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내가 옷을 벗을 때면 넌 분홍빛에 완전히 물든 조각상 같은 내 모습을 보게 될 거야. 나는 그 불 앞에 미동도 없이 서 있겠지, 그리고 일렁이는 불빛에 내 피부가 살아나고 떨리고 꿈틀거리는 걸 보겠지,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이 내 몸 위에 날개를 펼칠 때처럼, 이대로 함께 있어 줘!(...) 나는 너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바람과 불꽃 그리고 네 심장이 고동치는 소리를 들어, 꽃잎이 반쯤 떨어진 분홍색 복숭아 가지가 폭풍 속의 새처럼 겁에 질려 초췌하게 검은 창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는 동안.... -슬픔의 긍지, 가브리엘 콜레트





20살 때 밴쿠버 외곽에 있는 어떤 동네에서 마리 가와사키라는 친구에게 피우던 담배를 건네받았다. 나는 그녀가 하듯 담배를 물고 조심스럽게 빨아들였다. 그걸 보고 미소 짓던 마리는 다시 깊게 들이마시라고 재촉했다. 진부한 기침이 몇 초간 이어졌다. 그리고 내 표정은 '우웩'에 가까웠으리라. 마리가 터질 듯이 웃었으니까. 그 애는 지금쯤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일본에서는 우리 나이에도 아직 섹스를 하지 않으면 뭔가 문제가 있다고들 생각한다고 말해서 내 얼굴을 붉히게 하던 그 소녀. 주말에는 잔디밭을 질주하며 축구를 하던 긴 머리의 그 애를 보며 언젠가 나도 축구를 해야지 했었는데.



왜 담배를 피우는지 그런 맛을 왜 즐기는지 알지 못했다. 말보로를 매일같이 즐기던 우리 집의 빌런, 아버지 때문에 간접흡연도 싫었다. 흡연자 뒤에서 걷다가 좌우로 피하면 담배 연기는 마치 나를 쫓듯 내 코로 침범했다. 화가 나서 죄 없는 누군가를 죽이거나 때리는 사람을 뉴스에서 볼 때면 '나라면 흡연자들을 공격할 텐데...' 생각했다. 그렇게 잔인한 생각을 할 만큼 싫었다. 담배가.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그랬던 내가 편의점에서 "레종 아이스 블랑 하나 주세요." 한다. 그 사람이 즐겨 피우는 담배가 가방 속 필수품이 되었다. 그를 볼 수 없어 그리운 날이면 창문을 활짝 열고 담배를 꺼내 문다. 연기를 들이마시면 그리움의 고통이 조금은 잣아든다. 



나의 페렐만이 차 안에서 담배를 꺼내 문다. 당연한 듯 다음 모금은 내 차례다. 우리를 감싸 안던 자욱한 연기는 아쉬운 듯 열린 선루프 위로 흘러나간다. 이제 아무리 담배를 빨아들여도 기침이 나지 않는다. 나른 해진 나는 그 사람을 그윽하게 바라본다. 그가 건네는 담배. 다시 내 차례가 되어 깊게 한입 들이마시기 전 말했다. '이걸 꼭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깊게 빨아들인 담배 연기를 입에 물고 그에게, 그의 다정한 입술에 다가간다. 우리는 오래오래 담배 키스를 나눴다. 




그에게 말했다. 내 절친은 사람이 아니라 우울이라고. 우울이 나를 덮칠 때 끌어안고 매달렸더니 진저리 치며 돌아서는 뒷모습을 봤다. 이제 짓궂은 그 애를 다루는 법을 조금은 안다. 그걸 알게 되니 내게 사랑이 왔다. 







상상해봐, 세상 어딘가에 온 하늘을 아우를 수 있는 꿈의 장소가 있다는 것을, 상상해봐, 도달할 수 없는 왕국을 상상하듯, 수평선 너머로 상상해봐, 대지와 맞닿은 하늘의 감미로운 침잠을.... 망설이는 이 봄날 울타리 너머 이제 막 물결치는 애처로운 지평선이 보여, 어린 내가 땅끝이라 불렀던. 과즙보다 더 달콤한 노을 속에서 지평선이 붉으락푸프락해.... -슬픔의 긍지, 가브리엘 콜레트









우리의 아지트 중 하나








그 사람 손이 너무 좋아서 키스하고 얼굴을, 머리를 기대니 내게 잘라주고 싶다고 했다. 

