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물리학자가 소설을 논하다

정옥자 교수 “선조를 울보로?… 소설이라도 심하다”
김상락 교수 “복잡계 연결망, 소설 구성에 도움될 것”

▲ 소설‘칼의 노래’가 원작인 드라마‘불멸의 이순신’. 원작 소설이 식민사관의 악영향을 받아 선조를 폄하했다는 비판이 역사학계에서 제기됐다.
국사학자·물리학자 같은 문학 밖의 학자들이 문학에 메스를 들이댔다. 문학의 다면적(多面的)인 모습을 독자와 같이 음미하기 위해서다. 계간 ‘문학동네’ 가을호 특집 ‘밖에서 본 한국 문학’은 이 같은 내용을 다채롭게 소개하고 있다.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에는 이순신의 병사들이 허겁지겁 감자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한 학자가 “감자는 임진왜란 이후 한반도에 들어 왔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작가는 “감자가 아닌 어떤 작물도 (문학적으로는) 당시 병사들의 상황을 더 절실하게 표현할 수 없었다”며 재판을 찍을 때도 감자를 그대로 놔두었다.

실물 차원의 역사적 고증에 대해 저자의 태도가 이렇다면 역사적 인물에 대한 작가의 해석은 어디까지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와 관련, “소설에서 선조는 울보이자 못난이로 그려져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정옥자 교수(서울대 국사학과)가 ‘칼의 노래’를 역사학적으로 분석했다.

이번 특집에 ‘칼의 노래의 역사적 상상력’을 발표한 정 교수는 김훈의 소설에 대해 “식민사관에서 우리를 집중 세뇌시킨 당쟁론이 여과 없이, 아니 더욱 심하게 묘사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국체의 상징으로서 풍전등화 같은 나라의 운명을 책임진 국왕 선조의 개인적 고민도 함께 그렸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물은 정 교수는 ‘선조 제대로 알기’를 강조했다. “무수한 인재들이 배출되어 목릉성세(穆陵盛世)라고 불리는 선조대는 임진왜란이라는 (동북아)세계대전으로 얼룩졌지만, 정부와 국민 모두가 단결하여 왜적을 물리쳐 국가적 위기를 타개했다”는 것.

‘밖에서 본 한국문학’ 특집에는 요즘 수학 물리학 사회학 등에서 성행하는 복잡계 연결망(compolex network) 이론도 참여했다. ‘이 지구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여섯 다리만 건너면 누구와도 연결되어 있다’고 복잡계 연결망은 설명한다. 예를 들어 박경리의 대하 소설 ‘토지’에는 총 543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김상락(경기대 물리학과) 교수가 복잡계 연결망을 ‘토지’에 적응해봤는데, “평균적으로 네 단계 정도를 거치게 되면 소설 ‘토지’에 나오는 어떤 인물이 다른 등장인물과 서로 연결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수많은 인물이 나오지만 결국 “일곱 개 이상의 연결선을 가진 주요 인물은 모두 58명”으로 집약됐고, ‘멋대로’ 등장하는 인물이 없으며, 작가의 치밀한 구성 의도에 따라 인물들이 촘촘히 연결된다는 것도 재확인됐다.

김 교수는 복잡계 연결망 이론이 앞으로 소설 구상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명작’과 ‘졸작’을 이 같은 연결망 분석으로 비교하면서 그 차이를 보다 정밀하게 살펴보면 좋은 소설의 지침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박해현기자 h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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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가 있는 사막
해이수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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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끔 그런 책이 있지 않는가,  이를테면 읽어야할 책들의 목록이 잔뜩 쌓였음에도 어느 날 문득 매스컴이나 일지 못하는 곳에서 툭 비어져나와 사람으로 하여금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만드는 책 말이다. 그래서 꼭 하필 그때 그 책을 읽어내지 않으면 다음 책을 못 읽게 만드는 그런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그런 책. 나에겐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었다.

요즘의 신예 작가들의 책을 그리 많이 읽는 편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그들에 대한 나의 느낌 은 두가지로 나뉜다. 좋거나 나쁘거나. 그 중간은 없었던 것 같다. 좋은 것은, 뭔가 무시 못하는 신예다운 번뜩이는 기지 때문에 좋다고 얘기하는 것이고, 나쁘다면 '그래. 결국 그럴 줄 알았어. 네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확실히 알고나 이렇게 썼니?'하고 마냥 비아냥거리고 싶어지는 것이다.

