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대체로 흐림

지난 주일 날 비오고 추울거라고 했는데 생각만큼 그렇게 춥지는 않다. 

또 모르지. 목요일 날 눈 예보가 있는데 그거 오고나면 추울지.


1. 책 보다 눈물이 핑~

책을 보고 눈물을 흘릴 확률은 나에게 거의 0%다. 

뭐 그만큼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아니고, 내가 읽는 책은 거의 한정되어 있어서 눈물을 흘릴 필요도 없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르다. 벌써 몇번을 눈물 흘리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코로나에 관한 이야기다.

지난 3년여를 겪어왔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가 없으니 읽고 싶은 마음이 동했다. 물론 전혀 모르지는 않지. 근데 그 모든 것들은 뉴스 안의 이야기고, 뉴스 밖의 이야기를 알고 싶은 것이다. 

코로나 풍경(그것도 정신병원에서의) 과 자신의 부모님이 100일 간격을 두고 돌아가신 과정을 교차해서 보여주는데 몇번을 눈물이나 읽을 수가 없다. 시바~ 이런 책인 줄 알았으면 안 읽는건데. 뭔가 속았다는 느낌도 들고. 근데 글은 또 왤케 잘 쓰는 거야? 뭔가 모를 짜증도 났다. 인문학자 김경집 교수가 발문을 쓰지 않았다면 선택도 안했다.    

이 책은 르포 문학이다. 저자의 이름이 낮설다. 전에 한 번 소설을 쓰기도 했다는데 이렇게 잘 쓰는 작가라면 그 소설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름도 필명이고 전에 의사를 했었다는데 전공 과가 뭔지 밝히고 있지 않다. 그래서 '그 의사'라고만 쓴단다. 밝히고 안 밝히고야 저자 자유지만 그래도 웬만하면 독자를 위해 밝히는 게 좋지 않을까. 뭐 사람의 치부에 해당하는 뭐 그런 거라 밝히지 못하는 건가. 어쨌든 그 점은 좀 아쉬움으로 남는다. 


2. 이건 편법이다.

아직도 협찬 받은 책. 즉 리뷰를 써 주기로 하고 받은 책을 공짜 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내 돈이 안 들어가면 무조건 공짜 책이라는 건가? 정확히 말하면 리뷰를 쓰기로 계약하고 받은 책이니 계약 책이지.

그런데 좀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즉 앞의 책은 사실 모처에서 그렇게 계약을 이행하기로 약속하고 가져 온 책이다. 그런데 그곳이 얼마 전부터 이상한 일을 벌이고 있다. 

그곳에서의 계약 조건은 그런 것이다. 당사 카페와 개인 블로그 외 인터넷 서점 두 곳에 서평을 올려야 하는 것. 나는 한동안 읽어야 할 책을 천장 높이로 쌓아 놓고도 그곳에서 최신간을 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이용을 했었다. 그런데 바로 저 네 곳에 서평을 올려야 하는 조건이 지겨워 또 한동안 이용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얼마 전 그러니까 작년 말부터 다시 이용을 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 어디든 인터넷 서점 두 곳만 올리면 되는 일 아닌가? 그런데 얼마 전부터 어느 특정 서점을 지정해 그곳은 필수로 올려야 한다. 더구나 그곳은 어느 서점이라면 알만한 곳인데 최근 리뷰를 없앤 곳이기도 하다. 

물론 그런 곳이라고 해서 리뷰를 못 올릴 건 아니지만 필수로 한다는 건 결국 강제성을 부여한다는 것이고, 애초에 인터넷 두 곳이 아닌 세 곳으로 늘어 난 셈이 됐다. 더 우스운 건 왜 그곳을 필수로 지정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도 않았다는 것. 한마디로 공짜 책 주는데 그렇게 하기 싫으면 말아라 이 뜻인 건지. 더 문제는 이것에 대해 회원들은 그러면 그런가 보다 한다는 것.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다.

내가 생각을 이상하게 하는 걸까? 어쨌든 난 이제 그곳을 다시 이용하지 않기로 했다. 

