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최강한파

지난 2, 3년 동안 겨울은 그다지 많이 춥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죽했으면 작고한 이어령 교수가 그런 겨울을 '난동'이라고 했을까. 물론 그분이 직접 만들어낸 말은 아니고 그동안은 별로 쓸 필요가 없었던 한자어를 꺼내들은 거겠지 따뜻한 겨울이란 뜻의.  

올해도 뭐 그리 춥겠나며 신경을 안 써서일까? 추위가 제법 매섭다. 북극 한파라던데. 또 이런 한파는 올해 자주 있을 거라고도 한다. 하지만 난 그런 말은 반만 믿고 싶다. 지역적인 편차가 있어서 말이지. 겁주는 것도 있고. 

그렇더라도 정말 오늘은 춥긴 춥다. 추워서 지난 주 모처에 일이 있어 갔는데 다음 주에도 나오겠다 해 놓고 정작 가지 못했다. 추운 것도 그렇지만 길이 방판이라고 하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 모임이란 게 같이 모여주면 좋지만 내가 없어도 상관이 없는 모임이라 이런 날은 살짝 안 나가줘도 되긴한다. 하지만 마음은 편치는 않다.


2. 갈수록 건망증이...

갈수록 건망증이 심해지는 것 같다. 언젠가 면역력이 좋다는 약간 비싼 건강보조제를 사 놓고 엊그제 방 정리하다가 발견했다. 사실은 엄마를 위해 산 건데 그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러면 나라도 먹겠다고 둔 것을 너무 잘 둬서 까맣게 잊고 있었다. 정확히 언제 샀는지도 기억도 없다. 작년 가을? 올봄...? 방 한 구석에 잡지를 보관했던 하얀 상자에 담겨져 있는 것이다.  

아무튼 이걸 발견하고 좋다기 보단 게을러서 방 정리를 안 했으면 이건 언제 발견됐을지 모를 일이다. 하나 기억이 나는 건 당장 먹지는 못하고 그냥 면역력 떨어지는 겨울에 먹자했던 것. 다행히 유통기한은 지나지 않았다. 아끼다 뭐 된다더니 뭐든 좋고 맛있는 것 있으면 아끼지 말고 그때그때 먹어줘야겠다. 못 먹고 죽으면 그도 한 된다.

그나저나 안 아픈 삭신이 없는데 도움이 되려나? ㅠ


3. 건망증은 이뿐이 아니다.

얼마 전 예*24에서 무슨 독서대 체험단 모집이 있었다.

지금 쓰고 있는 독서대는 언제 샀더라? 한 7, 8년쯤 됐나?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샀는데 생각보다 편치가 않아 거의 쓰지 않고 있었다. 투박하기도 하고. 하도 쓸모가 없어 집 앞에 필요한 사람 가져가 쓰라고 내놓기도 했는데 막상 내놓고 보니 괜히 불쌍한 생각이 들어 몇 시간만에 다시 들여놓기도 했다. 이번에 나온 독서대는 왠지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슬림한 게 마음에 들었다. 너무 슬림해 안 쓸 때는 접어서 책꽂이에 꽂아 둘 수도있다. 

무엇보다 총 네 명 뽑는다는데 돨까 싶어 응모만하고 아예 잊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무슨 납작한 택배 박스 하나가 내 이름으로 도착했다. 뜯고 보니 당첨이 된 거다. 바로 이 사진에 나온 독서대다.   


        

놀라운 건, 이 체험단에 무려 300명이 넘는 사람이 응모했다는 것. 내가 원래 이렇게 경쟁률 높은 뭔가에 당첨되고 하는 사람이 아닌데 되고보니 괜히 이 독서대가 더 귀하게 느껴진다. 가격도 그다지 싼 건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ㅎ


4. 손석구가 좋아서...












<나의 아저씨>가 좋아서 <나의 해방일지>를 기대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아니어서 10회 정도까지 보고 안 봤다. 그러다 얼마 전, 손석구가 유퀴즈에 나왔다. 

이 배우가 정확한 활동연도는 잘 모르겠지만 한 10년전쯤부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하지 않았나. 아무튼 그 프로를 보니 드라마를 마져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지루하긴 한데 지루하면 지루한 대로의 맛이 있어 끝까지 보긴했다. 얼핏 영화 <레옹>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역시 구 씨와 염미정 같은 커플은 드라마에서나 존재하지 현실에선 전혀 있을 법하지 않다고 본다. 있어서도 안 되고. 조폭 중간 보스와 순진한 아가씨와의 조우가 가능한가? 구 씨는 술에 쩌들어 있는대도 애인이라면서 그것을 저지시키지도 문제로 여기지도 않는다. 그래도 이 커플의 연기는 좋긴하다. 외롭고, 쓸쓸하고, 연민을 자아내는 연기. 

밥 먹는 장면은 어찌나 자주 나오던지. 하긴, 가족을 강조하느라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나의 해방일지>는 일종의 가족이면서 힐링 드라마다. 

대사는 여전히 좋긴 하다. 

잊히지 않는 대사. "날 추앙해줘요." 그렇지. 사랑은 추앙이다. 이제 추앙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도 아니다. 추앙 사랑 만세!

