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곤도 마리에의 정리 관련 책을 읽으면서 집안의 물건들을 많이 줄이며 버렸다. 물론 다시 조금 늘어났지만. 하지만 절대 줄일 수 없는 것은 오로지 책이었다. 절대 책만은 줄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몇 번의 이사를 했다. 

이삿짐 아저씨들이 대체 뭘 하는 사람이냐고 물어 볼 때도 웃으면서 죄송하다고 했는데, 그 어렵게 여겼던 책을 일주일에 한번씩 50권씩 추려서 버리고 팔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모았던 고전문학은 이제 색이 다 바라고 낡아서 더 이상 집에 있을 수가 없어 정리하여 버리는 것을 시작으로 출판사에서 받은 증정 책들을 모두 버렸다. 증정 책들은 모두 신간이라서 주변에서 읽겠다고 하는 지인들에게 넘겼고, 중고로 팔리지 않는 책들도 지인들에게 안기거나 그마저도 가져가지 않는 책들은 모두 버렸다.



하지만 너무 많은 책들이 있어서 좀처럼 책장에 책이 줄어들었다는 흔적이 안 보인다. 이중으로 쌓여진 책들을 골라서 버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수고로운 일을 서너 달 동안 계속 하기로 했다. 이렇게 책을 버리겠다고 생각이 든 이유는 오로지 “루키” 때문이다.



그간 캣타워 없이 이곳저곳 올라 다니며 잘 지낸다고 생각했는데, 잠을 자다 아침에 눈을 뜨니 루키가 안방 문 위에 올라가서 나를 보고 있는 것이다. 화장대에서 점프해서 올라가 앉아 있는 녀석을 보면서 캣타워 사야할 시기가 늦었음을 반성 했다. 좀 더 일찍 사줬어야 했던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집에 있는 짐을 줄여야 했다. 책장의 책들을 줄이고 루키가 올라 다닐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요즘 분주하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세상에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버릴 수 있는걸 보면 세상에 ‘절대’라는 것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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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북사랑 2019-02-25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중으로 쌓여진 책....저도 3월오기 전에 정리한다고만 하고 끌어안고 삽니다....계기가 분명하셔서 행동에 옮기셨군요^^

꽃핑키 2019-02-25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길 어떻게 올라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저렇게 우아하고 예쁘게 ㅋㅋ 자리 딱 잡고 말이지요 ㅋㅋㅋ
루키 정말 미모롭네요 ㅠㅠ 실제로 보고싶땅 ㅠㅠㅠ

오후즈음 2019-03-02 23:10   좋아요 0 | URL
간혹 더럽지만 나름 미모 포텐 터지심 ㅋㅋ

보슬비 2019-02-25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키 넘 귀여워요~~
어쩜 저런곳을 올라갈까요. 냥이를 모시게 되면 구석구석 먼지 청소해야겠어요^^

오후즈음 2019-03-02 23:11   좋아요 1 | URL
네. 구석구석 청소 안하면 털도 앃인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