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악셀이고, 받을 것이 있다. - P318

「그거야 모르는 일이지.」 질문이 뭐였는지 다들 잊어버렸을 때 그가 대답했다. 
「상당히 똑똑한 친구들이 여기저기 있었으니까. 여기저기.」 - P335

산만한 대화에 질서를 부여하는 데에 등 부분이 빨간수첩만 한 것이 없다. 브러더후드는 여러 끼의 식사를 해결하고 남은 잔해들 사이에 그런 수첩을 하나 일부러 펼쳐 놓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조금 더 공식적인 분위기를조성하기 위해 굵은 오른팔을 살짝 흔들며 주머니에서펜을 하나 꺼냈다. 사건 현장에 나타난 마을 경찰관처럼상당히 화려한 동작이었다. 손주들은 이미 다른 곳에 가있었다. 위층의 어느 방에서 누군가가 실로폰으로 종교적인 음악을 연주해 보려고 애쓰는 소리가 들려왔다.
- P339

「정보원이 아니었어.」 멤베리가 단호하게 말했다. 이제 그만, 잡담은 그만합시다. 양귀비.」「뭐라고 하셨습니까?」 브러더후드가 말했다.
- P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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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21-02-17 11: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이 소개해주신 이 책도 읽고 싶은데ㅎㅎ 읽고 있는 책이 너무 많아져서 어느 정도 소화시키고 읽어야겠어요

오늘 날씨가 춥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미미 2021-02-17 11:35   좋아요 2 | URL
네네 카레님 책은 저번에 알려드린 순서로요. 나중에 나중에 생각날때 보세요~저도 찜바구니에 1000권이상ㅠ 편안한 하루 되세요!😉

고양이라디오 2021-02-21 1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000권이상인 분 반갑네요ㅎ 저도...
네 순서대로 볼께요ㅎ
 

이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양심상 그의 장점을 폭포처럼 쏟아야한다. 나의 짝꿍은 평소에 가정적이고 부지런하고 재밌고 짱구춤을 똑같이 추고  세상 물정에 밝고 판단력이 좋고 운도 좋고( 여럿이 어쩌다 로또를 사면 1.2등은 아니어도 소액이지만 꼭 혼자 당첨, 이벤트 추첨 하면 뭐라도 꽝은 거의 안나온다)내가 잘 못하는 몇몇 메뉴의 달인이고 무엇보다 우리 엄마와 친하다.

그러나 한 번 삐지는 날에는 상당히 오래갈 때도 있는데 화가나도 돌아서면 풀려버리곤 하는 나는 결혼 초반 난감했다. 답답하니 어쩔 수 없이항상 먼저 나서서 사과하고 풀어주었다. 그랬다. 어리석었다.

삐돌에게는 양보가 독이다. 양보와 배려는 삐돌을 무럭무럭 자라게 한다. 삐지는 기간은 길어져만갔지 줄어들지 않았다. 너무 커져 감당이 안되었을때 나는 지난 날을 후회했지만 되돌이키기엔 너무 먼 곳에 와 있었다. 삐돌증후군은 빈번해졌고 나는 고통받았다. 항상 사소한 일이 발단이었다. 만일 이 일이 커져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지 못하고 이혼이라도 하기위해 법정에 서는 날엔 판사는 물론 자리한 모두의 비웃음을 사고도 남을 그런 수준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늘상 져주던 나는 큰 결단을 내렸다.
풀어주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미 먼 길을 와버렸으니 되돌아가긴 힘든 여정이겠지만 내가 진정 편하자면, 평생을 같이 평온히 살자면 되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각오를 다진 후 삐돌군이 화려하게 컴백했을때 나는 그가 원하는 반응을 보여주지 않았다. 예상대로 힘들었다. 위기도 있었다. 당장 불편한걸 모면하기 위해 또다시 굴욕을 감내하고도 싶었다. 역시 세상엔 쉬운일이 없다는걸 느꼈다. 내가 자초한 일이기에 더 쉽게 포기해선 안되기도 했다. 그래서 더 버텼다.
무려 6개월을... (헉;;;)

영어원서를 마구마구 읽는 능력자 수연님은 어느날 이 일을 떠올리게 하는 어떤 글을 올려주었고 나는 뜨끔햇다. 최장 6개월의 법칙이라도 있는 걸까?
고백하자면 그 6개월의 끝도 결국 나의 선택에 의한 것이었다. 그렇다. 나는 6개월을 끝으로 휴전을 신청했다. 여러모로 쉽지 않았고 부부란 여러가지가 걸려있으니까.