-이 사람은 나 못지 않은 

마조히스트다- 




요즘 책을 못 읽고 있지만 그에게 나는 책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고 그는 내게 술 이야기를 한다. 이 책 저 작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러려고 그동안 책을 읽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것들이 이 사람을 만나기 위한 과정인 것처럼 여겨진다. 안경을 쓰고 진지하게 내가 서재에 썼던 글을 읽고 있는 그 사람을 바라보면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복잡한 설렘이 가슴을 채운다. 나를 읽고 있는 이 사람. 의사가 마라톤을 추천할 만큼 남들보다 커다란 심장에 형용사를 품고 사는 이 남자가 나를 설레게 한다. 나를 살아있게 한다. 슬픔의 긍지를 느끼던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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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4-08-19 13: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뭔가 적고 싶은데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아쉽습니다 ㅎㅎ

오늘부터 다시읽는 인간에 박수!

공쟝쟝 2024-08-19 13:46   좋아요 1 | URL
공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못하는 건조 수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4-08-19 14:48   좋아요 1 | URL
‘들고만 다니는 인간‘에서 ‘읽는 인간‘으로 거듭나겠습니다ㅋㅋㅋㅋㅋ 응원해 주시는걸로 충분해요^^

공쟝쟝 2024-08-19 1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예뽀라~. 미미님 연재 기다리고 있었어요. 글쓰는 사람들이 사랑에 빠지면 이렇게나 낭만적이다. 글도 이렇게 예쁘다니, 오늘을 위한 필력 갈고 닦음 이셨군요?!! 그러나 담배 키쑤 악취에 해롭습니다... 하지만 잘하면 악취는...? 응?

중년의 치명적 사랑 이야기는 ‘헤어질 결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알아가는 글로 배우는 욕망의 쟝쟝이 좋아요 버튼 꾸욱 누르고 갑니다!

청아 2024-08-19 14:51   좋아요 0 | URL
아직은 모든 정상적인 상태를 초월해서 괜찮은 것 같습니다ㅋㅋㅋㅋㅋ 길 가다가 비슷한 담배 연기만 맡아도 킁킁거려요;;

안그래도 ‘헤어질 결심‘ 대사를 영화 사진에 적어 보내주고 자꾸 이야기 하고 있어요. 꼭 봐야한다고. 글로 배우는 욕망의 쟝쟝님 고맙습니다>.<

수이 2024-08-19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달달하다!!! 악!!!!! 넘 달아서 어디로 도망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청아님! 중년의 치명적 러브 스토리 연재 화이팅!!

청아 2024-08-19 16:07   좋아요 0 | URL
도망치지 마시고 수이님 버전을 계속 써주세요!! 수이님 덕분에 부족한 용기를 한 움쿰 얻어 쓰게된거예요.*^^*

페넬로페 2024-08-19 1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달달하고 달콤한 러브러브~~
저는 남편 담배 냄새 넘 싫어해요 ㅠㅠ
에이, 사랑이 식었나봐요.
더워서 손도 잡기 싫어요.
요즘 알라딘 서재, 넘 뜨거워요.
달달함과 숙취로요 ㅎㅎ

청아 2024-08-19 17:26   좋아요 1 | URL
페페님 남편, 레종 아이스 블랑으로 바꿔주세요! 어쩜 담배 탓일지도 몰라요ㅋㅋㅋㅋ요즘 담배 케이스가 무서운 그림으로 가득하더라구요? 그러거나 말거나 하며 피우는 중입니다. ^^

페넬로페 2024-08-19 19:10   좋아요 1 | URL
아,,,, 이 사람아~~
내 평생 숙원 사업이 남편 담배 끊게 하는 것이라네~~

청아 2024-08-19 19:1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죄송합니다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8-20 08: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직은 미미님이 익숙한 청아님~~ 말캉말캉 예쁜 사랑 잘 키워가시기 바래요. (저, 소개팅 주선자인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
날씨탓인가요. 요즘 알라딘 서재 얼마나 뜨거운지 모르겠어요. 온통 핑크빛 뿐입니다욬ㅋㅋㅋㅋㅋ💗💗💕

수이 2024-08-19 21:16   좋아요 2 | URL
누구는 공부 버튼을 누르게 하시는데..... 그러합니다, 연애만 하면 아니 되는 것, 공부도 해야 하는 것. 이 연사는 강력하게 부르짖습니다!!!