원래 한 가지 이상의 일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앞으로 해야할 일들이 있어 한시적으로 이용했을 뿐인데, 아무리 그렇긴 해도 좀 마음은 편치않다. 그곳만큼 운영을 잘하는데도 드문데.   


3. 나이 들었다는 증거다.      

엊그제 영화 <콜리야>를 다시 봤다. 

거의 20년만 아닌가 싶다. 

다시 봐도 좋은 영화다. 콜리야를 연기한 꼬마는 지금은 애아버지가 되어있겠지? 아, 근데 이 꼬마 연기를 너무 사랑스럽게 잘한다. 숀 코널리처럼 생긴 저 털보 아저씨도 좋고. 

이 영화는 돈이 생긴다는 그럴 듯한 말에 속아 소련의 어느 애 딸린 여자와 위장결혼을 하고, 그 여자는 애를 이 털보 남자한테 맡기고 서독으로 망명하면서 벌어지는 둘의 동거를 그린 영화다. 

영화가 좋은 건, 영화속 주인공은 늙지 않아 몇십 년 후에 봐도 그대로라는 것. 필름이 약간 구닥다리라는 것 외엔 흠이없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보니까 남자의 나이가 55세던가 했다는 것. 처음 봤을 땐 안중에도 없었던 걸 이제야 눈에 들어 오다니. 그게 어떤 의미냐고? 한마디로 나이들었다는 얘기다. 즉 저 콜리야 같은 애가 좋아 죽을 것만 같은 나이. 공교롭게도 주인공 남자는 결혼을 하지 않았다. 

내 주위에도 어느덧 60을 바라보는 50대 청춘들이 많아졌는데 하나 같이 애가 넘 예뻐서 물고빨고 난리도 아니다. 3, 40대까지는 돈벌고 본인들의 애들을 키우느라 정신없이 보내고 50줄 타기 시작하니까 애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들은 내가 애를 그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다고 말한다. 그런 걸 보면 이제 애는 50에 낳아야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4. 나도 한마디 하자면...

투비컨뉴드가 난리인가 보다. 나도 뇌가 쪼그라든 건지 솔직히 뭐하나 새로운 게 나타나면 그것에 대한 궁금함 보단 뭐 또 이런 게 생겼어 하며 미간부터 찌푸리게 된다. 몇년 전 브런치도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는데 이런 플랫폼 생겼다고 잘할 것 같지는 않은데 돈 준다니까 혹하긴 하더라. 누가 내 통장에 돈을 꽂아 줄 리는 없을 것 같고,무슨 투비 세컨하우스 기준 충족하면 최대 10만원 전원 준다는데 이거 하나는 끌리긴 하더라. 정말 10만원 주는 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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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23-01-17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젠 정말로 원하는 것만 하기에도 짧은 인생인 것 같아요.~ 저도 그게 잘 안되지만.

제가 책 읽으면서 가장 눈물을 많이 흘린 책이
<인생수업>이었는데,
텔라님이 읽으신 내용과 비슷한 스토리네요.

stella.K 2023-01-17 18:12   좋아요 0 | URL
아, 인생수업이 그런 내용인가요?
책 보고 우는 거 싫은데 또 관심이 가네요.
우야면 조케습니꺼? ㅠ

2023-01-17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7 1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7 1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8 1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23-01-18 0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디가 리뷰를 없앴어요? 저는 책 받고 리뷰 쓰는 거 몇번 했다가 이제는 안 해요. ㅎㅎ 막상 받고 별로인 책을 별로라고 하기는 뭐하더라고요. 출판사는 나름 정성을 들인 책이고 어느 정도의 판매량을 기대할 텐데…. 솔직하게 쓰자니 미안하고 해서 이제는 안하는데.. 책이 검색이 안 되네요!!

