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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스프레이 - Hairspra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여름엔 왜 공포물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런 뮤지컬 영화도 있는데.
우리나라는 뭐 하나 인기가 있다 하면 그것만을 집중해서 띄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컨텐츠가 개발이 안되고 발전이 없는 것 같다.
여름엔 공포물이 대세란 생각 이제 좀 바꿀 때도 되지 않았나? 나 같이 공포물 그다지 안 좋아 하는 사람은 어쩌라고?
장마가 물러가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그에 따라 밤 역시 보내기가 쉽지 않다. 나 역시 며칠 전부터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있는 형편. 이런 더운 여름 밤 한 편의 뮤지컬 영화에 빠져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한마디로 이 작품 지대로다!!
뭐 영화나 드라마나 심지어 소설도 꼭 날씬하고 예쁜 사람만 주인공 하라는 법있나? 그런 사람이 머리도 좋고 마음씨도 착해서 좋은 사람 만나서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산다. 그뿐인가? 이쁘고 잘 생긴 사람이 오해받고, 왕따 당하해도 꿋꿋이 그 모든 것을 이기고 승리를 쟁취한다는 이 불변의 스토리는 또 뭐냐구? 꼭 예쁜 사람만! 예쁜 사람만! 이 뻔한 클리셰에 시청자, 관객들은 매번 놀아난다. 가끔 못 생기고, 뚱뚱한 사람, 소외된 사람도 주인공 한 번 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 거기에 재대로 한 방 날린 작품이 바로 이 헤어 스프레이다. 이 작품엔 뚱뚱한 사람이 주인공이고, 흑인과 백인이 화합하며 잘 살자는 메시지도 담겨있다.
이야기의 배경은 60년 대 미국이다. 그 시대 인종차별주의 철폐운동은 당연해 보인다.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말이다. 그런데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그런 운동엔 사람들의 저항심이 기저에 흘렀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변하지 않을 것 같은 그대로의 삶. 그대로의 사회. 그대로의 정치가 과연 맞는 것일까? 하는 반감이 이 운동을 가졌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적어도 이 영화에선 그런 기저가 느껴졌다.
그렇다고 이 영화는 무슨 대단한 정치 의식을 가지고 만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60년대를 배경으로 했지 60년대에 만든 건 아니다. 이 작품이 몇 년도에 처음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만들어졌던 코미디 영화를 2007년도에 뮤지컬로 각색에서 만든 것이다. 뭐 뮤지컬이 그렇듯 단순한 줄거리에 화려한 노래와 볼거리로 무장한 것이 아니던가? 60년대를 배경으로 했던만큼 복고를 잘 살렸다. 보면서 궁금해지긴 했다. 2007년 그 때 왜 이런 스토리를 가진 뮤지컬 영화가 필요했던 걸까? 물론 미국의 인종차별주의가 여전히 존재하는 건 사실이지만 60년대만큼 심했던 것은 아니지 않는가? 사람의 의식을 변화하는데는 정치와 사회제도의 변화가 사람을 바꾸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런 문화적 행동이 사람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그렇다고 뮤지컬 영화 한 편 보면서 심각해질 필요는 없다. 원래 변화란 여러 방면에서 오는 거니까. 그냥 아무 생각없이 즐겨도 뭐라 탓할 필요는 없다. 복고 영화지 않는가?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는 정도로만도 충분할 것 같다.
배우들의 변신이 이채롭고 가히 파격적이라 하겠다. 주인공의 엄마역에 존 트라볼타가 여장을 해서 우람녀로 나온다. 좀 어색하긴 하지만 나름 귀엽게 봐 줄만하다. 내가 좋아하는 미셸 파이퍼의 악녀역도 괜찮고, 무엇보다 뚱뚱녀 니키 블론스키의 노래와 춤은 가히 신기에 가깝다고나 할까? 흑인 배우들의 노래와 춤도 볼만하다. 확실히 마이너리티의 신명나는 한판 난장을 보는 것 같다. 더운 여름 밤, 시원하게 샤워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