그래도 그 6개월이 아쉽지는 않았다. 인고의 시간이었지만 그렇게도 살 수 있다는 놀라운 경험과 우리 둘만의 수화같은 것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6개월 후 우리는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만 봐도 통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어쩔땐 텔레파시 같은것도 경험했다. 내가 떡볶이가 먹고 싶었는데 그가 떡볶이를 사오거나 내가 영화를 보고픈데 같이 극장에 가지 않을래?하거나 내가 답답했는데 드라이브 어때? 하는 식의 일들이 자주 생겼다.  심지어 맥락없이도 둘중 누군가( 단어가 막상 생각안나) 그거 혹시 있어? 하는데 그게 뭔지 알고 찾아주는 일도 있었다. 그러다보면 둘 다 어느순간 놀랄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부부란 뭘까? 소통이란 뭘까?
싸우지 않고 항상 알콩달콩한 사람들이 있기는 할까? 각각 다른 가족 안에서 수십년간 다른 삶을 살다 어떤 인연으로 만나 함께 살게 되었을땐 아무리 죽고 못사는 사이었어도 많은 트러블이 생긴다. 그걸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두 사람의 숙제고 그 숙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그들만의 삶의 방식,사랑하는 양식이 된다.

서로에게 거리를 두고 여유있게 바라보면 때로 보이지 않던것이 새롭게 보일때도 있다.

개그맨 부부들을 보면 이혼없이 잘 사는 경우가 많은것 같다. 개그코드가 잘 맞는것도 커플간에 중요한 부분이다. 다른 커플들도 오래 함께하면 그렇겠지만 우린 그런 면이 제법 잘 맞아서 유행어도 있고 우리끼리만 통하는 단어도 생겼다. 그리고 우리들만의 시리즈와 어록까지.

그는 영화도 거의 몰랐고 책과는 담을 쌓고 살았다. 그에게 다양한 영화를 보여주고 배우 이름도 가르쳐줬다. 책은 내가 줄거리를 읽거주거나 인상깊은 대사를 읊어주는 정돈데 이것만으로는 그는 신세계라며 좋아한다.
대신 그는 나의 약점인 이런저런 세상물정을 때마다 알려줬다.

당시 6개월은 내게 자유를 안겨주었다.  눈치보며 미뤘던 운동을 배웠다. 그렇게 시작한 태권도. 6개월후 좀 더 자상해진 삐돌군은 쭉 계속 갈수 있게 용기를 주었고 나는 1년만에 단증을 땄다. 단증을 받으니 삐돌군은 뭔가 두려웠던 걸까 이후로는 잘 삐지지 않았다. (사람 갑자기 너무 변하면 죽는다는 설도 있으니뭐..) 이정도면 여러모로 유익한 6개월이었다.

시간은 우리를 무언가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기도 하지만 때로 그것의 정수(精髓 )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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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2-16 15:08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내가 불완전한 존재란걸 모르는 눈빛이에요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니까요‘He looks on me He doesn‘t know how I am incomplete. He sees me as I am/ from 세이프 오브 워터]

