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하늘의 푸름Le Bleu du Ciel의 서문에서 조르주바타유는 실험을 목적으로 집필된 책과 간절한 욕구에 의해집필된 책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바타유는 말한다. 문학은 본질적으로 교란을 일으키는 힘이며 〈공포와 전율 속에서 마주친 현존으로서 인생의 진실과 엄청난 가능성을 우리에게 계시할 수 있다. 그러니까 문학은 연속되는 하나의 흐름이 아니라일련의 일탈 행위라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우리가 소중하게여기게 될 책은 통상 집필 당시의 문학 사상에 역행하는 책이라는 것이다.  - P34

대부분의 아방가르드 작품들은 살아남지 못한다. 그 작품들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파괴하려 했던 규범의 죄수가 되어 버린다. 예를 들어 당대에는 엄청난 소동을 일으켰던 미래주의 시들은 학자나 역사가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읽지 않는다. 

반면에 당대 문단에서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던 카프카 같은 작가들은 서서히 중요한 작가로 인식된다. 우리의 문학적 감각을 되살려 주고 문학의 본령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갖게끔 하는 작품은 곧 우리의 생활을 바꾸어 놓는 작품이다. 그런 작품은 처음엔 난데없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생소한 느낌을 준다. 문학적 규약에서 멀리 벗어나 있기 때문에 그 작품을 위해 새로운 자리를마련해 주는 수밖에 없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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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8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18 1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19 1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19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방글라데시 시라지간지

어린 소년 하나가 우유 통을 들고 자말푸르의 길을 건너는데 경비병 하나가 파키스탄군 캠프로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경비병은 우유를 받고 소년에게 동전 두 개를 주었다. 그 안에서 소년은 온몸에고문당한 흔적이 있는, 발가벗은 여성 세 사람을 보았다. 소년은그 장면을 결코 잊을 수 없었고 그 동전을 결코 쓸 수 없었다.
- P115

야1971년 독립전쟁 시기에 20만~40만 명이라는 충격적인 수의 여성이 파키스탄 군인에게 강간당했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벽에 붙은 명판에 따르면 이 감춰진 고통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다.
- P116

1971년 3월 25일 파키스탄군 세 개 대대가 수도 다카를 점령했다. 그들은 모두 잠들어 있는 자정 직전에 급습했다. 대학 기숙사에불을 질렀고 학생과 학자들을 총으로 쏘아 죽였다. 지식인과 시인,
벵골 민족주의자들을 암살했고 신문사를 폭파했으며 힌두교도의거주지를 불태웠다. 무지부르 라만은 체포되었다. 암살대가 다카의거리를 누비며 하룻밤 사이에 7000명을 죽였다.
- P117

 전쟁이 끝난 뒤 저 같은 남자들은 화환과 지원을 받았지만 여성들은 아무것도 받지 못한 채 숨어 지내야 했습니다. 형편이괜찮은 여성들은 침묵했고, 가난한 여성들은 구걸하는 삶으로 내몰렸죠. 몇몇은 사리로 목을 매 자살했습니다. 당신이 로힝야족에게서들은 것보다 끔찍한 일들이 일어났지만 이곳 여성들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허공만 응시했죠.
- P118

부대에서는 포르노영화를 보여줘 부대원들을 흥분시킨 다음 마음대로 발산하게 했다. 많은 여성이 군부대 주둔지에서 죽었다. 총검으로 성기가 관통당한 채 피를 흘리며 죽기도 했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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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4-18 14: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 세기 전의 동파키스탄
과 서파키스탄 전쟁이 끔찍
했다는 말만 들었는데,
상상을 초월하네요.

현대판 slow murder에서
는 병자호란이 끝나고 돌
아온 환향녀의 비극이 엿
보이기도 하고요.

책은 왠지 읽을 자신이...

미미 2022-04-18 14:44   좋아요 1 | URL
읽기 시작한지 좀 됐는데
워낙 비극적인 잔학행위가 많아서
조금씩 읽고 있어요.ㅠ

여성들이 살아남더라도 분쟁지역들이 대부분
보수적이라 이중고를 겪는 경우가 허다하네요.

