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충돌에서 시너지를 창출하라


메디치효과(The Medici Effect)
프랑스 요한슨 지음|김종식 옮김|세종서적|264쪽|1만4000원
최성환 전문기자 sungchoi@chosun.com

믹 피어스라는 건축가가 남아프리카에 있는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에 에어컨이 없는 기능적인 건물을 설계해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하라레는 에어컨 없이는 잠시도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한 무더운 지역이다.

하지만 짐바브웨 출신으로 평소 생물학에 관심이 많았던 피어스는 흰개미들이 자신들에게 꼭 필요한 곰팡이를 키우는 개미탑(ant hill)의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통풍구멍을 새로 만들거나 오래된 구멍을 막는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에어컨 문제를 해결했다. 어쩌면 황당(?)하게 들리는 프로젝트를 생물학과 건축학이 만나 훌륭하게 성공시킨 것이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를 길러낸 15~16세기 이탈리아의 피렌체. 당시 피렌체 지역은 메디치 가문이 지배하고 있었다. 마키아벨리가 “제발 나를 좀 알아달라”고 애걸복걸하면서 ‘군주론’을 써서 바친 군주도 메디치 가문이었다.

메디치 가문은 당대의 유명한 예술가, 과학자, 상인 등을 초빙하고 또 모여들도록 해 르네상스라는 유럽 역사상 한 시대를 풍미하던 풍조를 주도했다. 예술가와 과학자, 귀족과 상인, 교황과 평신도와 같은 전혀 다른 역량을 한 데 모아 창조와 혁신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는 빅뱅 현상을 만들어냈기 때문이었다. 저자 프란스 요한슨은 이를 ‘메디치 효과’로 부르는 동시에 현대의 기업 경영 전략으로 되살려냈다.


▲ 두려움을 극복하고 과감하게 사업에 뒤어든 사례료 거론 된 '버진 애틀란틱' 항공사 리처드 브랜슨(오른쪽)
강과 강이 만나거나 강과 바다가 만나는 교차점(intersection)에서 다양한 생물군(生物群)이 생겨나고 번식한다. 마치 서로 다른 문화와 인종이 만나 새로운 문화와 과학 등이 꽃피는 것과 같다.

서로 다른 생각들이 충돌을 빚으면서 저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생존전략을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때로는 새로운 결합체를 만들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국가간, 영역간, 분야간 장벽이 무너지면서 IT와 BT가 만나고 BT와 NT가 만나고 IT·BT·NT가 만나 서로 얽히고 설키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융합 또는 컨버전스(convergence)’라는 단어와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컨버전스 시장에서 전혀 다른 업종간의 시너지를 찾아내는 것은 물론, 이질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하나로 모아 창조와 혁신의 대폭발을 일궈내야 성공적인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게 요한슨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기업이 메디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요한슨은 모두 7가지 방법을 들고 있다. ‘서로 다른 분야들 사이의 장벽을 허물어라’, ‘업무의 다각화를 실시하라’, ‘불편한 환경을 일부러 조성하라’, ‘위기를 받아들이고 두려움을 극복하라’ 등이다. 예를 들어 평소와는 다른 불편한 환경에 놓여야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통찰력과 대안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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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주 > 컴퓨터 전기 아끼는 방법

****펌글입니다

1. 컴퓨터를 켤 때는 본체를 켠 뒤 1분 쯤 뒤에 모니터를 켜는 습관을 들입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니터 켜고 본체를 켜는데, 솔직히 부팅되는 과정에선 모니터 볼 일이 없죠? 더군다나 모니터가 잡아먹는 전력이 전체 컴퓨터 전력의 60-70% 랍니다..

 

2. 잠깐 컴퓨터 안 쓸 때는 모니터만 꺼둡시다.

모니터가 전기 엄청 잡아먹으니 모니터만 꺼둬도 컴퓨터 전력 50% 이상 절약합니다.

 

3. 30분 이상 컴퓨터를 안 쓴다 싶으면 컴퓨터를 꺼버립시다.

컴퓨터는 한 번 켜지는 데 약 20-30분 사용시간 정도의 전력을 잡아먹습니다.

