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M TV에서는 <신들의 만찬> 첫회가 시작이 됐다. 비슷한 시간 K TV에서는 <이야기쇼 두드림>을 변함없이 방송하고.
<신들의 만찬>이라. 제목이 약간은 촌스러운 감이 없지 않아 별로 끌리지는 않았는데 음식 소재 드라마라 쉽게 내칠 수가 없었다. 솔직히 음식 만들어 먹는데 시간 쓰는 것을 아까워 하는 나는 앞으로 캡슐 하나만 먹으면 3,4일 동안 뭘 안 먹어도 건강할 수 있는 약이 나온다면 그걸 사 먹을 생각이다.
그런고로 TV에서 요리 만드는 거 나오면 난 거의 보지 않는다. 봐봤자 눈만 울리고 막상 해 먹을 것도 아니면서 그런 건 봐 뭐하겠는가. 그래도 또 음식을 소재로한 드라마는 보게 된다. 지금까지 <대장금>이나 <식객>은 꼬박꼬박 봤었다. 그러니 <신들의 만찬>도 봐 줘야겠지.
그래도 <이야기쇼 두드림>을 아예 안 보고 지나갈 수 없어 여기 찔끔, 저기 찔금 왔다갔다 하며 봤다.
그날 두드림에서는 공부의 신이라던 강성태가 나왔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예전에 교회 청년부를 같이 다녔던 같은 또래 남자애를 닮았다고 생각했다(지금은 결코 애라고 볼 수 없지만). 아니 그 보다 조금 더 잘 생겼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역시 사진의 뽀샵질은 믿을만한 것이 못된다. 막상 나온 걸 보니 참 착하게 생겼다. 뭐 생긴게 문젠가? 엄마들 공부 잘하는 아들 누구나 좋아하지 않나? 하지만 소위 요즘 말하는 엄친아에는 좀 못 미치는 외모다. 그냥 교회 오빠상이다.
그런데 그의 인생스토리가 재밌긴 하다. 자신은 원래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고 한다. 이건 겸손 떨기 위해 하는 말은 아닌 것 같다. 정말이란다. 그런데 중학교 땐가? 전학을 했는데 전학간 그 학교에서 소위 말하는 일진회 소속 아이와 눈이 마주 쳤단다. 그런데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생각과 달리 자기도 모르게 씩 웃었단다. 그랬더니 목구멍에서 침을 쫙 뽑아서 자신의 얼굴에 뱉더란다. 워낙 자신이 비리비리 한 것을 아니 덤벼 싸울 수는 없고 그냥 얼떨결에 손으로 침을 닦고 다음 시간 수업에 들어갔는데, 사람의 침이 그렇게 썩은 냄새가 나는 것인 줄 그때 처음 알았단다. 그렇게 수업이 끝나고 화장실에가 얼굴을 닦으면서 뭘 해야 아이들이 자신을 우습게 보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됐고, 답은 공부다라고 생각했단다. 주위에도 보면 공부 잘 하는 아이는 건드리지 않고 대우 받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확실히 그는 그 안에 긍정의 힘이 내재해 있는 것 같다. 그때 그 아이가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지 않았다면 지금 그는 뭘 하고 있었을까?
그런데 그가 말하는 공부 잘하는 방법이 또 들을만 했다.
첫번째, 5분의 법칙을 활용하라.
수업이 끝나면 쉬는 시간에 놀지 말고 5분 동안 공부했던 걸 정리할 겸 복습을 하라는 것이다. 복습없는 공부는 없다는 것.
둘째는, 1X3을 실천하라.
이건 그의 동영상 강의 때도 실린 내용인데, 1X3과 3X1은 숫자 같지만 법칙은 다르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하나의 참고서를 세번 보는 것이 세 가지 참고서를 한 번 보는 것 보다 낫다는 것이다. 이건 확실히 찔리는 부분이긴 하다. 공부해 본 사람은 알지만 자기 공부 못하는 것은 생각않고 참고서 잘못됐다고 얼마나 많이 참고서를 사 댔던가.ㅠ
세째, 스톱워치를 사용하라.
솔직히 공부해야지 해서 당장 집중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면서 집중력이 생기는 때를 스톱워치를 사용해 기록해서 집중력이 떨어지면 스톱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자신이 공부하는데 시간을 얼마를 사용하는지를 기록할 수 있단다.
솔직히 이 방법은 좀 어려울 것 같긴하다. 집중이 될 때는 빠져들기 때문에 스톱워치를 켜야 한다는 생각을 못할 수도 있다. 집중이 떨어질 때도 정신차려서, 집중이 떨어졌군하며 나올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래도 언젠가 읽은 <시간을 지배한 남자 류비셰프>가 생각이 났다. 이걸하면 나도 시간을 지배할 수 있을까?ㅋ
아무튼 이게 또 꼭 공부하는 학생에게만 적용할 말은 아닌 것 같다.
책을 다시 펼쳐 읽을 때 전날 내가 무슨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5분 동안 들춰보는 것도 그책을 확실히 내것으로 삼는데 유용할 것이다.
그리고 1X3도, 글 쓰는 사람에게 필요한 방법일 수 있겠다. 보통 글을 쓸 사람은 베껴쓰기를 하라고 하는데, 솔직히 이 베껴쓰기가 쉬운 것이 아니다. 나도 몇 번을 도전했다 실패해 지금은 아예 도전하지 않고 있다.
작년에 조경란 작가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도 베겨쓰기 보다는 아주 잘 쓴 책을 소리내어 읽어 보라고 조언한 적이 있다. 그만큼 베껴쓰기가 꼭 답은 아닐 수도 있겠다. 소리내어 읽는 것도 말이 좋지 실제로 해 보면 쉽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같은 책을 세 번을 읽어보는 것도 방법은 어떨까?
스톱워치도, 나이들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정말 내가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얼마를 집중하고 하는지 기록해봐도 좋을 것 같다.
아무튼 그날 계속 <신들의 만찬>을 봤더라면 듣지 못했을 좋은 얘기다.
무엇보다도 그의 명성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하루 12, 13시간씩 공부를 했으니 얻을 수 있는 명성이다. 작가도 엉덩이로 된다더니, 공부의 신도 엉덩이로 되는 것 같다. 뭐든지 공짜는 없다. 그만큼의 투자 없이 무엇이 되겠단 말인가.
<이야기쇼 두드림> 좋은 것은, 거기 나온 네 명의 사회자들이 그러면서 오늘 날 나라의 현실을 생각하며 한마디씩 성토하는 것이 좋았다. 물론 그들이 그런다고 이 나라가 당장 바뀌지는 않는다. 그래도 자꾸 방송에서 그런 입바른 소리를 해야 나라가 언젠간 바뀌어도 바뀌지 않겠는가. 물론 그게 그 네 남자에게만 주어졌다는 게 좀 얄밉긴 하지만 바른 소리만 해 준다며는이야 어찌 예뻐하지 않을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