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 다는 것
"나이드는게 즐겁지는 않지만,
다시한번 젊어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
"왜 그렇죠?"
"귀찮으니까, 뻔하자나"
- 무라까미 하루끼 -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얼른 그나이가 되고싶어...."라는 말보다는
"내나이 되봐라..."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되는 것이다
세상의 궁금한 것을 질문하기 보다는
경험해보니 그러하더라...답을 하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보다는
보고서에 도장을 찍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과정에 매달리고 노력하는 일보다는
나온 결과에 의해 움직이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연말연시에 누군가에게 카드를 보내는 일보다는
시도때도없이 안부인사를 받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호시탐탐하며 좋은자리를 찾아 앉게 되는 일보다는
여유만만하게 정해진 자리에 앉혀지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몸매를 위해 지독하게 운동을 하는 일보다는
건강을 위해 힘겹게 운동을 하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결혼식이나 돌집에 가는 일보다는
상가집에 가는 일이 더욱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무작정 믿고 따라가는 일보다는
누군가가 잘 따라오도록 좋은 길로 앞서가야할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내가 그렇지 못함으로 상대를 질투하는 일보다는
상대가 잘하는 것에 감탄하고 칭찬하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두서없이 이야기를 쏟아내기보다는
두서없이 나온 이야기들을 교통정리해야하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죄송합니다...라는 말보다
괜찮다...라는 말을 하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겉으로 일어나는 분노의 수보다는
마음에 쌓이는 서운함의 양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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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사람들이 모여 한가지 사안을 놓고 회의를 하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문득 나보다 나이든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하는 한마디 한마디에 따라서
얼굴색이 밝았다 어두웠다를 왕복하는 사람들을 보며
열번을 생각하고 한번을 말해야 하는 내나이에 대한 강박이 느껴졌습니다
나이를 먹는 다는 것만으로 무조건 어른이 되는 일은 아니겠지만
나이를 먹는 다는 것만으로 세상만사에 통달하게 되는 일은 더더욱 아니겠지만
하지만 나이를 먹었다는 이유로 해야할 결정들이 그순간 내게는 압박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던져서 한가지가 적중하는 기쁨보다는
한마디를 던지더라도 누군가에게 정확한 가이드를 주어야 한다는 것...
삶의 경험을 토대로한 조심스런 발언...
윽박과 고집보다는 이해와 배려를 더욱더 키워야 하는 것이 나이를 먹으면서
단련시켜야할 덕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뒷짐을 지으면 그것의 이유를 묻지 않고
무작정 따라 뒷짐 짓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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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살아갈 앞으로의 시간이 줄어드는 서글픔을 느끼는 일이 아니라
서글픔 안에서 미소가, 조급함 안에서 여유가, 주름살 안에서 아름다움이...
그렇게 마음의 성숙이 점점 깊어지는 일.....혹시 그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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