기록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되지만 읽을수록 저도 추천하기가 쉽지않은 책입니다.^^;

얄라알라 2022-04-25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춰진 고통˝ ˝천천히 태우는 제노사이드˝

미미님, 글을 통해서 천천히 상상하는데 마음이 괴로워져요

미미 2022-04-25 14:04   좋아요 0 | URL
나름 목격자가 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읽었어요. 침묵하고 외면하고 잊어버리는건
가해자들이 가장 반기는
일일거라구요.

전쟁전 평시에 여성에 대한 인식이, 약자에 대한 편견과 반감이
극한 상황에서 극적으로 드러나는것 같아요.
 

마리아 미즈(Mies, 2014 [19861)는 "가부장제와 자본의 협력 또는갈등관계"(Sokoloff, 1990[1980]: 211)가 공간적 · 지역적 분할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발전이 식민지를 종속하고 착취하는 특별한 국제 노동 분업에 기초할 뿐 아AN니라 성별 노동 분업에도 기초하고 있으며, 남성의 프롤레타리아화과정은 여성의 가정주부화 과정과 병존함을 지적한 것이다. 이런 .
측면에서 세계화는 여성의 몸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여 여성이남성과 국가, 국가 경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로 여성적 가치를 판단하는 초super 남성적 시스템이다 (김현미, 2001).
- P60

여성 노동의 비 노동화, 여성의 가정주부화, 나아가 매춘화는 ‘자본주의적 가부장제 사회를 조직하는 원리다. 여성은 주부 또는 매춘부로, 이들의노동이 교환되는 비자본주의적 외양이야말로 자본주의를 위해 기능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이다 (Fortunati, 1997 [19951: 69) - P60

여성운동계는 지속적으로 ‘여성인권 증진을 위한 대책‘으로서 성매매 단속 강화를 요구해왔지만, 정작 정부는 ‘세원 조달의 대책으로서 성매매 업소의 단속을 강화하고 세무조사에나서고 있었다.
- P205

우리는 그간 성매매 경제를 부도덕한 지하경제, 혹은 고립된조폭들의 경제로 사유하면서 이러한 경제적 장에 특단의 조치가마련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보았듯이 성매매 경제는 현재의 금융화된 경제 질서 하부에서 대규모의 대출을 통해 자신의 몸집을 키우는 동시에 연속적인 대출을 만들어내면서 부채경제를 작동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유기적 결합의 근원에는 여성들의 몸을 통해 달성하게 될 성매매 산업의 미래 수익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자리하고 있다. - P212

이제 성매매 산업은 여성 몸의 증권화를 통해 현재의 금융 경제와 연계하면서 이전 시대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변모했다.
성매매 산업은 더 이상 인격적 대면 관계에서의 회유, 몰수, 착취에의존해 여성들을 포섭하지 않으며, 구성원 간의 인간관계 역시 금융 기법에 의해 익명적 비인격적 관계로 변모하고 있다.  - P213

지난 10년 동안 성매매 산업의 계층화는 중급 업소와 하급 업소의 세분화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쩜오, 쩜칠‘, 하이쩜오와 같이
‘텐프로급이라 일컬어지는 새로운 등급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는것을 통해 증명된다. 이러한 세분화 과정은 여성들로 하여금 언제나 최상급 업소 여성들과 비교하게 하면서 자신의 몸 가치가 객관적 등급화 과정에 의해 정해진 것이라고 순응하도록 만드는 과정이an기도 하다. 성매매 업소 등급화는 강제적인 배치에 의해 완성된다.
기보다 여성들의 자발적인 조정과 순응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여성들의 이러한 ‘자발적‘ 조정을 강제하는 장치는 모든 성매매 산업에 포함된다. 그것은 바로 앞서 지적한바, 성매매 산업이등급화를 통해 여성들로 하여금 자신의 몸 가치의 부족분을 깨닫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 - P234