물론 후자의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요즘의 신인 작가들이 얼마나 똑똑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도 모르고 글을 쓰겠는가. 이것엔 독자들이 너무 똑똑해진 것도 한몫할 것이다. 그런 책은 독자들이 절대로 사 보지 않는다.(물론 취향이긴 하겠지만)

그런데 감히 말하건데, 난 이 해이수라는 작가가  너무 마음에 든다. 언젠가 그의 기사를 신문에서 본 적이 있다. 20대 중반부터 매일 새벽에 일어나 고전 철학서와 경전을 읽고 있다고 한다.  호주로 가는 유학 짐 속에 고전 경서를 챙겼다고 한다. 왜냐하면, 인문학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서사를 쓰고 싶어서가 그 이유란다. 이만하면 이 작가 믿을만 하지 않을까. 바로 이점 때문에 나는 서둘러 이 책을 펼쳐들은 것이다.

이 책의 첫번째 수록작 <몽구 형의 한 계절>은 몽구라고 하는 아는 형이 자신도 막상 해 보지도 못했을 섹스를 마치 해 본 것 마냥, 또는 화자의 아버지가 몽구 형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빤한 거짓말을 눙치는 솜씨만큼이나 술술 잘 읽혀진다. 

<돌베게 위의 나날>은 제목이 암시하듯, 성경의 야곱이 돌베게를 베고 잔 것을 따서 성서의 야곱의 신화만큼이나,  땅 설고 물 선 곳에서 고생 끝에 낙을 이루며 잘 살게 되는 신화를 꿈꾼다. 하지만 우리의 이민 현실은 그렇게 녹녹하지가 않다. 이 낮선 호주에서 내가 살기 위해 서로가 불법체류자임을 고발하므로 남을 짓밟는 이민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무리없이 현실감있게 그렸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라나라도 살만하니 외국 나가서 편히 살거라는 환상을 갖기 쉽겠지만 이민자들 대다수가 아직도 이런 고생과 수모를 당하고 살거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소설의 사내나 그의 선배처럼 고생 끝에 병을 얻고 불법체류자가 되서 귀국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사람도 있겠지. 무엇이 진정 인간답게 사는 것인가를 되묻게 만든다. 

<우리 전통 무용단>은 내가 '몽구 형의 한 계절'과 함께 가장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 아닐까 싶다. 시골에서 호주 관광여행을 온 노인들의 입담과 그들을 가이드 하는 '내'가 겪은 고생을 에피소드와 함께 잘 녹여낸 작품으로, 제목은 바로 호주관광을 온 노인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화자가 즉흥적으로 지은 이름인데  왜 그런 이름을 짓게 되었는지는 독자가 직접 읽어보면 읽고 나서 과연 그렇구나 하며 흐뭇한 미소를 짓게될 것 같다. 그리고 민족 정체성이란 그렇게 해외를 나가서 일부러 볼래야 볼 수 없는 어느 순간 포착이 되어서 보는 것은 아닐까를 생각해 본다. 그것은 앞서 '돌베게의 나날'과 사뭇 대칭되어 보이기도 한다. 

나 개인적으로 느낀 것이 있다면, 여행을 할 때 이제까지의 나를 벗어두고 쓸데없는 걱정없이 온전히 그 상황에 나를 맡겨 보는 태도를 취해 보는 것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생각지도 않은 사람 사는 냄새를 느껴 볼 수 있을 것 같다.

<캥거루가 있는 사막>은 새삼 우리나라에 동성동본 금혼법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 이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 주는 소설이다. 동성동본의 금혼법이 많이 완화가 되어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불투명하고 불안한 미래 때문에 호주 여행에서 귀국하기를 꺼려하는 '나'와, 그 여행 중 만난 연상의 일본 여자에게서 동성동본 보다 더한 동생을 사랑하는 아픔을 목도하는 데서 소설은 끝을 맺는다.  

이 소설의 분위기는 전작과 달리 한없이 우울하고 끈적끈적하다. 그리고 정말 화자가 호주 여행을 하고 있구나 싶게 꼼꼼한 묘사가 돋보인다.