 

4. 절전모드를 이용해봅시다.

[시작-설정-제어판-디스플레이-화면보호기-전원] 가셔서 지정한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모니터와 하드디스크 끄게 하면 좋습니다. 저는 각각 10분과 1시간으로 해놓습니다. 특히 하드디스크는 이렇게 해놓지 않으면 계속 쌩쌩 저 혼자 모터 돌리고 있습니다. 아무튼 저렇게 해놓고 나중에 마우스만 흔들면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5. 프린터나 스피커, 스캐너 등은 쓸 때만 켜고 안 쓰면 바로 끕시다.

특히 스피커는 계속 켜두시는 분들 계신데, 음악을 듣거나 효과음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바로 꺼버리세요. 그리고 음악 크게 들으면 전력손실이 더 큽니다.

 

6. 컴퓨터를 서늘한 곳에 설치합시다.

더운 곳에 컴퓨터를 두면 열을 식히기 위해서 더 많이 팬을 돌리게 되어 많은 전력손실이 옵니다.

 

7. 모니터를 너무 밝게 해놓지 마세요.

모니터 아래를 보시면 밝기 조절하는 것이 있습니다. 적당한 정도로 어둡게 해주세요. 모니터 화면은 밝을수록 전기를 많이 잡아먹습니다.

 

8. 컴퓨터를 끌 때는 반드시 주변의 모든 장치를 같이 다 꺼주세요.

보통 컴퓨터 끄시면서 인터넷 모뎀은 안 끄시는 분들 계십니다. 다 꺼주세요. 공유기 사용한다면 공유기도 꺼주세요. 이왕이면 멀티탭 하나에 프린터/스피커/스캐너/모뎀/공유기 등등을 모두 꽂아주세요. 본체만 빼고요. 그런 다음 본체 끄고 멀티탭 스위치 내리면 모두 한 번에 꺼지겠죠. 대신 컴퓨터 다시 켤 때는 멀티탭부터 켜셔야 해요. 왜냐하면 인터넷모뎀이 본체보다 먼저 켜져야 인터넷 접속이 되거든요.

 

9. 시디롬에 시디를 넣어두지 마세요.

시디롬에 시디가 들어 있으면 부팅할 때 시디를 무조건 쉬잉~~ 돌리게 됩니다. 따라서 전력낭비는 물론 부팅시간도 길어지죠. 더불어 탐색기 같은 것을 띄울 때도 그냥 한 번 또 쉬잉~~ 돌립니다. 역시 전기 잡아먹고 시간도 잡아먹죠. 무조건 시디는 빼세요.

 

10. 컴퓨터를 껐다면 코드도 모두 뽑아버리세요.

꽂혀 있는 코드의 숫자와 소비되는 대기전력량은 비례합니다. 코드를 많이 뽑아놓을수록 전기를 절약하는 것입니다. 특히 컴퓨터는 이래저래 코드들이 많으니 반드시 멀티탭에 줄줄이 꽂아서 멀티탭 코드 자체를 뽑도록 하세요.

출처 : 네이버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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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 영화를 녹화를 하고 몇번에 나눠서 봤는지 모르겠다.

정말 바빠서 그랬는지, 아님 영화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같지 않아서인지 모르겠다.  조금 조금씩 보느라 4일은 걸렸던 것 같다.    

게다가 배경이 유대인 홀로코스트다. 난 언제부턴가 이것을 소재로한 영화나 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왜 그런지는 알 수 없다. 그냥 잔인한 게 싫다. 그래도 많은 영화나 책들이 잔악성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나름의 삶에 대한 애착과 몸부림, 잔인한 시대에도 꿈과 욕망, 광기를 잘도 표현한다.

이 영화 역시도 잔인한 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그렇지 꼭 잔인한 것만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한가지 이이러니는 인간은 풍요의 세대에 정신적 곤핍과 핍절을 얘기하고, 현실적으로 어렵고 잔인할 때 인간이 가진 꿈과 희망을 얘기하고 싶어한다.