우에노 지즈코(上野千鶴子, 2012[2010]: 13)는 여성혐오가 남녀에게 비대칭적으로작용하며, 남성에게는 ‘여성 멸시‘, 여성에게는 자기혐오‘로 나타난다고 정의한 바 있다. 여성의 ‘자기혐오‘를 여성혐오의 효과로 보는 그의 주장에 따르면, 룸살롱 종사 여성들로 하여금 언제나 자신들의 몸 가치의 부족분을 깨닫도록 만드는 성매매 산업의 등급화 과정역시 여성혐오에 기반한 구조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P235

업소에서의 초이스는 남성 구매력에 시선 권력이라는 힘을 더하고 이를 정당화한다.
40이러한 시선 권력을 극대화한 대표적인 장치로는 업소의 내부를 길에서 들여다볼 수 있도록 만든 유리방‘이 있다. 또한 룸살롱의 황제‘ 이 씨가 도입했다는 2000년대 중반의 매직 미러‘도 이같은 효과를 낳는 장치로 볼 수 있다. 여성들이 유리방‘ 속에 진열되고 이 여성들 가운데 마음에 드는 여성을 고르는 것이 가능하다.
는, 선택의 자유로움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는 이 같은 장치는 성매매 업소에서 남성의 초이스를 신중하고 합리적인 소비 과정으로정당화하며 선택에 재미를 더하는 요소로 사용된다.
- P237

최근의 보도에 따르면 대치동에서 적발된 한 ‘매직미러 초이스‘ 유흥주점은 150명의 여성 종업원을 고용한 결과 하루 평균 5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적발 전까지 대략 380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추정된다(뉴스1, 2013).
- P237

신용이 확대되며 성매매 산업이 재구조화되는 방식을 살펴보았다.
성매매 업소들은 서열화되어 군집을 이루는 방식으로 서로를 보완하며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이 구조 속에서 여성과 여성의 몸은 유일한 잉여의 원천이 되었다. 여성의 몸은 더욱 정교해진 ‘합법적‘ 논리에 의해 착취됨에도 불구하고, 포주와의 인격적 예속 관계가 표면상 사라졌다는 이유로 여성들은 이전에 비해 더 많은 자유를 확보하게 된 것으로 오인한다.  - P267

1학자금 채무 문제와 청년 빈곤 이슈에 대해서는 천주희(2016)의 연구를 참고할 수있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 동안의 누적 물가상승률(37.2%)을 훨씬 상회하는등록금 누적 인상률(국공립 70.3%, 사립 55.8%)로 인해 현재 대학등록금은 연간 500~1300만 원 수준에 이른다(이준호, 박현정, 2012; 106),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2014)가 한국장학재단에 정보공개를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학자금 대출을 받은 8523명이 555억 8500만 원을 갚지 못해 가압류·소송·강제집행의 법적 조치를 당했다.
⭐⭐⭐⭐⭐ - P268

부채가 상환되는 시간 동안은 일을 그만둘 수 없다는 점에서 이
‘안락함‘, 소유자로서의 ‘만족감은 오로지 그의 성노동을 통해서만보장될 수 있다. 또한 그가 지불하는 이자와 수수료를 통해 창출되는 카드 업체와 캐피탈 업체의 높은 수익 역시 그의 성노동을 통해달성될 것이다. 나아가 그의 주택저당채권을 포함한 다양한 채권이 유동화된 증권의 형태로 발행되어 투자 은행에서 팔리게 되면서 그의 몸은 이 시대 투자자들의 투자수익 원천이 되기도 한다
- P290

 (주현)은자신이 구축한 현금의 흐름 속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잠시라도 일을 멈출 수 없다. 그는 조건만남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프리랜서로 성매매를 하면서 하루 50만 원가량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방의 룸살롱에서 월 500만 원 이상을 벌고 있는 진영은 자신이10대 시절과 달리 차 한 대쯤은 손쉽게 뽑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내게 자랑스럽게 전하고 있다.