stella.K 2023-01-18 10:00   좋아요 0 | URL
교보라던데요? 전 거기 계정은 있지만 거의 안 가는데 잘 안되서 뭐 간단리뷰만 쓰게되어 있나봐요. 근데 그 모처라는 곳이 교보와 무슨 관계를 맺었는지 거기에 필수로 올리라는 거예요. 근데 아무도 이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이 없더라는거죠. 리뷰어도 권리가 일정부분 있는건데. 그냥 꽁짜책 못 받을까봐 그러는건지.
하긴 그런 거 안하는 게 낫긴해요. 시간 뺐기고. 근데 장점이 아주 없진 않죠. ㅎ 장단점이 다 있어요. 그죠?^^

기억의집 2023-01-18 10:14   좋아요 0 | URL
교보 진짜 안 들어가는 앱중 하나예요. 몇년에 한번 정도!!! 흥미가 가는 책이면 괜찮은데.. 왜 찔러보기 식으로 신청했다가 당첨됐는데 책이 진짜 별로인 경우가 있어서… 난감하더라고요 !! ㅎㅎㄹ

stella.K 2023-01-18 10:29   좋아요 0 | URL
그건 그래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써야지. 쓸 땐 솔직하게 써요. 미안하지만 긴 안목으로 봤을 때 다 유익할거란 생각에.ㅋ
교보는 온라인 장사 접고 오프만 신경 쓴다는 말도 있더군요. 뭔가 이미지 개선을 해 볼 요량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러면 독자적으로 해야지 기존에 잘 하고 있는 서평사이트와 손잡고 뭐하는건지 모르겠어요. 근데 그 문제제기를 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요? 바로 저.. 🤣
또 내가 이런 건 그냥 안 넘어 가 잖아요. ㅋㅋㅋ 까짓 거 마지막인데 뭘 못하겠어요? ㅎㅎ 근데 이렇다 할 대답은 없더이다.

기억의집 2023-01-18 10:31   좋아요 1 | URL
근데 서평사이트가 있군요. 전 그냥 책 사이트는 알라딘과 북플 이외에는 아예 관심이 없어서 여기 세계도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요즘은 유튭이나 인스타 릴스 보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할애해서 미치겠어요. 그냥 시간이 훌쩍 가요. ㅠㅠ. 그리고 잘 하셨어요. 뭔가 아니다 싶으면 말 해 봐야죠. 우리가 비록 계란이라도요

yamoo 2023-01-21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 협찬받고 리뷰써주는 거....안한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없네요...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사서 읽는게 장땡인 거 같아요. 그것도 매우 싸게!!

4. 투비컨뉴드가 뭔가요?? 이거 서재 글에서 보긴 봤는데, 뭔지 도통 몰겠다는..--;;

stella.K 2023-01-21 14:52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근데 저 같은 사람은 그나마 그것도 안하니까
리뷰도 안 쓰고 책도 너무 늦게 읽더라구요.
거긴 무조건 정해진 기한 내 리뷰를 올려야 하거든요.ㅋ
저도 중고샵에서 책을 사다 보니 최신간은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고.
요즘 책값이 올라도 넘 많이 올랐잖아요.
옛날에 2만원 안으로 살 수 있는 도톰한 책 요즘엔 살 수도 없어요.
그러니 협찬에 기웃거려 보는 거죠.ㅋ

투비 잘 모르시는구나.
뭐 브런치 같은 거죠. 자신의 글을 연재로 길게 쓸 수 있는 거.
여긴 아무래도 단발로 쓰게 되잖아요.
와, 그런데 정말 놀랐어요. 알라딘 사람들 처음이라 그런지 여기 보다 거기
많이 가 있더군요. 론칭 이벤트 때문일 수도 있고,
10만자 쓰면 10만원 준다잖아요.
근데 꼭 그럴 것 같지도 않은 게 알라딘은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는 편이잖아요.
뭐든지 의욕적이고. 그래서 잘 할 것 같기도 해요.
하긴 예전에 투비 같은 거 하나 있었잖아요. 연재글 쓸 수 있는 거.
뭐 있었는데, 이름이 생각 안 나는군요. 암튼 뭐 그런 거죠.
저도 좀 귀찮아 별 관심 없었는데 이벤트 한다니까 솔깃하긴 하더군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