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 신드롬' 젊으면 다 좋아? 늙어도 좋아!

[정승혜의 유행유감]
 

▲ 이병헌(37세)
지난 설연휴 온가족이 모여 앉아 보았던 TV프로그램중 단연코 화제는 ‘전국 동안 선발대회’였다. “나이에 비해 어려 보이는 대한민국 최고의 동안을 찾아라”가 취지였고 1등을 차지했던 대학생 아들을 둔 마흔여섯의 주부는 아들과 나란히 서있는데 마치 아들과 커플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어려 보여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주로 평소에 먹는 음식이 된장찌개라는 것까지 기사화가 될 정도로 그녀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다.

연예인들이 성형을 통해 거듭나고 싶어하는 심리는 예뻐보이겠다는 의지도 물론 있겠지만 다 제 나이보다 어려 보이고자 하는 열망에서 시작된다. 어려 보이는 것이 결국은 경쟁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아닐까.

본인은 몸살이라고 했지만 갑작스레 팽팽해진 얼굴에 ‘피요나’라는 이름으로 한동안 장서희의 얼굴이 인터넷에서 떠돌 때 모두가 놀랐다. 아마도 지금 그녀는 얼마 전보다 어려 보이는 얼굴로 다음 행보에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 중 일 것이다.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 중에 남들이 전혀 인정하진 않지만 박휘순의 ‘동안’ 주장설은 많은 사람들이 얼떨결에 동안의 세계로 빠져드는 이변을 낳았다.

영화배우 임수정은 아직도 고등학생을 연기해도 좋을 만큼 대표적인 동안이며 44세의 황신혜가 주는 건강미는 단순한 ‘동안’의 의미 그 이상의 젊음의 대명사로 수많은 여자들을 자극한다.

▲ 이봉주(37세)

이병헌과 이봉주는 70년생으로 동갑이다.
콘서트를 할 때마다 에너지를 뿜어대는 ‘어린왕자’ 이승환은 편승엽과 동갑이라는 재밌는 비교와 함께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동안’의 대표선수로 등극해 있다. 34세의 서태지는 어떠한가. 그는 아직도 ‘난 알아요’ 시절에서 멈춘 듯 풋풋하고 강렬하며 ‘해신’의 주역인 최수종은 45세라는 나이를 잊게 하는 청년의 매력이 아직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진정 얼짱, 몸짱에 이어 ‘동안’이 대세가 된 것인가.

예전에는 나이보다 어려 보이면 왠지 첫 대면에서 무시 당하거나 손해를 보는 것 같은 억울함이 있어 보였고 나이는 먹었는데 하는 짓이 철이 없으면 “나이 값을 못한다”는 말로 나이먹음을 철듦과 비교해 왔지만 이제 세상은 분명히 바뀌었다.

어려 보이는 것이 그 사람의 부지런한 관리로 인정받게 되었고 나이에 비해 젊게 사는 것이 치열한 경쟁 시대에 분명한 플러스가 되어준다. 마흔에 청바지를 입는 것이 더 이상 예의없음이 아닌 시대인 것이다. ‘같은 값이면’ 이라는 말이 있다. 딱히 나이를 두고 하는 말은 아니었겠지만 같은 나이라도 어려 보이면 왠지 생각은 젊고 일 처리는 노련할 것 같은 인상을 주지 않던가.

▲ 임수정(27세)
앳된 외모의 임수정은 대표적 동안이다
그러나 원래 가지고 있던 어려 보이는 모습이 진정한 동안효과임을 알아야 하는데 문제는 자연스럽지못한 인위적인 ‘동안만들기’가 주는 거북함이다.

이 무작정 어려보이는 것만이 대세라는 시각이 주는 성형중독의 문제점이나 간혹 드라마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마치 언니동생 같은 똑같이 팽팽한 얼굴로 마주대하는 묘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나기도 한다.

현실성을 포기하고 다들 젊고 예뻐 보이려는 그 어색함이 사실은 얼마나 견디기 힘든 고역인지를 말해주는 것. 나이를 너무 역행하고 싶어하는 ‘동안’으로의 의지가 보는 이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들도 어느 정도 숙지해야 할 것이다.

얼마 전에 안성기씨를 만날 일이 있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인 그의 얼굴에는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백만 불짜리 미소가 있다. 인생을 멋지게 살아낸 흔적을 말해주는 깊이 있는 주름이 그에게 아름다운 미소를 주었고 그것은 그야말로 ‘동안’ 그 이상의 신이 내린 축복의 얼굴이 아닐까. 영화인들 모두가 그를 진정한 맏형이라고 부르며 진심으로 존경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사 아침 대표 blog.chosun.com/amsaj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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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2-23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감 있고 밝은 마음이 얼굴에 내비칠때 젊어보이는 얼굴이 될 것 같아요. 그렇게 되려면 정말 투명하게 살아야할텐데요^^ 제가 좋아하는 이병헌 캬~

진주 2006-02-23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황신혜는 왜 그런지 부자연스럽던걸요.
나이가 듦에 따라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것도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젊어보이려고 너무 애쓰는 티가 나는 건 제 입장에선(전 동안이 싫거든요..) 짜증스럽기까지....

진주 2006-02-23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수정씨는 저렇게 나이가 많은 줄 몰랐어요^^ 스물 두어 살 되었나?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