<관수와 우유>는 사춘기 그 시절에 한번쯤 있음직한 패싸움을 리얼한 상황 묘사와 함께 커뮤니케션의 불능상태를 위트있는 문체와 함께 유머러스하게 잘 녹여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수록작 <환원기>는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비장미가 흐르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작가는 이야기의 초두에 '스승'와 '교사'의 의미를 가른다. 이를테면,  교사로서의 선생은 모든 고양이를 선량한 고양이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사부로서의 스승은 고양이들 중에서 호랑이가 될 만한 놈만을 골라 키운다.(300p)고 정의 하면서 스승의 부재를 말하기 보다는 그런 참 스승을 알아 볼 수 없는 졸렬하고 한심했던 지난 날의 제자가 스승을 생각하며 참회록 쓰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책에 실린 8편의 작가의 중단편 소설은 신예답지 않은 명징한 문체와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다. 또한 다양한 색깔을 띄고 있다. 소설을 쓰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빠지는 감정의 함몰된 오류도 작가는 용케 빠지지 않고 잘도 헤쳐 나온다. 단지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작가가 호주 유학파인만큼 소설의 공간이 거의 대부분 호주를 중심으로 해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조만간 극복 되어지지 않을까 한다. 그러고보니 호주는 지금 겨울이겠군.

하지만 소설을 쓰는데 있어 작가의 체험이나 목도한 사실을 형상화하는 것 못지않게 공부한 것을 작품 속에 투영하려는 지적인 노력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본 받을만한 것이란 생각을 해 보았다.

이 책 덕분에 덥고 습한 여름 날을 그나마 수월하게 견디고 있었다. 작가의 다음 작품을 언제 다시 마주할지 모르지만 또 만나게 되면 기쁘게 다시 마주 대하게 될 것 같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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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스타 작가들'의 한국현대사

퇴근길에 사든 문화일보에서 이번주에 나온 김영하의 신작소설과 지난주에 나온 김인숙의 신작소설 리뷰를 읽었다. '위기의 한국소설'을 구원해줄 '스타작가들'? 내막을 조금 따라가본다. 개별 소설에 대한 리뷰 기사 두 편도 같이 옮겨다 놓는다.  

문화일보(06. 08. 10) ‘위기의 한국소설’ 구원투수?

-김영하(38·), 김인숙(43)씨.각종 문학상을 받으며 문학계 내부에서 인정을 받고, 또 대중에 게도 널리 알려진 이른바 스타작가들이다(*다섯 살의 나이 차이를 갖고 있지만 63년생 작가군의 한 명으로 '80년대 작가'인 김인숙과 '90년대 대표작가' 김영하는 문학적으로 한 세대의 격차를 갖는다. 그 차이가 두 작품에도 각인돼 있지 않을까 싶다). 386세대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이 한국 현대사의 풍경 속 에 개인의 쓸쓸하고 아픈 상처를 어루만진 장편 소설을 잇달아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출간된 김영하씨의 <빛의 제국>(문학동네 발행)은 남파간 첩을 주인공으로 분단상황에 쫓기는 인간 존재의 나약함과 그에 대한 연민을 담고 있다. 앞서 나온 김인숙씨의 <봉지>(문학사 상사)는 한 시골소녀가 민주화과정의 소용돌이를 겪으며 성장하 는 이야기다. 당대의 시대상을 담고 있으나 사회, 역사의식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개인의 실존적 흔들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두 작품의 공통점이다. 탄탄한 서사구조와 더불어 힘있는 문체로 독자를 흡인한다는 점에서도 같다. 문학계는 각기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는 두 작가의 신작 장편이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국내소설판에 독자를 끌어오는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빛의 제국’의 풍경 = 제목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에서 따 왔다. 하늘은 청명한데 땅은 어두운 그림의 풍경이 소설 전체에 배경으로 깔린다. 20여년간이나 남쪽에 적응해 살고 있던 김기영은 어느날 24시간 후 귀환하라는 평양의 명령을 받고 고민에 휩싸인다. 1963년 평양 태생인 그는 67년생으로 둔갑, 연세대에 입학해 학생운동권에서 활동하다가 졸업 후 영화수입업자로 일해왔다. 운동권 후배와 결혼해 딸을 둔 기영은 95년에 그를 남파한 북쪽 담당자가 실각함으로써 ‘잊어진 스파이’가 됐다.

-“처음엔 주인공 기영의 시점으로만 글을 썼다가 없애버리고, 주요 인물마다의 시점으로 다시 썼어요. 80년대 이후의 한국사회를 입체적으로 그려가는 데 필요해서였지요.” 작가의 의도대로 등장 인물 하나하나의 가족사가 현대사의 골짜 기를 이룬다. 이 골짜기에서 어떻게든 살아 온 인물들의 모습은 비극적이면서 희극적이다.

-대학시절엔 임수경을 질투하며 평양에 가고 싶어 안달했던 기영의 아내 장마리는 스무 살이나 어린 대학생들과 섹스놀이를 즐기고(*얼마만큼 리얼리티가 있는 설정일까?), 기영의 뒤를 주도면밀하게 뒤쫓아온 남쪽 정보기관원 박철수는 실향민인 할아버지와 코미디언인 아버지의 삶을 애틋하게 반추한다. 이들의 모순된 모습에 당혹해하면서도 끝내 애정의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은 작가의 밀도 있는 묘사력 때문이다.