<강희>와 <강은>이 대학생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주현)과 진영이 풍요로운 소유자가 된 배경에는 민주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신용, 그리고 이러한 신용을 안전의 메커니즘으로 삼고 있는 신용 사회‘가 있다. 신용평점 모델 등 다양한 기법이 신용 사회‘
를 만드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수단으로 사용된다고 알려졌지만사실상 신용은 무차별적으로 확대되었고, 그 결과 현대 사회는 신용 사회인지 탈신용 사회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탈)신용 사회는 결국 신용평점이 낮은 사람들에게 리스크를 부과한다는명목으로 이자와 수수료를 과당 책정하고 이들의 삶 전체를 이윤의 원천으로 수탈하는, 합법적 약탈을 일삼는 곳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 P291

여성들에 따른 차별적 가치가 전체 성매매 업소를 작동하는 원리가 되는 상황에서 많은 수수료와 이자를 지불하면서 부채를 차입해 자기 투자를 하는 일은 계속 일어나게 된다. 자기 투자는 자기 삶의안전장치를 스스로 마련하라는 개별화된 명령에 의해 이루어지는것 같지만, 이는 채무자 전체의 삶에 대한 수탈을 통해 이 사회의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구조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성매매 산업을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자기 투자의 회로 속에서 실제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오직 매춘 여성뿐이다.
- P328

성매매 산업은 여성의 몸 노동을통해 이익을 거두는 동시에 ‘매춘 여성‘의 몸 노동을 강제하는 수단을 통해 또다시 이익을 거둠으로써, 이전 시대와 비교해 여성들을 더욱 교묘하고 다층적으로 결박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 P345

제정신에 할 수 있겠어요? 내가 몸을 파는 건데? (…) 그러니까여기는 다 정신병으로 얽히고, 얽히고, 굉장히 많아요. 돈 때문에 와서 결국 자기가 영혼까지 팔아버렸는데 죽어버리는 애들이 수도 없이 많아요. 여기가, 강남구가 세계에서 자살 비율이 전 세계 1등이에요. 실제 저 이사 갈 때도 조심조심 가요..
귀신 사는 집 안 가려고, 실제로 귀신하고 살아보기도 했으니까요. 여기는 되게 슬픈 동네에요. 진짜 죽어나가는 애들이 어마어마해요, 살인 사건도 많고, 그 살인 사건들이 대부분 다화류계에서 나는 것들이니까. 뉴스에서 나오는 역삼동, 애인이어쩌구, 다 화류계, 재작년에 크게 난 것도 저희 가게였거든요.
불과 몇 달 전에 여자친구 목 졸라 죽여서 자수한 사람도 저희 가게 영업진이었고, 되게 많아요. <박팀장> - P354

박팀장은 강남을 일컬어 ‘정신병으로 얽혀 있는 동네‘라고 이야기한다. 룸살롱의 ‘아가씨 대기실에서는 언제든 수면제와 우울증 약을 빌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성매매 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이 정기적으로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받고 약을처방받는다. 이것은 성매매 종사자들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이야기가 아니다. 정신과 진료실이 성매매 산업에서 발생하는 어떤문제들을 치료하는 하나의 창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 P355

신용이 금융화된 사회적 관계와 질서를 보충하는 현실에서 성매매를 정의한다는 것은 단순히 이들이 성노동자인가 ‘성노예인가, 혹은 이들은 자유로운가 그렇지 않은가와 같은 정체성 정의를 넘어서 누가 이 시대 금융화의 수단으로 증권화되고 있는가라는 자본의 문제로 옮겨와야 한다. 여성의 몸을 수단화하며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자본은 자신의 몸을 담보로 사용하는 대가로 여성들에게 현재의 자유를 허락하지만, 동시에 여성들의기대수익을 통해 그들의 미래를 포박하고 있다. 
⭐⭐⭐⭐ - P368

(금융화된)성매매 문제는 여성 개인을 탈성매매 여성‘으로 만들어냄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명의 여성이나간 자리는 현금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다른 여성의 성실한 몸에 의해 채워질 것이다. 