청아 2024-08-20 08:10   좋아요 2 | URL
저도 미미가 아직 더 익숙해요ㅋㅋ 단발머리님 응원해주셔서 고마워요💞💕💖 이 글을 10번은 읽는 사람이라 제가 요즘 일상생활이 어려울지경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아, 다들 뜨겁게 지내시는 것 같아 신기하고 감동적이에요! 알라딘 서재는 사랑입니다!ㅋㅋㅋㅋㅋㅋ

수이님/ 제가 명심하고 오늘부터는 공부도 병행하겠습니다! >.<

수이 2024-08-20 08:42   좋아요 1 | URL
응 청아님 공부도 같이 하는 거야~ 🥰 사랑하는 그대도 아름답지만 공부까지 같이 하는 그대라면 갑절은 더 사랑스러운 것을. 🐥

cyrus 2024-08-20 2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슬픔의 긍지>를 읽는 중이에요. 이번에 나온 책, 정말 좋네요. 야한 표현을 노골적이 아닌, 감각적으로 쓰는 콜레트의 글쓰기에 감탄하면서 읽고 있어요. ^^

청아 2024-08-21 07:32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도 이번 책에 놀라고 있어요. 전에 <여명>이었나? 표현이 모호하고 어려워서 읽다 말았었는데 <슬픔의 긍지> 읽고나면 다시 도전해 보려고요.^^

독서괭 2024-08-23 17: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우 요즘 알라딘서재가 왜 이렇게 뜨겁죠?? 질투 맞습니다 ㅋㅋㅋ

청아 2024-08-23 18:0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그러게 말입니다. 동시다발적으로ㅋㅋㅋㅋ
 


  






여러분은 남자의 고르지 못한 턱선이나 또 다른 '결점'에 이끌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신의 결점을 없애려는 그의 노력은 그래서 실수가 되기도 합니다. 연인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 여러분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은 여러분의 결점 때문일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중략) 다른 사람들에게 거슬릴 것 같은 자신의 독특한 '단점'에 대해서 좀 너그러울 필요도 있다는 얘기죠. 나 자신은 싫을지 모르지만 괜찮은 남자를 매료시키는 데 내 단점은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마리 루티




매일 매일 글감이 쏟아진다. 사랑이라는 글감이. 나는 행복감에 젖어서 우산을 쓰는 것도 잊은 채 비를 흠뻑 맞고 서 있다. 여기서 우산을 쓰는 건 글을 쓰는 행위라고 할 수 있겠다. 순간순간을 기억할 수 있도록, 우산을 들고 내가 처한 상황을 지켜볼 수 있으니까. 그러나 몸으로 만끽하고 싶다. 그저 만끽하고 싶다. 내 몸을 타고 흘러가는 이 도취를, 몽환을 흡수하고 싶다.



며칠 허리 때문에 고생을 했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을 그제야 내려놓았다. 의무감 없이 할 수 있어서 나를 행복하게 하는 행위였는데 어느새 승모근에 짐이 되어 있더라. 거의 읽지도 못하면서 출 퇴근 길에 왜 두 세권씩 나르고 다녔던 걸까....하루 이틀이면 나을 줄 알고 휴가 기간에도 무리를 했다. 그 사람을 만나고 친구를 만나고.  더위에 타오르는 혜화동을 구부정해진 허리로 그 사람 껌딱지가 되어 붙어서 돌아다니고 해방촌을 쏘다니며 친구와 (친구에게는 더우니 저리 떨어지라고 밀어내며) 깔깔대고.