‘다양한 영화를 보여주고 배우 이름도 가르쳐주고 책은 줄거리를 읽거주거나 인상깊은 대사를 읊어주는...‘

이런 사람, 세상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사람,
[보통, 인간은 자기와 닮은 것을 미워하고, 또 외부로 보는 제 자신의 결점에 몹시 화낸다. 이와 같은 결점을 천진난만하게 드러내는 나이가 지난 이, 예컨대 더할 나위 없이 흥분해야 할 순간에도 냉정한 표정을 짓는 이가, 자기보다 젊고 또는 더욱 순진하고, 또는 더욱 어리석은 남이 같은 결점을 행한다면, 그 이상으로 이런 결점을 얼마나 미워하는지 모른다! 민감한 사람들 중에는, 그 자신이 참고 있는 눈물을 남의 눈에서 보고서는 화를 버럭 내는 이도 있다. 애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니 때로는 애정이 깊으면 깊을수록 불화가 가정을 지배하게 됨은 서로 너무나 닮아 있기 때문이다. from잃,시,찾-마르셀 프루스트]

미미님 1년만에 단증 따신거 대단하쉼!!

전 로또 사면 절대 꽝이 안나옴 ㅋㅋ
이제 1-2-3등만 나오면 됨 ^0^


미미 2021-02-16 15:17   좋아요 5 | URL
와 스콧님~♡♡ 두군데서 발췌를!! 역시 북플의 보석, 지식창고예요👍👍👍
아무래도 좋은 글귀가 더러 있으니
< 잃.시.찾 >정도 붙일겸 밑줄긋기 해야겠어요! 저의 행운,스콧님께
로또 3등안에 드시라고 네잎클로버를!!
(ஐ╹◡╹)ノ

페넬로페 2021-02-16 15:23   좋아요 4 | URL
와! 정말 재주꾼 scott님!
감탄^^

페넬로페 2021-02-16 15: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미미님~~
부부가 서로 싸울때도 있고 성격도 다르지만 살다보면 서로의 장점에 물들고 눈빛만 봐도 소통할 수 있는 진정한 친구가 되죠~~
삐돌이 얘기 재미있었어요^^
6개월간의 힘듦을 잘 견디셨네요~~
같이 살면서 쉽지 않거든요^^
저는 고작 1주일이었어요
요즘은 남편이 저한테 밥 못얻어먹을까봐 절대 화내지 않아요 ㅎㅎ


미미 2021-02-16 15:47   좋아요 4 | URL
맞아요!! 페넬로페님♡♡ 연인에서 둘도없는 베프로ㅋㅋㅋㅋ이때 완전히는 아니어도 충격요법은 되었나봐요.
그래도 혹시몰라 냉온 차이를 느끼게끔 평소 더 잘해주고 있어요ㅋㅋ( ๑˃̶ ꇴ ˂̶)

모나리자 2021-02-16 15: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냉전을 6개월 동안? 유지하셨다는 건가요??ㅋ
대단하세요~ 태권도 단증 따신 것도!!
유익한 의미있는 6개월아었네요. 정말로.ㅎ

미미 2021-02-16 16:19   좋아요 4 | URL
하..。°(っ°´o`°c)°。뿌리뽑으려다보니 그만ㅋㅋㅋㅋ

다락방 2021-02-16 16: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 시간 후에 남편분이 잘 삐지지 않게된 건, 그 6개월이 사실 남편분께도 매우 힘들었기 때문일 겁니다. 결코 태권도 때문이 아닐 것입니다!!!

미미 2021-02-16 17:11   좋아요 1 | URL
하ㅋㅋㅋㅋ그렇겠죠?괜히 자신감 충만해진 제 느낌인듯ㅋㅋ
( ̄▽* ̄)👍

막시무스 2021-02-16 19:3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허걱! 태권도 1단! 제가 미미님의 글에 악플 달거나 이런적 없죠?ㅋ
앞으로 미미님의 페이퍼는 겸손하게 읽겠습니다! 따듯한 저녁되세요!ㅎ

페넬로페 2021-02-16 19:47   좋아요 5 | URL
ㅎㅎ
막시무스님 덕분에 빵 터졌습니다~~
웃게 해주셔서 감사해용^^
유머의 힘입니다👍👍

미미 2021-02-16 20:09   좋아요 2 | URL
앗ㅋㅋㅋㅋㅋㅋ 👍👍
굿밤 되세요!(ノ^∇^)

scott 2021-02-16 20:51   좋아요 2 | URL
막시무스님 센스 👍👍

단발머리 2021-02-16 19: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아아아아! 그거 혹시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은 참사랑인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1-02-16 20:11   좋아요 2 | URL
그런거 맞죵?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님도 굿밤되세요!(❀╹◡╹)