그 시대가 암울하기만 했을까? 그 시대가 풍요롭고 행복하기만 했을까? 이것을 논하는 것이 인간이라니...

이 영화의 이야기는 간단하다. 홀로코스트 이전엔 비유대인과 유대인이 함께 공존하며 잘 살았다. 그런데 나치의 유대인 박해가 시작되면서 비유대인은 유대인에게서 등을 돌린다. 그렇다고 모든 비유대인이 유대인에게서 등을 돌린 것은 아니다.

유대인 다비드의 가족과 함께 한때 이웃하며 잘 살았던 조셉과 마리 부부. 유대인 박해가 시작되자 다비드를 자신들의 집 지하로 통하는 벽장에 숨겨준다. 무려 2년 동안.

그들은 겉으론 아무런 문제가 없는 양 웃고 살지만 유대인 다비드 때문에 노심초사한다. 언제 유대인을 숨겨줬다는 죄명으로 잡혀갈지 모르는 상태. 설상가상으로 조셉의 친구가 마리에게 관심을 보이며 그의 집을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그 시절 말한마디 잘못해도 끌려가 조사를 받아야 하는 판국에 마리는 어쩌자고 하지도 않은 임신을 했다고 떠들었던 것일까? 이것이 나중에라도 알리면 큰일이 난다. 하지만 조셉은 정자 생성을 하지 못하므로 아내 마리를 임신시킬 수 없는 사람이다.

결국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다비드를 통해 마리에게 임신을 시킨다. 물론 마리는 정숙한 여자이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펄쩍 뛰지만 결국 살아남기 위해 이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조셉의 선택에 동조한다. 이때 다비드는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는 인물인가?

마리가 임신을 해서 해산할 즈음 나치의 유대인 학살은 끝이나고 세상은 또 변해있었다. 예전엔 유대인을 숨겨주면 처형을 당했지만, 이번엔 반대로 유대인을 숨겨줬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

이것을 증명하기 위해 다비드가 필요했지만 그 결정적인 순간에 다비드는 지난 2년 동안 낮선 사람과의 접촉이 없었으므로 숨어버린다. 이대로 죽는가보다고 생각했는데 천만다행으로 숨어버린 다비드를 찾아내고 조셉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비록 남의 씨이긴 하지만  어부지리로  얻게된 아들과 함께 평온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 영화의 아우라는 강하다. 비극 같지만 희극같고 희극 같지만 비극적여 보인다. 어떻게 보든 인간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이렇게도 될 수 있고 저렇게도 될 수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얼마 전에 본 '태극기 휘날리며'를 생각했다. 한국전쟁 발발당시 사람들은 살기위해 공산당에 서명을 하고 쌀 한바가지를 얻을 수 있었다. 전쟁이 끝나자 그들은 하나 같이 부역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집단 학살을 당한다. 하지만 이 영화엔 어떠한 위트나 유머도 없다. 끝까지 심각하고 끝까지 연민을 갖게만든다.

비극적인 이야기 속에서도 희극을 도출해 낼 수 있고, 희극적인 이야기 속에서도 비극을 말할 수 있는 작가나 연출가가 있다면 그건 굉장한 능력이 아닐까?

아무튼 이 영화에 필 받고 어제부터 내가 붙들기 시작한 책이

 <그때 프리드리히가 있었다>이다. 결코 '나의 아름다운 비밀' 같지는 않겠으나 이 책은 독특하게도 독일 아이의 눈으로 그 시대를 조명했다고 하니 흥미롭다.

이렇게 한가지 사건을 두고 여러개의 시선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놀랍고도 재미있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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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5-12-11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좋은 영화 소개 감사해요,

stella.K 2005-12-11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 읽으셨단 말입니까? 그럼 추천이라도 하시지...ㅋㅋ.

하늘바람 2005-12-11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 지금 추천했어요. ^^ 죄송하네요

stella.K 2005-12-11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마워요.^^

2005-12-12 1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2-12 15: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시장미 2005-12-13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대충 어떤 영화인지 알 것 같아요. ^-^ 그런데 굉장히 심오한 영화라서 쉽게 봐서는 안될 것 같네요.. 기회가 된다면 볼께요. 으흐흐흐 꾸욱~!

stella.K 2005-12-14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오하기까지? 그 정돈 아냐. 하지만 좋아!^^
 

쿠바에선 사람들과 수다를 떨어라… 왜?