◆‘봉지’의 과거와 미래 = 1970, 80년대를 건넌 청춘들에 대한 회상록이다(*김인숙의 데뷔작이 <79-80 겨울에서 봄 사이>였던가?). 제목은 주인공 봉희가 어린 시절에 패싸움을 하는 오빠를 부르러 싸움판에 들어갔다가 자전거 체인에 맞아 이마가 비닐봉지처럼 찢어졌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을 옮긴 것. 봉지는 예쁘지도 않고 공부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매사에 당당해서 친구인 순미, 영주, 가현의 부러움을 산다.

-봉지는 어느날 서울에서 내려온 대학생 진영을 보고 사랑을 품게 되지만, 독재정권에 맞서 학생운동을 하고 있던 진영에게 시골 소녀의 풋사랑은 대수롭지 않은 일. 봉지는 서울의 한 간호전문 대에 입학, 진영의 학교로 그를 찾아가지만 여전히 두 사람 사이는 거리가 있다. 봉지는 어느날 당국의 수배에 쫓기는 진영을 숨겨줬다가 어딘가로 연행돼 고문을 받는다. 이런 일들이 벌어졌던 과거로 여행하는 일은 봉지에게 추억을 되찾는 일이라기보다는 지우기에 가깝다. ‘찢어진 봉지’와 같은 삶을 어느 누군들 껴안고 미래로 가고 싶을까.

-이 작품은 작가 김씨가 1983년 등단 이후 줄기차게 성찰해 온 시대적 고민을 좀 더 개인사 쪽으로 내면화한 느낌을 준다. 중년에 이른 봉지의 독백은 참혹한 세월에 무릎 꿇지 않고 살아온 자신의 과거에 담담하게 악수를 건넨다. ‘지나온 생을 견딘 힘만으 로도 남은 생은 괜찮은 법이다.’(장재선 기자)

서울신문(06. 08. 11) 남북 분단 그린 장편 ‘빛의 제국’ 펴낸 김영하

-소설가 김영하(38)가 장편 <빛의 제국>(문학동네)을 냈다.2004년 한해에 이산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인문학상을 독식하며 문단의 스타로 떠올랐던 그가 <검은 꽃> 이후 3년 만에 발표하는 장편소설이다. 흡혈귀, 자살안내인 같은 비일상적인 설정에서 멕시코 이민사의 거대 서사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전복적인 글쓰기로 자신만의 문학적 입지를 탄탄히 구축해온 작가는 이번에도 내용과 형식 모두 기존 소설과 차별되는 실험적 작품을 내놓았다.


 

 

 

-<빛의 제국>은 남파 간첩으로 20년을 살아오다 갑작스럽게 북으로의 귀환 명령을 받은 40대 남자의 이야기다. 주인공 김기영은 엘리트 출신 공작원을 남한 대학의 신입생으로 입학시켜 학생운동을 주도하려는 당의 계획에 따라 스물두살이던 1984년 서울로 남파된다. 대학 졸업 후 영화수입업을 하며 임무를 수행하던 김기영은 1995년 북측의 책임자가 실각하면서 잊혀진 스파이가 되어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왔다. 소설은 김기영이 귀환 명령을 받은 그날 오전 7시부터 다음날 같은 시간까지 단 하루 동안 김기영과 그의 아내 마리, 딸 현미에게 일어난 일상을 긴박하게 엮어나간다.

-생의 절반은 북한에서, 나머지 절반은 남한에서 지낸 한 남자의 삶에서 남북 분단의 현실과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조명하는 소설의 구조는 최인훈의 <광장>과 닮아 있다.“처음부터 <광장>을 염두에 뒀다.”는 작가는 “1980년대 이후 달라진 남북의 변화상을 통해 ‘광장’이 지닌 시대적 한계들을 돌파하고 싶었다.”고 말했다(*말하자면 김영하 버전의 <광장>, 소위 탈이데올로기 시대의 <광장>쯤 되겠다). 노동당원인 김기영이 대학 운동권서클에서 주체사상을 학습하는 비극적 아이러니는 <빛의 제국>이 <광장>과 결별하는 지점이다.

-스파이가 주인공이지만 30·40대 남성들의 갈등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보편적인 이야기로도 읽힌다(*나도 때론 내가 고정간첩이 아닐까란 생각을 한다). 작가는 “과거를 잊고 평범한 일상을 지내다 하루아침에 소환명령을 받는 주인공은 언제든 세상으로부터 해고를 당할 수 있는 이 시대 남자들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폴 발레리의 시구처럼 어느 한순간 중심을 잃어버린 채 한치 앞도 예측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로 추락하는 것이다.

