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은교> 얘기다. 

내내 은교에 매료되어 다 읽기도 전에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녔던 내가 책을 완독하고나니 실수였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고 이 책도 끝까지 읽고 그 좋고 나쁨을 얘기했어야 했을까? 아무튼 내가 좀 경솔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것은 책이 별로라서가 아니다. 읽고나서 마음이 너무 쓰리고 아파 어찌해야 좋을 지 모르겠어서다. 마치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봐버린 듯도 하고, 알지 말아야 할 것을 알아버린 듯도 하고. 책 보다 우는 경우 나에겐 거의 없는 일인데 마치 마음이 데인 듯도 하다.  

누군가 이책 읽고 마음 맞는 사람이 있으면 술 마시며 밤새도록 얘기하고 싶기도 하다.

영화 <글루미 선데이>가 생각이 난다. 여자의 노래만 들으면 매료되다 못해 우울해서 자살했다는.  그땐 그 영화가 그런가 보다 했지 실제로 영화를 봤다고 우울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자주 우울해지는 사람이 있다면 난 오히려 이 책 읽기를 자제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말하면 또 이 말이 갖는 여파가 어떨지 조심스러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주관적인 것이니 참고하랄 밖에.  

리뷰를 써야하는데 당분간 못 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보통은 다 읽으면 바로 쓰는 편이긴 하는데 마음이 좀 가라앉으면 써야할 것 같다. 

보너스> 은교 가상 캐스팅에 서지우에 대한 캐스팅이 있어왔는데 나 개인적으론 임승대가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이 사람 다소 촌스럽고 조연만 맡아 왔지만 눈빛이나 연기발이 좋다. 

아무튼 빨리 마음을 추스려야 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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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2010-05-11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요? 단지 세월이 약이라는 말에 기대서가 아니라 일렁이는 마음이 가라앉은 자리를 생각이 대신하게 되면 애착이 남게 되는 것 같아요. 얼마전 제가 소세키의 <길위의 생>을 읽었을 때 님과 같은 심정이었거든요.

stella.K 2010-05-11 12:52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소세키의 <길위의 생>이라...
책소개 해주셔서 고마워요. 나중에 리스트 한번 만들어 볼까요?^^

야클 2010-05-11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고 판단해드리죠. 일단 땡스투 해드리고. ^^

stella.K 2010-05-11 14:31   좋아요 0 | URL
땡스투는 고마운데요, 야클님 그렇게 자신만만해 하시는 것이
좀 불안합니다. 저 원망하지 마세요.
설혹 우울해지시더라도 빨리 나오시구요.ㅎㅎ

2010-05-11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1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L.SHIN 2010-05-11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럴 때 있습니다. 너무 복잡해지면 어느 정도 가라 앉고 나서 쓰는게 나은.
그런데, 저 배우, 한 얼굴에 두 가지 표정이 함께 있네요.

stella.K 2010-05-12 11:24   좋아요 0 | URL
오잉? 어떤 어떤?
보는 눈이 남다르시군요, 엘신님.
이 배우 어제부터 시작한 K2의 <국가가 부른다>에
나오더만요.

L.SHIN 2010-05-11 16:53   좋아요 0 | URL
코를 경계선으로 스테님의 손바닥으로 왼쪽 얼굴, 오른쪽 얼굴을 한 번씩
가리면서 보세요. 전혀 다른 표정의, 전혀 다른 느낌이 나는 걸 발견할
거에요.(악, 혹시 자신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가리고 있는 건 아니겠죠!! ㅋ)

stella.K 2010-05-12 11:0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설마요?
뭔지 알겠네요.^^

blanca 2010-05-11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의 글은 저를 은교로 더 끌어당기시는데요. 다 읽고 나면 저는 또 어떤 감정이 들까 기대해봅니다. 롤리타랑 비슷할 것도 같은데. 열심히 찬찬히 읽어볼게요.

stella.K 2010-05-12 11:09   좋아요 0 | URL
아, 롤리타! 그럴 것도 같네요.
몇년째 마음에만 읽고 읽어보지 못한 소설인데
좋은 비교가 될 수도 있겠군요.
저도 브랑카님 땜에 끌립니다. 조만간 읽어 보도록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