왠지 박해영 드라마는 <나의 아저씨>가 정점이고, 다음에도 이런 계보를 잇는 드라마를 한다면 챙겨보게 될지 그건 좀 의문스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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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2-12-19 0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동안 겨울보다 가을에 더 춥기도 해서 이번 겨울에 얼마나 춥겠어 했는데 며칠 동안 춥고 눈도 많이 왔네요 이제 눈 보기도 어렵겠다 생각했는데, 눈이 좀 와서 괜찮았습니다 오랜만에 눈이 많이 오고 세상이 조용하기도 했습니다 건강보조제 찾아서 다행이네요 이번 겨울에 잘 드시기 바랍니다 독서대 응모하고 받은 거 축하합니다


희선

stella.K 2022-12-19 10:12   좋아요 2 | URL
아침 뉴스 보니까 올해는 눈 오는 날이 제법 될거라고 하데요. 저도 눈 구경 안하고 살 줄 알았습니다. 물가도 오르고 날씨도 추우니 사람들이 잘 안 만나는 것 같아요. 코로나도 아직 끝난 것도 아니고. ㅠ
고맙습니다. 독서대는 정말 크리스마스 선물 같아요. ㅎㅎ

레삭매냐 2022-12-19 14: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의 해방일지>가 제가 사는 동네
를 배경으로 했다고 해서 궁금해 하
기는 했는데, 도라마로는 결국 못
봤네요. 하긴 요즘 끈기가 없어져서
뭘 못 보겠더라구요 ㅠㅠ

독서대, 축하드립니다.

그래24에는 요즘 아예 안 들어가게
되더라구요.

stella.K 2022-12-19 14:41   좋아요 1 | URL
헉, 정말? 사시는 곳이 어딘지요? 드라마에선 당미역으로 나오던가 하던데 드라마를 위해 지어낸 지명일테고 지하철 4호선 끝은 아닐까 했습니다. 갈켜주세요..ㅋ
진짜 갈수록 저도 끈기, 총기 다 떨어지고 있습니다. 딱히 미치도록 좋이하는 배우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손석구는 호감하는 정도구요. 전 이 배우 언젠가 뜰 줄 알았죠.
고맙습니다. 저도 24는 잘 안 가는데 리뷰 올리러 들어가곤 하죠. 그러다 똭! ㅋㅋ

아, 제가 드라마를 보는건 그냥 공부 삼아서도 있고 소설읽기 대용이죠. ㅋ

stella.K 2022-12-19 16:09   좋아요 1 | URL
아, 이제 생각났어요?
산본 아닌가요? 예전에 거기 가 본적 있는데…ㅎ

yamoo 2022-12-20 20: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300대1의 경쟁을 뚫으신 거네요....감축드립니다!
저는 저런 거 하나두 되지 않아 아예 응모 자체를 안합니다..ㅎㅎ

2015년인가...그때 새로 이사를 갔는데, 12월이 되서도 따뜻하다가 24일부터 영하 15도로 내려가더니 20일 동안 계속 영하 15도 정도를 찍었더랬습니다. 보일러 터지고...진짜 20일 동안 계속 추웠어요. 그때가 근래 들어 가장 추웠던 거 같고...요즘은 그냥저냥 합니다~ㅎㅎ

손석구는 아직 제게 존재감이 별로 없어요. 좀더 지켜봐야 할 배우 같아요~~ㅎㅎ

stella.K 2022-12-21 10:10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저한테도 그런 일이 다 일어나네요. 독새대를 쓰면 장단점이 있더라구요. 안 쓰면 안 쓰는데로의 장단점이 있는 것처럼 장점이라면 슬림해서 접어서 책꽂이에 끼워둘 수 있고 가볍다는 정도?ㅋ
그때 추위가 만만치 않았죠. 한반도 추위가 러시아 시베리아 보다 더 춥다는 둥 하면서 그후 최근 몇년 안 추우니까 그 말 쏙 들어갔어요. 이번 추위를 두고 또 뭐라고 하죠.

전 손석구 첨 볼 때부터 언젠간 뜰 줄 알았어요. 잘 생기진 않았지만 나름 매력있어서. 단지 우려되는 건 한 캐릭터로 뜨면 그 비슷한 걸로 우려 먹게될까봐. 이 드라마에선 고독한 악당역을 잘 했거든요. ㅋㅋ

mini74 2022-12-21 14: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뭐 공짜로 추첨 이런건 죽어도 안되는 인간이라 ㅎㅎ 일단 축하드립니다.
저도 그런적 있어요. 버리려고 내놨다가 내가 이렇게 매정한 인간이라니, 그럴순 없어 하며 다시 들고 오기도 하고...남편은 그런 날 한심하게 보고 ㅠㅠㅠ
깎아놓은 밤톨모냥, 그러나 전형적인 미남형이 아님에도 묘하게 매력이 있죠. 전 요즘 이재욱 좋아합니다. ㅋㅋㅋ

stella.K 2022-12-21 18:54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미니님도 찌찌뽕이로군요.
버리는 걸 잘 못하는 사람이 있지요.
또 잘한다고 해도 꼭 어느 한 분야의 물건을 못 버리기도하고.
근데 새로 독서대가 생기니 바로 버려지던데요? ㅎㅎ
공짜가 어딨습니까? 받은대신 단 몇줄이라도 리뷰를 써야하는데.
근데 먼저 쓰건 것 보다 편하긴 하더라구요.
우리 나이쯤되면 손목이 안 좋잖아요. 괜찮은 것 같아요.^^

아, 환혼의 이재욱이요? 요즘 이 배우 인기가 만만치 않죠?
전 판타지는 별로라 보지 않고 있는데 배우가 아직 젊은 사람이라
그런지 아직 딱히 좋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예전에 이재욱 정도면 무게감 있는 조연은 아니었을까?
뭐 그런 생각을 했는데 역시 저만의 생각일뿐입니다. ㅋ
전 요즘 <미씽2>의 고수가 달리보이더라구요. 물론 <미씽>도 봤지만.
이 배우 잘 생기기도 했지만 연기 진짜 잘한다 싶어요.
장동건만큼 뜨지 못한 게 좀 아쉽더라구요. 연기도 훨씬 잘하는 것 같은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