

비록 사 놓고 읽지 못하는 책이 읽은 책보다 많아지고 있는 요즘이라도 이렇게 핸드폰 월정액 요금을 비교하며 책을 사는 것을 생각하는 게 스스로 뿌듯한 것은 또 뭔가.

그래도 3G로 몇 년 잘 버텼다. 대리점 총각이 내 핸드폰을 보더니 “안 답답하셨어요?”라고 물어봐서 “저는 인내심이 많은 여자입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며 앉아 있었던 그 순간은 같이 간 사람들에게 준 어이없는 즐거움을 준 것으로 만족하며 2년 또 잘 살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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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5-02-12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년 오래 쓰셨습니다. 알뜰하시고, 차분한 분이십니다.^*^

오후즈음 2015-02-13 23:56   좋아요 0 | URL
ㅋ 3년 오래 썼죠? 더 쓰고 싶었지만 요즘 핸드폰은 2년짜리로 만든다며..오래 쓴거라고 대리점 총각이 위로해 주더라구요.

후애(厚愛) 2015-02-13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핸드폰 사용한지 2년 2개월 되었네요.^^
작년에 계약이 끝났어요.
요즘 이상한 정상이 있어서 불안한데도 조금만 더 오래 쓰려고요.
감기조심하시고 행복한 하루되세요~^^

오후즈음 2015-02-13 23:57   좋아요 0 | URL
저도 약정 끝나고 더 쓰고 싶었는데..고장만 안 났어요 더 썼을거예요.
아쉽게 헤어져서 새로운 핸드폰을 장만했지만 이젠 데이터가 자유롭지 않아서 참...그렇네요. ㅠㅠ
마음껏 놀지 못하는 아이가 된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후애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

꽃핑키 2015-02-13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맨날 휴대폰만 사고 나면 아이폰을 살 걸 그랬다며 후회 후회 하게 된다는요 ㅋㅋㅋ
오! 이번엔 오사카군요 ^_^ㅋ 즐거운 여행 하고 오세용 ♪

오후즈음 2015-02-13 23:58   좋아요 0 | URL
나도 늘 아이폰을 못 산걸 후회...담에는 꼭 ㅋㅋ

아, 오사카는 갔다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