금융화된 경제를 작동시키는 ‘부채 관계‘를 통해 여성 일반을 끊임없이 부채의 회로 속으로 포섭하는 자본의 전략을 고려할 때, 구매자와 업주, 알선자를 법정에 세우는 것만으로 성매매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지나치게 순진하고 협소한 생각이다. 

누가 업주이고 알선자인지 구분하기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노동 없는 여성들에게신용이 부여되고 있는 현실 체제를 직면하지 않고 이들을 자발적성노동 참여자라고 인식하며 성매매 문제에 대해 단순히 탈규제의해법만을 내놓는 것도 여성들의 몸을 담보화해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부채 경제라는 동인을 간과하는 일이다.
⭐⭐⭐⭐ - P387

부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여성 인구를 만들어내고, 현금 흐름에 필수적인 존재로 여성들을 담보화하는 흐름에 개입하지 않고는 성매매문제는 결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매춘 여성의 몸과 미래 시간을담보화하는 금융적 실천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이미 합법적이며합리적인 경제적인 행위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 P388

자신에 대한 차입투자로 인해 발생한 채권과 이들에게매춘 여성의 임무를 부과한 다양한 종류의 부채 채권이 유동화되어 다른 투자자의 투자 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여성들의 삶 전체는 금융적 수탈로 귀결된다.  - P388

마리케 드 괴데(De Goede, 2000)는 현대의 금융 구조에 근간을 제공하는 돈에 대한 지불 약속이 신사의 윤리 안에내포되어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신용은 태생적으로 남성들의 것이었기 때문에 여성들에게는 쟁취의 대상이었다. 불과 1974년 미국에서 대출기회균등법The Equal Credit Opportunity Act이 제정될 때까지미국 여성운동의 주요한 어젠다는 여성들에게도 신용을!‘이었음을상기해볼 수 있다.
- P395

사실 신용은 이 시대 자본에 대한 차별적인 접근도를만들어내는 경제적 신분제의 문제라는 측면에서 언제나 성별화되되어 있었다. 이는 여성(아내와 딸)의 순결은 남성 신용의 징표로 계산될 뿐(Grealber, 2011 [2011]: 582) 여성들이 자신에 대한 권리를 스스로 가질 수 없었던 역사와 관련된다 (Rubin, 1975: 175) - P395

성매매를 성별화된 경제 체제의 문제로 구성하지 않는다면 구제된 여성 한 명의 빈자리를 다른 여성이 채우는 현실을 피할 수없다. 또한 ‘노동 없는 여성들에게 신용이 부여되는 현실에 도전하지 않으면 여성의 매춘화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성매매경험을 가진 여성들에 한정된 구제 활동과 임파워 활동을 넘어 성매매 문제를 이 시대의 여성 문제‘로 적극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동시에 금융화, 부채 경제, 신용의 민주화라는 최근의 변화가 여성들의 몸을 본원적 토대로 삼고 확대재생산하는 현실을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화하는 후속 연구와 실천이 필요하다.  - P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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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밑줄이었다. 눈이 아파질까봐 북플에 올리는 밑줄 자제중이라 몇개만 올림



사진: 북마크 테이프가 튀어나온 정도에 따라 중요도 다름ㅋ
위 대각선은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같은 일부페미니스트는 여성이 이제까지 남성지배에 저항할 수 없었던 이유는 "생물학의 손아귀에서 끊임없이 놀아나기" 때문이라며콕 집어 말했다. 하지만 파이어스톤이 그 글을 쓴 1970년은 과학과 기술이 발달해 그러한 환경이 바뀌던 때였다. 이에 파이어스톤은 미래에 인공 생식이 발달하면 여성이 생물학적 부담을완전히 벗을 수 있다고 봤다. 많은 페미니스트가 파이어스톤의주장을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자기 신체에 대한 소유권을 여성에게 돌려주자" 라는 요구에는 대부분 동의했다. 남성이나 남성지배적 제도(국가, 교회, 의료계 등)가 아니라, 여성 스스로출산 여부와 출산 시기를 결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여성해방이도래한다.
- P36

