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시라지간지

어린 소년 하나가 우유 통을 들고 자말푸르의 길을 건너는데 경비병 하나가 파키스탄군 캠프로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경비병은 우유를 받고 소년에게 동전 두 개를 주었다. 그 안에서 소년은 온몸에고문당한 흔적이 있는, 발가벗은 여성 세 사람을 보았다. 소년은그 장면을 결코 잊을 수 없었고 그 동전을 결코 쓸 수 없었다.
- P115

야1971년 독립전쟁 시기에 20만~40만 명이라는 충격적인 수의 여성이 파키스탄 군인에게 강간당했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벽에 붙은 명판에 따르면 이 감춰진 고통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다.
- P116

1971년 3월 25일 파키스탄군 세 개 대대가 수도 다카를 점령했다. 그들은 모두 잠들어 있는 자정 직전에 급습했다. 대학 기숙사에불을 질렀고 학생과 학자들을 총으로 쏘아 죽였다. 지식인과 시인,
벵골 민족주의자들을 암살했고 신문사를 폭파했으며 힌두교도의거주지를 불태웠다. 무지부르 라만은 체포되었다. 암살대가 다카의거리를 누비며 하룻밤 사이에 7000명을 죽였다.
- P117

 전쟁이 끝난 뒤 저 같은 남자들은 화환과 지원을 받았지만 여성들은 아무것도 받지 못한 채 숨어 지내야 했습니다. 형편이괜찮은 여성들은 침묵했고, 가난한 여성들은 구걸하는 삶으로 내몰렸죠. 몇몇은 사리로 목을 매 자살했습니다. 당신이 로힝야족에게서들은 것보다 끔찍한 일들이 일어났지만 이곳 여성들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허공만 응시했죠.
- P118

부대에서는 포르노영화를 보여줘 부대원들을 흥분시킨 다음 마음대로 발산하게 했다. 많은 여성이 군부대 주둔지에서 죽었다. 총검으로 성기가 관통당한 채 피를 흘리며 죽기도 했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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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4-18 14: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 세기 전의 동파키스탄
과 서파키스탄 전쟁이 끔찍
했다는 말만 들었는데,
상상을 초월하네요.

현대판 slow murder에서
는 병자호란이 끝나고 돌
아온 환향녀의 비극이 엿
보이기도 하고요.

책은 왠지 읽을 자신이...

미미 2022-04-18 14:44   좋아요 1 | URL
읽기 시작한지 좀 됐는데
워낙 비극적인 잔학행위가 많아서
조금씩 읽고 있어요.ㅠ

여성들이 살아남더라도 분쟁지역들이 대부분
보수적이라 이중고를 겪는 경우가 허다하네요.

기록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되지만 읽을수록 저도 추천하기가 쉽지않은 책입니다.^^;

얄라알라 2022-04-25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춰진 고통˝ ˝천천히 태우는 제노사이드˝

미미님, 글을 통해서 천천히 상상하는데 마음이 괴로워져요

미미 2022-04-25 14:04   좋아요 0 | URL
나름 목격자가 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읽었어요. 침묵하고 외면하고 잊어버리는건
가해자들이 가장 반기는
일일거라구요.

전쟁전 평시에 여성에 대한 인식이, 약자에 대한 편견과 반감이
극한 상황에서 극적으로 드러나는것 같아요.