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김유정

지난주 댄 브라운 특집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의 출세작 ‘다 빈치 코드’를 읽으며 “어쩌면 저렇게 허구를 진실처럼 꾸밀 수 있을까” 감탄했던 터라 기사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이 흥행하는 것을 보며 한편으로는 우리 소설들에 대한 아쉬움이 일었다. ‘해리포터’ 시리즈라든가 ‘반지의 제왕’ 등 세계를 들썩인 작품들을 보면 모두 소설들이다. 책의 대형 히트작품은 모두 소설에서 나오는데도 우리나라에서는 소설의 위기라느니 소설이 안 팔린다느니 하는 푸념만 들릴 뿐이다.

국내 소설은 왜 읽지 않을까? 독자는 괜히 소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읽고 싶어하는 이야기, 그들을 감동시키는 이야기를 볼 수 없다면 독자가 외면하는 것은 당연하다. 소설의 위기 속에서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파울로 코엘료니 댄 브라운, 베르나르 베르베르 같은 외국 작가가 몽땅 차지하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댄 브라운에게 문학성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는 적어도 재미있는 소설을 쓰기 위해 종교와 역사 분야에서 상당히 치밀한 취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요즘 우리 소설들은 지나치게 개인의 사적인 관심, 삶의 일상적인 것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이나 구효서의 ‘비밀의 문’을 읽었을 때의 감동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는 나로서는 그들처럼 취재해서 쓰는 작가, 허구를 생생한 현실의 세계로 끌어들일 줄 알았던 작가를 요즘은 볼 수 없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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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10-09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겨 볼만한 글이다. 구효서의 <비밀의 문>이라.

 기억해 둬야겠군.


물만두 2004-10-09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의 아들을 읽고 뒤로 가면서 실망했는데... 비밀의 문은 어떨지...

진/우맘 2004-10-09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지나치게 일상, 심리에 침잠하는 경향이 있지요..

니르바나 2004-10-09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 만권이 성에 차지 않고 백 만권이 넘어야 베스트쎌러라 하던 호시절이 있었지요.
이나저나 왜들 국내소설을 외면하나요.
하긴 우리의 일상이 소설보다 스릴있지요.
저는 한참 읽었던 작가들을 지금껏 외면하지 않고 있지만
90년대 이후 쭉 소설을 안 읽어서 잘 모르겠어요.

urblue 2004-10-09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0년대 초반 이후로는 국내 소설을 거의 읽지 않아 요즘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때 읽었던 소설들을 읽고서 실망한 건, 거의 일기 쓰기와 다를 바 없는 내용 때문이었습니다. 저 분 지적하신 대로 취재도 없고, 깊은 고민도 없는 듯한, 비슷한 소설들이 넘쳐났던 게 현재 국내 소설이 독자로부터 외면받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stella.K 2004-10-10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비밀의 문> 한번 기대해 보자구요.^^
진우맘님/ 그러게나 말입니다. 앞으로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써야할지 더 많이 고민해야 하는데, 너무 모험들을 안하는가 봅니다.
니르바나님/ 저도 국내소설은 왠지 외면하게 되더라구요. 별것 아니어도 얘기를 풀어내는 솜씨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을텐데...
유아불루님/ 저의 서재에서 뵙기는 처음인 것 같은데, 찾아주셔서 고마워요. 저도 님의 생각에 동감입니다.^^

mira95 2004-10-10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국내 소설을 더 좋아하는데요.. 외국의 고전이라고 말하는 작품들은 솔직히 마음에 와 닿지 않아요.. 하긴 몇몇 작가들은 너무 사적인 일들을 쓰는 경향이 있긴 해요.. 그것도 비슷한 내용으로만.. 다들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더군요.. 안타까운 일이네요...

stella.K 2004-10-10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서적 측면에서는 외국 소설 보다 국내 소설이 아무래도 맞겠죠. 하지만 작품도 좋으면서 정서적으로도 맞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