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드라마가 시작됐을 때 생각 보다 별로란 생각이 들어 안 보려고 했다. 그러다 자꾸 좋은 반응이 올라와 다시 열심히 챙겨 봤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8, 9회를 연속으로 보게 됐는데 처음 보는 듯한 장면이 의외로 많아 빨려 들어가듯 봤다. 


슬의생 5인방의 나이는 40세로 설정되어 있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돌싱으로 설정한 것도 특이하다면 특이하다. 그런데 참 옛날의 40과 지금의 40은 확실히 다르긴 하다. 옛날의 그 나이면 애가 둘 셋쯤 있고, 돈 버느라 허리가 휘고, 드라마에서도 조연 정도로만 나올 텐데 이 드라마에선 40이 이렇게 풋풋할 수 있다니 새삼 놀랍다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학교 때 친하게 지냈던 동창을 세월이 흐른 후 같은 종합병원에서 일하게 됐다는 설정은 행운이라면 행운 아닐까. 나도 종종 예전에 같이 싸우고 복닦거렸던 사람들과 다시 만나 일해보면 어떨까를 생각해 본다. 그때가 다시 온다면 싸우지 않고 서로를 배려하며 잘 할 것 같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생각일뿐이고 다시 만나면 다시 싸우고 복닦거리겠지? 그래도 다시 회춘한 느낌은 들 것이다. 그런 실험을 했다 잖은가. 몸은 70(?)대인데 20대 옷과 화장을 하고 그때 그 시절을 재현한 환경에서 살게 했더니 진짜 20대로 돌아간듯 세포가 젊어졌다고. 


아무튼 오늘 다시 봤더니 슬의생 5인방은 서로 먹는 것을 엄청 챙기더라. 서로 저녁 먹으러 가자고 하고, 점심 먹으러 가자고 하고, 간식 먹자고 정원에서 모이고. 먹는 게 뭐 그리 중요할까 싶지만 병원도 전쟁터라면 전쟁터 아닌가.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상대가 그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해방감을 줄 것 같다. 더구나 집 떠나 혼자 자취하는 사람들은 더하지 않을까. 집이 아니면 혼자 밥 먹는 걸 어색해 하는 나는 오늘 유난히 그 점이 눈에 확 들어왔다.  

다음에 언제고 10회를 하면 이어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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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05 2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한국 드라마 넘 ㅎ 잘만들죠 넷플릭스에서도 한드는 스토리 영상 연기 모두! 완성도가 높아서 놀랍니다. 아나토미 미드 보다 슬생에 한 표! 🖐

stella.K 2021-09-06 18:38   좋아요 1 | URL
크~ 저는 아직 넷플릭스 드라마를 본 적이 없답니다.
그건 인터넷으로 보는 거 아닌가요? 뭐 지상파나 종편도 괜찮은 거
많이해서 그거 소화하기도 벅차서리.
제가 이렇게 구식이랍니다.ㅋ
최근에 <괴물> 봤는데 끝까지 쫄깃쫄깃한게 잘 만들었더군요.^^

희선 2021-09-07 0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건 한두 사람만 튀지 않고 다섯이나 앞에 나오는군요 종합병원이니 여러 과가 있기는 하겠습니다 나이도 거의 비슷하고 친구기도 한 사람이 함께 일해서 괜찮을 듯하네요 의사는 제대로 먹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로 그걸 알아서 먹는 걸 잘 챙기나 싶기도 합니다

stella.K 님 밥 잘 챙겨드세요


희선

stella.K 2021-09-07 18:40   좋아요 2 | URL
어렵죠. 그도 그렇지만 쉴 때 쉬지 못하고 병원 튀어 들어가는
거 보면 짠해요. 그런 거 보면 의사라는 직업이 뭐 좋은가 싶기도 하지만
그런 의사가 있어 세상은 돌아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희선님도 잘 챙겨 드시기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21-09-07 13: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같이 밥먹자는 말. 그 자체가 따스함을 전해 주어서 저도 그런 말을 즐겨 듣고 즐겨 쓰고 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

stella.K 2021-09-07 18:43   좋아요 1 | URL
참 인간적이죠. 사람들은 공수표만 날리는 그런 인사가 뭐가
좋냐고 하지만 그중에도 지키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죠?
그런 인사조차도 안 하는 만남도 많잖아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