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대왕 - Lord Of The Flie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가 19년이나 됐다고 하니 나는 그 무렵 TV에서 보지 않았을까?
그렇게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오래 되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무인도라는 고립된 섬에서 아이들을 거의 발가벗겨 놓고 찍어서 일까?
의상비는 거의 들지 않았겠다 싶다.

하지만 거기에 하나 더 드는 생각은 인간에 대한 통찰을 여지 없이 보여준 작품은
시간이 흘러도 낡아지지 않는 것이로구나 하는 깨달음이다.

 

잘 알다시피 이 영화는 1993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윌리엄 골딩의 작품을 영화화 한 것으로
인간의 원시적인 본능을 이제 10살을 갓넘었을 소년들의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왜 꼭 그만한 소년들을 등장시켰을까?
추측컨대 자아에 눈뜰 나이이고, 어린 아이의 순수함과 성인으로 넘어가는 그 경계선상에서
인간이 보여주는 본능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은 아닐까?

 
무인도란 공간은 그들에게 있어 마법의 공간과 같은 곳이다.
거기서 인간의 문화성과 원시성이 대립을 한다.
문화성은 잘 교육되어지고, 자기 보단 남을 생각하며, 개인 보단 전체를 생각하는 것으로,
몇몇의 아이들이 집을 그리워 하고 몇시냐고 물어보고,
집에 있었으면 무슨 TV프로를 봤을거라며 읊조린다.
그리고 서로를 위로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점점 갈등을 겪으면서 두 파로 나뉜다.
하나는 원시파. 하나는 문화파라고나 해야할까?
당연 그런 환경에선 원시파에 아이들은 몰리고 문화파는 얼마 되지 않는다.
원시파는 현재 지금의 상황에 더 충실하고, 문화파는 이 섬에서 구출되어 나갔을 때의 미래를  상징한다.

불은 원시적 본능의 상징적 의미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아이들은 불 앞에서 놀고, 불 앞에서 권력 다툼을 하며, 불 앞에서 살인을 한다.
문화파는 상대적으로 약자의 세력이며 둘이 남았고 그나마 한 아이는 돌에 맞아 즉사를 하고 만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소년은 원시파를 피해 사정없이 달리다가 숲속을 뛰쳐 나와 해변가 다다르고
자기네들을 구출해 줄 어느 헌병 아저씨 앞에 고꾸라졌을 때야 비로소 이 악몽이 끝났음을 감지한다.
그들의 마법은 그 헌병이 "아니, 너희들 여기서 뭐하는 거니?"했을 때야 깨어나는 것이다.

물론 그 후에 남아있을 이야기들은 관객의 상상에 맡긴채 영화는 끝난다. 훌륭했다.
오래 전 영화를 보았을 땐 그 헌병의 마법을 깨주는 대사 하나만을 기억했는데
지금보니 영화 진행에 있어서 보여지는 에피소드들이 대단하다.
무인도라고 하는 한정된 공간에서 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연출이 가능할까?

무인도라고 하는 공간이 주는 마법이 인간의 역할 놀이에 대한 상당한 통찰을 보여준다.
깨어났을 때 트라우마는 반드시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영화는 그것까지는 보여주지 않지만 충분히 짐작은 가능하게 한다.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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