도저히 안되겠어서 한의원에 가 침을 맞았다. 이제 낫겠지. 그렇게 3일을 어르신들과 얼굴을 익히고 몇 달째 허리가 낮지 않는다는 할머님과 친해졌다. 이것도 아니구나 싶어 디스크로 입원했던 병원을 갔다. CT를 찍었다. 오전에는 테니스를 무리하고 오후에는 책장을 옮기다 근육이 놀라 허리 뼈 라인이 온데간데 없었다. 뻣뻣해진 허리가 2주는 잘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예전의 디스크는 상당히 좋아졌다고 칭찬받았다. "운동 진짜 열심히 했어요." 이번에 나으면 미 해병대 처럼 허리 근육 키우기에 돌입해야지. 다 죽었어....(응?)



그런 모습도 사랑해 주는 사람이 곁에 있었다. 데오드란트를 겨드랑이에 바르니 얼굴에서 땀이나는 여자가 되어버렸는데도 예쁘다는 사람이 곁에서 토닥여 주었다. 그러니 돌아가신 외할머니처럼 구부정해도 밖으로 나갈수밖에. 안 그럼 후회할 것 같았다. 더 이상 내 인생에 후회를 들이고 싶지 않았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아보고 싶어졌으니까. 자신 없어서 집에서만 입던 원피스도 과감히 입고 나가고. 누가 쳐다보면 '어차피 안 볼 사람'하고 쿨 하게 무시한다. 이런 내가 좋다. 과감해진 나의 인격을 그는 '루시'라고 불러준다. 올해 안에 '빌레뜨'를 꼭 읽어보고 싶다는 그에게 뽈의 결말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 대목을 읽으며 고통 받았지만 그건 내가 그 소설에서 받은 인상의 전부는 아니니까. 



이제 이 사람은 나의 치부를 가장 많이 아는 존재가 되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고해를 한다. 어릴때 사제의 과정을 걸었던 그에게 하는 나의 고해는 특별해진다. 마치 나가사키의 칠흑같은 밤에 폭포처럼 쏟아지던 반딧불이처럼. 더 이상 창피하고 숨겨야 하는 비밀이 아니게 된다. 이게 이렇게 홀가분할지 몰랐다. 





-중증 고위험 콩깍지에 씌인 청아



     


콜레트의 책이 안 온다. 그렇다 나는 아직도 책을 계속 사고 있다. 올리지 못할 뿐...그러니 저를 잊지 마세요. 여러분..이제 일주일에 한 두 번은 서재에 글을 쓸 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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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0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8-10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4-08-10 0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 해병대처럼 ㅋㅋㅋㅋㅋ
아이고 청아님 허리 조심하세요~ 오래 써야죠. 테니스도 치시는군요! 👍
중증 고위험 콩깍지!! 오래 진행되길 바랍니다❤️

청아 2024-08-10 09:02   좋아요 1 | URL
제가 좋아하는 미 해병대 영상이 있는데 생각나더라고요?ㅋㅋㅋㅋㅋ 테니스때문에 허리근육이 간절해 졌습니다. 중증 고위험 강철 허리 장착 콩깍지가 될께요💕

햇살과함께 2024-08-10 1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승모근! 필라테스에서 매일 듣는 ㅎ 저도 요즘 근육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생각만?) 있어요~

청아 2024-08-10 17:08   좋아요 1 | URL
아, 승모근 때문에 목 길이도 달라지더라고요?ㅎㅎ 저도 테니스 한 달 채우면 잠시 쉬면서 요가나 필라테스 다니려고요. ^^

수이 2024-08-10 11: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우 태그가 불타오르네요. 행복한 시간 만끽하시기를. 청아님, 아름다운 미모가 사랑을 하시니 갑절로 아름다우시겠는걸요, 부럽다!