붕붕툐툐 2021-02-16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 예뿌다 예뻐~ 제 눈엔 충분히 알콩달콩 해보이십니당~ 미미님은 여러모로 넘나 멋지셔용~👍👍😍😻

미미 2021-02-17 00:11   좋아요 1 | URL
고마워요 툐툐님~😍💗
굿밤 되세용( ⁎ ᵕᴗᵕ ⁎ )♡

psyche 2021-02-17 04: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냉전 6개월! 저는 기억력이 나빠서 화났다가 화났던 거 까먹고 말을 시켜버린다는...ㅠㅠ 그건 그렇고 1년 만에 태권도 1단이라니!!! 멋져요

미미 2021-02-17 06:5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저도 깜빡하고 그런적 있어요!!
응원 감사해요(*≧▽≦)♡
 

예를 들어 한 학생은 운동 중에
‘봄방학 때 어디에 갈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적었다. 아마도 수영장에서 햇볕을 쬐며 모히토를 한잔 즐기는 상상이 무거운 아령을 들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가 운동을 하면서도 운동 그 자체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은 의식과 행위 사이에 연결 고리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 P54

우리는 사람마다 자신의 삶을 습관에 맡긴 정도가 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하고 먹고 사람을 만나고 운동을 하는 하루의 일과가상대적으로 더 체계적인 습관으로 정착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덜 체계적으로 자유롭게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이건 단지 경험에서 우러나온 게 아니다. 널리 확립된 문화적 믿음이자 고전 소설의 토대이기도 하다. 쥘 베른Jules Verne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에등장하는 주인공 포그는 발자국 단위로 하루의 일정을 정확히 짜는인물인 반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 오하라는 계획 따위 없이 즉흥적인 재치로 재앙을 간신히 벗어나곤 한다. 우리는 포그와 오하라 같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들을 찾게 되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은 틀렸다. 
참가자들의 삶에서 습관이 차지하는 비중에는 개인차가 발견되지 않았다. 

개인적인 성격은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의 삶이 습관에 의존하는 수준은 모두가 똑같았다.
- P55

두 차례에 걸친 실험을 통해 우리는 사람의 성격과 연령이 습관에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추가 연구로부터 몇가지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정기적으로 출퇴근하는 직업을 가진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약간 더 체계적인 하루를 보냈다. 그들의 행동 대부분은 말 그대로 습관적이었다. 이와는 달리 어린아이와함께 사는 사람은 습관의 가짓수가 약간 더 적었다. 타인의 영향으로인해 상대적으로 더 유동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우리 삶에서 타인의 존재는 혼란을 증폭한다.
- P56

습관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은 아주 가끔 일어날 뿐이다. 보통은 원하지 않는 습관적 행동을 알아차릴 때 습관의 존재를더 잘 깨닫는다. 백화점에서 과소비할 때, 손톱을 깨물 때, 혹은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도 밤늦게까지 TV를 보고 있을 때…반대로 남들의 짜증나는 습관도 눈에 잘 띈다. 회의에 늘 지각하는동료, 큰 소리로 통화를 하고 함부로 소리 지르는 동료, 언제나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방치하는 동료, 이처럼 나쁜 습관은 좋은 습관보다훨씬 더 잘 드러난다.  - P59

우리는잠들기 전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는 행동이 사랑에서 비롯된 일이라고여긴다. 슈퍼마켓에 들어갈 때마다 특가 상품을 확인하는 이유가 돈을 아끼려는 욕구 때문이라고 믿는다. 차에 탈 때마다 안전벨트를 매는 것이 신체를 보호하려는 의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생각, 감정, 의도에 대한 인간의 과도한 신념을 가리켜 ‘내성 착각. Introspection Thusion‘이라고 부른다. 이런 인지적 편향성을 가진 인간은 자신의 모든 행동이 의식적 자아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과대평가한다. 행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른 가능성, 즉습관이라는 비의식적 영향력을 인지할 능력을 마비시키고 만다. 

