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은교> 얘기다.
내내 은교에 매료되어 다 읽기도 전에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녔던 내가 책을 완독하고나니 실수였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고 이 책도 끝까지 읽고 그 좋고 나쁨을 얘기했어야 했을까? 아무튼 내가 좀 경솔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것은 책이 별로라서가 아니다. 읽고나서 마음이 너무 쓰리고 아파 어찌해야 좋을 지 모르겠어서다. 마치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봐버린 듯도 하고, 알지 말아야 할 것을 알아버린 듯도 하고. 책 보다 우는 경우 나에겐 거의 없는 일인데 마치 마음이 데인 듯도 하다.
누군가 이책 읽고 마음 맞는 사람이 있으면 술 마시며 밤새도록 얘기하고 싶기도 하다.
영화 <글루미 선데이>가 생각이 난다. 여자의 노래만 들으면 매료되다 못해 우울해서 자살했다는. 그땐 그 영화가 그런가 보다 했지 실제로 영화를 봤다고 우울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자주 우울해지는 사람이 있다면 난 오히려 이 책 읽기를 자제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말하면 또 이 말이 갖는 여파가 어떨지 조심스러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주관적인 것이니 참고하랄 밖에.
리뷰를 써야하는데 당분간 못 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보통은 다 읽으면 바로 쓰는 편이긴 하는데 마음이 좀 가라앉으면 써야할 것 같다.
보너스> 은교 가상 캐스팅에 서지우에 대한 캐스팅이 있어왔는데 나 개인적으론 임승대가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이 사람 다소 촌스럽고 조연만 맡아 왔지만 눈빛이나 연기발이 좋다.
아무튼 빨리 마음을 추스려야 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