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남자, 불량식품, 불량만화...불량한 매력의 정체

 

 

최고의 불량형사,  설경구 혹은 강철중

 

지난 일요일밤...내일을 위해 잠은 자야하고 잠은 안오고...

뒤척거리다가 우연히 돌린 채널에서 설경구의 걸쭉한 대사가 일품이었던

영화<공공의적>이 하길래 꼬박 새벽두시까지 다시 보게 되었다

이미 2탄까지 나온 영화의 내용을 설명 하는건 사족이고...

오랜만에 설경구의 원초적인 매력을 다시 마주하는데 당시와는 또다르게

속이 다 시원해지는 대사와 함께 그의 모습이 유쾌하고 통쾌하게 다가왔다

건들대는 다혈 형사가 그처럼 딱 어울리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거칠고 제멋대로고 건달에 가까운 형사를 연기하던 설경구의 진정성은

역시 태생적인 반골의 기질로 불량함을 소화해내는 연기의 느낌에 있었다

올바른 남자가 주는 각잡힌 숨막힘을 능가하는 모습...한마디로 굿이었다

 

 

 

불량함의 원조, 최민식 혹은 강재

 

3류건달의 포기한 인생에 그처럼 잘 어울리는 배우...또 없다

꿈도 미래도 탈출구도 없는 강재를 쏙 빼닮은 최민식

배역과 완전 밀착되어 펄펄 나는 연기가 돋보였던 내가 좋아하는 그의 모습이다

길거리 3류복서를 연기한 <주먹이 운다>의 열연또한 같은 연장선상이다

<올드보이>속에서  만두만 먹고 사설감옥을 견딘 오대수...

그 남자의 퀭한 눈에서는 결코 정상은 아닌 불량한 카리스마가 넘쳐나온다

 

불량스러움을 연기하는데는 단연코 최민식이 달인의 경지다

물론 소심한 남편이 되어 불륜에 빠진 아내를 죽일때

분노와 슬픔이 혼재되었던 그의 눈을 기억하면 아직도 오싹해지기도 하지만...

그의 행보를 주목하고 추종하는 이유에는 거리감을 좁혀주던 불량함에 있다

(....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운 혹은 불량한 식품들

 

영화속 80년대 문방구를 재현하는데 쓰여졌던 소품 불량식품이 사무실에 잔뜩 쌓여있다

오며가며 심심할때마다 쫀드기나 아폴로 등을 재미로 먹어본다

조잡한 포장과 출처를 알수없는 재료가 촌스럽고 불량한 옛날 모양새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데 이것이 물론 요즘 아이들의 간식이 될 수는 없다

그저 다만 추억의 이름일 뿐이며 고급스런 간식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선

음식이라기보다는 신기한 장난감이나 보관용 불량식품일 뿐이다

어릴 때도 사실 그리 많이 먹어본 기억은 없는데 지금 보니 어찌나 새로운지

몇개를 킵해두고 자료로 보관 할 생각이다

 

먹거리뿐만이 아니라 못난이 인형세트, 뽑기세트, 양은도시락, 고무줄총등등 

이런 향수어린 불량제품만을 모아서 파는 인터넷 쇼핑몰도 있다

몸에 좋지 않다고 그렇게도 격렬하게 반대를 하던 우리 어린시절에는

몰래 숨어서 사먹는 불량한 음식에 대한 갈증이 꽤나 컸었다

 

누구에게나 반듯한 것보다는 약간씩 어긋나 있는 것들에 호감을 갖게 되는 시기가 있다

하지말라는 것에 열중하거나 반대하는 일에 마음을 더 빼앗기게 되는 심리와도 같다

 

불량한 짓에 가끔씩 끌리는...그건 본인도 막을수없는 본능에서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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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에 천사와 악마...둘다 있다

 

저는 제 마음안에 천사와 악마가 공존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느날은 천사의 기운이 승하여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아가기도 하지만

어느날은 유난히 악마의 기운이 더 세어 평소와 다른 모습의 나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어느것이 옳은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 마음에 존재하는 악과 선의 경계선은 그야말로 한끗차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니 이것이 옳다고 저것이 그르다고 말할수가 없는 각각의 존재 이유가 있는 법...

때로는 악마의 응원이 필요한 일도 있고 또는 천사의 지시가 필요한 일도 있는것 같습니다

 

신기한 불량식품을 몰래 먹던 그시절에는 그것이 죄악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불량한 일이라는 생각을 버리면 죄책감은커녕 당당함으로 둔갑을 하기도 합니다

차라리 현명한악마와 불량한천사를 함께 가슴안에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오늘 하루는 너무 착하게만 살지말고 껄렁껄렁 불량하게 한번 살아보세요

불량함의 매력....분명 있다니깐요^^

정승혜의 사자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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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1-27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럽시다~ 덜덜덜~ 찍~

stella.K 2005-11-27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하늘바람 2005-11-28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불량한 것에 끌려서 불량식품. 불량한 것은 항시 끌리는 것같습니다^^

stella.K 2005-11-28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