청아 2024-08-10 17:11   좋아요 1 | URL
수이님, 그 때 그 사진은 제발 잊어주세요! 거의 사기에 가까운 앱입니다.ㅎㅎ 수이님도 불타는 사랑을 곧 만나시길 제가 간절히 기도할께요^^

2024-08-10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청아 2024-08-10 17:1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자목련님! 쓸 수 있어서 기쁘네요. 공감해 주시니 더 설레고요. 미친 콩깍지의 시간이 길어지기만 바라고 있습니다.^^

공쟝쟝 2024-08-10 1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이다 꺄~ 소뮨 듣고 왔습니다!!! 😻😻 잠은 커플에 이은 또 다른 콩닥콩닥!! 다들 더운디 수고가 많다냥!!

수이 2024-08-10 13:24   좋아요 2 | URL
다들 사랑하시느라 바쁘군요, 알라딘이 이토록 훈훈한 곳일 줄이야.......

청아 2024-08-10 17:16   좋아요 2 | URL
더운데 허리는 안펴지지 붙어다니느라 힘들었습니다.😍😍
그 사람은 좀 창피했을거예요. 미리 도망가지 말라고 부탁하고 만났어요. 잠은커플 다음이야기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당!^^

수이 2024-08-10 17:21   좋아요 1 | URL
청아님 러브 스토리랑 잠은 커플 러브 스토리에 알라딘의 여름은 더욱 뜨겁군요. 자주 글 올려주세요 두근두근!

청아 2024-08-10 17:25   좋아요 1 | URL
알겠습니다 >.< 그나저나 수이님 플필사진 제가 생각하는 수이님 이미지랑 딱입니다.

수이 2024-08-10 17:36   좋아요 2 | URL
현실의 저는 저 이미지보다 조금 더 섹시합니다 오바 ㅋㅋㅋ

청아 2024-08-10 17:48   좋아요 1 | URL
목소리가 그러실 것 같았어요!ㅋㅋㅋ 언젠가 섹시한 수이님을 꼭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수이 2024-08-13 08:45   좋아요 1 | URL
다음 글은 언제 올라오는지 연재를 하실 계획은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청아님

청아 2024-08-13 08:50   좋아요 2 | URL
수이님 저 지금 연재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카테고리도 만들고)댓글 주셔서 놀랐습니다!ㅎㅎ

수이 2024-08-13 08:53   좋아요 1 | URL
오오오오오오오오오!!!!!! 두근두근! 연재다!!!!

hanalei 2024-08-11 0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청아˝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제 이름(실명)과 딱 한 획 차이라는 거.

청아 2024-08-11 09:2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어릴때 제 이름하고도 닮아 있습니다. 글자 방향을 트는 차이ㅋㅋㅋㅋ실명이 궁금하네요.^^

거리의화가 2024-08-13 1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청아님 뜨거운 사랑을 하고 계신 것 같아서 제가 다 좋습니다. 그럴 때가 언제였나 저는 가물거리거든요. 무신경함과 무뎌짐에 너무 익숙해지지 않았나 잠깐 그런 생각도 했어요.
허리 건강 잘 나아지시길 바라며... 멋진 몸! 아름다운 사랑 만들어가시길*^^*

잠자냥 2024-08-13 1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엥? 태그 보러 왔다가.... 댓글 보고 어질어질... 으음.
 


  





"욕망이 없는 사람이 지는 거다" -김애란, 달려라 아비



타인의 우물에서 마음을 끌어 올리는 사람들은 오래도록 우물 속을 들여다본 사람들이다. 심연은 오직 그것에 익숙해진 사람에게만 비밀을 드러낸다. 김애란은 그런 작가다. 그의 글을 읽으며 위로 받았다. 그리고 내 이야기가 하고 싶어졌다. 진실과 거짓은 모두 힘이 있다. 진실에는 거짓이, 거짓에는 진실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어디에도 완전한 것은 없다. 




