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최애곡 중 하나는
내안에 내가 너무 많다고 노래하는
하덕규의 <가시나무 새>다.
요즘 보는 드라마는 <유미의 세포>다. 만화 시리즈를 드라마로 만든 건데 거기 나오는 만화 캐릭터가 정말 예술이다. 어쩌면 그리도 귀여운지.그런데 이 캐릭터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낮설지가 않다. 예전에 봤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서 형식을 따왔을까. 흔히 말하는 연애 세포를 의인화시킨 아이디어가 좋다.
사람이 정말 연애 한 번 하려면 그렇게나 많은 세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주고 싸우는지를 정말 실감있게 그린다. 그걸 보고 있노라면 정말 내안에 내가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연애에만 국한시켰다. 그러니 내 안에 나는 그 보다 더 많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가장 많이 작동시키는 나는 어떤 것일까. 내가 요즘 많이 작동시키는 나는 '오해하는 나'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것일까. 나 스스로가 오해하고, 남을 오해하게 만들고. 조금만 뭐해도 편견으로 가득차 맘대로 판단한다. 또 그에 못지 않게 작동시키는 나는 '질투하는 나'다. 이건 정말 나에게 있어 사탄 원수 마귀급이다.ㅠㅠ 내안에 좀 멋있는 나가 나와 줄 수 없을까.
암튼 이런 스산한 가을 날 한 번 들어 보시라.
하덕규의 <가시나무 새>. 청승 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