-<빛의 제국>은 계간 ‘문학동네’에 지난해 가을호까지 4차례 연재하다 중단했던 소설이다. 하지만 등장인물만 제외하고 시점이나 구성을 완전히 바꿔 새로 썼다. 지난 겨울부터 칩거하면서 몸무게가 10㎏이나 빠질 정도로 작품에 열중했다.“착상이나 진행방향 등에 자신이 있었고, 쓰여져야 할 책이라는 확신도 컸다.”는 그는 “지금까지 작가로서 쌓아온 모든 역량을 총체적으로 쏟아부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작가 김영하의 모든 것이 담긴 야심작이라는 얘기다.

-그의 다른 작품들처럼 소설은 속도감 있고, 재밌게 잘 읽힌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희미해진다. 작가는 “다시 쓰여진 <광장>처럼 보이나 뒤로 갈수록 그 의미가 사라지도록 했다. 독자가 책을 읽은 뒤 안개 숲속을 즐겁게 헤맸다는 느낌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가장 잘 팔리는 한국 작가인 그의 신작은 벌써 해외 에이전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영문 시놉시스만 보고 프랑스와 미국에서 먼저 출간 제의를 해올 정도. 작가는 10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빛의 제국> 해외 출간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이순녀 기자)

국민일보(06. 08. 07) “찢어진 비닐봉지 같은 성장기”

-소설가 김인숙(43)은 요즘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다. 유학간 딸을 돌보기 위해서지만, 밥짓는 냄새나 오폐수 냄새가 진동하는 베이징의 뒷골목을 걷다보면 흘러간 시간들이 발에 툭툭 채인다. “어쩌다보니 중국에 살게 되었지만 무엇을 하기 위해서라는 반짝이는 목적 의식 같은 거는 없어요. 다만 글 쓰는 사람으로 무대를 옮겨서 살아보는 것이 나쁜 경험은 아닌 거 같아요. 자극도 되고요.”

-그의 새 장편소설 <봉지>(문학사상사)는 베이징의 뒷골목을 걸으면서 써내려간 소설이다.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처럼 찢어지거나 채워지면서 새롭게 태어나는 한 여자의 성장 과정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의 본명은 김봉희로 별명은 봉지. 17세 여학생때 봉희가 오빠의 싸움을 말리려다 자전거 체인에 이마를 맞아 열두 바늘이나 꿰매야 했던 일을 겪고나서 친구가 붙여준 별명이다.

-“봉지의 머리에는 구멍이 뚫여버렸다. 그녀의 생각,자신이 젖은 창호지에 뚫린 구멍 같다고 여겼던 상상은 그녀의 이마를 향해 날아오던 자전거 체인을 비키지 못한 순간에 현실이 되어 버렸다. 미세한 바늘이 촘촘히 기울 수 있었던 것은 찢어진 살뿐이었다. 구멍은 그대로 남았다.”(33쪽)

-봉희의 이마에 난 구멍은 일종의 성장통을 뜻하는데 소설은 봉희가 14년 전에 쓴 ‘김봉지의 자전소설’을 풀어놓는 형식으로 전개되면서 제재소집 날나리 친구 순미,읍내에서 제일가던 여자 깡패 가현,봉희가 좋아하는 운동권 대학생 진영,봉희를 좋아하는 초등학교 동창 수호 등이 등장한다. 왜 이 소설을 썼는지, 로밍 서비스로 중계되는 국제전화를 통해 물었다. “바로 내 세대의 이야기지요. 참 오래전에 지나버린 시대같은데 내 안에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것들이 있지요. 무엇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오늘의 나를 이루었을까. 내 안의 그 시대, 내 안의 그들에 대해 쓰고 싶었어요.”



 

 

 

-등장인물들은 1970년대말부터 1980년대까지의 사회 혼란과 혼돈을 통과한다. YH사건, 부마항쟁, 12·12쿠데타, 광주사태, 학내 프락치 사건, 통금해제,프로야구 출범…. 봉지의 머리에 구멍이 뚫렸을 때 바깥 세계 역시 거대한 구멍과 균열의 가운데에 있었다. 혼돈의 시대를 통과한 그들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순미는 화려한 삶을 꿈꾸며 술집에 나가는 여대생이 됐고, 23세에 미혼모가 된 가현은 미용사로 성공했으며 간호사로 일하던 봉희는 병원에서 만난 약사와 결혼한다. 진영은 감옥에서 나온 후 유학을 갔다가 소설가가 되었고 수호는 작은 출판사에 취직한다.