나는 이해받고 싶은 사람, 그러나 당신의 맨얼굴을 보고는 뒷걸음질치는 사람이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 그러나 그 사랑이 '나는'으로 시작되는 사람이 하고 있는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그래도 나는'이라고 말한 뒤 주저앉는 사람, 나는 한번 더 '나는'이라고 말한 뒤 주저앉는 사람, 그러나 나는 멈출 수 없는 사람, 그리하여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자주 생각하는 사람이다' 라고 처음부터 다시 말하는 사람이다. 하여, 우리는 흐르는 물에 손을 베이지 않고도 칼을 씻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실천문학' 2004 가을호, 김애란




나는 도로 위에 반듯하게 누웠다. 울음을 삼키면서.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하면서. 더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곳에 가게 될 거라고. 믿었다. 아주 잠시면 끝날 거라고. 그런데 왜 울음을 삼키고 있나? 뭐가 서러워서? 뭐가 아쉬워서? 곧 그런게 다 없어질텐데 기쁜 일이잖아.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기대하던 동시에 두려워하던 것은 오지 않고 다른 것이, 사람들이 왔다. 경찰들이. 



소란스러운 시간은 지나갔다. 여기저기 몸에 난 상처에 감사했다. 이것들이 없었다면 나는 분명 죽었으리라. 내 소란은 살려달라는, 도와달라는 외침이었으니까. 




미루다가 30분 달리기 도전 8주차 버튼을 눌렀다. 20분을 쉬지 않고 달렸다. 이제 너무나 친숙해진 남성의 목소리가 '너는 미션을 완수할 수 있노라' 응원한다. 멘트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달리다가 장애물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달리다가 달려드는 개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이 부분에서 나는 한참을 웃었다) 그러나 우리는 장애물을 치우는 데 집중해서는 안됩니다. 달려드는 개를 말리다가 자칫 부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이 사람은 대체 달리기를 부추기는 건가 웃음을 부추기는 건가)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계속해서 달리는 것'입니다. 나레이터는 달리기 뿐 아니라 삶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나는 좀 더 진지해진 채로 달렸다. 




이건 그 사람이 골라준 책이다. 한 사람과 헤어지고 2년이 되어가 스스로를 부정하고 그저 숨만 붙어 있는 존재로 살아가던 내게 재밌으니 읽어보라고 책을 내밀어준 사람. 나를 보고 싶어하고 내 목소리를 자꾸만 듣고 싶어 하고 내 컬러링이 바뀐 이유를 궁금해하고 나랑 운동하고 싶어하고 나랑 살고 싶어하고 나랑 맛있는 걸 먹으러 가려 하고 술이 달다고 말할 만큼 인생의 쓴 맛을 아는 사람. 락과 재즈를 듣는 사람. 내가 늘 선망하던 박사학위가 있는 사람, 그럼에도 나를 어렵다고 하는 사람. 나는 더 어려워져서 그 사람의 푸앵카레의 추측이 되고 싶다.  페렐만이 오래도록 내게 사로잡힐 수 있도록. 이렇게 될 줄 알고 서래의 마지막에 그렇게 울었나보다. 




이젠 아무렇지도 않다. 이 시간도 지나갈 것이다. 나는 결국에는 나로 남고, 누구나 그렇듯 바람에 사라질 날이 오고야 말겠지. 큰 기대를 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도 달리기로 했다. 욕망하기로 했다. 장애물 때문에 너무 오래 고심하지 않으면서 그저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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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4-07-12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성되지 않은 독후감입니다. 완성되면 이 댓글은 지울게요.

2024-07-12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12 1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12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12 1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14 15: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19 16: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18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청아 2024-07-19 16:04   좋아요 1 | URL
혼자 괜찮은 척 잘 연기하다가 갑작스럽게 고해한 기분입니다.ㅎㅎ

알겠습니다 수하님>.<
 

17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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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자리가 없어서 카페로 옴.
목표만큼 읽고 갈 수 있을까...


프루스트는 대상에 대한 욕망이 채워질 수 없는 불가능으로서의아브젝트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사랑의 대상이란 고백할 수 없고 주체와 아주 닮은, 그러나 불가능한 동일성과 결합하므로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부적당한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사랑의 욕망은 이 불가능한 동일성에 대한 안쪽 주름처럼 느껴진다. 

그 때문에 동성에게 매혹당해서 동성 속에서만 타자를 찾도록 선고받은 고통스러운 변조 · 대상 • 나르시시즘의 사건처럼 체험되는 것이다. 마치 동성애, 《소돔과 고모라》를통해서만 성욕의 아브젝트한 진실에 도달할 수 있는 것처럼.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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