큐리어스 시리즈(1차 50권)
P 션 브램블 외 지음 | 박선영 외 옮김 | 휘슬러                               
200~360쪽 | 1만2000~1만5000원
유석재기자 karma@chosun.com
쿠바 아바나에는 해안 방파제 말레콘(Malecon)이 있다. 여기에 앉아 바다 풍경을 조용히 감상하고 있으면, 웬 쿠바 사람이 다가와 말을 걸 것이다.

‘이 사람 왜 이래?’ 당신은 당황스러울지도 모른다. 당신이 손에 들고 있을 여행 안내서에는 ‘말레콘은 꼭 가볼 만한 곳’이라고만 써 놓았을 뿐, 이런 일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자리를 떠나야 할까? 아니다. ‘큐리어스 시리즈’의 쿠바편은 이렇게 말한다. “그들이 말을 걸어온다면, 대화에 참여해 그 시간을 즐겨라. 쿠바인들은 공동체 의식이 강하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쉽게 말을 건넨다. 쿠바에선… 나만의 비밀은 잠시 잊어도 좋다.”

한국인들에게 바다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20년 전쯤만 해도 그저 꿈만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세계를 잘 모른다. 유명 관광지 앞에서 서둘러 기념사진을 찍은 뒤 또 그만큼 유명한 곳으로 허둥지둥 달려가기 십상. 하지만 그런 여행은 우리에게 종종 중요한 사실을 잊게 만든다. “그곳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 말이다.

이 책의 미덕은 한 나라의 실제 사회 경험과 ‘관광 이미지’는 얼마나 거리가 먼가를 보여주는 데도 있다. 많은 이들이 명상과 해탈을 찾아 떠나는 인도를 보자. “당신이 인도 지사로 발령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치자”라고 이 책은 말을 건다. 집을 나서며 하녀에게 ‘운전사에게 세차를 해 두라고 이야기하라’고 일러둔다. 퇴근해서 보면 하녀는 울고 있고 운전사는 사직서를 내밀 것이다. 왜? “하녀는 운전사보다 신분이 낮았기 때문에 (운전사는) 비천한 신분의 여자에게 지시받았다는 점을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인도에서는 카스트가 모든 관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들은 이미 서점 판매대를 가득 채우고 있는 여행 안내서(Travel Guide)가 아니다. 여기에는 그곳의 ‘속살’이 있다. 잘 알려진 유적이나 자연경관, 식당과 호텔을 설명하는 대신, 그곳 ‘사람들’이 어떤 문화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세세히 알려준다. 꼭 이름을 붙이자면 아마도 ‘문화 안내서(Culture Guide)’ 정도가 될 것이다.

‘문화 충격(Culture Shock)’. 미국에서 나온 초판의 제목이다. 1989년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 이래 지난 16년 동안 세계에 나간 한국인들이 느낀 감정이 그것 아니었을까. 한국의 젊은이들은 이제 아프리카로 남미로, 미얀마와 히말라야의 오지로 간다. 우리 해외 여행의 수준이 이런 책을 필요로 하는 데까지 왔다면 정말 반가운 일이다.

저자들은 무용가, 유엔 고등판무관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전문가’들이다. 책마다 ‘역사와 자연’ ‘사람과 사회’ ‘언어와 문화’ ‘여행과 레저’ ‘정착과 사업’ 같은 5~6개 장으로 나눴다. 원서 시리즈에 없는 ‘페루’와 ‘몽골’ 편은 한국인 저자가 썼다.

아랍에미리트나 미얀마처럼 좀처럼 가보기 어려운 나라들도 한 권을 차지하고 있다. 원서보다 훨씬 적극적인 한국판의 특징은 사진이다. 화려한 건물에서 작은 골목길과 노천카페의 풍경까지, 다양한 컬러 사진은 원서에도 없는 것들이다.

