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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 왕의 오솔길 - 자녀와 함께 모험으로 떠나는
조대현 지음 / 나우출판사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왕의 오솔길의 모든 것 [스페인& 왕의 오솔길]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길 길로 알려진 스페인의 ‘왕의 오솔길’을 소개한 책은 처음 보았다. 2015년 스페인 여행을 했을 때, 왕의 오솔길을 갈 생각을 못했는데, 정보가 없어 갈 수 없었을 것이다. 있다고 해도 사실 왕의 오솔길보다 바르셀로나의 가우디를 만나고 싶었고, 론다의 길과 세비아의 스페인 광장, 그리고 세고비아의 길과 수도교를 더 보고 싶어 했을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스페인을 먼저 생각했지만, 다시 스페인의 여행에 기회가 와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 이 책 한권으로 그 위험하다는 그 길을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왕의 오솔길도 소개 되어 있지만 이후 스페인 여행을 할 수 있는 다른 도시도 안내되어 있다. 한권으로 스페인 여행의 모든 준비가 될 것 같다.
‘왕의 오솔길’은 말라가에서 가야 한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스페인 입국은 바르셀로나와 수도인 마드리드이고, 이 책에서는 마드리드에서 스페인의 기차 렌페를 타고 이동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렌페 티켓 구입하는 방법까지 너무나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다른 블로그를 찾아 볼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왕의 오솔길을 가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어서 크게 다른 책을 찾아 볼 필요도 없다.
왕의 오솔길은 3개의 코스로 나눠져 있고, 그 코스로 이동과 일정 짜기 샘플도 있어 참고하면 된다.
“사실 왕의 오솔길은 안달루시아 지방의 엘로코 협곡, 과달오르세강 협곡에 있는 좁은 길로 1905년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물자 수송과 노동자들의 이동통로로 조성하였다. 절벽 t이의 이 좁은 길을 1921년 스페인 왕 알폰소 13세 댐 건설 축하를 위해 건너면서 ‘왕의 오솔길’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나 이후 약 80년 동안 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길’이라는 악명을 얻었다.” 52쪽
얼마나 위험하기에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길일까? 안전 교육까지 받고 그 오솔길에 오를 수 있는 곳은 대체 어떤 곳일까? 책속에 소개된 사진만 보더라도 정말 가슴이 철렁거리는 곳이 많았다. 많은 외국인들이 이곳을 트래킹 하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아직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을 찾아가는 자신만의 짜릿함과 성취욕도 분명 있을 것이다. 저자도 그 오솔길을 걸으며 정말 못 가겠다고 여러 번 서술하고 있다. 밑으로 보이는 아찔한 풍경이 그 마음을 대신하고 있다고 할까. 절벽이 빼곡하게 서 있는 그 모습은 진짜 가슴이 철렁하고, 정말 저 길을 걸을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새로 보수된 다리도 안전상 10명이상 같이 걸을 수 없다고 하니, 바람에 흔들린다면 얼마나 더 무서울까. 하지만 그 강을 건너고 나면 정말 아름다운 강을 볼 수 있다. 자연은 그런 인심을 늘 쓰는 것 같다. 왕의 오솔길은 대부분 오래전의 길은 폐쇄 되고 새롭게 단장 되어 있지만 절벽의 웅장함은 두려움을 갖게 할 것 같다. 어느 기점마다 안전요원들이 배치되어 있어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1코스에서 2코스로 넘어 갈 때는 절벽으로 이어진 바위산을 지나 산책길이 나온다고 하니 조금 여유 있어 보였지만 ‘왕의 오솔길’의 그 명성이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왕의 오솔길’과 같이 유명한 ‘산티아고’에 요즘 지오디가 길을 걸으며 더 많이 유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에 의해 유명해진 산티아고의 카미노의 길은 점점 많은 이들에게 소개되어 800키로 이상의 길을 걷고 나면 뭔가 마음의 수행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아직 그 길을 걸어보지 않아 그 이후의 마음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제주도의 올레길을 보름동안 걸으면서 느꼈던 마음이 비슷하지는 않을까 생각해본다. 다녀오기만 하면 마음의 수행이 되고, 복잡한 마음이 해결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산티아고 길에 많은 이들이 걷고 있는데, 한국인들의 단체 여행객들이 피해를 주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단체 여행객들은 저녁에 종일 부침개를 부쳐 나눠 먹느라고 알베르게의 주방을 독식하고, 밥을 하고 여러 가지 반찬을 하면서 다른 여행객들이 사용하지 못하며 심지어 밥을 하고 누룽지를 아침에 끓여 먹는다며 남겨 놓은 냄비는 다른 여행자들이 쓰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 길을 걸으며 먹는 막걸리는 한국의 어느 산행에서 스페인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산꼭대기에 올라 먹는 막걸리는 산티아고 카미노 길에서도 하고 있는 한국인 단체 여행객들은 왜, 산티아고에 갔을까? 누룽지는 집에서도 안 먹으면서 왜 여행지, 그것도 산티아고 알베르게에 와서 끓여 먹는지. 자신들의 여행의 흥이 타인에게 불편하고 불쾌함을 준다는 것을 알아야 진짜 여행가가 아닐까.
그런 단체 여행객들은 산티아고에 가지 마라. 산티아고 걸었다고 자랑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남에게 피해주며 무슨 수행의 길을 걷는다고 말할 수 있겠는지. 단체 여행객들은 정말 말소리 하나만 크게 내도 엄청 큰 파워를 지녀서 더 크게 들린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왕의 오솔길의 위험한 길을 걷는 이들의 사진을 보며, 이들이 진정한 수행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