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너무 예쁘다!"

이 말은 요즘 뜨고있는 드라마 <떨리는 가슴>에서 극중 최강희가 김창완한테 한 말이다. 그리고 김창완이 그 말의 뜻이 뭐냐고 묻자 최강희는 이쁘게 설명해 준다.  갑자기 그녀의 설명을 들은 김창완이 기분이 너무 좋아 우리가 익히 잘 아는 록키의 주제곡과 함께 동네를 붕붕 나른다.

어찌보면 후줄근한 그렇고 그런 가장한테 어느 날 파릇 파릇 이슬 맺힌 풀잎 같은 여자가 그런 말을 해 준다는 건 솔직히 내가 들어도 기분 좋은 일이다. 그리고 그 후줄근한 남자가 갑자기 어린 소년이 되서 하늘을 날아다닌다면 그 모습을 보고 히죽 히죽 웃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어제 그 장면을 보면서 김창완의 연기는 가히 압권이란 생각이 들었다. 매일 똑같은 얼굴을 마주보고 산다는 건 그 사람에게 있어서 축복일까 저주일까?

누군가 나의 새로운 면모를 봐준다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런데 우리 나라 대부분의 부부상들은 배우자라고 하는 관계 이외의 사람이 좀 더 새로운 각도에서 봐주고 배우자 이외의 사람을 만나면 불륜이라고 매도한다.

흔히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하면 불륜이라고 하는데, 어제의 드라마는 누가 보아도 로맨스지 불륜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랑이 그 사람을 살게 한다.

불륜이라고 매도하기 때문에 여자와 여자끼리 머리끄덩이 잡고 싸우고 남자와 여자는 사네 못 사네를 너무 빨리 결정한다. 인생이라는 게 어디 도 아니면 모로 판가름 할 수 있는 게 몇이나 될까?

그래도 김창완의 아내 배종옥이 남편에게 잠시 한때나마 실망하지만 최강희를 끝까지 좋은 인상으로 만난다. 어느 까페에서 최강희와 자리를 마주하고 앉아서 예의 미소를 잃지 않는다. 그녀의 미소 띈 얼굴이 좋다. 버스 정류장에서 "손이 차네."하며 맺잡은 손을 오래도록 놓지 않는 그녀의 이미지가 좋다.   

배종옥도 여자라고 바람이 의심되는 남편에게, "손 잡았어? 키스했니? 같이 잤어?"란 질문은 통속적이지만 다연하다. 거기에 김창완이 무의식적으로, "우리 그런 사이 아냐!"라고 하자 배종옥이 '우리'의 정의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누구와 누구가 우리냐고.

그때 그들의 딸이 현관문에서 엄마를 찾는다. 그때 또 한번, "그래! 엄마 갈께 우리 봄이."하며 우리의 증명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준다. 그걸 보면서 참 대사가 리얼하다 생각했다. 어찌 그리 저런 대사를 쓸 생각을 했을까 감탄할 정도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단막의 형태를 띄고 있어서일까? 매화 이별을 전제로 하고 있다. 3화에서 봄이와 그 남자 친구를 이별시키더니, 4화에서도 최강희와 김창완을 이별시킨다. 5화 역시 배종옥과 남자 녀석(이름이 뭐더라?)을 이별 시키겠지.

예고편을 보면서 나는 박장대소했다. 부부는 부창부수랬다고 이번엔 남편의 바람이더니 다음엔 아내의 바람이군. 하기사 서로 입장을 바꿔보면 서로를 더 잘 알 수 있고 겸손해 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옥의 티라고나 할까? 왜 갑자기 김창완의 잊혀진 노래가 전편에 깔리는 걸까? 했더니 산울림 콘서트가 곧 있을 예정이나 그것의 일종의 간접 광고였을거란 추측이 가능해졌다.

아무튼 김창완이 연기를 못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이번 드라마에선 정말 재대로 보여준다. 감탄하리만치.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인터라겐 2005-04-25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배종옥 상대남이 지성이라고 합니다..
이별은 또다른 만남을 위한거라고 하잖아요...

stella.K 2005-04-25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아요. 지성! 흐흐.

모1 2005-04-25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창완님 연기가 전 편안하다고 생각했어요. 튀지 않는...자연스러움이랄까요?

stella.K 2005-04-25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마냐 2005-04-25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엄청난 뽐뿌임다. 못보구 있는데 그 드라마...암튼, 오늘 점심때 여자 몇명 모여 지성 얘기로 수다만발. 지성이 실물로 보면, 얼굴 주먹만하구..키도 178. 엄청엄청 근사하다더군요. 카메라빨 정말 안 받는다구..ㅋㅋ

미누리 2005-04-25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페이퍼의 제목만 보고도 김창완의 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그 키 작고 머리 벗겨진 아자씨는 왜 그렇게 매력적인 것인지.^^

stella.K 2005-04-26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ㅋ ㅑ ㅋ ㅑ ㅋ ㅑ! 지성 얼굴이 좀막만 하군요. 근데 카메라빨 안 받는다니...기형인가?^^
미누리님/그러게나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