 여성은 임금과 지위가 낮은 일자리에 대거 포진해 있다.
직장에서 여성은 성차별에 시달리고, 가정을 돌보는 무급 노동을 책임져야 한다는 기대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다.  - P34

여성 또한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권리를 축소하겠다는 의지를 당당하게 표명하는 지도자와 정부를 지지하거나 그에 투표한다. 여성 또한 남성처럼 전통적인 (예를 들면,
가부장적인) ‘가족의 가치‘를 옹호하는 사회운동이나 종교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페미니스트는 이처럼 여성이여성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이유에 대해 줄곧 의문을 제기해왔다. 그 대답은 주로 두 가지로 제시된다.
첫 번째 대답은 여성이 남성과 맺는 관계의 특성에 초점을 맞춘다. 주인은 자신의 하인이나 노예, 제국 신민, 소작농, 일꾼의호의를 얻으려 노력할 수도 있지만(그런 시도는 더러 성공하기도한다), 예속 집단의 구성원이 지배 집단의 구성원과 평생 친밀한 유대를 유지해야 하는 구조적 불평등은 여성과 남성의 관계에서밖에 찾아볼 수 없다.  - P38

두 번째 대답은 여성이 예속 상태를 자연적이고, 불가피하고,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사회화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사회화를 담당하는 중요한 주체 중 하나는 가족이며, 종교나 교육, 혹은 교육의 부재도 해당한다(사실상 전 세계의주요 종교는 전통적으로 여성의 예속을 신성한 명령으로 취급한다).
거다 러너가 지적한 대로, 인류사 대부분 동안 여성은 고등교육에서 배제됐고, 따라서 지식 생성이라는 면에서 여성의 역할은미미했다. 이러한 경향은 현대에 들어서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남성이 수천 년간 지배해온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바꾸려면,
수십 년은 족히 걸릴 테다. 현재에도 여전히 걸출한 지식과 과학은 남성이 독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종교적 설명만큼이나 가부장제유지에 이바지한다. 하지만 예전에 종교가 그랬던 것처럼, 과학또한 여성에게 남성지배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지식을 깨부술기반이 되어줄 수도 있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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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4-04 2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폰이 이상한건지 올리신 사진이 안보이네요 😅 얼마나 좋으셨길래~!!
밑줄 북마크 대왕 미미님 입니다 ^^

scott 2022-04-04 23:32   좋아요 2 | URL
북플에서는 선글 😎쓰면 보이공
피씨로는🙈보ᆞ여여 🤗

미미 2022-04-05 00:01   좋아요 2 | URL
앗 너무 사진이 크게 나와서 수정한게 잘못되었나봐요😭 바로 수정해놓겠습니다^^*

스콧님!!ㅋㅋㅋㅋ😎🤗

다락방 2022-04-05 0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플래그 장난 아니게 붙이셨네요. 대각선으로 붙인건 뭔가 했는데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

미미 2022-04-05 09:4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옆에 붙인것도 튀어나온 정도에 따라 3가지로 나뉘어지고 있어요ㅋㅋㅋ개중 과하게 튀어나온건 리뷰때 꼭 볼것들요😆

유부만두 2022-04-06 0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 읽고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알라딘 서재 너무 좋죠, 이런 포스팅, 이런 사진!

미미 2022-04-06 08:33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쓰고보니 노래 제목같이 되어버린ㅎㅎ😍 책에 관한 이런 사진, 영상, 글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해요ㅎㅎ
 

그는 많은 책을 읽었다. 클럽에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서 신경질적으로 턱수염을 잡아당기며 책이나 잡지의 페이지를 넘기는 그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얼굴 표정으로 보아, 그는 읽고 있다기보다 완전히 씹어 삼키고 있는 것 같았다. - P18