-꿈은 작아지고 스러지지만 작가는 “작아지고 스러져가고 어긋나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얘기한다. “몸속에 든 것이라고는 텅 빈 바람밖에 없던 비닐 봉지. 그 찢긴 봉지에 무엇이 담길 수 있었을까. 유년의 순진했던 기억들이 찢어진 자리로 흘러나간 후,봉지는 그 찢긴 자리 때문에 다시는 완전히 부풀어 오를 수 없었다. 그러나 존재는 그것의 비어있는 자리로부터 살아 있는 소리를 낸다.”(149쪽)

 

 

 



-소설은 쓸쓸한 삶의 풍경, 여전히 텅빈 봉지일 수밖에 없는 인생을 담담하게 서술한다. 숱한 상처를 지나왔지만 그 상처가 지나간 자리에 영광이 스며들지도 않는다.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인생이지만 그 안에는 존재에 뚫린 구멍을 메우기 위해 나름대로 절절했던 ‘완전한 순간’이 들어 있다. 작가는 그 순간들이 삶을 단단하고 견고하게 만들어놓는 삶의 불가해성을 암시하고 있다. “그녀는 다시는 그러한 순간을 갖지 못하리라는 것, 어떤 남자를 만나 어떤 사랑을 하더라도, 그런 순간의 느낌을 다시는 갖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완전한 사랑과는 다른 것, 말하자면 완전한 순간인 것이다.”(314쪽)(정철훈 전문기자)

06. 0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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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네 이웃을 경계하라!

'이웃'이란 주제에 대해서 생각할 일이 있었는데(짬이 나면 관련 페이퍼를 쓰게 될 것이다) 마침 도움이 될 만한, 더불어 요 며칠 무더위를 잠시 식혀주는 책이 출간됐다. 이름도 스릴(?) 만점인 <이웃집 살인마>(사이언스북스, 2006)가 그것이고, 저자는 요즘 부쩍 자주 등장하고 있는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 원래 진화심리학에서는 초창기에 '배우자 살해'가 중요한 연구테마였는데 그게 '이웃집 살해'로 좀 확장된/진전된 모양이다. 여하튼 "네 이웃을 사랑하라!"란 계명과 함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네 이웃을 경계하라!"는 경고인 듯싶다. 세상은 나이브하지 않다!..

문화일보(06. 08. 04) 살인은 본능… 네 이웃을 경계하라

-살인! 보통 사람들에게는 딴 세상의 이야기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미국 텍사스대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는 7년간 5000여건의 살인 케이스, 375건의 살인자 심층 인터뷰, 그리고 다양한 역사, 인류학, 생물학 자료를 인용해 분석한 결과, 모든 사람들 심지어 우리가 사랑하고 또 우리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조차 살인을 저지를 잠재력이 뿌리 깊게 내재돼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살인자는 우리 바로 옆에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2001년 1만6037명, 2002년 1만6229명, 2003년 1만6503명이 살해당했다. 여기서 전쟁과 9·11테러 희생자는 제외됐다. 이 통계로 추산하면 20세기에 미국에서만 대략 100만명 이상, 전 세계적으로는 최소 1억명 이상이 살해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전쟁같이 공인된 대량학살은 제외한 추론이다. 그러나 실종자, 의학발달 등에 따른 살인미수 등을 감안하면 실제 살해 수치는 두세 배에 이를 것이다.



-통계를 분석해 보면 살인은 특별한 사람에 의해 저질러지지 않는다. 연쇄살인, 갱단에 의한 살인, 폭도들의 충돌에 의한 살인, 유명인에 의한 살인, 야만스럽고 잔혹한 살인은 전체 살인의 5%도 안 된다. 살인의 경험이 있는 사람만이 살인을 하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살인은 보통 사람들이 처음 저지른 것이다.

-흔히 살인은 살인자의 감정이 이성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충동과 열정의 폭발로 인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격렬한 분노가 이성을 앞지를 때, 판단을 잘못 내렸을 때, 깊게 뿌리박힌 원시적인 감정이 표출될 때, 논리가 열정에 압도당할 때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살인은 이성적 상태에서 벌어진다.



-물론 살인이 분노, 질투, 시기와 같은 강렬한 감정들에 의해 유발되기는 하나 감정이 분별력을 흐려 놓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격정은 다분히 이성적이기 때문이다. 격정은 인간 심리를 이루는 잘 설계된 구성요소 가운데 하나다. 그것은 인간이 특정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도록 도와준다. 살인은 복잡하고 조심스러운 계산을 통해 도달한 하나의 해결책이다. 결코 우발적이지 않다.