당신이 올 겨울 여행을 떠난다면, 달랑 이 책 한 권만으로는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 한 권이면, 노을 비끼는 저녁 골목 저편에서 들려오는 애절한 바이올린 선율조차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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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울린 '슬픈 재앙의 악보'


프랑스 조곡
이렌 네미로프스키 지음|이상해 옮김|문학세계사|544쪽|1만3000원
박해현기자 hhpark@chosun.com

2004년 겨울 프랑스 문단의 최대 화제작은 소설 ‘프랑스 조곡(組曲)’(suite francaise)이었다. 바흐의 ‘프랑스 조곡’을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지만, 바흐의 달콤한 음악과는 달리 이 소설은 ‘슬픈 재앙의 악보’라는 평을 받았다.

프랑스 문학상 중에서 공쿠르상에 버금가는 권위를 지닌 르노도상 심사위원들은 ‘프랑스 조곡’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언론은 깜짝 놀랐다. 이 소설을 쓴 유태인 여성 작가 이렌 네미로프스키가 기자 회견장에 나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1903년 키예프에서 태어나 프랑스어를 비롯해 7개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았던 그녀는 1930년대 프랑스 문단에서 각광받는 샛별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1942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비극적 최후를 맞았다. 르노도상 심사위원들은 생존 작가에게만 주는 문학상의 관례를 깨고 작가 사후 62년 만에 출간된 ‘프랑스 조곡’을 수상작으로 뽑았던 것이다.

프랑스 문학 전문 번역가 이상해씨가 옮긴 ‘프랑스 조곡’의 작가 네미로프스키는 나치의 유태인 박해가 강화되는 와중에 죽음을 예상한 1941년부터 1년 동안 이 소설을 썼지만, 끝내 탈고하지 못한 채 수용소로 끌려갔다. 그녀의 남편도 곧이어 수용소에서 죽었다.

주변의 도움으로 두 딸 드니즈(13살)와 엘리자베스(5살)가 살아남아 나치의 지시를 받는 프랑스 헌병의 추격을 피했다. 큰 딸 드니즈는 긴박한 도주 과정에서도 엄마의 원고가 든 가방을 챙겼다.


전쟁이 끝나자 그녀는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유태인들이 돌아오는 파리의 동부역에 매일 나가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엄마를 찾았다. 그녀는 엄마가 남긴 원고를 읽는 것이 고통스러워 끝까지 읽지 못했다. 그녀는 오랜 세월이 흘러 뒤늦게 엄마의 소설을 출간해 마침내 프랑스 독자들을 울렸다. 유태인의 고통을 외면했던 프랑스의 치부를 또 다시 환기시켰던 것이다.

“붉은 태양이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떠올랐다. 대포 한 발이 발사됐다. 가장 높은 곳에는 평소 볼 수 없었던 거대한 검은 새들이 붉은 태양 아래 이슬에 젖은 날개를 펼친 채 날고 있었고....”

‘프랑스 조곡’은 독일군의 파리 점령을 앞둔 시점부터 전쟁의 일상을 회화적 문체로 세밀하게 기록하면서, 그 시대를 살았던 인간 군상을 묘사한다. 특히 전쟁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의 치욕스런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물욕을 버리지 않는 부자들, 가족과 함께 피난을 가기 위해 사랑했던 정부(情婦)를 외면하는 남자들, 고아들을 구하려다가 오히려 그들 손에 살해 당하는 성직자, 시어머니 앞에서 며느리를 유혹하는 독일군 장교 등등이 전쟁의 광기를 반영한다.

남성 작가의 전쟁 소설이 역사적 서사에 치중한다면, 여성 작가는 일상과 내면 묘사에 충실하면서 개인화된 전쟁을 잘 그려낸다. 이 소설을 통해 작가는 원래 베토벤의 교항곡과 같은 5부작 대하 소설을 쓰려고 했지만, 중도에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 소설은 작가가 직접 겪은 역사적 사건의 전달에 충실하면서, 그 시대를 살았던 다양한 인간 초상을 담은 거대한 벽화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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