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천로역정 - 이동원 목사와
이동원 지음 / 두란노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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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난 2014년에 저자가 섬기는 교회(저자는 현재 지구촌 교회 원로 목사다)에서 존 번연의 <<천로역정>>을 가지고 시리즈 설교를 했던 것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이 책을 알게 된 건, 올해 늦여름인가 초가을 무렵, CBS TV의 '울림'이란 프로(한국을 대표하는 기독교계 원로 목사들의 지나간 설교를 편집해서 보여주는 프로다.)를 보게 되면서부터였다.


저자가 좀 유명하다. 19세기 영국 교회를 부흥을 이끈 명설교가인 스펄전이란 목사가 있는데 얼마나 유명한지 '설교의 황태자'란 수식어가 붙을 정도였다. 그의 사후 '스펄전 상'을 제정하였는데 (짐작했겠지만) 세계적인 명설교가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그리고 저자가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세상에 기라성 같은 설교가가 좀 많겠는가. 아무에게나 줄 상이 아닌데 대단하다 싶다.


이 책은 읽기에 따라선 다소 평이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뭐든 어려운 것을 쉽게 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사람은 안다. 저자의 평이함은 바로 그런 것이다.


언젠가 TV에서 저자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저자는 특별히 평신도 설교자를 양성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그 이유가 성직자만 설교하기엔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평신도도 훈련을 받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저자의 그런 생각이 놀라웠다. 지금까지 난 설교는 성직자만이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저자의 그런 생각이 어디서부터 왔을까, <<천로역정>>의 탄생 배경을 알고 나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존 번연이 살았던 시절은 평신도가 설교를 하면 안 되는 시대였다. 참고로, 그는 1628년생이고 이는 종교개혁이 일어난 지 100년이 흐른 뒤다. 종교개혁이 무엇인가, 종교적 모든 권한과 제도가 너무 성직자에게 경도되어 있어 그에 대한 반발로 일나지 않았는가. 비근한 예로, 종교개혁이 일어나기 전 성경은 성직자만 읽을 수 있었다. 그것을 종교개혁 이후 평신도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건 그야말로 혁명이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100년. 존 번연이 살았던 시대 평신도는 설교를 할 수 없다면 종교개혁 이전과 무엇이 달라졌을까 싶기도 하다. 실제로 존 번연은 광장에서 설교를 했다는 죄로 감옥에 수감되었다. 그는 거기서 7년(?) 동안 옥살이를 하면서 오직 성경만을 반복해서 읽었다고 한다. 이후 <<천로역정>>을 탄생시켰다. 또 그런 (평신도도 설교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저지의 시대까지 300년 이상이 흘렀다. 그동안 평신도가 설교했다는 이유만으로 감옥에 갇히는 일은 사라졌겠지만 여전히 설교는 성직자의 고유 권한이란 생각은 여간해서 변하지 않고 있다. 저자는 바로 이 생각에 도전하기 위해 그런 교육과 이 시리즈 설교를 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천로역정>>은 주인공 크리스천이 온갖 모험과 유혹을 이기며 천국을 향해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알다시피 성경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건 사실이지만 끝까지 읽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솔직히 나도 중학교 때부터 교회를 다니긴 했지만 성인이 되고도 꽤 오랫동안 성경을 완독하지 못했다. 이건 성경을 읽는 사람의 하나 같은 공통점은 아닐까 싶다.


그러면 성경을 잠시 밀쳐두고 읽게 되는 책이 <<천로역정>> 이기도 하다. 또한 이제 막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사람들이 신앙과 관련된 책을 선물받는다면 손에 꼽는 책 중 하나가 이기도 하고. 나도 지금까지 두 번 정도 읽었다. 물론 성경보단 수월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고전이 그렇듯 그다지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고전은 재미로 보장을 받는 것이 아니라 가치로 보장받는 것이니까. <<천로역정>>도 그렇다. 그런데 이 책은 '천로역정'의 내용이 정리되면서, 무뎌진 신앙도 점검하게 만든다. 나아가 다시 한번 '천로역정'을 읽고 싶게 만든다. 매 챕터가 끝날 때마다 정리할 수 있도록 적용 질문도 있다.


모르긴 해도 존 번연이 이 책을 본다면 흐뭇해하면서 저자에게 고마워할 것 같다. 그만큼 잘 쓴 책이다. 혹시 '천로역정'을 읽다가 실패했다면 이 책에서 용기와 위로를 얻고 완독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성경도. 독자의 완독과 쾌독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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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3-12-06 0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득 궁금해지는 게 있습니다. ˝저자가 섬기는 교회˝라 하셨는데요, 요즘엔 어느 교회에 다니면, 그 교회를 ˝섬긴다˝라고 말하나요?

stella.K 2023-12-06 10:44   좋아요 1 | URL
헉, 제가 뭔가 실수를 했나 봅니다. 담임 목사라고 했어야 옳았을까요? 저는 교회는 어느 특정인의 교회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이 세우셨다고 믿는다면 그 교회를 섬기는 게 맞다고 보거든요. 그게 아무리 담임 목사여도. 그뜻에서 썼을 뿐인데 혹시 제가 뭘 잘못 알고 있는건가요?

페크pek0501 2023-12-06 1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성경을 읽다가 완독하기 어려우면 천로역정을 읽고,
천로역정을 읽다가 완독하기 어려우면, 함께 걷는 천로역정, 을 읽으면 되는 거네요.
셋 다 읽으면 가장 좋겠지만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stella.K 2023-12-06 12:47   좋아요 1 | URL
아마 이 셋 다 읽게될 걸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솨요!ㅋ

yamoo 2023-12-06 1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천로역정으로 시리즈 설교를!!
오~~~신선합니다. 이런 목사가 있었네요..헐~
근데 지구촌교회는 엄청 크더이나 양천구에만 매우 큰게 2개 있던데....헌금도 무쟈게 들어오는 거 같아요...ㅎㅎ

stella.K 2023-12-06 19:34   좋아요 0 | URL
와우~ 야무님 관심에 제가 다 놀랍니다!
야무님 이제 뵈니 신앙 배경이 있으신 분인가 봐요.
몰라뵜네요. ㅎㅎ
양천구에 있나요? 죽전인가 어디에 있는 줄 알았더니.
암튼 관심 있으시면 강추합니다.^^

2023-12-09 1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9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