결국 이 병원이 그들에게 필요하다는 뜻이다. 편견과 세상속의 모든 속악하고 혐오스러운 것들도 필요하다. 마치 분뇨가 흑토가 되듯이 그것들도 시간이 흐르면 쓸모 있는 무언가로 변질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상에서 그 원천이 속악하지 않은 훌륭한 것이란 하나도 없다.
- P33

많은 책을 읽은 그는 책을 읽을 때마다 언제나 커다란 만족감을 느낀다. 봉급의 절반을 책을사는 데 쓴다. 그가 사는 집의 방 여섯 개 가운데 셋은 책과낡은 잡지들로 가득 차 있다. 그가 특히 좋아하는 글은 역사와 철학에 관한 것이다.  - P39

감옥과 정신 병원이 있는 한, 누군가 거기에 갇혀 있어야 합니다.  - P57

내가 아는 것은 신이 나를 따뜻한 피와 신경으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그렇소! 유기적인 조직체는, 죽지 않았다면 모든 자극에 반응해야 합니다. 그래서 나는 반응하고 있는 겁니다! 고통에대해 나는 비명과 눈물로 대답합니다. 비열함에 대해서는분노로, 혐오스러운 것에 대해서는 구역질로 대답합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것이 바로 삶이라 불리는 것입니다.
저급한 유기체일수록 감각이 무디고 자극에 약하게 반응합니다. 고등한 유기체일수록 더 예민하고 더 활발하게 현실에 반응합니다. 어떻게 이것을 모릅니까? 의사 선생, 이렇게 간단한 것도 모르나요?  - P67

사람이라는존재 자체는 굶주림, 추위, 모욕, 상실, 죽음에 대해 햄릿처럼 공포를 느끼도록 이뤄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느낌안에 삶 자체가 있습니다. 삶을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고싫어할 수도 있지만,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 P68

그리스도는 울기도 하고, 미소 짓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하고, 아니면 괴로워하기도 하면서 현실에 반응했죠. 그분은 고통을 미소로 맞이하지 않았고, 죽음을 무시하지도 않았으며, 겟세마네 동산에서는 ‘이 잔을 거두어 주소서‘ 하고 기도드렸습니다. - P69

쓰디쓴 경험을 충분히 했기 때문에 여자들을 내키는 대로 불러도 된다고 여겼지만, 사실 ‘그 저급한 인종‘이 없다면 그는 단 이틀도 살지 못할 것이다. 남자들만 있는 곳에서는 지루해했고, 기분도 나빠 말도 나누지 않고 냉담했지만, 여자들과 있을 때에는 자유로웠고 무슨 말을 하고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알았다. 심지어 아무 말 하지 않아도여자들과 함께 있으면 편안했다.  - P124

 어쩌면 바로 이 변화 없음에, 우리 개개인의삶과 죽음에 대한 완전한 무관심에, 우리의 영원한 구원에관한, 지상의 끊임없는 삶의 움직임에 관한, 완성을 향한부단한 움직임에 관한 비밀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 P134

과연 그가그때 사랑을 했던가? 과연 그와 안나 세르게예브나의 관계에 뭔가 아름다운 것, 시적인 것, 아니면 유익하거나 순수하게 관심을 끌 만한 것이 있기나 한가?  - P141

그는 언제나 자신의 경우처럼 남들을 판단해서, 눈에 보이는 것을 믿지 않았고,
누구나 밤의 덮개 같은 비밀 아래서 자신만의 가장 흥미로운 진짜 생활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각자 개인의 생활은 비밀 속에서 유지되며, 아마도 부분적으로는 그런 이유 때문에 교양 있는 사람들이 그토록 예민하게 사생활의 비밀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지도 몰랐다.
- P151

그의 광기 어린 연설을 제대로 적기는 힘들다. 그가 말하는 것은인간의 비겁함, 정의를 유린하는 폭력, 지상에 곧 도래할아름다운 삶, 폭력을 사용하는 자의 어리석음과 잔인함을시시각각 상기시키는 창문의 쇠창살 등에 관한 것이다. 오래된, 그러나 아직 못다 부른 노래의 무질서하고 사리에맞지 않는 접속곡이 이뤄진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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