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배우들 모두가 내가 애정하는 배우라 눈에 띄여 봤다.
좀 더 솔직해지자면 주지훈 때문에 봤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요즘 이 배우의 연기가 얼마나 좋던지. 그런데 이 영화 2014년도 작품이다. 그때도 나름 지명도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난 그냥 인기가 있나 보다 했고, 그 시기에 봤다면 주지훈 보단 지성 때문에 봤을 것이다. 오래 전부터 좋아했던 배우니.
처음엔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봤다. 아무리 주지훈이 나온다지만 범죄나 스릴러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지라. 영화의 시작도 도대체 이걸 가지고 무엇을 보여주겠다는 거지 좀 의문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근데 이 영화 잘못된 욕망은 파멸을 낳는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보여주긴 하지만 그 이야기를 푸는 방식은 예상했던 것과는 좀 달라 오히려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이를테면 아무리 정없는 모자지간이라지만 엄마가 왜 죽었는지 끝까지 파헤치고, 아무리 친구들이라지만 확실히 응징하는 뭐 그런 방식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건 그냥 암시만 줄 뿐이다. 대신 인철(주지훈 분)을 십분 활용한다. 정말 이 영화는 주지훈이 7할은 살린 영화다. 주지훈은 지신이 맡은 역할이 어떤 것인지를 확실히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어찌나 허세 쪄는 양아치 역할을 잘 하는지. 그러면서도 내면에 인간의 순수함 내지는 친구의 의리가 뭔지도 안다.
친구 즉 현태(지성 분)의 엄마를 죽게 만들고도 마지막까지 그 친구에게 괜찮은 친구로 보이고 싶어했던 그 마음. 공항 화장실에서 칼을 맞고도 먼 발치의 친구에게 그것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짓다 의자에 앉아 죽어가는 장면은 정말 서늘하면서도 영화사에 남을만한 장면은 아닐까 싶다. 무슨 프랑스 느와르 영화를 보는 것도 같고. 짐승 같은 남자들의 찐한 우정이란 이런 건가 정말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제목이 참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나중에 한 번 더 봐야할 것 같다.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