-액션 영화 등 폭력적인 대중문화가 살인을 부추긴다는 설명은 매체의 영향을 받지 않는 문화권에서도 여전히 살인이 발생하는 상황을 설명하지 못한다. 아동학대, 과도한 알코올, 유전자이상에 의한 뇌손상 등 병리학적 이론도 이들 가운데 극소수만 폭력적이 된다는 점에서 일반성을 띠지 못한다.



-또 가난, 경제적 불평등 등 자본주의의 모순이 사람을 범죄로 몰아넣는다는 사회학이론도, 사회주의보다 자본주의에서 범죄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절대적 증거가 없다는 데서 막히고 만다. 살인이 발생하는 환경과 동기는 외관상 매우 다양해 보임에도 불구, 그 이면에는 이를 포괄하는 숨겨진 연결고리가 있다. 이 연결고리를 잇고 있는 실들을 추적해보면 인간 진화의 역사와 맞닥뜨리게 된다.

-살인은 인간의 생존과 번식 경쟁에서 많은 이점을 제공했다. 살인은 자기 자신과 배우자 또는 친척들이 죽거나 다치거나, 강간당하는 것을 막는다. 주요한 적대자들을 제거한다. 경쟁자의 자원이나 영토를 취득한다. 경쟁자의 배우자에게 성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다른 이성이 자신의 배우자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는다. 흉포하다는 평판을 퍼뜨려 적의 침략을 단념시킨다. 유전적으로 아무 관계가 없는 아이들에게 투자하지 않을 수 있다. 번식에 필요한 자원을 보호한다. 번식 경쟁자들의 핏줄을 완전히 끊어 놓는 등 냉혹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많은 이점이 있다. 이익이 너무 실질적이어서 오히려 살인이 더 만연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다.

-하지만 군비확장경쟁처럼 진화한 살인심리가 살인의 만연을 막았다. 살인 위협이 증가하면 그 방어기제도 함께 발달한다. 살인은 위험한 전략이며 희생자들은 끔찍한 손해를 입히기 때문에 살인자를 살해하는 무자비한 방어책들이 함께 진화했다. 살인에 위험과 방해물들이 수반되기 때문에 경쟁자와 다툴 때 사람들은 살인 이외의 다른 대안들을 택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 동맹해 경쟁자를 몰아내기도 하고 아예 경쟁자와 친해지기도 한다.



-저자는 “살인문제에 대해 만병통치약은 없다”며 다음과 같이 책을 끝맺고 있다. “반갑지 않은 성적인 눈길을 1초 이상으로 오래 보내는 남자를 경계하라. 당신이 존재하지 않는 걸 더 좋아할지도 모르는 계부모에게 주의하라. 당신의 성공을 배아파하며 조용히 앉아 있는 경쟁자를 조심하라. 동료들 앞에서 당신이 준 모욕을 참을성 있게 받아넘긴 사람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하라. 방금 유혹한 이성의 전 배우자를 주의하라. 거절하기 전에 당신을 ‘유일한 한 사람’으로 생각했던 낭만주의자를 경계하라. 떠나지 않으려는, 스토커로 변해버린 전 애인을 경계하라. 살인자들은 우리를 쳐다보며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우리 주변에 있다.” 살인은 아니더라도 살인과 같은 치명적인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맺음이다.(김승현기자)

중앙일보(06. 08. 05) 살인, 번식을 위한 또다른 본능

-미국의 인기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서 등장인물들은 이웃을 살해한 의혹을 받고 있는 남자와 어색하게 공존한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베일을 벗지 않는 미치광이 연쇄 살인마가 환상 속의 살인자였다면, '위기의 주부들'에 나오는 그것은 현실적이다. 낯선 사람보다 가까운 이에게 목숨을 잃는 일이 현실에서 훨씬 빈번히 일어난다는 점에서는 말이다. 연쇄살인범이 살인 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 미만에 불과하다. 살인 사건 피해 여성의 과반수는 남편.애인 등에게 살해됐다. 저자가 전세계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남성의 91%, 여성의 84%가 적어도 한 번은 누군가를 살해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었다.



