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2011년 11월 11일.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란다.
그리고 11시 11분에 빼빼로를 먹으면 살이 안 찐다는 괴담도 공공연히 돌고 있고.
뭐 그런 괴담은 귀엽다.
엊그제 뉴스를 보니,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들 아이에게 111111의 주민등록 번호를 선물하기 위해 일부러 제왕절개를 해서 아이를 낳을 것이라니, 오늘은 그야말로 산부인과 의사들 초비상 사태의 날일 것 같다.
물론 운명은 개척하라고 있는 것이라고는 하나, 그것은 본인의 몫일 뿐 부모가 해 줄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111111이 무슨 길일도 아니고.
오히려 엄마 뱃속에서 일주일이나 열흘쯤 더 있어야 할 신생아가 이날에 맞혀 나와 오히려 면역력이 약한 아이가 되면 어쩔 것인가? 태아나 갓난 아기의 하루는 성인의 한 달 또는 일 년에 맞먹는 것이라는데, 그렇게 하는 게 과연 부모나 아이에게 의미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몇년 전 자기 아이 영어를 잘 하기 위해 입을 찢는 성형을 시켜주는 부모가 있다는 말을 듣고 기겁한 적이 있다. 하여간 우리나라 부모들 극성이다.
그런데 어제 내가 자주 가는 한 인터넷 카페에 가보니 어느 회원이 오늘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생일이라고 알려 준다. 아, 이런 신선한 사실이 있었다니. 해마다 11월 11일이면 상술에 멍드는 날에(아마도 오늘이 그 최악의 날은 아닐까?) 이런 날이 있다는 게 정말 신선하게 다가왔다.
사실 도봐좌의 책은 여간해서 읽기가 쉽지 않다. 나도 몇년 전 큰맘 먹고 열린 책에서 나온 <좌와벌>을 읽고 아직 다른 책엔 도전도 못했으니까.
영국에선 제임스 조이스의 날을 제정해서 도서 축제를 벌인다던데. 오늘 태어난 우리나라 문인은 없을까? 우리도 그런 문인의 날을 기념해서 역 빼빼로 데이를 펼쳐보게.
아무튼 도스토옙스키의 생일을 축하한다. 기뻐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