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어물집에서 이것저것 주전부리를 사 봤다. 물론 택배로다.
대체로 내용물들은 좋았다. 단 각각의 비닐포장에 뽁뽁이가 또 싸여있었는데
포장과잉이다 싶다. 깨지는 물건도 아닌데 뽁뽁이 웬말인가. 뜯어내기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택배 물건 한 두 번 시켜 보나? 그 뽁뽁이 사이로 이 쪽지가 동봉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생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모르긴 해도 이 가게 주인도 한 두 해 장사하는 것은 아닐 텐데 어떻게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이런 메모를 남길 생각을 했는지 차마 버릴 수가 없었다. 대충 내용은,
김**님~♡
고요함이 가득한 새벽입니다. ^-^ ...... 하루정리 계획하기엔 딱 좋은 맑은 정신세계의 시간... 요즘엔 후다닥 경주마처럼 앞만보고 달려 북(?)치고 나이물어 오면 바보 *이네가 됩니다. ㅎ.ㅎ 눈도 노안이 와서 계좌번호 찍을 때 실수하고. 흰머리~? ...... 그래도 온통 노화속에 멍~인데 흐르는 세월만큼 애들이 커줘서 훈장으로 남네요. 어버이날 꽃값과 용돈을, 편지를 받고 ㅋ.ㅋ 저도 이젠 어버이날 주인공이 된듯한 ......잃는게 있으면 얻는 게 있고 얻는 게 있으면 잃는게 있네요. 우선 수평 저울에 만족~
김**님 5월 이야기 행복과 미소가득한 일상되시고 언제나 건강과 함께 하세요. ......
이걸 읽고 조금 전의 불평은 사라지고 마음이 따뜻하다 못해 뭉클했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오래오래 건강하고 번창하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