그결과 스스로의 의도와 욕구에 따라 행동한다고 과신하게 되고, 습관의 진정한 가치를 복원하는 일은 더욱 요원해진다. 어떤 일을 하는이유가 의지 때문이라는 강력한 믿음이 우리의 내면을 깊이 탐구할호기심을 가로막는 것이다. 기분도 좋고 힘도 되는 믿음이지만 이는그릇된 믿음이다.
- P60

이미 충분히 적응한 환경에서는 습관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 그 순간 바깥 도로에서 벌어지는 일에 신경을 덜 쓰고, 오늘 벌어질 일이나 내일 계획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마트를 오가는 동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안전하게 차를 모는 일이 아니라, 당장 비어 있는 냉장고를 채우는 일이다. 습관은 양날의 검이다. 습관은 힘들고 까다로운 일을 쉽고 단순하게 여기도록 조작한다. 그러나차량 운전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일 중에서 가장 위험한 일이다. 누군가의 목숨을 해칠 수도 있는 일조차 습관은 무심하고 함부로 해내는 것이다.
- P67

차를 모는 게 서툰 초보 운전자만이 의식적 자아에 의지하면서 순전히 운전에만 모든 주의를 집중한다. 오직 그들만이 도로에서 마땅히 경험해야 할 공포와 긴장을느낀다. 그리고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 이들은 이 놀랍도록 복잡한기계를 다루는 법을 터득하고선 습관에 핸들을 넘겨준다. 자신은 딴생각과 스마트폰의 뒤편으로 물러나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습관의양면성이다. 습관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의식적 자아의실행제어 기능은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습관을 제대로 활용하면가치를 측정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이익을 얻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나 가공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 P68

더 중요한 발견은 ‘동기‘였다. 사람들은 배가 고플 때 종이와 우주선보다 스테이크와 쿠키라는 단어를 훨씬 더 잘 기억하고 주의를 기울였다.

심리학계에서 이것은 엄청난 발견이었다. 인지주의는 행동주의가부정했던 인간의 마음을 복권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1960년대에 태어나 개인의 힘으로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아이들이 직업을 가질 나이가 되면서 더욱 거세졌고, 1980년대가 되자 학계는 행동주의에서 벗어나 인간의 행동이 마음에서 비롯한다는 인지주의 심리학을 정설로 받아들였다.  - P74

일상을 노력이 필요 없는 정신의 자동 활동 영역에 더 많이 넘겨줄수록,
마음은 ‘본래 처리해야 할 일 (Proper Work)‘에 더 많은 힘을 쏟을 수 있다.
ㅡ윌리엄 제임스<심리학의 원리> - P76

레버를 눌러야 먹이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배웠을때 쥐는 보상을 얻고자 레버를 누르는 것‘에 집중했다. 연구진은 쥐가 레버를 눌렀을 때 마음속에 보상에 대한 일종의 기대를 품고 목표지향적으로 행동했다고 결론지었다.

여기까지는 인지주의 심리학자들의 해석과 같다.따라서 만약 보상을 주지 않으면 쥐는 합리적으로판단해 레버 누르기를 멈출 것이다. 그러나 예측은 빗나갔다. 

쥐는습관적으로 레버를 눌렀다. 반복하는 뇌가 시작하는 뇌를 압도한것이다. 보상을 제거했음에도 쥐는 멈추지 않았다. 시야 안에 레버가들어오기만 하면 계속해서 눌러댔다.
- P79