-최근 서울에 사는 한 프랑스인의 집 냉동고에서 영아 시체 두 구가 발견된 사건은 세상을 경악하게 했다. 그러나 옛날엔 영아 살해가 그리 놀랄 일도 아니었다. 모든 문화권에서 영아 살해의 흔적은 남아 있다. 결함을 타고나거나 자식이 많아 더 낳기 부담스러울 때 영아 살해는 종종 일어났다. 인간은 자식을 키우는 데 어떤 짐승보다 오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하기에 진화 가능성이 없는 자손은 제거했던 것이다(*장애아의 낙태 같은 것도 같은 논리에 의한 것이다. 의학의 발달로 우리는 좀더 빨리 죽일 수 있게 되었을 뿐이다). 텍사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이렇게 살인 심리를 진화론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우선 가해자의 75%가 남성이다. '번식 경쟁'이 가장 큰 이유다. 남성들은 경쟁자를 제거해 자신과 배우자를 보호하고 경쟁자가 아내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 직접 아이를 낳지 않으므로 친자를 확인할 길이 없었던 남성에게 살인은 남의 씨앗에 자원과 노력을 쏟아붓는 일을 방지하는 극단적인 방법이었다. 따라서 살인자 비율은 남성의 번식력이 왕성한 15세 무렵에 상승해 20대에 최고점을 기록하며 40대에 접어들면 크게 떨어진다.



-어떤 남성들은 배우자를 붙들어두기 위해 아내를 학대하거나 옴짝달싹 못하게 통제한다. 이별 후 비슷한 수준의 여자를 만날 가능성이 전혀 없는 무직자 남성의 경우 증상이 더 심하다. 폭력 남편과 간신히 헤어진 뒤라도 안심하기 이르다. 배우자 살해는 대부분 결별 1년 이내에 일어나니까. 지옥 같은 결혼 생활에서 탈출하는 방법으로 어떤 여자들은 살인을 택한다.

-살인 사건의 검거율은 69%. 강도 사건의 검거율(14%) 등에 비하면 월등히 높다. 결국은 감옥행이다. 이렇게 옛날 사회와 달리 살인으로 득 볼 일 없는 현대의 인간이 여전히 살인 본성을 품고 있는 이유는 뭘까. 저자는 인류가 아직 현대의 환경에 맞게 진화하지 못한 탓이라고 분석한다. 그렇다고 살인이 피할 수 없는 본능은 아니란다. 인류는 협동.이타주의.화해.우정.동맹.희생 등의 본성도 지녔기 때문이다. 책은 이렇게 폭력의 극단적 형태인 살인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갈등의 심리는 섬뜩하면서도 유용하다.(이경희 기자)

 

 

 

 

06. 08.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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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진학 70% 男과 대등… 결혼보다 취업

한국의 20대 여성은…

한국의 20대 여성은 355만여명. 인구 규모에서는 30대보다 작지만, 대학 진학률, 또 석·박사 등 고등교육 이수율은 광복 이래 어느 때보다 높다. 2005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대 여성의 대학교(재학·졸업·중퇴 포함) 학력 비율이 70.6%로, 20대 남성(377만명)의 74.4%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결혼과 출산·육아보다 취업을 우선 순위에 놓고 있으며 평생 2~3개의 일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기 더해 최근 한명숙 총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 여성정치 리더십의 등장과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 급성장을 보면서 자기의 미래상을 크게 그린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푸르덴셜생명 손병옥 부사장은 “20대 여성직원들은 임원, 최고 경영자가 꿈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하면서 프로젝트 발굴에도 매우 공격적”이라며 “인턴사원으로 일하게 해달라는 요청도 여대생들이 훨씬 적극적”이라고 전한다.

이들이 앞 세대와 다른 점은 ‘직장 처세’나 엄숙주의를 거부한다는 점이다. “뻔뻔스럽게 야심을 드러내라” “잘생긴 남자에게 속지 말라”(‘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강인선·웅진)는 주문이 먹혀들고,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를 찾으라”(‘서른살 여자가 스무살 여자에게’·김현정·토네이도)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지난 2월 대학을 졸업한 김지예씨(23·삼성SDS)는 “계발서들이 솔직하게 돈과 연애, 직장 생활 이야기를 한 것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며 “속물적인 게 꼭 나쁜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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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8-05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재미있게 읽은책입니다.
잘생긴 남자에게 속지 말라>그래서 제가 여자가 없어요.

stella.K 2006-08-0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비로그인 2006-08-06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로그인 2006-08-06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나서 밥만먹으면 동물스럽지 않겠습니까..영화도 봅시당.이벤트에 응모한게 당첨되어서 공짜로 영화볼수 있겠네요.

stella.K 2006-08-0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동물스럽기까지야...ㅎㅎ. 그렇게까지 안 하셔도 되는데...암튼 생각해 보십시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