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미널마인드: 한국판>를 보고 있다.
처음엔 이걸 볼까 말까 망설였다.
범죄수사 드라마 잔인해서 보면 내 영혼이 상처를 받을까봐.ㅎㅎ
그런데 달달한 로코를 졸업하고나니 달리 대안이 없더라.
난 정말이지 로코는 끝까지 못 봐주겠다.
미국에서 크리미널 마인드가 처음 방영된 건 상당히 오래다.
그걸 우리나라가 한국판으로 만들었는데,
어떤 블로거가 미국판과 한국판을 비교한 글을 봤다.
그런데 이 사람 한국판을 좀 낮게 보는 것 같다.
그래서 과연 그런가 싶어 미국판 1편을 찾아 보았다.
뭐 다 보지도 않고 이런 말 하는 건 좀 그럴지 모르겠으나
난 한국판이 더 괜찮지 않나 싶다.
무엇보다 스토리가 더 탄탄하다.
미국판도 처음 방영됐을 당시 나쁘지 않은 스토리라고 자평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건을 표현히는데만 집중했지 등장인물에 대한 심층은 별로 드러나지
않았다. 물론 이게 가면 갈수록 드러나는 구조일 수도 있을지 모르나
주요 등장인물의 음울한 과거사가 보여진다는 점에선 한국판이 더 좋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너무 늦은 시간에 해서 그게 흠이긴 하다.
물론 늦게 자는 사람에겐 11시가 아직 초저녁 일수도 있지만
어제는 정말 이걸 끝까지 볼 수 있을까? 못 보면 재방송 보면 되지만
재방송 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약간은 우려됐다.
아니나 다를까, 눈꺼풀이 자꾸 가라앉는다.
오, 근데 어느 순간 잠이 확 달아나는 장면이 전개된다.
그건 NCI 팀장인 강기형이 리퍼에 의해 그의 아내가 죽는 걸 무능력하게
바라보고 있어야만 하는 장면. 그것도 그의 집에서.
범인을 잡으러 도착하면 아내는 이미 죽어 있을 거라는 걸 빤히 아는 상황.
부부는 전화로 서로 마지막 인사를 한다.
그리고 그 다음은 피가 낭자한....
그걸 보는데 확 깼던 것이다.
나쁜 놈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죽는 상황을 대면한다는 건
생각지도 않았는데 살해 장면을 보는 것 보다 몇 배 더 잔인하고 안타깝다.
죽는 장면의 기술력이 여기까지 왔다니 새삼 놀랍기도 하고.
매회 마지막에 누군가에 의해 명언을 남기는 엣지가 나름 인상적이도 하다.
잘못 쓰이면 촌스러울 수도 있는데.
악마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인간이 그것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란 말을
톨스토이가 했군. 그만큼 악마는 확실히 있다는 소리겠지.
이 드라마 전체적인 구성은 마음에 드는데
캐스팅은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다.
특히 문채원은 이제 아줌마 역이나 맡아야 하는 건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
분발해 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