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어물집에서 이것저것 주전부리를 사 봤다. 물론 택배로다.

대체로 내용물들은 좋았다. 단 각각의 비닐포장에 뽁뽁이가 또 싸여있었는데

포장과잉이다 싶다. 깨지는 물건도 아닌데 뽁뽁이 웬말인가. 뜯어내기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택배 물건 한 두 번 시켜 보나? 그 뽁뽁이 사이로 이 쪽지가 동봉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생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모르긴 해도 이 가게 주인도 한 두 해 장사하는 것은 아닐 텐데 어떻게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이런 메모를 남길 생각을 했는지 차마 버릴 수가 없었다. 대충 내용은,

 

김**님~♡

고요함이 가득한 새벽입니다. ^-^ ...... 하루정리 계획하기엔 딱 좋은 맑은 정신세계의 시간... 요즘엔 후다닥 경주마처럼 앞만보고 달려 북(?)치고 나이물어 오면 바보 *이네가 됩니다. ㅎ.ㅎ 눈도 노안이 와서 계좌번호 찍을 때 실수하고. 흰머리~? ...... 그래도 온통 노화속에 멍~인데 흐르는 세월만큼 애들이 커줘서 훈장으로 남네요. 어버이날 꽃값과 용돈을, 편지를 받고 ㅋ.ㅋ 저도 이젠 어버이날 주인공이 된듯한 ......잃는게 있으면 얻는 게 있고 얻는 게 있으면 잃는게 있네요.  우선 수평 저울에 만족~

김**님 5월 이야기 행복과 미소가득한 일상되시고 언제나 건강과 함께 하세요. ......

  

이걸 읽고 조금 전의 불평은 사라지고 마음이 따뜻하다 못해 뭉클했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오래오래 건강하고 번창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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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1-05-15 05: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골집인가요? 아주 잘 아는 분이 쓰신 내용같아서요.
연세도 어느 정도 있으신 분 같은데.

stella.K 2021-05-15 15:55   좋아요 0 | URL
아니요. 처음 이용해 본 건데
정말 그런 것 같죠?
모르긴 해도 이 일로 한평생을 사신 분 같은데
글이 좀 완벽한 건 아니지만 어떻게 살아 오셨는지
느껴지더라구요. 처음 거래하는 고객에게 이런 손편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답장도 못해 드리고 좀 안타까운 마음에
올려 보았습니다.^^

psyche 2021-05-15 0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택배 속에 이런 메모라니. 이런 거 받으면 정말 뭉클할 거 같아요. 그건 그렇고.. 저 순*네 건어물 물건은 어떤가요? 한국 가면 항상 건어물을 사오기 때문에 괜찮은 집 알아두려고요

stella.K 2021-05-15 15:59   좋아요 1 | URL
저는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건어물만 파는 게 아니고 각종 채소와 과일 말린 것도 있고
뻥과자도 있더군요. 프시케님도 좋아하시는 간식 아닌가요?
한국 오시면 한 번 알아보시죠.
프시케님께 저런 편지가 동봉될런지는 잘 모르겠지만.ㅋ

scott 2021-05-15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런 쪽지 받고
단지 건어물을 주문 했을 뿐인데,,,
우리가 사는 세상 바싹 마른 건어물이 아닌
이런 따스한 훈훈함이 ^ㅅ^

stella.K 2021-05-15 18:15   좋아요 1 | URL
바짝 마른 건어물!ㅋㅋㅋㅋ
그러게 말입니다. 스콧님도 그러시잖아요.
따스함과 훈훈한!
정말 세상은 아직 살만하지 말입니다.^^

희선 2021-05-18 0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인터넷 기사에서 이런 거 봤어요 물건을 보내주면서 쪽지 쓰는 거... 물건만 오는 것보다 모르는 사람이어도 뭔가 적혀 있으면 기분 좋을 듯합니다


희선

stella.K 2021-05-18 19:50   좋아요 1 | URL
아, 그런 마케팅이 있었군요.
아마 모르긴 해도 첫 거래를 하면 그렇게 하는 것 같은데
마음이 따뜻해지더군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2021-07-24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07-25 19:57   좋아요 0 | URL
아, 네. 감사합니다. 자주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