무언가를 반복해 습관으로 정착되면 쥐는 그리고 매우 높은 확률로 인간 역시 보상에 거의 둔감해진다는 사실 - P80

목표에 집착하는 사람, 상황에 집중하는 사람 - P81

습관은 재빨리 우리의 마음을 장악한다. 의식적 자아가 뭔가 다른일을 꾸미고 있는 사이에 습관은 이미 신호를 받아 ‘행동‘을 향해 전력 질주할 준비를 마치는 것이다. 습관은 은밀하고 빠르게 의식을 장악한다. 의식적 자아가 발동될 틈을 주지 않는다. 습관이 형성되는과정은 수학을 배우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2+2‘를 배울 때 우리는 ‘1+1+1+1‘을 연산함으로써 답을 얻는다. 하지만 어느 정도 연산을반복하고 나면 더 이상 그런 계산을 하지 않고 뇌에 저장된 기억에서빠르고 즉각적으로 답을 추출해낸다. 그래서 ‘2+2‘가 곧 4처럼 보이는 것이다. 호수 옆의 산책로가 보이면 곧장 조경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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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21-02-17 1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은 다시 읽어야 하는 거 같습니다. 다시 읽어볼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미 2021-02-17 11:33   좋아요 0 | URL
저한테 어떻게 적용할지 정리하며 보고 있어요^^👍

고양이라디오 2021-02-21 12:24   좋아요 1 | URL
파이팅입니다^^
 

처음에 핌은자신이 고생을 겪은 적이 없다는 사실에 당황했다. 그가심문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직 젊은 그가 평생 겪은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하루에 경험한 적이 있었다. 그는 그것이 분했다. 어떤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국경을 넘어다녔다. 또 어떤 사람들은 죽음이니 고문이니 하는 말을 너무 아무렇지 않게 입에 올려서 필은 그들의 무심함에 화를 냈으나, 그의 태도에 그들 또한 화를 내며 그에게 조롱을 돌려주었다.  - P271

「여자가 많았어요, 매그너스?」 사비나가 다그치듯이물었다. 「당신의 나쁜 친구처럼 여자가 연대 단위?」「그렇지는 않을 겁니다.」「모든 영국 사람처럼 동성애자예요?」「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 P276

벽돌담에 둘러싸인 과수원에는 커다란갈색 토끼 일가족이 살았다.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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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의지력이라고 부르는 ‘의식적 자아‘는 일상적 행동 패턴과 거의 관련이 없다. 그 대신 광대하고 반쯤 숨겨진 ‘비의식적 자아‘가작동한다. 바로 습관이다.  - P43

나는 곧 ‘시작‘ 보다 ‘지속‘이 더 특별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 P45

어떤 강좌에 등록하거나 예방주사를 맞겠다고 말한 사람은, 실제로 그 수업에 등록하고 백신을 맞았다. 이러한 일회적이고 드문 행동, 즉 의식적 자아가 지배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행동에 대해선이행률이 매우 높았다. 계획이 굳건할수록 그 행동을 실천하는 빈도도 더 높았다. 하지만 다른 행동 영역에서는 당황스러운 결과가 나타났다. - P46

의지력은 새로운 목표에 지속적으로 매달리기 위한 적절한도구가 될 수 없다. 그건 너무나 힘든 일일 뿐만 아니라, 다른 데 신경쓸 겨를을 전혀 남겨두지 않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건 이런 고통스러운 인지부조화가 역효과를 낳는다는 점이다. 

심리학자 대니얼 웨그너DanielWegner와 그의 연구진이 밝혔듯이 백곰을 생각하지 말라고하면 오히려 더 자주 백곰을 떠올리게 되는 법이다. 

이것이 ‘욕망의역설‘이다. 욕망을 억누르려는 시도는 첫날의 의도를 약화시키고 목표 달성을 더 어렵게 만든다. 바람직한 행동조차 고민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웨그너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잠들지 못하는 걸 걱정하느라 깨어 있고, 다이어트를 바라면서 온종일 냉장고 안의 음식만 생각한다.  - P50

습관의 족쇄는 너무나 가벼워서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도저히 깰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지기 전까지는.
- 새뮤얼 존슨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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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2-16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곧 ‘시작‘ 보다 ‘지속‘이 더 특별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오늘의 밑줄 쫘악~५✍⋆*
미미님 오늘 하루
∧∞∧  
(。・ω・。)
 해피하게 ~*  

미미 2021-02-16 10:07   좋아요 1 | URL
(◕‿◕✿)/스콧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