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느 세일즈맨의 죽음 - [초특가판]
폴커 슐렌도르프 감독, 더스틴 호프만 외 출연 / 아이씨디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아서 밀러의 희곡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그래서일까? 영화지만 상당히 연극적이다.
장면 역시도 연극 무대를 연상케 하고
약간의 판타지도 섞여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을 보면 정서불안을 느낄만큼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아직 원작을 읽어보지 못해 확인불가지만 과연 등장인물이
저럴 필요가 있나 의구심이 들 정도다.
하지만 또 어찌보면 등장 배우들의 웅축된 감정을 잘 뽑아 냈다 싶다.
특히 윌리 역의 더스틴 호프먼과 큰 아들 비프 역의 존 말코비치와의
연기 대결은 볼만하다.
언제나 그렇지만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이상적이지 못하다.
아버지는 늘 아들에 대한 기대와 이상적인 아버지가 되야한다는 사이에서
갈등한다. 거기다 경제 공항의 타격으로 한때는 잘 나가는 세일즈맨이었지만
가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 늘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래서 가족뿐만 아니라 그가 아는 모든 사람에게 극과극의 감정을
교차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건 꼭 미국의 경제 공항 시대의 아버지만을 대표로하지 않는다.
오늘 날에도 아버지의 역을 맡은 사람들은 늘 불안할 것이다.
치솟는 물가. 늘 제자리인 경제 상황 그럼에도 지출은 늘 지속적이다.
돈을 못 벌면 그만큼 안 쓰며 살 자유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최근 아는 지인도 국민 연금을 포기했다.
지금 연금을 부어봤자 탈 때는 용돈 정도 밖에 안 되고
지금은 그 연금조차 붓는 것이 버거워 포기했다.
그것이 왠지 이 작품과도 겹쳐 보인다.
그렇게 하면서까지 가정을 지키고 싶어하는데 과연 그 바람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마지막 윌리의 처가 윌리의 무덤가에서 읊조리는 대사가
처량하고 의미심장하다.
한 가정을 이끄는데 드는 모든 빚을 이제 다 청산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게 되었는데 당신은 어디갔냐고 비극적으로 뇌까리지 않던가.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끌며 사는 게 돈이 다가 아닐텐데
이것으로부터 자유하지 못하는 현대인을 슬프게 대변해 주는 것도 같다.
1985년도 작이다.
더스틴 호프먼이 60년 대 초반의 노인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그 특유의 엉거 주춤한 걸음걸이와 몸동작이 이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보여진다.
큰 아들 역의 존 말코비치와 실제 나이 차이가 얼마나지 않을 것 같은데
존 발코비치가 아들 역을 잘한 건지 아니면 더스틴 호프먼이 아버지 역을 잘한 건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원작을 얼마나 잘 해석해 놨는지
또 다른 타 작품과(이 작품은 오래 전부터 여러 감독과 배우들에 의해
리바이벌된 작품이다) 어떻게 차별화가 이루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사와 감정 부분이 다소 섞연치 않은 것만을 뺀다면 그럭저럭 볼만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