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리는 별로이긴 하다.
별로이기 보단 내가 선호하지도 않고 유쾌하게 볼 내용이 아니다.
하지만 영화란 꼭 내용이 좋아야 보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일단 감독이 영화를 잘 만든다.
이 영화도 영화 자체로는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라기 보단 가학적인 게 더 맞는 말 같은데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진 못할 것이다.
물론 감독이 작정하고 달려든 것 같으니까 어떤 비판을 들어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것 같다.
이 영화는 스토리 보단 캐릭터가 돋보이는 영화다.
끝까지 밀고 나가는 뭔가가 있어서 솔직히 얼마간의 쾌감 같은 게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고 김주혁이 맡은 마약에 찌든 악마적 캐릭터는 정말 그가
이 인물에 모든 것을 다 쏟았구나 싶다.
선한 캐릭터든 악한 캐릭터든 연기의 열정을 다 쏟는 배우를 좋아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영화 자체가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에서 선한 캐릭터는 눈을 씻고
찾아 볼래야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나마 조진웅과 류준열이 그런 인물에서 조금 빗겨나 있긴 하지만
대신 모호하거나 고독하다.
맨 마지막 장면에서 한 발의 총성이 났는데 그게
조진웅과 류준열 둘중 누구를 향해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자살인지 타살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것으로 봐 후편을 예고한 것인지 그것 또한 애매하다.
이 영화는 확실히 남성주의 영화이긴 한데
초반에 김성령이 짧게 나오는데 정말 강렬하다.
즉 설렁탕을 먹다 저혈당 쇼크가 와서
몇 번 기침을 하더니 뚝배기에 얼굴을 그대로 밖고 죽는 장면인데
이게 너무 인상적이다 못해 거의 충격적이다.
요즘 그녀가 한창 물오른 연기를 하는 건 알고 있는데 이렇게까지...?!
그런데 이 영화 감히 보라고 추천까지는 못하겠다.
옛날에 <천하장사 마돈나>처럼 아기자기한 뭔가의 재미가 있으면
얼마든지 보라고 하겠는데.
가끔 좋은 실력을 갖춘 감독이 삑사리를 내기도 하는데
이 감독도 그러는 건 아닌지 약간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런데 이게 또 무려 15세 관람가다.
이젠 야스러운 건만 안 나오면 뭐든지 15세 관람가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